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베

다르부카와는 다르다. 다르부카와는!

1 개요

타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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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embe, Jembe, Jembei 등 발음이나 표기에 몇가지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Djembe 로 많이 표기된다. 다른 표기 방식이 틀린 것은 아니고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13세기 무렵 서아프리카기니말리 지역에서 유래된 전통 타악기로 절구통 모양의 몸통과 염소가죽으로 헤드(북피)를 덧댄다.

2 종류

전통 젬베와 개량형 젬베의 두종류로 나뉜다.

2.1 전통 젬베

전통 젬베라고 하면 헤드 14인치 이상에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며 몸체도 나무로 되어있어 몹시 무겁다. 그런만큼 울림도 엄청나며 아파트에서 연습하다간 인터폰 크리...

린케, 잘라, 하리, 겔레, 딤바, 이로코, 트윈보아 등 밀도가 높고 단단한 서아프리카 자생형 나무를 사용하며 트윈보아는 비교적 강도가 약해 두께를 많이 주어 깎아낸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젬베 장인들이 일일이 칼로 깎아 속을 파내기 때문에 몸통 내부를 들여다보면 속을 파낸 칼자국이 어마어마하게 나있다. 저걸 일일이 손으로 파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서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의 젬베 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젬베들이 유명하다. 좋은 나무를 사용하여 퀄리티 있는 젬베들이 생산된다. 그러나 밀도경도가 서아프리카산 목재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음질이 다르다. 잘 훈련된 젬베 연주자들은 소리만 듣고도 어디서 만들어진 젬베인지를 알아챈다.

그 외 세네갈, 드록국 코트디부아르 등에서도 젬베를 만든다.

헤드는 염소가죽을 사용하는데, 등 부위, 그중에서도 척추가 지나는 라인을 가운데 두고 원형으로 잘라내 무두질한다. 그래서 전통 젬베의 헤드에는 척추뼈 자국인 1자 라인이 보인다. 굳이 염소가죽을 쓰는 이유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염소들이 다른 지역의 염소들보다 지방함유량이 매우 적은데 그게 가죽의 성질과도 관련이 있어 특유의 소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젬베 하나당 염소 한마리가 쓰인다. 염소 한마리를 잡아 헤드로 사용하겠답시고 여기저기 잘라내어 최소 3대~4대의 젬베에 붙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저가형젬베나 몇몇 개량형 젬베에서나 사용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하게 되면 하나의 젬베에서도 헤드의 두께가 부위별로 달라지게 되어 일정한 소리를 낼 수 없게 된다. 염소 하나당 젬베 하나 라는 공식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소가죽을 사용하는 젬베도 있는데 헤드의 두께가 상당하며 돌처럼 단단한 표면을 지니게 된다. 상당한 고수가 아니면 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 조차 어렵고 손에 상당한 무리가 간다.

그 외 산양이나 다른 짐승의 가죽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염소가죽 특유의 찰진 타격음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평.

로프를 꼬아서 몸체와 헤드를 연결하며, 튜닝 또한 로프를 몇번 꼬으고 몇번 푸느냐 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몹시 까다로우니 이 또한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전통젬베의 특징은 역시 이러한 오리지널리티와 특유의 깊은 울림, 엄청난 성량에 있겠다. 다만 크기와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기동력을 잡아 먹는다. 최근의 젬베는 대체로 어쿠스틱 밴드들의 거리 공연, 까페나 클럽에서의 공연에 쓰이는데 전통 젬베는 무게 때문에 기피되는 경향이 있다.
젬베폴라와 같은 국내의 젬베 동호회에서는 전통 젬베를 선호한다.

2.2 개량형 젬베

인도네시아 - 스카이사운드, 토카

태국 - 타이쿤

독일 - 메이늘

미국 - 레모


국내 기준으로 위 5개 브랜드의 젬베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스카이사운드와 토카의 보급율이 독보적이며 타이쿤과 메이늘도 전통적인 타악기 강호라 선호되고 있다. 레모는 스카이사운드나 토카보다 대체로 두배가량 비싼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9인치, 10인치, 12인치, 14인치로 규격화되어 판매되며 12인치가 가장 많이 팔린다. 다만 울림이나 피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밴드의 공연에 쓰이는데는 어떤 젬베라도 상관이 없다. 연주자의 성격이나 실력에 달려있을 뿐이다.

헤드는 염소가죽을 얇게 세공하였으나 등 가죽 부위 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한마리 당 몇장의 가죽을 생산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기계로 가죽을 세공하면서 두께를 맞추는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토카의 블랙 맘바 모델 같은 경우는 헤드에도 검은색 안료를 칠해두었다. 한참 연주를 하다가 손바닥을 들여다보면 거무튀튀하게 안료가 묻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몸체는 PVC 재질이며 따라서 목재를 사용한 전통 젬베의 울림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타악기 브랜드들 답게 설계와, 플라스틱 섬유의 밀도를 통해 재질 상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어져왔다. 다만 개량형 젬베가 주요 라인업인 상기 5개 브랜드들도 자신들만의 목재 젬베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목재 바디에 화학섬유로 된 헤드를 사용하는 젬베도 있다)


대체로 몸체가 나무가 아니기 때문에 가볍다. 사실 이것이 개량형 젬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대충 가방에 넣어서 매고 다녀도 별로 부담이 없다. 그 기동력 덕분에 국내의 많은 어쿠스틱 밴드들은 카혼과 더불어 소규모 공연에 가장 적절한 리듬악기를 손에 넣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큰 공연에서도 퍼쿠션으로서 제 몫을 다 하기에 충분한 악기이다.

