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원제(프랑스어): Candide, ou l'Optimisme
영어: Candide, or Optimism
한국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프랑스의 계몽주의 시대의 작가이자 희대의 아가리 파이터(?)였던 볼테르가 쓴 본격 현시창 풍자 소설.
낙관주의를 정신승리법으로 취급하고 현시창을 강조하며 유럽의 웬만한 나라는 신나게 깎아내리는 구도로 현대에까지 가장 훌륭하게 쓰여진 풍자극의 예로 손꼽힌다. 볼테르가 쓴 글은 읽는 내내 아무리 시니컬한 사람이라도 분간격으로 피식거리게 만들 정도.
처음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봤을 때 볼테르는 자기의 이름으로 출간하지 않고 '로버트 M. 아담스'라는 가명으로 냈다. 이유인즉 캉디드가 담고 있는 메세지가 프랑스 사회에서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정도의 강렬한 메세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금서로 지정될 때도 오리발을 내밀며 "누가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거 보지 맙시다" 하는 투로 말했다고 한다.
2 내용 요약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베스트팔렌 지방 썬더-텐-트롱크 남작의 조카로 태어난 캉디드는 팡글로스 박사의 충실한 제자이다. 캉디드는 팡글로스의 주장인 '모든 일은 최선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상을 충실히 따랐다. 캉디드는 그의 사촌인 퀴네공트를 사모하였고 이 둘은 사랑에 빠져 진한 키스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들의 키스는 캉디드의 삼촌이자 퀴네공트의 아버지인 남작에 의해 발각되었고 캉디드는 '낙원'인 썬더-텐-트롱크에서 추방당하게 되었다.
캉디드는 의지할 곳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불가르인 군대[1]에 납치당하였다. 캉디드는 불가르 군대에서 뺑이치게 되었는데, 하도 고되어 탈영을 시도하다 붙들려 연대 전체의 돌림빵 형을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2] 거의 다죽게 생긴 캉디드에게 불가르인 군주[3]는 자비를 베풀어 돌림빵형을 면제해 주고 싸움터에 나가게 했지만 본래 싸움꾼 체질이 아닌 캉디드는 슬쩍 내뺀다.
그 뒤로 캉디드는 퀴네공트와 퀴네공트를 돌봐주던 늙은 시녀와 재회했다가 헤어지고 수많은 모험을 겪으며 그야말로 전세계를 떠돌게 된다. 간단하게 나열해 보자면 식인종에게 먹힐 뻔 하기, 산재물로 목 매달릴 뻔 하기, 살인 여러 번 (퀴네콩트의 오빠 포함), 돈은 수도 없이 털리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가 엘도라도에도 들어갔다가 나온 뒤에 프랑스에 가고 그 뒤에 영국으로도 가고... 어쨌든 참 많이 떠돌아다니면서 그동안 사기도 많이 당하고 엘도라도에서 가지고 나온 어마어마한 재산[4]도 사기로 전부 뺏기며 무언가 사정이 나아질 만하면 금세 분란에 빠져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극단적 낙관주의자였던 캉디드도 서서히 팡글로스의 주장에 흥미를 잃어버린다.
마지막에는 퀴네공트와 그녀를 보호하는 시스콘 남작 오빠를 만나지만 캉디드와 그의 일행은 서약까지 만들어가며 오빠의 방해를 거절하고 최후에는 오빠를 퀴네공트한테는 말도 안하고 노예선에 싼값에 팔아버린다. 결국 오스만 제국에 정착한 캉디드는 꿈에도 그리던 퀴네공트와 결혼하지만 결혼은 무덤이라고 했던가, 퀴네공트는 날이 갈수록 성격도 더러워지고 못생겨지며 따라온 주변 인물들도 가난과 현실에 짓눌려서 점점 더 비참해져 간다. 캉디드도 결혼생활에서 보람을 못 느끼고 낙관주의를 잃어버린다. 끝내 어떤 철학자도 '세상은 정말 가장 최선의 상태인가' 에 답을 하지 못했지만, 시골의 가난한 농부가 소박한 삶을 살며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보고는 깨달음을 얻는다. 마지막에 팡글로스가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넌 여기에 오게 됐잖어ㅋ 고생 안했으면 다른 친구들하고도 못 만났을거임"라고 특유의 낙관주의를 시전하자 캉디드가, "예, 하지만 우리는 정원을 가꾸어야죠"라고 대꾸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정신 못 차리고 주둥아리만 놀리는 팡글로스와 정원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천손강림? 현실주의적으로 살게된 캉디드의 아이러닉한 변화가 일품이다. 거기다 같이 살게 된 친구들도 모두 열심히 일을 하게 되었다는 어찌 보면 해피엔딩.
3 인물들
- 캉디드 - 주인공. 고향에서 쫒겨나온 후로 끝없이 구르게 된다. 그럼에도 이 세상은 그나마 가장 좋은 세상이다고 믿는 것이 문제.
