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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의 마지막 저항(Custer's Last Stand), 쿠르츠 & 알리슨社, 1899년 작.
Battle of Little Bighorn. 빅혼은 북미산 큰뿔양[1]을 가리킨다.
1 전개 과정
1876년 6월 25일에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중령이 지휘하는 미군 제7기병연대와 웅크린 황소와 성난 말이 이끄는 아메리카 원주민 다코타(수우) 족과 북부 샤이엔 족 사이에 벌어진 전투. 커스터와 제7기병연대는 이 전투에서 전멸했다.
이른바 인디언 전쟁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올린 최후의 대규모 승전이다. 리틀 빅혼 이후에도 아파치족의 제로니모 등 저항하는 원주민들이 남아 있었었으므로, 이 전투가 최후의 전투는 아니다.
백인 정착자들에게는 우유부단하고 원주민에게는 단호한 미국 정부의 정책이 충돌의 원인이 되었다. 제2차 라라미 요새조약에 따라 미주리 강 서쪽 다코타 지역에 대한 원주민의 독점권이 보장됐지만, 백인들은 금을 찾아 원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다코타 땅에 들어와 살았다. 미국 정부는 백인 정착자를 내쫓지도, 다코타 족에게 그 땅을 팔라고 설득하지도 않고 원주민들이 가끔 백인 거주지역을 공격하는 것을 조약의 위반이라고 간주했다. 그래서 1876년 1월 31일까지 지정된 보호구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메리카 원주민을 미국의 적대적인 존재로 간주할 것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명령이 사냥꾼들에게 전달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겨울이라 이동하기 어려웠으며, 많은 평원 원주민들이 더는 백인에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단단히 했기 때문에 상호충돌은 불가피했다.
1876년 5월 미국 정부는 원주민들을 3면에서 포위 공격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하고, 조지 크룩 준장이 남쪽에서, 존 기본 대령이 서쪽에서, 알프레드 H. 테리 준장이 동쪽에서 각각 진격에 나섰다. 테리는 원주민의 이동을 리틀 빅혼 강 어귀에서 막을 생각으로 주력부대를 옐로스톤 강 상류로 이동시키고, 커스터 중령과 제7기병연대는 로즈버드 강을 따라올라가 6월 24일 리틀 빅혼 강 동쪽에 도착했다. 그러나 커스터 중령은 정찰병들로부터 그 근처에 캠프를 친 대규모의 수우 족 및 샤이엔 족이 있음을 알고 계획을 변경한다.
2 너는 이미 죽어 있다
커스터는 연대 병력을 3개로 쪼개 원주민 캠프를 수색하기로 하고, 프레더릭 벤틴 대위와 마커스 리노 소령에게 각각 3개 중대를 맡기고 자신은 북서쪽으로 가서 원주민 캠프를 급습하기로 했다. 하지만 커스터가 전혀 모르고 있던 점이 있었으니, 원주민들은 2천여명으로 자신이 거느리는 연대 병력을 다 합쳐도 숫적 열세였으며, 개틀링 기관총도 "기병의 기동력을 죽이는 무기"라며 안가지고 가는 실책까지 저지른다. 이 시점에서 이미 훌륭한 패배+사망 플래그
남쪽에서 진격하던 리노 소령의 부대가 먼저 웅크린 황소의 마을을 발견했다. 하지만 방심하고 있던 전사들도 여자와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총을 쏘며 맹렬하게 공격하는 기병들을 보자 분노에 불타 용감하게 싸웠고, 자신들보다 다수인 원주민 병력에 3개 중대 190명 남짓(원주민 정찰병 15명 포함)한 리노의 부대는 곧 형편없이 박살나서 강가를 향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커스터는 리노의 부대가 공격 받았음을 알고 증원에 나서려 했으나 지형을 몰라서 도하할 곳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커스터가 겨우 강을 건넜을 때는 이미 리노의 부대는 도하해서 꽁무니를 뺀 상태였고, 그가 기대했던 벤틴 대위의 병력은 끝내 오지 않았다. 결국, 커스터가 거느리고 있던 약 210명의 제7기병대 본대는 웅크린 황소의 마을을 발견, 공격하기는 했으나 협곡에 갇힌 채 10배에 가까운 병력에 포위당해 1시간여 만에 모조리 전멸했고, 커스터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두 동생과 처남, 조카까지 깡그리 죽어버렸다.
이 사건 당시 원주민들의 최고 지도자 역할을 맡고 있던 웅크린 황소는 "커스터의 본대는 대부분의 전사가 먼저 마을을 공격해 온 리노 소령의 부대를 쫓아 마을을 비웠을 때 자신의 촌락을 공격했고, 급히 모여든 원주민 전사들에게 포위당할 위기에 빠지자 도주하다가 결국 따라잡혀 포위당한 후 전멸하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애초에 커스터가 촌락의 위치를 몰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커스터의 본대는 무턱대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원주민 마을을 발견하자 막무가내로 공격한 것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그러면, 리노 소령의 부대는 뭘하고 있었는가? 하면... 원주민들이 커스터의 본대와 싸우러 후퇴하는 바람에 숨을 돌렸다. 여기에 드디어 벤틴의 예비대와 그가 호송하던 수송대가 도착하여 합류했고, 이들은 커스터를 지원하기 위해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돌아오는 원주민 전사들과 마주쳐 약 350기의 병력(당시 미군 기병대의 정원은 통상 600기(驥)이다)으로 절벽 꼭대기에서 방어전을 시작해야 했다. 하루 동안 포위당했던 미군 기병대는 전투가 길어지면 다른 백인들이 나타날 것을 염려한 웅크린 황소가 다른 전사들을 설득한 덕분에 생존자들이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다. 이틀간의 전투로 미 기병대에는 커스터 휘하에서 전멸한 210명, 리노 소령 휘하에서 53명의 전사자와 6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웅크린 황소의 회고로는 원주민 측은 27명의 전사자와 그보다 많은 부상자를 냈을 뿐이라고 한다.
