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

guild

1 원래의 뜻

중세 유럽에서 상공회의 조합을 가리키는 말. 후에 상공회의소로 계승된다.

10세기 중엽 내지 11세기 이래 돈 있는 상인들이나 돈이 되는 기술을 지닌 장인들이 모여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던 집단으로, 카롤루스 대제 시기의 법령에서 유사한 서약단체가 존재했으며, 고대 로마시대에도 이와 유사한 콜레기아라는 수공업자들의 결사체가 있었고, 중세유럽의 길드와 달리 중앙정부가 인가를 내리고 행정장관이 감독하며, 공권력과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 이 콜레기아들을 계획적으로 이용했다. 콜레기아는 서로마 제국이 몰락한 이후에도 동로마 제국에 그대로 잔존해 콘스탄티노플 시내의 모든 수공업과 상업을, 특히 자금 조달과 징세 목적으로 엄격히 통제하는데 활용되는 등 길드와는 그 성격이 상이하게 달랐다.

설립 목적은 기독교의 우애정신에 입각한 상부상조였지만, 위에 언급한 대로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교역과 생산을 독점했으며, 그만큼 폐쇄성도 강해서 비조합원들에 대해 심각하게 배타적이었다.[1]

길드는 상인들이 결성한 길드인 상인길드와 수공업자들이 결성한 동직길드로 나누어져 있었고, 그 외에도 모직업에는 직공·염색공·축융공 등의 길드, 건축업에는 석공·건축기사 등의 길드가 있었고, 도장공·금속세공인·대장장이·제과기술자·푸주한·무두장이·비누제조공 등의 길드가 있었고, 학생길드나 검술길드 같은 비생산적이지만 공공의 권리를 의해 결성된 길드도 있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길드는 상인길드로, 13세기에 들어서는 그 영향력이 커서, 봉건적 영주의 권력에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었을 정도였으며, 도시의 경제적 발전과 자치권 획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나중에 도시의 행정권을 장악하기까지 했다. 그 뒤로 수공업자들이 동직길드를 결성해 도시의 행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상인길드와 경쟁하면서 도제제도를 창안하는 등 경제적·교육적 기능 외에 다른 목적에도 이바지했으며, 산업혁명 전까지 유럽의 생산업을 좌지우지 하게 되었다.

길드는 흔히 수호성인과 연관되었으며, 지방의 길드가 교구교회 안에 예배당을 마련하여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길드는 가난한 회원만이 아니라 지역 전체를 상대로 하는 자선 사업도 벌였다. 또한 회원들이 연회를 개최하고 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길드 집회소 건물을 지어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독립적인 도시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와 반대로 농촌의 소도시나 시장거리에서는 상인이나 수공업자나 길드를 결성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길드가 도시당국에 주변 농촌에서의 상공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등의 독점정책을 취하도록 한 것에 반대하고, 오히려 자유롭게 경쟁하는 형태로, 보다 새로운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4~15세기에 들어서 르네상스의 도래와 종교개혁의 발생하면서 길드는 점차 몰락하기 시작했다. 16세기부터 절대왕정이 성립해가면서 중상주의 정책이 실시되면서 새로운 시장과 보다 큰 자본 자원의 출현으로 수공업 길드들은 심각하게 약해졌다. 17세기에 들어서 유럽 전역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길드들이 설립되고 있었으나, 상인들은 자본주의 기업가가 되어 회사를 만들어 상인 길드의 중요성을 떨어뜨렸고, 수공업 길드들은 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거래 기회들이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그들의 독점적 지위를 무산시킴에 따라 와해되었다.

이후 18세기에 산업혁명의 도래로 숙련공보다 비숙련공과 기계가 더 높은 생산효율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자본가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던 길드는 점점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특히 1791년에 있었던 '노동의 자유에 관한 선언'으로 억압적인 길드 체제는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이는 지역적 산업 폐쇄성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친다. 결국 1798년에 제 1회 산업박람회가 열린 것은 사실상 폐쇄적 지역산업의 상징인 길드가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고, 뒤이어 1840년 스페인에서 1859~60년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지, 1864년에 이탈리아에서 길드를 폐지하는 법령이 제정되었다.

