이씨 조선

베트남의 리 왕조에 대해서는 베트남/역사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李氏朝鮮

조선을 달리 일컫는 말. 이조(李朝)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파생 된 말로는 김씨조선이 있다. 통일 되고 후대에 가면 다른 조선들과 구분하기위해 공식적으로 김씨 조선이라고 부를 듯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점한 이후, 황제(순종)를 이왕(李王), 태황제(고종)를 이태왕(李太王)으로 격하시키고 대한제국을 조선으로 바꿔 부르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이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조선총독부 관할 이왕직에서 편찬한 고종, 순종 실록(조선왕조실록)에서조차도 이조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일본이 '이씨 조선'이라는 단어를 도입하게 된 이유로는 원래 단군조선, 위만조선, 기자조선(다만 기자조선은 현대 한국 학계에서는 실존을 인정하지 않음) 등 여러 종류의 '조선'들이 있었기 때문에 식민통치를 하는 입장에서 구별을 위해서 최후기의 조선을 이씨조선이라는 명칭으로 불렀던 것이다. 무엇보다 일제시대에는 조선이라는 말이 한반도를 의미하는 지역명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왕조명을 이와 구별할 필요가 있었던 것. 실제로 이씨조선과 반농으로 부르는 김씨조선 외에 고조선국성을 따라 기자조선은 기씨조선(箕氏朝鮮), 위만조선은 위씨조선(衛氏朝鮮)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엄연히 사용례는 존재한다.

이 문서에서의 어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보통 이조, 또는 이씨 조선이라는 말을 일제가 조선왕조를 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밀히 따지면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원래 이조라는 말 자체는 비하하기 위해 쓰인 표현이 아니다. 문제로 삼으려면 경술국치로 인해 대한제국의 국명이 다시 조선으로 바뀐 점을 지적해야지 위에서 서술한 대로 일제 나름 다른 조선과 분류하기 위해 '이씨 조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지적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일판 위키피디아에 조선을 '이씨조선(李氏朝鮮)'혹은 '이조(李朝)'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게 맞기는 하겠지만 이를 제 3국이 아닌 가해자측인 일본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과거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 입장에서 좋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중판 위키백과에서도 '이씨조선(李氏朝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영판 위키피디아에는 조선을 '조선' 혹은 '대조선국(大朝鮮國, Kingdom of Great Joseon의 한문 번역)'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필 조선이 일본에 의해 왕조가 끝나서가 문제이지, 신라나 고려 등 다른 나라 처럼 같은 한민족에 의해 왕조가 계승되었더라도 이조라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자문화권에서는 역사상 다른 시기에 같은 이름의 여러 나라들이 있을 때 이를 구별하기 위해 각 나라 왕조의 성씨를 앞에 붙여 부르는 방법을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송(宋)나라이다. 중국 역사에 宋 왕조는 세번이나 있었다(춘추시대, 남북조시대 남조의 첫나라, 당-원 사이). 춘추시대야 워낙 나라가 많았으니 그렇다쳐도 남북조시대와 10~13세기의 송나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유유(劉裕)가 건국한 남북조시대의 송나라는 유송(劉宋), 조광윤(趙匡胤)이 960년에 건국하여 당나라를 멸망시킨 송나라는 조송(趙宋)이라고 구분해서 예전부터 많이 불러왔고 현재에도 보편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표현이 두 송나라 왕조를 비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당장 각 항목을 클릭해보면 알겠지만 위키에서도 어떤 비하 경고문도 없이 저 표현을 쓰고 있다. 그 외 중국 삼국시대의 위나라와 오나라를 조위, 손오로 지칭하는 표현도 많이 사용된다.

앞서 나온 조선왕조실록의 경우 현재의 왕조에 관한 역사를 기록하는 책이다. 따라서 굳이 이조, 또는 이씨조선이라고 지칭하여 이전의 조선과 자신들을 구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은 것이며 고종, 순종 실록도 일제가 이전의 전통을 이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편찬한 것이므로 이조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조선왕조실록에 쓰이지 않았다고 이조라는 표현이 무조건 비하라는 것은 잘못이며, 이미 왕조의 역사가 끝난 다음에는 이조라는 말을 한자문화권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어감이 안 좋아진 이유는 보통 일본이 이씨조선이라는 명칭과 함께 조선이라는 나라의 안 좋은 점만을 가르쳤기 때문에,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이씨 조선 = 일본의 조선 비하 명칭"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1][2] 이에 대해서 "일본은 단군조선의 실체를 인정한 적이 없다."는 반론도 있지만, 일제시대에 역사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단군이지 고조선이 아니다. 되려 고조선을 스사노 노미코토의 후손이라고 하는 개드립도 나왔지만 고조선을 부정하진 않았다.

