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르 스트라이크

이영도판타지소설 단편 시리즈인 《오버 더 호라이즌》, 《오버 더 네뷸러》, 《오버 더 미스트》의 주인공이자 화자.

그리고 보안관 조수이자 거리 조경 전문가, 일기 예보관, 응급 처치 전문가, 경기 심판, 공증인, 상담가, 축제 기획자, 결혼식 주례, 보건 담당자, 숲지기를 맡고 있는 사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여기에 마술사까지 추가된다.

1 개요

후치 네드발, 솔로처를 잇는 1인칭 화자다. 일단 인간 남캐. 작중 연령이 제대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20대 후반 ~ 30대 초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1] 작중에서는 제국의 북쪽에 위치한 목가적인 개척도시에서 보안관인 이파리 하드투스의 조수로 등장한다.

이 세계는 빡빡하기 그지 없는 제국의 무기소지법에 의거해[2] 칼을 찰 수 있는 자가 얼마 되지 않는데, 티르는 그 중에서 보안관 조수이기에 장검 소지를 허용 받았다. 하지만 이 동네가 워낙에 조용한 곳이기 때문에 그다지 검을 쓸 일이 없다.
적당히 순찰하고, 적당히 부부싸움 말리고, 적당히 말썽꾸러기 꼬마들 혼내주고, 발랄한 처녀들의 정조를 수호하는 등의 일이 주 업무다. 그런데 그것도 지겨워졌는지(앞에서 언급된 것들 중 마지막 부분이 제일 마음에 안들었다고[3]) 《오버 더 호라이즌》의 초반에서는 "이젠 더 이상 못 참겠다. 봄이 오면 떠나고 말겠어!" 라고 벼르고 있다. 그래도 궁시렁거리면서 붙어 있는 걸 보면 츤데레인 듯.[4][5] 별다른 일이 없어 사무실에 있을 때는 보안관과 함께 손뜨개질을 하고 있다. 완성품은 전부 신전 부속 고아원에 기증하는 모양. 그외에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해도 수예품을 선물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고아들의 의복을 책임지는 인간 보안관보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6]

동네 술집 주인 초니의 밀도살을 묵인해주다가 적절한 시기에 적발 후[7] 벌금으로 고아원에 공책 등을 사서 보내는 등, 법보다는 자기 자신의 정의를 기준으로 삼아 움직이는 인물이다. 미학과 진리보다는 실용, 실천의 가치를 높이 두고 있다는 것이 언행 곳곳에서 드러나는 현실주의자.

언제부터인가 현재 살고 있는 마을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이파리 보안관을 마음 속 깊이 존경하고 있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맞지만 그 때마다 어찌어찌 무사히 넘기며, 그 탓에 이파리 보안관으로부터 마술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물론 진짜 마법사는 아니고 오버 더 네뷸러의 난쟁이 마하단 쿤에 따르면 호되게 단련된 검술과 좋은 판단력 덕분이라고 한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날 죽이고 싶어하는 친구를 두는데 능한 것 같다."라는 말로 그의 인생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 과거지사

사실 예전에는 제국군 제12군단의 검술 사범으로 근무하고 있었다.역시 이놈도 먼치킨이었어 그 실력은 산전수전 다 겪은 이파리 보안관이 "(검술이) 그런 건 난 처음 봤다." 라고 말할 만큼 수준급이며, 작중에서는 검술 사범 당시 신병 셋을 동시에 상대하면서 월간 훈련 계획표를 구상할 수 있었고, 게다가 인간이 아닌 신병(트롤, 오크..등등)이 섞였더라도 좀 바빠졌을 뿐 결과는 같았을 거라는 묘사가 등장한다. 본인이 생각하길 좋은 직업인과 좋은 스승의 자질은 다른 것인데 서로를 죽이지 않아도 되는 조건에선 무적에 가까운 검술이라는 표현을 한다.

다만, 눈이 예쁜 빨강머리 애인을 얻게 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사줄 선물 때문에 군수물자를 횡령하다가[8] 들켜서 불명예제대를 하게 되며, 그 애인이란 여자는 티르가 사 준 모자를 쓰고 다른 남자와 팔짱을 낀 채 떠나 버렸다. 작중 묘사를 인용하자면 티르는 "자신도 용서했고, 그 여자도 용서했지만 그 팔짱을 낀 남자는 용서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스스로 '정당한 결투'라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남자의 왼쪽 눈을 망가뜨리고 도주. [9] 그 후 흘러 흘러 현재의 목가적인 마을에까지 다다르게 된 모양. 여행증명서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파리 보안관은 그런 티르를 받아들이고 보안관보로 삼는다. 오오 대인배 오오.