결국 정찰을 경시하고, 원주민 병력을 깔봤기에, X도 모르면서 포위섬멸을 하려다가 오히려 각개격파를 당하고 만 것이다.
3 무기는?
원주민들이 칼과 화살 정도나 사용했을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우나, 당시 원주민들은 다수의 총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원주민들은 Henry rifle 등의 레버액션 라이플을 가지고 있었고, 기병대 측은 Springfield Model 1873을 주무장으로 쓰고 있었는데, 스프링필드 1873쪽이 유효 사거리는 더 길었지만, 헨리 라이플 쪽이 연사속도가 더 빨랐다. 그러나 전투 거리가 길지 않아 스프링필드 1873의 우월한 사거리는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고, 소총수의 수는 원주민이 훨씬 더 많았으므로 헨리 라이플의 강점은 극대화 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개틀링 같은 연사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제식소총의 연사속도도 느렸으니 기병대가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4 그 뒤에는...
이 전투로 원주민 군세의 막강함이 입증되었지만, 백인들의 경악과 분노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이 지역의 운명이 결정되고 말았다. 사실 원주민들은 한 판 싸움에 크게 이겼으니 이제 승부는 끝났고 백인들이 물러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분노에 불타는 미군이 복수하겠다면서 대규모의 병력으로 물밀듯이 쳐들어온 것. 덕택에 리틀 빅혼의 대승리 후 얼마 지나지도 않아 웅크린 황소는 미군을 피해 캐나다로 도망쳐야 했고 결국 원주민 대부분은 미국 정부에 항복하고 말았다.
그리고 백인들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더러운 학살로 평가받는 운디드니 학살사건에서도 비무장 원주민들을 그저 리틀 빅혼의 원수라며 무차별로 아이건 여자건 마구잡이로 학살하며 찌질하게 분풀이했다.
아무튼 미국 역사에 있어서 꽤 충격을 가져다준 사건이었고, 어떻게든 제7기병연대를 멋지게 꾸며보고자 '악랄한 원주민들에게 포위당한 채 용맹하게 맞서는 제7기병연대의 활약'상을 수많은 영화와 소설로 꾸며댔다. 물론 최근에는 진실이 많이 알려졌는데, 특히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한 서부영화 <작은 거인 Little big man>에서 커스터와 리틀 빅혼의 실상이 잘 드러나 있다.너 이 자식 사과해! 나의 커스터짱은 그렇지 않아!
존 포드 감독의 <아파치 요새> 후반부에 리틀 빅혼 전투를 다루고 있는데, (당시 시각으로 볼 때) 정말 의외로 중립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원주민들을 착취하는 백인들과, 기병대 지휘관의 고지식함에 불거지는 원주민들의 무장 봉기, 그로 인해 전멸하는 기병대원들이라거나.
게다가 미군에게는 이때 전멸한 커스터의 제7기병연대가 재수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모양이다. 영화 〈위 워 솔저스〉를 보면 멜 깁슨이 맡은 주인공이 베트남에 파견되는 자신의 부대에 7연대란 이름이 붙자 언짢아하는 장면이 나온다.[2]
덤으로 한국전쟁에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저지른 미군 부대가 제1기병사단 7연대 2대대로, 바로 이 제7기병연대의 후신이다.
현재 한국에 7기병연대 4대대가 1중전투여단 소속부대로서 미 2사단에 배속되어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투사 고디안에서도 미 기병대 차림으로 나오는 지구방위군 7연대(깃발부터 7이라고 숫자가 크게 새겨져있다)가 꽤 멋지게 나오지만 적의 함정에 걸려서 연대장[3] 이하 모두 전멸당하고, 주인공 휘하의 군기빠진(출전하는데 졸면서 가거나, 만화책 보거나, 개별 전투 머신에 타고 면도하면서 출전하는데 당연히 이 꼴을 본 사령관은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참고로 7연대는 멋지게 출전) 당나라 군대 14연대(물론 여기도 14라고 새겨진 큰 깃발을 들고 출격)는 멋지게 활약하고 전 대원이 생환하여 좋은 대조를 이뤘다.
라이브 어 라이브/서부편에서는 보스가 제7기병대의 원혼집합체로 나온다.
그리고 117년 뒤, 미군은 다른 나라의 도시에서 전멸은 아니지만 안이한 준비로 리틀 빅혼 전투를 떠올리게 할 만큼 크나큰 피해를 입게 된다.
- ↑ 뿔이 크게 말린 야생 산양.
- ↑ 더더욱 기분이 더러워질만도 한 것이, 위 워 솔져스의 실제 배경인 베트남전 당시 헬리콥터 강습부대들은 공중 기병대라고 불렸다. 그런 기병에게 미 연방군 역사상 가장 참혹한 패배 중 하나를 당한 7연대의 번호를 붙여줬으니...게다가 영화의 배경이 된 이아드랑 전투에서도 7연대는 베트콩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 ↑ 생김새도 진짜 커스터를 모델로 했다...오죽하면 적군이 전투 전에 7연대에 대한 정보를 보고 "호오? 용맹하지만 무조건 닥돌하는 게 버릇이군. 그럼 끌어들여서 처리하면 쉽겠어."라고 대놓고 비꼴 정도였다. 결국 적군 함정에 걸려 고전하던 터에 부하 장교(주인공 다이고와 친하게 지내던)에게 후회하지만 늦은 다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