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새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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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두억시니갈바마리
하늘치하늘누리 · 소리 · 말리
개밥바라기 · 스포일러
기타기계 새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 조류(?). 안데르센의 동화 나이팅게일에 나오는 태엽으로 돌아가는 나이팅게일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하다.

도깨비들이 만든 기계로 된 새로 빛인지 열인지 충전으로 작동한다.(태양 외에도 불이면 충전이 된다. 난로불이나 도깨비불이나)

내부 원리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놀랍게도 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다는 말은 완벽하게 엉뚱한 소리-동문서답으로 원래 비스그라쥬백 데라시가 황제에게서 하사받았으나, 천경비록을 찾고자 라수의 방에 가기 위한 구실로 정우 규리하에게 선물했다.[1]

도무지 용도를 짐작하기 힘든, 그저 장난감으로 보이는 물건이지만 정우 규리하는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정우는 새님이라 부르며 기계 새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그 조언을 듣고 정우가 답해주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들어맞는다는 것이 또한 충공깽. 다만 정우의 말이 그럴 듯하게 들려서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냥 두고 보면 물음과는 완전히 어긋난 말이다. 아무리봐도 반은 어거지로 끌어 맞추는 느낌이 있다.

제국의 또다른 기인 사라말 아이솔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사라말은 기계 새에게 정우의 행방을 물은 다음 기계 새의 답변을 듣고 나서 한마디 했다. "역시 사람은 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군요."(…) 그야말로 두억시니 하지만 근성이 충만하다면 근성조가 지저귀는 왱알앵알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다음은 기계 새의 어록. 사라말이 물은 것 외에는 전부 정우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 버섯의 꽃말은 유혹 - 키탈저 사냥꾼의 옛 이야기를 묻자[2]
  • 쉬크톨은 히참마의 잎으로 부러뜨린다. - 틸러 달비의 신부 납치 방어 계획의 조언을 구하자
  • 불씨가 날아간다. 큰 불이 일어날거야. - 하늘누리가 발케네 원정으로 떠날때의 혼잣말 가장 알기 쉽다
  • 미나리아재비의 조카는 미나리 - 사라말 아이솔이 정우와 탈해가 라수의 방에 있는가를 묻자
  • 방귀 냄새 만으로 내장 질환의 종류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 엘시가 자신을 섭정으로 임명하라고 제안하자[3]
  • 염소의 뿔은 비어있다. - 엘시가 제국군을 유지할 방법에 대해 묻자
  • 황새의 울음을 듣겠느냐? - 다른 사람이 조종하는 하늘치의 조종권을 빼앗을 수 있느냐고 묻자[4]
  • 이야-옹! - 기동음[5]
  • 일찍 일어나는 새는 일찍 일어나는 벌레 밖에 못 잡지. - 탈해의 행방을 묻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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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그냥 개그 담당 소품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상적인(그리고 간지폭풍인) 말을 한다.[7]

신의 계획을 망침으로써 30만 년 동안 희생될 600조의 생명이 구원받을 최후의 기회를 날려버린 일행들에게, 이라세오날은 끊임없이 죽이고 죄를 지으라는 준열한 저주를 퍼부었다. 그 말에 모두가 할말을 잃었는데...

"바꿔 말하면, 너희 사람들은 600조의 개체가 죽을 때까지도 존재할 수 있다."

정우는 그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놓쳤던 새장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서 인조새는 기이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것에 닿아 있었고, 인조새는 그 햇빛에 의지하여 말했다. 정우가 말했다.

"새님?"

용과 사람이 침묵한 가운데 사람이 만든 새가 끽끽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그것이 사람의 힘이다. 너희들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멸망을, 후손에게 저지르는 죄를,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낭비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마라. 무엇이 그리 급하고, 무엇이 그리 두렵고, 무엇이 그리 슬픈가? 너희들은 강하다. 600조의 개체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찬사로 받아들여야한다. 너희들의 힘에 바치는."