검술 실력이 녹슬지는 않았는지 단편 《오버 더 호라이즌》에서 전투 장면이 한 번 나오는데 짧고 강렬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위어울프 상태로 변신한 지데의 목을 단합에 날려버렸다. 그런데 이 싸움에서 죽인 위어울프 지데약혼자(물론 그도 위어울프다.)가 도시에 남아 있어서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보안관보로써는 올바른 법 집행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약혼자에게 언제 살해당할지 몰라 근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최고의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10]

《오버 더 네뷸러》에서는 검술 실력이 소문이 났는지 율피트와 미레일이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자 금방이라도 션 그웬을 치러갈 것 같았던 바탄 에존하우어의 불온한 기미를 위어울프 슬레이어의 위명을 이용해 종식시키기도 했다.
또한 자살을 기도하는 션 그웬을 지키려다 변신한[11] 케이토와 맞닥뜨리지만 순간의 재치로 양쪽 다 살아남았다.[12]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난쟁이 마하단 쿤에겐 비록 발리긴 했지만 두 합 만에 상대가 마법을 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오버 더 미스트》에서도 그의 실력은 여실히 발휘된다. 위어울프처럼 초자연적인 강함을 가진 것도 아닌 엘프인 기사 파린세를 상대한 티르는, 관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와 독자 양쪽에 철저하게 피력해 주었다(...). 파린세가 칼밥 꽤나 먹은 신전기사단의 정예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죽이지 않고 상대가 공포를 느끼고 엎드려서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 때까지 글자 그대로 가지고 놀았고, 이후 파린세는 티르의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의 심각한 공포증을 앓게 되었다. 그것도 한 방에 방어를 무너트리면서. 그 후에 그 소문을 듣고 티르에게 시비를 걸러 온 트롤 기사마저 재생이라는 종특을 씹고[13] 가뿐히 발라버리기도 했다.
단, 트롤 기사의 경우에는 "율피트가 만들다가 건성으로 메워버린 허방다리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승부가 그렇게 일방적이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독백했다. 파린세보다 월등히 강하다는 묘사도 있었고.[14] 물론 군에서는 화를 길길이 냈지만 정당성은 이쪽에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15]

