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ナポリタン / Napolitan Spaghetti
"마스터, 이 사람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나폴리탄을 먹어본 적이 없대요. 나폴리에서 태어났다는데 사누끼에 살면서 사누끼 우동을 못먹어본거나 마찬가지잖아요!""바보군요. 나폴리탄은 원래 일본에서 만든 거에요."
-심야식당 1권 '나폴리탄'
"들어보니까 이건 뽀모도로인데요?"-어떤 여행자가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모르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조리법을 설명하자 하는 말.
1 개요
스파게티의 한 종류
남자의 스파게티.
스파게티인데 비빔국수처럼 들이마신다.
'나폴리탄'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정통 나폴리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런 스파게티 모른다. 이태리 타올 역시 모른다. 알아도 스파게티 취급 안 해준다. [1] 맛은 당연히 제품맛이다.
2 기원
일단 요리의 원형 자체는 토마토 소스를 사용한 나폴리 지방의 스파게티인 스파게티 알라 나폴레타나(Spaghetti alla Napoletana). 이후 미국으로 이민을 온 나폴리 지방 사람들이 미국에서 토마토를 구하기가 어렵자 대신 토마토 케첩을 사용해 요리를 한 것이 기원으로 알려져있다.
3 전래
미국에서 스파게티라는 것이 대중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 요리점의 정통 스파게티가 아니라 시중에 유통되는 '스파게티 통조림'에 의한 것이었다. 근데 이 물건은 보존식품인 통조림이라는 특성상 묽은 토마토 케첩에 면발이 퉁퉁 불어터진 그런 음식이었고, 이로 인해 미국인의 머릿속에서는 스파게티란건 이런 것이라는 인식이 정착.
그리고 이러한 스파게티가 태평양 전쟁 종전 직후 일본으로 넘어오게 된다. 더글라스 맥아더는 일본이 항복을 받아들이고 요코하마의 아츠기 해군비행장을 통해 일본에 도착하여 비행장 근처에 있던 '호텔 뉴 그랜드'를 본거지로 접수하고 일본 점령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이 호텔 뉴 그랜드의 주방에 주둔군의 식량으로 대량의 파스타와 토마토 케쳡이 들어왔던 것. 그리고 이곳에서 미군들이 대충 물에 삶은 파스타를 케첩에 비벼먹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한(…) 일본의 주방장이 직접 토마토 소스를 만들고 삶은 면을 올리브 오일에 볶아 양파나 버섯 등의 간단한 건더기를 추가한 것이 이 나폴리탄이다.
이후 다른 호텔에도 이 요리가 전해지고, 일본 내에서 자체적으로 파스타가 생산되기 시작하자 파스타를 요리해 먹는 방법으로 이 나폴리탄의 케첩을 사용하는 간단한 조리법이 일반에 소개되면서 일본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요리가 되었다.
4 레시피
각종 레시피를 보면 케찹을 버무리고 잠깐동안 볶아주라느니, 부재료로 뭐를 넣어야 하느니 이런 저런 까다로운 소리를 늘어놓으며 실제로도 오리지널 레시피 또한 그렇지만 그 본질은 그냥 스파게티(정확히는 파스타 면)+토마토 케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머지는 죄다 옵션. 엄청나게 간단한 요리다. 극단적으로 말해 라면만 끓일줄 알면 스파게티 면과 케첩만으로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다.[2] 부재료로 양송이, 피망, 양파 등 이것저것 많이 쓰이는 듯하지만 비엔나 소시지가 가장 대중적인 듯하다. 그냥 김치와 먹어도 맛있다. 김치를 스파게티에 싸서 드셔보세요 조금 더 요리다운 물건을 만들고 싶다면 케첩만 넣지 말고 생크림이나 우유, 스위트 칠리 소스, 우스터 소스, 굴소스 등을 첨가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팬에 버터를 녹인 뒤 마늘과 양파를 넣어 볶다가 면과 케첩을 넣고 다시 볶아주는 정도만 해도 스파게티 케찹비빔(...)보다는 훨씬 먹을만 한 맛이 난다. 완성한 뒤에는 기호에 따라 타바스코 소스와 치즈 가루를 첨가한다.
이 나폴리탄만큼은 파스타를 삶을 때 알 덴테를 사도로 치며 우동마냥 푹 익히는 것이 제대로 된 조리법이라고 한다. 알 덴테가 본토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유래한 완성도 있는 익힘 정도이긴 하지만, 미국 병사들의 입에 맞추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일본인의 국민 스파게티(...)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쪽 입맛에 맞춰서 완전히 삶아내는 것이 기준 레시피가 된 것. 실제로 진하고 끈적한 케첩 소스에 부드러운 소시지, 양파 등을 곁들여 먹는 이 조리법에는 씹히는 맛이 강한 알 덴테보다 오히려 다짜고짜 푹 익혀버리는 삶는 방식이 어울린다. 사실상 케찹을 소스로 쓰는 야키우동. 실제로 만들 때는 푹 삶은 뒤 냉장고에 몇시간 보관해서 아주 탱탱하게 불려버리는 모양이다.
