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
"...코렐리와 쟝 바티스트 륄리는 단지 명예를 얻었지만, 텔레만은 모든 찬사 위에 있다."
- 요한 마테존(J.Mattheson), 작곡가이자 음악 평론가, 건반 악기 주자
▲ 바이올린 협주곡 TWV.51:A4, "개구리들"(Der Relinge). 연주는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Musica Antiqua Köln), 지휘는 라인하르트 괴벨(Reinhard Göbel). 1악장에서 독주 바이올린 및 세 대의 바이올린이 개구리 울음소리를 모사한다.
▲ 오보에 협주곡 TWV.51:e1. Berlin Chamber Orchestra 연주.
1 설명
독일 마그데부르크(Magdeburg)에서 태어났으며, 처음에는 법학을 공부했지만 뒤늦게 음악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처음에는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이후에는 함부르크에서 악장을 맡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라이프치히 쪽의 악장 자리에 티오가 나자 거기에도 지원했지만 사실 이것은 훼이크로, 함부르크에게 자신의 봉급을 높여달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던 것.(…) 텔레만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함부르크의 악장으로 지냈다.
오늘날에는 클래식덕후가 아닌 이상 생소한 이름이지만 적어도 바로크 시대 당시만 해도 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만큼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었다. 다만 바흐의 음악이 음악학적으로 파고들 만한 건덕지가 있는 대신 그만큼 일반 대중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고, 충분한 식견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텔레만의 음악이 대중성 측면에서는 좀 더 유리했다. 사실 바흐는 당시 작곡가로서 그렇게 큰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에 반해 텔레만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상황이 역전됐지만...
바흐와 헨델에 비하면 4세 연상이었는데, 사적으로는 바흐와 상당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가 태어났을 때 그의 이름을 지어준 것도 텔레만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C.P.E.바흐와 텔레만의 끈끈한 인연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서 텔레만 사후 공석이 된 함부르크 악장 자리에 C.P.E.바흐가 임명되기까지 쭈욱 이르렀다.
생몰연대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장수한 편이다.(87세!!) 그래서 아들이 먼저 죽고 손자를 키워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2 작품세계
음악학적으로 텔레만은 후기 바로크를 빛낸 인물로 평가되며, 그의 일부 작품들은 고전파적 성향까지도 예견했다는 해석도 있다. 작곡에 있어서는 장르를 거의 가리지 않아서, 교회 음악과 세속 음악 양쪽에 모두 많은 공헌을 했으며, 오페라, 성악곡, 관현악곡, 실내악곡, 건반 악기용 소품, 모음곡, 협주곡 등등 별의별 분야에 손을 댔다.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다른 지역에서 발흥하는 바로크 음악들도 한꺼번에 모아서 녹여냈으니 가히 바로크 음악세계의 도가니라고 부를 수도 있을 듯하다.
텔레만의 작품들은 듣기에 부담이 없고 간결하며 직관적인 선율을 지니고 있다. 복잡하고 현학적인 대위법이나 고난이도의 기교는 반대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다르게 말하면 아마추어도 금세 연주가 가능할 만큼 대중적이고 무난한 악풍을 보여준다. 한 예를 들자면 36개의 건반 환상곡(TWV.33:1~33:36) 같은 경우는 바흐의 인벤션과 신포니아보다도 더 쉬운 내용이며, 유튜브에 7~8세 꼬꼬마들이 연주하는 영상들이 수두룩할 정도이다. 그 외에도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은 푸가(TWV.30:21~30:26),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카논적 소나타(TWV.40:118~40:123), 네 대의 바이올린만을 위한 협주곡(TWV.40:201~40:204) 등등, 정말 기본적인 기량만을 갖춘 아마추어 하나, 둘, 셋, 넷 정도만 모이면 연주할 수 있는 작품들이 숱하게 많다.
3 작곡하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작곡했습니다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기악곡 부문) 역사상 최다 다작 작곡가.
텔레만의 작품들은 당대에 많은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거의 대부분이 잊혀졌으나, 음악학자들의 노력으로 인해 현재까지 상당수가 발굴된 상태이다. 그리고 그 작품의 수는 확인된 것만 무려 3,000~4,000여 곡(!)에 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들이 발견되고 있다. 일부는 텔레만의 작품들이 아마 6,000~8,000여 곡에 달하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할 정도이다. 아무튼 동시대의 다른 인물들 중, 아침마다 가볍게 푸가 한 곡씩 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는 바흐는 천여 곡 넘는 수준으로 작품들이 정리되어 있으며, 의뢰를 받을 때마다 거의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협주곡들을 마구 휘갈겨 써내려 간 비발디가 800여 곡 정도를 작곡했다고 알려진 걸 생각하면 흠좀무할 따름.(…)
사실 여기에는 안습한 속사정이 있는데, 텔레만이 이렇게 작품을 열심히 작곡해야 했던 건 그의 재혼한 아내였던 마리아 카테리나(Maria Catherina)가 도박 중독자라서(…) 어마어마한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1]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작품을 출판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나.
여기에서 그 엄청난 작품들의 일부를 볼 수 있는데, 이 목록에는 겨우(?) 수백여 곡밖에는 업로드되어 있지 않다.
4 주요 작품들
텔레만의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TWV 약어를 활용하여 분류한다. 콜론 뒷부분의 알파벳과 번호는 조성과 곡번호(No.)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비올라 협주곡 TWV.51:D9의 경우, TWV.51 번호대[2]에서 라장조(D major) 제 9번 협주곡임을 의미한다. (듣기)
- 교회 음악 다수
- 성악곡, 합창곡 다수
- 오페라 다수
- TWV.21:15 "핌피노네"(Pimpinone)
- 건반을 위한 푸가 TWV.30 다수
- 36곡의 건반 환상곡 TWV.33
- 지속저음(Basso Continuo) 없는 다수의 독주악기를 위한 작품 TWV.40 다수
- TWV.40:1~40:12 12곡의 무반주 플루트 환상곡
- TWV.40:14~40:25 12곡의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
- TWV.40:108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조곡 "걸리버"(Gulliver)
- 파르티타 및 한 대의 독주악기를 위한 소나타 TWV.41 다수
- 6곡의 플루트를 위한 파르티타
- 트리오 소나타 TWV.42 다수
- TWV.42:1~42:12 "Essercizii Musici"
- 사중주곡 TWV.43 다수
- 6곡의 파리 사중주(Paris Quartet)
- 오중주곡 TWV.44 다수
- TWV.44:1 "신포니아 스피리투오사"
- 신포니아 TWV.50 다수
- TWV.50:31~50:42 트럼펫 및 현악을 위한 12곡의 영웅적 행진곡
- 한 대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TWV.51 다수
- TWV.51:A4 "개구리들"(Der Relinge)
- 두 대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TWV.52 다수
- 세 대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TWV.53 다수
- 네 대의 독주악기를 위한 협주곡 TWV.54 다수
- 서곡(overture) TWV.55 다수
- 콜렉션 "식탁음악"(Tafelmusik) : 독주악기를 위한 소나타, 트리오 소나타, 사중주, 협주곡 외 다수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