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쓴소리

틀:심플/독자연구 주의

1 개요

여러분, 그냥 공부 하지마세요. 뭐야?[1]

- 강성태

하루에 8시간 공부하지 않는 자는 밥 먹을 자격도 없다.

-이현

사회 나가면 SKY외에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조남호

그러니까 너다. 그러니까 살면서 1등도 한번 못해보고 여태 그모양 그 꼴인것 아니냐.

-이충권

공부해서 남 주나?

선생님 아니면 어머니가 자주 하는 말씀 하지만 가끔 이러다가 "내가 이런 꼴 보자고 널 힘들게 공부시켰냐"는 분들도 있다

인강, 학원 강사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공부 의욕을 자극 시키기 위해 내뱉는 험한 말. 자기를 채찍질 하기위해 이런거 해달라고 일부러 원하는 경우도.

자존감을 깎기 위한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의지드립이나 출세지향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 강사들은 이를 합격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인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당수의 조급한 수험생들은 이를 맹종에 가까울 정도로 따르며 수험생 본인의 자유의지로 쓴소리만 잘라놓은 클립 영상을 찾아보며 공부 의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2 발생 원인

입시 경쟁이 빚어낸 하나의 부산물로 생각하면 편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모든 사람이 소위 할땐 하는 사람이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것. 사람은, 그 것도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의 경우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예전부터 선생 혹은 부모들에게 통제 역할이 기대되어왔다.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선생님에게 흔히들 "때려서라도 잘 가르쳐주세요." 란 부탁을 하던 것을 떠올려보자. 누군가 자기 자식 혹은 자기 자신을 통제해주기를 바라는 수요는 언제나 있어왔다. 공부 쓴소리의 경우, 청소년 인권 신장에 따라 체벌이 제한된데다 한 수업당 많게는 백명 가량의 학생을 수용하는 학원 강사들이 이런 수요를 만족 시키기 위해 편의적으로 선택한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대한민국 사교육의 아버지들이 486운동권 출신[2]인 만큼 운동권의 조직 문화와도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물론 운동권의 갈굼문화는 소위 '싸우면서 닳아간다'라는 말을 여실히 증명한 운동권의 어두운 단면이나 오랫동안 조직을 이러한 방식으로 이끌어 온 그들의 입장에선 이미 그 것이 내성화가 되어있고 그 것이 효과적인 방식이라 확신하고 있다.

3 방법과 유형

표현 상의 지엽적인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인 구조는 '공부를 왜 이렇게들 안하냐(분위기 조성)' - '명문대 못가면 인생 꼬인다', '공부 못하면 사회에서 사람 대접 못 받는다(학벌주의가 만연한 현실 환기)'-'너희가 공부를 못하는건 의지 부족(자극)하지만 진짜로 의지가 없다면 이딴건 눈에 들어오지도,자극을 받지도 않는다. 바로 나다', '성적이 안나오는건 니들이 노력을 안한 거다.'[3] - '지금부터라도 미친 듯이 노력하면 할 수 있다(각성 촉구)'의 간단한 기승전결식. 특히 자극 단계에서의 강사들의 막말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학생 본인들의 자발적인 수요가 있기에 망정이지 하나같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도 할말 없는 수준이다.

방법론으로는 크게 돌직구형과 냉소형으로 나뉘는데, 전자가 목울대를 높여가며 다량의 욕설이 함유된 말들을 쏟아내는 식이라면 냉소형은 너흰 어차피 안 돼식으로 은근슬쩍 돌려까는 방식으로 개심을 유도한다.

4 비판

한마디로 문제 있다, 그것도 많이.
그 정도가 아니라 그냥 개소리 아닌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과 사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자 반면교사

학업 성실도와 성적에 따라 지극히 이분법적인 기준으로 '승리자 or 패배자' , '의지인 or 의지박약 저능아'로 못박는 것이 과연 온당할까? 아무리 공부할 의지를 자극시키기 위한 것일지언정 그 방법론에 있어서 인간의 자존감을 깎는 방식을 택한다는 것은 대단히 저질적이다. 몇 수를 해서든 명문대에 들어가야 하며 들어가지 못하면 사람 취급 못받고, 성적이 낮은 것은 죄악이며 의지, 노력 부족 등으로 몰고가는 입시 위주 교육의 큰 병폐라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일부러라도 자극 영상을 찾아볼 정도로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이나, 애초에 그런 타성을 만들어낸건 조급한 학생들이 아니라 강사들의 책임이다. 대한민국 수험생들을 죄다 마조히스트로 만들 요량이 아니라면 적당히 해야 한다.

사실 이런 식의 쓴소리를 가장한 강사들의 행태는 전형적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선민의식의 발로이다. 학벌, 지식, 인생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선점한 그들의 입장에서 입시라는 당장의 현실에 다급해진 학생들은 소위 계몽 놀이를 하기 좋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 중 상당수가 가르치는 방법을 몰라서 독설로 때우거나, 독설하는 것을 즐기는 사디즘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성향을 보이는 강사들은 학생이 학대를 통해야만 공부를 할 수 있는 존재인지, 자신이 언어 폭력 외의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능동적인 공부를 위한 동기를 만들 능력이 있는지 성찰해봐야 한다.