또 사용하기 편한 이유 중 하나가 튜너블 이라 하여 공장에서 이미 튜닝이 된 상태로 시중에 나온다. 일반 드럼 튜닝처럼, 튜닝용 볼트 6개가 부착되어있고 전통 젬베처럼 로프를 꼬았다 풀었다 할 필요없이 그냥 볼트를 일정하게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

상기한 특징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개량형 젬베지만, 국내의 전통 젬베 옹호자들은 이 개량형 젬베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3 주법

다리 사이에 끼우고, 속이 빈 공명통 안으로 공기가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적당히 기울인다. 12인치 미만의 개량형 젬베들은 바닥에 세울만한 높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다리 사이에 끼우기만 해도 바닥이 뜬다. 다리가 좀 후달리겠지만 그렇게 연주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점은 전통 젬베 옹호자들이 "개량형 젬베의 12인치 이하 라인업은 아동용 라인업"이라고 까는 떡밥으로 쓰인다. 물론 아동용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기동력을 살리기 위해 다채로운 모델들이 나오는 과정에서 소형 젬베들이 나오는 것이며 아동용 미니 젬베는 따로 있다.

헤드의 가운데를 손바닥으로 때리면 둔중한 울림이 나는데 이것을 베이스(Bass) 라고 한다. 가장자리 부분을 손가락 전체로 때리면 톤(Tone)이라 하며 중간 높이의 소리가 나고 가장자리 부분을 손가락 끝마디로 때리면 슬랩(Slap) 이라고 하며 가장 높은 소리가 난다.

젬베의 주법은 이 세가지가 전부이다. 밴드에서 퍼쿠션 포지션으로 사용될 때는 손가락 한 두개로 때리거나 한손으로 헤드를 덮어 뮤트를 주거나 가장자리를 빗겨치며 스네어 비슷한 소리를 흉내내기도 하는데 이 주법들은 모두 일반적인 퍼쿠션 연주자들이 핸드 퍼쿠션 주법을 젬베에 도입한 것으로, 젬베의 연주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4 보급

2006년 EBS 공감 콘서트에 제이슨 므라즈가 그의 퍼쿠션 연주자인 토카 리베라를 데리고 나왔다. 토카 리베라는 전통 젬베 연주자는 아니었으나 젬베 연주를 맛깔나게 깔아주어 관객석을 휘어잡았다.

이때 토카 리베라가 메고 나온 젬베(메이늘로 추측)가 화제가 되면서 조금씩 국내 밴드 사이에서도 보급이 되기 시작했다.

슈퍼스타케이의 조문근이 토카 블랙맘바 모델을 연주하는 것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그 정점을 10cm가 찍었다. 10cm가 사용하는 젬베는 레모 젬베이다.

5 비판

현재도 많은 어쿠스틱 밴드들이 리듬악기로 젬베를 선호한다. 워낙 많이 팔리고 워낙 많이 쓰이고 있기에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어떤 이는 히피와도 같은 자유로움을 선물하는 악기 라고 평하는 반면, 히피 흉내내는 잉여를 공장처럼 생산해내는 악기라는 평도 있다. 인디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없어져야 하는 악기 라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온다.

이는 젬베에 대한 공부나, 아프리카 악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존중과 같은 자세 없이, 조문근이나 십센치 같은 유명인들이 연주하는 것을 보고 유행처럼 젬베를 구입하거나 대충 때리면 소리 난다고 그냥 마구 연주해대는 실력없는 밴드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인 이유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모든 타악기가 그렇지만 젬베는 유난히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악기라고 볼 수 있으며 상당한 공부와 연습을 필요로 한다. 젬베 고수 소리를 들으려면 다년간의 꾸준한 훈련을 해야한다. 어떤이는 젬베의 장점은 배우기 쉽고 아무데나 때려도 소리가 잘나서 좋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젬베라는 악기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젬베연주자 마마디 케이타는 국내를 자주 찾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프리카문화에 대한 존중없이 젬베를 연주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대한 모독이다."

13세기부터 지금까지 700~800년간 이어져 온 아프리카의 젬베와 그 연주법은 오랜 역사를 통해 수많은 연주자들로부터 검증받은 방법으로 켜켜이 쌓여져 온 것이다. 최근의 퍼쿠션 주법으로 연주되는 젬베도 아프리칸 젬베의 주법을 수련한 후에 그 위에 얹어져야하는 것이지 그냥 마구 때려댄다고 젬베가 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나 토카 리베라가 선보인 가장자리를 빗겨치는 타법은 보기에는 간지가 날지 몰라도 몇년간 그렇게 치다가는 손가락 마디가 휘어 정형외과 신세를 지게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연주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빗겨치기를 구사한다.

이는 전통 악기라는 측면에서 젬베가 보급된 것이 아니라, 밴드의 퍼쿠션악기로서 국내에 보급되었기 때문에 젬베의 오리지날 연주법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 것에 기인한다.

장구를 예로 들어보자. 북편과 채편을 한국 전통 리듬에 따라 연주하는 장구를, 미국이나 일본, 중국같은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프리스타일 리듬이라며 마구 때려대는 것을 본다면 우리의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전통 리듬이나 연주법에 대한 연구와 존중의 태도 위에 필요에 따라 모던하게 얹어지는 퍼쿠션이라면 보기에도 듣기에도 좋을 것이다.

긴 세월동안 세상의 모든 악기들은 발전을 해왔다. 기타는 클래식기타에서 포크기타로, 포크기타에서 전기기타로 발전했으며 건반악기도 해머가 현을 때려 내는 방식에서 현재는 전자 신디사이저로 발전을 이루었다. 마찬가지로 전통 젬베는 현재의 개량형 브랜드 젬베로 발전되고 보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모든 악기들은 저마다의 검증된 오리지널 연주법이 존재한다. 젬베도 기본적으로 전통 주법을 공부해 제대로 소리를 내는 법 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