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협소설에 나오는 전개. 기묘한 인연이라는 개념.
이것을 거치고 나면 주인공의 무공이 일취월장하게 된다.
가장 흔한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전개가 있다.
- 악당에게 쫓긴다.
- 절벽에서 떨어진다.
- 절벽 아래 동굴에 무공 비급/사부/영약이 있다.
- 습득하고 무공이 졸라 강해진다.
무협소설공모전에 당선된 '무림매니아'라는 단편에서는 이런 기연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기연을 얻을 만한 절벽을 미리 메우기', '정의의 무림고수들에게 영약을 잔뜩 안겨서 우화등선 시키기', '악의 세력에 부모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어린이들을 달래기 위한 좋은 고아원 설립' 등을 직접 실행하는 악의 무리가 나온다(...).보러가기
그 외에도 홍정훈의 흑랑가인에서는 기연을 심하게 깐다.
김용소설의 많은 주인공은 대부분이 기연빨로 강해진다.
-천룡팔부
단예는 옥상에 반해 천번 절하자 방석에 숨겨두었던 소요파의 북명신공,능파미보를 얻어 만나는 주변인들 내공을 쪽쪽 빨며 폭렙했다.
허죽은 훈수 한번 두고 무애자를 만나 그의 모는 내공을 전수받고 폭렙. 후에 천산동모와이추수의 내공대결 사이에 있다가 그 둘의 내공 대부분도 받아먹어 한번더 폭렙했다.
-사조영웅전
곽정은 황용을 만난거부터가 기연이고 뱁잡아먹고 내공증진 황용에 요리덕에 항룡십팔장, 동굴속 기인 만나 구음진경+쌍수호박+공명권을 익혀 폭렙
-신조협려
양과는 이막수 한번 끌어안았다가 곽정을 만나고 전진교에 들어갔다가 도망나와서 소용녀를 만나고 팔짤리고 죽어가다 신조를 만나 현철중검과 독고구패의 검의를 익힌다.
-의천도룡기
장무기는 쫒기다 동굴에 들어가 원숭이 치료하고 무덤에서 절하더니 구양진경!
-소오강호
영호충은 징계먹고 들어간 동굴에서 풍청양을 만났다.
사실 무협소설에서 기연의 존재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 주인공이 차근차근 강해지는건 시간이 너무 걸리고, 주인공이 나이를 먹어 아저씨, 아줌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버리기에 가능한 빨리 주인공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기연을 쓸 수 밖에 없다. 이 것은 무협소설이 가지는 근본적인 보수 성향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무공의 개념이 나이테와 같이 연륜과 함께 끝없이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연 정도의 장치가 없으면 결코 서열을 넘지 못한다. 기연도 결국 주인공 중심으로 스토리가 흘러가는 작품에서 주로 나오는 주인공 보정의 한 형태일 뿐이다.
물론 주인공이 강해지지 않고 사기와 템빨로 버텨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쓰는건 무공이 뛰어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쓰기보다 힘들고, 무협소설의 특징 중 하나인 카타르시스라는 측면을 채우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주 쓰이지는 않는편. 위에 나열된 김용과 관련된 예시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김용급의 대작가라도 무협의 세계에서는 기연 없이 버티기가 힘들다.
묵향처럼 일단 주인공을 환갑까지 수련시키고 환골탈태 시키는 수단도 있긴 하나 덕분에 무공만 판지라 생각이 일천하여 60살 넘게 수련한 주제에 하는짓은 중딩만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근데 사실 현실세계에서도 60살 넘은 어린애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