인조새가 부리를 닫았다. 그 겉모습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사람들은, 그리고 정우는 그것이 완전히 부서졌음을 깨달았다. 정우는 어느새 흐른 눈물을 닦으며 이라세오날을 보았다.

사실 새님이 말한 존재가 살아갈 날들 속에서 범한, 그리고 범할 죄를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실패도 좌절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라라는 말은 전작 눈마새와 피마새를 관통하며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삶의 자세이자 작중 세계관에서 신들이 정해놓은 순리이다. 전작에서 등장하는 화신들인 시우쇠아기, 하다못해 군령이었던 주퀘도나 눈마새의 최종 흑막인 세리스마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람의 삶 속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을 예측하거나 두려워하여 스스로를 한계짓지 말 것을 당부한다.[8]

재미있는 것은 치천제가 행하는 정신억압 또한 각각의 개인이 행할 수 있는 바에 제한을 두지 않게끔 하는, 비슷한 사고에서 기인하는 독특한 정신억압이라는 점이다.[9](조금 더 모순적으로 말하자면, 치천제는 사람의 의지가 억압되지 않도록 정신 억압한다.) 그런데 치천제는 개개인의 삶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살도록 정신억압했으면서도 모든 사람의 삶과 그 행위, 결과를 더 나은 미래라는 목적 하에 누군가의 의도대로 제한하려 하는, 그녀 자신의 존재와도 같은 모순을 지닌다. 기계 새의 마지막 대사로 미루어 그 자체가 신, 특히 시우쇠의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가정과 더불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 또한 마지막에 햇빛에 의지해 말했다는 묘사를 보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다섯번째 종족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빛이 되었고 기계새는 빛을 말로 바꾸는 존재이니까. 어쩌면 다섯번째 종족이 다른 네 선민종족에게 남기는 충고였을지도.

타이거! 타이거!에서 후반부에 로봇 바텐더가 수행한 역할과 비슷하다고 평가 하는 사람도 있는 듯.

  1. 정확히는 천경비록을 찾으러 가는 길에 동행한 도깨비 기유 구마리 에게 라수의 방에 두도록 했다. 나름의 예의였을지도?
  2. 본문에서 정우는 독을 마시는 새와 물을 마시는 새에 대해 질문했는데, 아마 독을 마시는 새를 화려한 버섯은 독버섯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두 새의 특징은 네 마리 형제새 항목 참조.
  3. 방귀 냄새, 즉 결과만으로는 내장 질환, 즉 원인을 알 수 없다. 엘시가 규리하의 섭정이 되는 것은 황제 부재라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한다(오로지 정우의 해석일 뿐이다.)
  4. 정우는 이 대답에 대해 "동백꽃의 향기요?"라고 반문했다. 이 또한 걸작. 참고로 이 선문답은 본문에서도 설명되지만 둘 다 없는 것으로, 정점의 존재는 자신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즉, 하늘치가 스스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조종권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며 그 조종권을 뺏으려면 그 정점의 존재인 하늘치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라고 한다(역시 정우의 해석일 뿐)
  5. 이 기동음을 들은 정우는 부모 중 어느 쪽이 고양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6. 이 말을 듣고 정우는 단박에 라수의 방임을 알아챘다. 도깨비인 탈해는 즈믄누리의 일부인 라수의 방에 들어간단 의미...일까?
  7. 문자 그대로 신의 유산처럼 보이는 기계 장치다!!
  8. 이는 눈마새에서 라수가 자신의 무지로 일어난 여신구출작전의 무의미함과 그로 인해 벌어진 무자비한 참극에 좌절하고 분노하면서 신들에게 화를 낼 때 자세히 설명된다. 한줄로 요약하면 자신의 선택을 따르고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에 좌절하거나 후회하지말고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라.
  9. 이는 치천제가 되려고 했던 것이 '사람의 신'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조물을 대할 때 신에게 어울리는 태도'가 바로 이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