그래도 노동자의 권리 등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 등은 노동조합과 같은 제도로 이어졌으며, 영국 등 명목상으로 '길드'가 아직 남아있는 곳도 있다.

2 판타지 설정의 길드

1의 의미를 보존하고 있긴 하지만, 돈이 되는 기술이라는 부분을 확대해석해서 도둑 길드암살자 길드 같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황당한 직업들까지 길드가 존재한다.

정확히 이런 요소는 영국의 테리 프래쳇 작 판타지 소설인 《디스크월드》의 앙크 모포크라는 도시의 막장요소[2] 중 하나였지만 이게 어떤 연유에서인지 물 건너로 다 퍼져나가면서 일반적인 것 마냥 사용되게 되고 돌고 돌아 우연히 RPG 요소와 결합하여 디스크월드가 뭔지도 모르는 우리나라까지 들어왔다.[3]

현재에 들어와선 그냥 길드라는 이름만 달은 일용직 소개소 내지 흥신소 수준의 어설프고 허술한 느낌이다. 이후 RPG 게임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개나소나 길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특히 1의 유래는 모르고 온라인 게임으로만 길드를 접한 경우가 이런 식이다.[4]

3 온라인 게임의 길드

위의 뜻에서 유래한, 온라인 게임 내에서 사람들끼리 모여 만드는 단체를 일컫는 말.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거의 필수요소로, 길드 시스템이 없는 온라인 게임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5]

처음 등장한 게임은 《울티마 온라인》. 그 전에는 이런 유저 단체를 클랜(Clan)이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불렀다. 그러나 《울티마 온라인》에는 2의 의미를 가져온 NPC 길드가 존재했고, 유저들은 이 NPC 길드를 본따 유저들의 모임을 길드라고 칭했다. 초창기의 《울티마 온라인》에는 길드 시스템이 없었지만 유저들은 염색 기능으로 옷 색깔을 맞춰 입거나 공동으로 집을 사서 길드 본부를 만드는 등, 기존 게임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길드를 유지해 나갔다. 이 호칭은 결국 제작사가 유저 단체를 결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면서 이 시스템의 명칭을 "길드"라고 명명, 공식화되었다.

초창기 시절의 길드는 대체로 게임 내에서 작용할만큼의 큰 기능을 그렇게 많이 갖추지는 않았으며, 대개는 어디서든지 채팅을 나눌 수 있다던가 혹은 같은 길드원끼리만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가지는 경우 정도였으나, 중기로 들어가면서 성을 차지하여 대규모의 수익을 확보한다거나 길드 자체에 주어지는 효과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길드에 가입하는 목적은 일단 1차적인 이유는 대개 커뮤니티다. 아는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는 장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길드에 가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도 무시할 수 없다. 단 이 혜택은 게임마다 각각 다르게 보너스가 주어진다.[6]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예로 들자면, 길드 경험치가 있고 올리면 레벨 증가하고 그에 따라 혜택이 조금씩 주어지면서 그 내용은 경험치 보너스 획득하는 전리품 보너스, 평판 보너스.등등 길드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누릴 수 있는 전용 컨텐츠들의 보상이 꽤나 매력적이다. 때문에 확장팩 막 출시된 경우 렙업하는 유저들을 마구 초대해 길드 경험치 배터리로 사용한 후 버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에브리타운 for Kakao의 경우, 전용 일손을 놓고 완료되면, 생산품이 최소 3개 이상 나오는가 하면, 랭킹제가 시행되어, 100위 이내에 든 길드는 순위 보상을 받기도 한다.