일부 민족주의자들은 초기 한국사를 연구한 일본 사학자들의 공통적인 입장은 조선사의 시작은 삼한시대이고, 북쪽의 만주와 대립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역사라는 만선사관이라서 고조선을 역사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과는 다르다.[3] 편년체로 기술된 조선사편수회 본편 첫머리에 고조선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편년체로 기술하는 방식을 채택한 상황에서 고조선에 대한 문제는 사료가 부족해서 연대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곳에 서술한 것일 뿐 고조선에 대한 기록 자체가 빠진 것은 아니다.[4]

옛날 교육과정을 밟은 어른들은 별 부담없이 이조시대, 이씨조선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백자를 '이조백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흔적. 해방 이후에도 통용되던 말이었지만, 광복 50주년(1995년)을 즈음해서 김영삼 정권의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이조'라는 용어가 일제시대의 잔재라는 이유로 전부 조선으로 대체되었다.

환빠포함 일부 재야사학자들은 어떻게 단군조선을 냅두고 더러운 사대주의 이씨 왕조가 조선이라는 이름을 쓰나효?라고 하면서 의도적으로 이조라고 부르고 있다. 시대명을 확정할 때, 후대에 맞춰서 선대의 시대명을 정하는 것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기에[5] 이들의 주장이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선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사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굳이 싸울 것 없이 웬만하면 안써주는게 좋다. 일본에서 이씨조선이라고 부른 이유 중에 하나는 조선이 왕이 소유한 국가이고, 일반국민과는 괴리된 나쁜 왕조였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도 있다. "이씨 조선이었지 민중의 조선이 아니었잖아?" 라는 것. 아니 그러면 일본다이묘라든가 극우 정치인 덴노의 국가지 어디 민중의 국가인가? 더 나아가 세계에 존재했던 대부분의 중세 국가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 비슷한 상황이었으므로 굳이 조선만 콕 찝어 비하하는건 어거지이긴 하다.

북한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이씨, 아니 리씨조선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북한의 국명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자기들은 일반적으로 조선이라 부른다)이라 구별하기 위한 것도 있고, 북한에서는 공산주의 이념 차원에서 왕이라는 지배계급이 지배했던 역사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비하하는 표현인 리조를 쓰는 것이다. 다만 주체사상적 사관에 따라 조선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현재는 조선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인 '리조'보다는 시대 발전론에 따른 호칭인 '근세조선'이라고 부르는 추세다. 그리고 정작 이들은 김씨조선이라 불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베트남의 '리 왕조' 또한 한자까지 같은 이조(李朝,リちょう)로 부른다. 베트남어로는 Nhà Lý. 일본의 영향인지 몰라도 한국에서 나오는 매체에서도 베트남 리 왕조를 이조라고 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징기스칸 4.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왕조가 갈아치워질 때마다 국호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성씨+왕조로 시대를 구분한다.

소울 칼리버 외국판에서 한국 캐릭터들의 국적이 이렇게 나와서 유저들이 남코에 의견을 보내 후에는 수정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에서도 언론 매체나 서적 등에서 이씨조선보다 朝鮮王朝(조선왕조)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긴 했다. 하지만 일본어 위키백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1. 단순히 '조선인'의 일본어 발음인 '조센징'이라는 단어가 (단어 자체에는 비하의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한국인을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로 들리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동무나 인민이란 단어가 원래는 가치중립적이고 오히려 국민 등에 비해 더 좋은 단어인데 북한에서 하도 입버릇처럼 쓰다보니 남한에서는 빨갱이들이나 쓰는 안좋은 단어로 여겨져서 잘 쓰지 않게 된 것과도 비슷한 원리이다.
  2. 단,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은 2010년대 현재 일본인이 대한민국 국적의 사람을 '조선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명백한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인들은 절대 공식적이거나 우호적인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적의 사람을 '조선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실제로 일본인 친구가 있는 위키러는 일본인 친구들에게 '조선인'이라고 불린 경험이 없을 것이다. 참고로 일본에 거주하는 한민족 전체를 지칭할 때는 그냥 '조선인'이라고 부르지않으며 '(재일)한국조선인'(한국인(대한민국)+조선인(북한))이라고 부른다.
  3. 어떤 의미에서 이는 그들이 (신채호 선생이 최초로 주장했던)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는 것이 일제의 조작이라고 주장해온 것을 스스로 뒤집는 것에 불과하다.
  4. 단군과 기자의 경우에는 신화로 취급해서 빠진 것이 맞다. 언급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5. 후삼국시대를 삼국시대, 그 이전의 삼국시대를 고삼국시대 혹은 원삼국시대라고 부르지 않듯이. 하지만 전진 등 예외가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