- 퀴네콩트 - 히로인. 그 중에서도 취급이 험한 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작품 등장인물들 전부 해당하긴 하지만... 참고로 수난 중에는 장기자랑, 팔려가기, 강간 등등 다양하게 있다. 작중 내내 캉디드가 하는 거의 모든 행보의 원인을 재공한다. 캉디드는 어딜 가도 그녀만을 만나길 바라며 끝없이 고생길을 헤쳐나간다는 것이 이 작품의 거의 전부.
- 팡글로스 - 캉디드의 스승이자 광신적으로 낙관주의를 주장하는 철학자. 이 사람도 엄청 구르며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지만 끝까지 사상을 버리지 않는다.
- 늙은 시녀 - 이 분도 상당히 꼬인 인생을 살았다. 캉디드와 퀴네콩트가 도피하며 신세한탄을 하자 몇 배나 불행했던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일침을 가한다. 그래도 작중 등장인물 중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현명한 인물이지만, 덕분에 캉디드는 한 번 버려지게 된다.
- 마틴 - 어찌 보면 팡글로스와 정 반대에 서 있는 인물로, 이 세상은 최악의 세상이며 모든 일은 가장 안좋은 방향으로 간다고 믿고 있다. 이 사람과 만나게 된 이유도, 캉디드가 주최한 가장 불행한 사람 뽑기 대회에서 1등을 한 것. 그러나 이 사람의 말도 항상 맞지는 않다는 것이 주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 카캄보 - 도중에 고용한 캉디드의 하인. 남아메리카를 통해 여행을 하게 되었을 때 이 사람 덕분에 여러 번 목숨을 건지게 되는 충실한 동반자였다. 원주민 말을 할 줄 알아 위기를 넘긴 적도 있고, 심지어 엘도라도에 갔을 때도 이 친구가 없었다면 통역을 하지 못하며 큰일날 뻔. 그러나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일하다가 남들이 놀고 먹는 동안 과로로 일찍 세상을 뜬다. 지못미...
4 여담
캉디드가 수많은 고난을 겪는 모습들은 정말로 불쌍하다. 캉디드가 당장이라도 "왜! 나! 깐디드능! 햄보칼 수가 업써!"라고 외치며 자살해도 이해가 갈 정도다. 그런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 화를 내지도 않는 캉디드는 실로 대인배.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현시창스러운 묘사들은 볼테르에 창작이 아니라 그 시대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종교재판이야 말 안해도 뻔한 것이고, 노예들에 대한 잔혹한 처벌[5]들도 실제로 있었던 조항들이다! 리스본을 배경으로 하는 끔찍한 지진의 장면도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서 오페레타 "캔디드"를 제작했다. 오페레타 자체는 그다지 흥행하지 않았지만 "<캔디드>의 서곡"[6] 은 레알 대박쳤다. 나오자마자 웬만한 관현악단들이 즐겨 연주하기 시작했고 취주악단을 위한 편곡도 있다. 특히 이 작품을 가장 즐겨 연주하는 악단은 뉴욕 필하모닉. 번스타인이 생전에 음악 감독을 맡으며 전성기를 누렸던 뉴욕 필하모닉이 연주한 캔디드 서곡은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으로 평가받고 있고, 아직도 심심하다 싶으면 이 곡을 지휘자 없이도 연주한다. 2008년에 있었던 북한 공연 때도 지휘자 없이 이 곡을 연주했을 정도로 이 곡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 책은 악의 문제에 대한 라이프니츠식 해결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아니, 볼테르가 이 책을 쓴 목적중 하나가 라이프니츠식 해결을 풍자하는 것이었다.- ↑ 불가리아로 나오지만 사실은 프로이센을 표현한 것이다.
- ↑ 탈영하다 붙들린 캉디드에게 연대장은 머리에 총알을 박는 형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연대 전체의 돌림빵을 당할 것인가 둘 중의 하나를 취하라고 명령하였다. 캉디드는 둘 다 싫다고 하였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돌림빵 형을 받은 것이었다. 흠좀무.
- ↑ 프리드리히 대왕을 모델로 함.
- ↑ 캉디드와 그의 하인이 엘도라도에서 나오며 아 우리 이 돈가지고 어느 나라부터 사들일까라며 히히덕거릴 정도의 재산이었다.
- ↑ 기계에 다치면 손을 잘라버리고 도망치면 다리를 자른다.
- ↑ 악기 편성은 다음과 같다:피콜로/플루트2/오보에2/피콜로클라리넷/클라리넷2/베이스클라리넷/바순2/콘트라바순/호른4/트럼펫2/트롬본3/튜바/팀파니/작은북/트라이앵글/큰북/심벌즈/실로폰/글로켄슈필/하프/현5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