쓴소리의 수요를 만들어 내는 학생들도 일정 부분 비판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학생들이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 만들어낸 환경 때문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학생들에게 책임전가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쓴소리 중 직, 간접적으로 황금만능주의, 직업 차별 등의 부정적인 관념을 드러내는 것 역시 문제다. 이는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사회의 골칫거리일 텐데, 학생을 가르친다는 사람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다. 거기다가 상술한 것처럼 강사들 다수가 기존의 불의에 저항해 온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비판받아야 한다. 그들이 청년 시절 가졌던 신념을 갖다 버린 후안무치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4]

더불어 공부 쓴소리를 듣는 것으로 불안감을 해소하는 케이스도 종종 존재한다. 마조히스트..? 즉, 공부 쓴소리를 듣고 대오각성을 해서 다시 손에 책을 잡는다면 그나마 좋겠지만, 공부 쓴소리를 기껏 열심히 찾아모으고 나서 "아, 나는 긴 시간을 유용하고 생산적으로 보냈어!" 라고 자위자위 와 다르다하며 정작 공부는 안 하고 넘기는 학생들도 있다. 뜨끔 비슷한 바리에이션으로, 공부 어록[5]을 책상 앞에 포스트잇으로 빼곡히 붙여놓고는 정작 공부를 안 한다거나(…), 서점에 가서 공부에 관련된 책들을 잔뜩 사 놓고는 정작 그 책을 펴기는커녕 책장에 꽂혀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6] 사람들도 있다. 심하게는 공부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책상을 정리해 놓고, 막상 정리가 끝나면 자신이 공부를 했다고 착각하는 케이스도 있다. 이런 심리는 불안한 청춘들이 자기개발서를 사 읽으면서 자신이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위키질도 착각의 촉매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상술했듯, 전적으로 이러한 학생의 잘못이 아닌, 이러한 사회 풍조를 만든 어른의 잘못이다.

또한, 듣는 학생에게 잘못된 해결 방법을 주입할 수도 있다. 노력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되는 대부분의 공부 쓴소리와는 달리 학생의 성적 저하는 신경증이나 컨디션과 같이 공부 외적인 부분에 원인이 존재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공부 효율을 높이려면 공부 쓴소리를 보거나 듣기 전에 자신의 성향을 잘 아는 것이 좋다. 세상 모든 사람이 클론마냥 다 똑같진 않으니 남들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자신에게도 좋은 방법이란 보장은 없다. 오히려 이런 자극적인 말에 학습 의욕이 꺾이거나, 모욕감만 느낀다거나, 현실이나 현재 상황에 대해 좌절하는 경우도 많고, 계속 듣는다고 좋은 효과만 나는게 아니라 많이 듣다보면 내성이 생겨져서 자극도 안 된다. 누군가는 몇 달씩 꾸준히 공부해야 효율이 높고, 다른 누군가는 벼락치기를 해야 효율이 높듯, 자신의 공부 스타일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더군다나 이런 인신공격적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모로 가도 대학만 잘 가면 되는구나!' 식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 안타깝지만 대학만 잘 간다고 인생 펴는 시대는 20년 전에 지났다. 이런 식으로 자신을 학대해 가면서 입시에 성공하면 마치 자신이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처럼 생각하게 되거나 일종의 보상심리가 생겨서 대학에 붙자마자 놀아제끼는 경우가 흔하다. 진짜 공부가 좋아서 혹은 필요해서 하는 사람은 이따위 쓴소리는 필요하지도 않다. 결국 억지로 동기부여를 하는 셈이니 가치관 왜곡시키기 딱 좋다.

일부 강사들은 'SKY를 나와야 성공할 수 있는 현실은 나도 맘에 안든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지금 현실이 맘에 안들고 고치고 싶다면 일단 현실에 맞추어 SKY를 가자. 그리고 바꾸자' 라는 식으로 쓴소리를 뱉기도 한다.[7] 맞는 말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난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 없으니 너네가 알아서 해결해라"는 식의 책임전가나 다름없다. 맞는 말 맞다 카더라 맞는 말 지금 수험생인 학생들이 SKY를 가고 사회에서 성공해 높은 자리에 올라서 바꾸는 것과, 지금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부조리함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쪽. 어느 것이 옳을까? 학벌주의의 문제나 입시에 목숨거는 사회 풍토는 현 수험생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해결하라고 남겨 놓을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이는 결국 밝은 미래를 강요하면서 현실에 순응하라는 희망고문인 셈이다.

5 관련 문서

  1. 이후 강성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가 들어도 기분 나쁘다. 아마 다른 학생들도 그랬겠지.'라는 식으로 회고했다.
  2. 대표적으로 한석원, 손주은 등이 있다. 전현직 정치인들 중에서도 사교육 계통에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왕왕 있다.
  3. 하루에 몇 시간 이상 공부해라, 잠은 몇 시간만 자고 미친듯이 공부해야 노력했다고 하는것도 일종의 클리셰
  4. 그런 식으로 따지면 사실 운동권 출신들이 사교육계를 장악해 학원 재벌이 된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불의에 저항했던 이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깊은 부조리인 기형적 교육제도에 기생해 경쟁주의를 자극, 매우 파괴적인 방식으로 퍽퍽한 현실이 지속되는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학원 강사들에 대한 전교조의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참고로 전교조 입장에서는 저따위 입시위주 교육이 아니라 진정한 참교육이 자신들의 목표이기 때문에 학원의 존재 자체에 매우 회의적이다.
  5. 예를 들면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지금 눈꺼풀이 감기는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 같은 것들. 공부할 때는 잠을 줄이는 게 아니라 다른 헛짓거리를 안 하는 게 옳다. 그리고 잠을 제대로 안 자면 몸이 망가져서 하루 종일 컨디션이 개판이 된다.
  6. 실제로 이런 케이스가 드물지 않다.
  7. 주로 조남호코치가 이렇게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