5 일본의 나폴리탄 스파게티
지금도 일본에서는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물론 규모가 작은 찻집같은 곳의 메뉴에도 올라온다. 물론 메이드 카페에서도 먹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으니 그런 곳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시켜보자. 위의 레시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종 양념이 미각을 자극해서 입맛을 돌게 하는 효과가 있는 케첩이 베이스인데다가 케첩에 면+소시지+양송이 정도의 간단한 요리라 맛없게 만들기가 더 힘들다. 확실히 음식맛이 어떨지 싶은 싸구려스러운 카페나 메이드카페 같은 곳에서 주문해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안전한 요리로 좋다. 물론 그런 곳에서 파는 음식들이 굳이 이게 아니라도 오므라이스같이 맛없게 만들기가 더 힘든 음식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게다가 그냥 카페나 패밀리 레스토랑도 아닌 메이드카페라면 100에 90정도는 그냥 냉동된 거 해동해서 주는거기 때문에(...)
의외로 역사가 있는 음식인지 일본인들은 심지어 '추억의 음식'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만화에서 카페가 배경으로 나올 경우 꽤 높은 확률로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먹으며 '와 오랜만에 먹어보네 이거~' '추억의 맛이야~'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학습지 만화에서는 '일본에서는 짜장면에 짜장을 안 쓰고 케첩을 써서 색이 빨갛습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아니 이보세요, 짜장을 안 썼으면 일단 짜장면도 아니잖아... 하지만 물짜장이라면 어떨까? 정말 몰라서 그런 건지 알면서도 호기심 유발차원에서 일부러 그렇게 표현한 건지는 불명이다. 오래되었고 흔한 대중음식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짜장면과 비슷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음식이기는 하다. 어찌보면 적절한 비유?
크로스 게임에 나오는 카페 클로버에선 뭘 시키면 꼭 이걸 시킨다. 사실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에서 작은 카페나 찻집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여기저기서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등장한다. 위 설명에서는 맛없게 만드는게 더 힘들다고 나와있지만, 평소에는 장녀가 요리와 카운터를 맡는 클로버에서 차녀 츠키시마 아오바가 카운터에만 섰다하면 단골 손님들은 절대 나폴리탄을 시키지 않는다(...)
심야식당에도 나왔는데, 맛있다기보다는 먹고 싶어지는 맛이라 평했다. 여기선 일반적인 재료는 양파와 햄이며, 좀 고급이면 피망과 양송이를 넣는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고급
이세계 선술집 노부에도 나왔는데 이걸 먹은 이세계인이 생명, 우주, 모든 것의 해답이라고 무척 과장되게 띄워주며 깨달음을 얻고[3] 욕심을 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걸 두고 일뽕이라고도... 판단은 알아서.
걸즈 앤 판처 안치오전 OVA에서도 등장. 안치오 고교에 잠입한 아키야마 유카리가 노점을 하고 있던 페퍼로니에게 대접받는다. 가격은 300만 리라 300엔. 도대체 어느 시대 환율이냐는 유카리의 츳코미는 덤
6 한국의 나폴리탄 스파게티
한국 급식에서 나오는 스파게티는 대부분 나폴리탄 스파게티이다. 주로 미트볼 스파게티같은 이름으로 둔갑한다. 더 놀라운 건 대충 만들어도 먹을 만한 이 음식이 학교 급식으로 나오면 한 컵 이상 먹기 힘든 맛을 낸다는 것이다.(물론 그것도 학교나름이지만)거기에 기름으로 버무려진 경우도. 첫맛도 이상하고 뒷맛도 이상하다...
그 이유는 원가절감을 위해 올리브유에 다른 식용유를 섞어 조리에 쓰는 데다가, 대량으로 만드느라 스파게티면에 기름이 제대로 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스에 대량의 물까지 타는 만행을 저지를 때도 있다. 제대로 볶는 과정은 포기하고 올리브유만 써도 먹을만해지나, 현실적인 제약과 미비한 관심 때문에 이런 것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급식소에 따라서 그냥 스파게티 면을 푹 삶은 것에다가 볶지도 않고 소스만 따로 만들어서 간짜장마냥 끼얹어서 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면끼리 엉겨붙어서 스파게티인지 떡인지 구분이 안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대량으로 급식하려면 면을 삶은 후 기름을 국자로 퍼서 부어야 면이 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학교는 국수(소면)에 케챱을 버무려서 나폴리탄 스파게티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돈까스집에서도 볼 수 있다. 장식으로 콘샐러드와 함께 빨간색의 소면이 올려진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소면이 나폴리탄이다. 먹으면 뭔가 아리송한 맛이지만 은근히 더 먹고 싶어지는 맛이다.
군대에서도 종종 나오는데, 위의 급식소 비주얼은 물론 심지어 미트볼에서 비누맛이 나는 경우가 있다(...)
7 여담
나폴리탄외 일본 오리지널 스파게티에는 명란젓 스파게티 등 여러가지가 있다. 명란젓 스파게티는 명란젓안의 알을 꺼내 면과 볶은 것으로 명란젓만 있다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짭짤한게 의외로 맛있다!
성게알 스파게티는 일본내 여러 이태리 식당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국내에도 취급하는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