일단 길드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자동적으로 우두머리가 되어 길드마스터, 클랜일 경우 클랜마스터가 되며 약칭 길마, 클마로 불린다. 이후 독고다이 1인길드가 되던지, 소수 지향 친목 길드가 되던지, 서버에서도 알아주는 대규모 길드로 키우던지는 길마/클마 본인의 재량껏 알아서 하면 된다. 일단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관리가 없으면 쉽게 유령 길드가 되어버리거나 인간관계에 관한 온갖 사건사고들이 일어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길마 자체가 독재(...) 등으로 인해 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고로 부길마를 갈아넣어서 지속적인 관리와 자기성찰(?)을 해주는 것이 원만한 길드를 만드는 데의 포인트.

4 페어리 테일의 길드

이쪽은 흔히 마도사 길드를 말한다. 하는 일은 일을 접수받아 돈을 받고 일한다는 용병 비슷한 일. 물론 살인 같은 것은 금기로 깨면 처벌받는다.

5 소설 에서의 길드

길드(듄) 항목 참조.

6 포가튼 렐름 세계관의 길드

발더스 게이트 내 범죄 조직 길드(포가튼 렐름) 항목 참조.

7 미국어쿠스틱 기타 브랜드

길드 기타는 1952년 창립된 미국어쿠스틱 기타 브랜드이다. 주로 묵직하고 따뜻한 저음 위주의 사운드를 낸다. 특히 드레드넛 바디와 점보 바디를 잘 만들기로 소문이 났으며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D-55다.

자금난 등으로 인해 1995년 펜더 기타에 의해 인수되었다. 인수된 이후 예전에 비해 사운드가 별로라는 평가가 있으며, 일부러 인수 전 모델을 고집하는 사용자도 있다. 다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예전의 사운드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2014년 현재 마틴 기타와 더불어 저음이 좋은 기타로 평가받는다. 마틴 기타의 저음이 정갈한 회색의 저음이라면, 길드 기타의 저음은 깊은 검정의 저음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외에 중국 공장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올솔리드 기타를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산임에도 매우 준수한 사운드를 내주며, 가성비가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8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길드

이곳도 길드인 만큼이나 일들이 꽤 있다. 《몬스터 헌터 4》의 번역명은 집회소
헌터 라이프를 하는 헌터들은 길드에 자신을 등록한다. 그리고 여러 의뢰주에게서 등록된 퀘스트들을 수주해서 사냥을 가게 한다.
이걸 다시 말하면 "사냥 가야지."라고 해서 그냥 사냥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길드에 자신을 등록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냥을 가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악덕헌터들도 존재한다. 이들을 단속, 암살하는 것은 길드 나이트의 중요 일 중 하나다.

길드 나이트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길드에서는 12명이나 조금 안 되게 길드 나이트들을 보유 중이다.

여러 몬스터들을 관측하는 것도 일 중 하나다. 만약 새로운 몬스터가 관측될 시에는 길드 나이트 혹은 유능한 헌터를 시켜 그 몬스터를 조사해오라고 한다.[7]

  1. 조합원이 아닌 자가 조합의 이익에 방해된다면 은밀하게 제거해버릴 수 있었을 정도였다.
  2. 도시 지도자가 펼친 정책 때문에 암살에서 도둑질까지 전부 라이센스가 있어야 한다.
  3. 마나도 이런 요소 중 하나다.
  4.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에서 길드가 무엇인지는 물론, 역사적 의미와 영향력을 배운다는 걸 생각하면 여러가지 의미로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5. 특히 공성전 컨텐츠가 존재하는 게임에서는 반드시 존재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6. 예를 들면 일종의 버프 및 능력치 상승 효과, 길드 가입자 전용 컨텐츠 등등.
  7. 이 일은 아주 중요한데, 보통 헌터가 새로운 몬스터를 잡으러 간다고 해보자. 그 전에 정보가 확실해야 하고 불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사냥을 간다면 그 헌터는 죽을 수도 있으며, 만일 헌터가 죽는다면 이 일을 계기로 길드의 평판이 아주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거기다 만약 주위에 위험한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하면 정보 공개 이전에 그 정보의 사실 여부, 몬스터의 위험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이에 의한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색이 헌터스길드인데 "님들 우리 뒷산에 고룡한마리 나타났다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음 ㅎㅎ" 이러고 앉아있으면 마을이 뒤집어질 게 뻔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