케이토와 은팔찌를 나눠 착용(!)하고 군을 상대로 도시를 떠나 다시 도망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모험을 해냈다. 다행히도 일이 잘 풀려 떠나지 않아도 된 것 같지만. 반면 티르 본인은 전술한 바와 같이 현실적인 성격이라 '검의 극에 달하고 싶다'라거나 '강한 자와 싸워보고 싶다' 같은 바람을 가진 대전자들에게 극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1. 나이대가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작중의 말투나 행동거지, 신체적 기량 등에 비춰봤을 때 중년으로 보기는 어렵다. 검술 사범이지만 참전군인이라기보다는 순수하게 신병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교관임을 강조한다.
  2. 12cm 이상일 경우 장검으로 분류, 장검 소지 허가증이 있는 사람만 들고 다닐 수 있다. 12cm 이상이면 장검이라는 기준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도검소지법만 해도 15cm 이상을 도검으로 분류한다. 초판본에서는 편집자마저 이걸 오타로 착각해 120cm로 수정해서 출간했기 때문에 기준을 120센티미터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후 개정본에서는 제대로 12센티미터로 수정된 상태. 12cm, 또는 15cm보다 짧은 칼은 식칼 등 생활용품으로 필요하므로 실질적으로 규제가 거의 불가능하고, 대신 이보다 긴 날붙이의 휴대를 허가제로 전환한 것이다.(칼은 길수록 살상력이 커지므로) 그런데 20cm나 30cm 장검이 없는 이유는, 어차피 도검소지 허가의 대상인 긴 칼을 살상목적으로 만들 거라면 전투에서의 거리와 충분한 살상력을 위해 확 길게 만드는 게 낫지, 아슬아슬하게 제한 넘겨서 허가증이 필요하면서도 성능도 떨어지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단, 이는 검술이 보편화된 이 작품 속 세계의 경우이고... 현실에서는 20~30cm급 대검도 전투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작중에서도 분명히 이에 대한 농담이 나오는데, 왜 편집자가 이를 수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작품 속 세계의 장검 기준이란 생활도구로 쓰는 칼보다 긴 날붙이로써 전투 및 살상 용도에 유리한 칼의 소지를 규제하는 기준이라고 보면 적절하다.
  3. 덕분에 처녀들 입장에선 애인이랑 연애질하려는데 못하게 되니 티르를 방해꾼 취급한다는 듯. 처녀들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 고자취급을 당해야만 했다고(!) 근데 나이대를 보면 처녀들이 유혹할 만한 나이대는 아닌데 "젠장, 난, 욕구불만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4. '친한 친구가 애인을 빼앗아가도 웃으며 축하해줄 인물'이라고 말해질 만큼 정에 약한 성격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련이 남아있어서 생각하면 우울해지는 듯.
  5. 실제로 카이토가 티르와 은팔찌를 나눠끼고 잠깐 심경을 공유했을 때 티르가 마을에 깊은 애정을 가졌음을 파악했다.
  6. 그러나 애들이라 옷을 험하게 입기 때문에 금방 옷이 떨어지는 듯. 뜨개옷은 잘 뜯어지니 더할 것이다. 그래서 아예 도시 전역으로 뜨개질 취미를 확장할 계획을 짜고 있다고 한다.
  7. 제국법상 정식 도축장에서 도살된 고기만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쓰일 수가 있는데 초니는 문맹이라 도축 면허를 못 딴다. 글자를 배워보려고 애쓰기도 했지만 무리였다고.
  8. 티르 왈, 군수품에 대해 통념이 허락하지 않는 창의적 용도.
  9. 작중 묘사를 옮기자면, "목숨 보전보다는 우울한 추억과의 거리 두기였다." 라고 한다.
  10. 티르가 소드마스터답게 강하긴 하지만, 지데를 상대할 때에도 제법 큰 상처를 입었으며 케이토의 위어울프 폼은 지데보다 더 크다. 케이토의 살의를 대할 때의 티르의 반응을 보면 위어울프와의 대전에서 승산생존은 보장할 수 없는 듯. 티르의 표현에 따르면, 케이토의 분노를 담고 있는 마음의 댐이 무너지는 날 자신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케이토) 둘 중 하나는 죽을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 말은 자신이 분노한 남성수컷위어울프를 죽일 수도 있다는 의미. 역시 소드마스터 티르
  11. 힘을 봉인하는 팔찌로 감정을 나누어주어서 진정시키자 했지만 거꾸로 케이토가 연인을 잃은 슬픔을 느껴서 티르를 죽이려고 날뛰었다.
  12. 마침 첫 션의 자살소동 때 공유되는 감정을 견디지 못한 케이토가 안셀의 약물을 먹었고 이후 두통 따위의 부작용을 감옥 안에서 변신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팔찌를 갖고 놀던 티르가 팔찌를 여닫는 법을 깨달은 후였다. 이때 티르는 아슬아슬하게 카이토의 공격을 피하고는 다급하게 션의 팔찌를 벗기고 직접 착용한 후 빨간머리 여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서 케이토를 정신적으로 혼란시키고 보관중이던 안셀의 약을 먹여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13. 본인 말에 의하면 상대가 재생력이 뛰어난 트롤이니 마음껏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었다고... 흠좀무.
  14. 사실 파린셰 때는 티르가 완전히 빡돌았기 때문에 파린세를 박살낸 거지만 트롤 쪽은 반대로 냉정한 상태여서 상대를 허방다리로 유인해서 재빨리 승부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이때는 싸움보다는 오히려 천사와 저승사자 및 그 새끼들을 확보하는 쪽이 중요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상대에게 티도 내지 않고 유인하여 단시간에 끝장낸 것이니 이 역시 충분히 대단한 솜씨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
  15. 사실 정당성도 정당성이지만 이파리 보안관이 묵사발나자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한데다, 일개 시골 보안관보에게 신전기사단 정예가 관광당했다는 추문을 공론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입 씻고 넘어간 것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