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니치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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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nich Manuscript[1]

1 개요

그 이름은 이 책의 소유자 중 한 사람이었던, 미국인 서적상인 윌프리드 M. 보이니치(Wilfrid M. Voynich)의 이름에서 유래한다.[2] 재질은 양피지이며, 저자는 불명. 발견되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전문 및 비전문 암호학자들이 미친듯이 매달렸으나 아무도 그 내용을 풀지 못한 수수께끼의 문서. 로혼치 사본, 파에스토스 원반과 함께 암호학 역사의 성배.

정체불명의 문자로 쓰여 있으며, 어느 언어를 적은 것인지도 불명. 삽화로 미루어 보았을 때에는 약학부터 식물학, 생물학, 천문학과 같은 광범위한 학문에 대해 쓰인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교과서네, 교과서야

한 첩당 16쪽으로 총 17첩, 272쪽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240여쪽만이 남아 있다. 현재 보관중인 장소는 예일 대학교 바이네키 도서관. 하버드 대학네크로노미콘이 있으니 우린 보이니치 문서로 대항한다!

2 수수께끼

아무런 교차 검증이 불가능하기에 아래 문단의 '그냥 낙서 아니냐'는 주장까지 있는 상황이지만, 막 쓴 낙서장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일관된 언어같은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들자면….

  • 단어에는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일정한 몇몇 글자가 있다.(모음처럼)
  • 어떤 글자는 다른 글자와 연속해서 쓰이지 않았으며(영어에서 fg나 dx같이 쓸 수 없는 것처럼) 어떤 글자는 중복해서 쓰였으나 다른 것은 그렇지 못했다.('attack'과 같이 tt는 쓸 수 있지만 qq는 쓸 수 없는 것처럼)
  • 어떤 단어는 일부 섹션이나 몇 장에만 등장하는 데 비해 다른 단어는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즉, 이것은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쓴 것이 아닌 일정한 규칙이나 문법을 갖고 있는 언어이자 문자 체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더 희한한 것은 이 '언어'가 인도유럽어족의 보편적인 특징에서 심히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 10글자가 넘어가는 단어는 거의 없다시피 한 반면에 1~2글자의 단어의 수도 적다.(영어에 a나 to같은 단어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생각해보자)
  • 어떤 글자는 단어 앞에만 나오고, 다른 글자는 끝에, 혹은 중간에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라틴 문자그리스 문자에는 이런 현상이 없다시피 하다. 이러한 양태는 오히려 히브리어 문자 같은 셈족 언어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셈족 문자로 보기도 힘든 것이, 셈족 언어의 대부분은 좌서문자이고 보이니치 문서는 우서문자(인 것으로 보인)다.
  • 같은 단어가 한 문장에 여러번 나오는가 하면 한 글자만 다른 여러 단어가 비정상적으로 반복해서 나오기도 한다.

뒷면에 아주 약간의 라틴 문자가 나오기도 하는데 어떤 언어로도 의미가 없는 말이다. 또 천문학을 다루는 항목에 3월부터 12월까지를 라틴 문자로 적어놓은 부분도 있는데 그 철자법은 중세의 프랑스나 북서부 이탈리아, 이베리아 반도의 철자법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것도 원래부터 적혀있던 건지 후일에 적힌 것인지는 불분명.

이것은 외국의 복잡한 문자를 이해하지 못한 유럽인이 스스로 문자를 고안해내 그 언어를 표기한 문서라는 설도 있다. 예를 들면 위에서 말한 같은 단어가 2~3번 반복되는 현상은 중국어베트남어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또 서양 제어에는 대부분 있는 관사나 계사가 부재한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어떤 학자가 이 보이니치 문서를 만주어와 연관지어 해독해보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가설일 뿐이다.

또한 대부분의 내용은 추측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지만 일부 삽화는 실존하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삼색제비꽃[3]의 그림이다. 하필 기괴한 것이 가장 많아보이는 식물 챕터에서 이런 것이 확인되니, 다른 식물들도 분명 무언가의 표본을 관찰하고 그린 것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3 실제 사용되던 언어가 아니다?

워낙 미스터리하다보니 현대인이 위조했다거나 우리가 모르는 사라진 문명의 언어라거나 하는 설까지 나왔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으로 밝혀진 이 사본의 제작시기는 1404~1438년이다. 그러므로 고대 미지의 문자나 현대인이 위조한 것일 확률은 적다.[4]

아무도 이 문서를 해독하지 못하고, 역사적인 외부 기록도 없고, 기기묘묘한 식물의 삽화 등 수상쩍은 부분이 많다 보니 이건 아예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낚시 문서라는 설도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모종의 목적으로 암호화된 문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면,「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600년 전에 현대에 와서야 정교한 분석을 통해 연구될 만한 이런 세심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한 문자를 암호화했는가?」라는 문제 또한 제기된다.

아예 저자가 만들어낸 인공언어라는 가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망했어요.

4 아나그램일 가능성?

2009년 이디스 셔우드(Edith Sherwood)가 보이니치 문서에 사용된 단어들이 아나그램 형태로 기술되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해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관련 페이지 1/관련 페이지 2)

내용에 따르면 보이니치 문서의 약초학 부분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이탈리아어로 된 아나그램이며, 이를 풀이했을 경우 해당 식물의 이름과 같다는 것이 요지이다. 아나그램은 르네상스 시대에 많이 쓰였던 암호화 방법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아 그녀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으나, 그 특성상 해독이 쉽지 않기 때문에[5]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보이니치 문서에서 쓰인 아나그램 방식이 밀라노의 통치자였던 스포르차 가문에서 쓰던 방식의 아나그램 암호 방식과 흡사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수수께끼같다는 보이니치 문서의 삽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은하계를 묘사한 걸로 여겨진다는 그림이 실은 베네치아밀라노의 건물들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며 삽화 중에는 베네치아의 주력 상품인 유리 세공품과 흡사한 삽화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보이니치 문서는 밀라노의 베네치아 비밀 첩보 보고서일 수 있다는것. 상당히 근거를 갖춘 주장이지만 아직까지 보이니치 문서를 해독하지 못한 이상 이 주장도 가설의 영역에 머무른다.

이곳에서 보이니치 문서를 열람해볼 수 있다. 언어학이나 암호학에 관심이 있는 위키러들은 한번 시도해보자.[6]

2014.8월에 보이니치 문서의 단어 일부를 해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영문 기사 참고)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문서의 식물 삽화를 토대로 추론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 검증된 것이 아니며 본인이 해석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총 9단어에 불과하다.[7]

f31r을 해석해보니 kooton(cotton)이라는 영단어가 나왔다.

5 이것저것

  • 2009년 7월 12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신성 로마 제국황제가 기묘한 것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것을 이용해서, 아무 내용이나 신기해 보이는 그림이나 글자를 써서 상금을 타먹은 사기꾼이 만든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가설을 소개하였다.[8]
  • 이 책을 소재로 한 소설책도 존재한다. 바로 엔리케 호벤의 '보이니치 코드'.
  • 네크로노미콘 등과 함께 환상문학 등등에서 떡밥으로 나오기도 한다. 종종 마도서로 등장하기도 하며, 아예 암호화된 네크로노미콘이라는 설정도 있다는 모양. 단, 네크로노미콘 등과는 달리, 이쪽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문서이다.
  • 어쌔신 크리드: 로그에서는 먼저 온 자들의 지식이 담긴 문서로 등장하며, 셰이 패트릭 코맥이 템플 기사단으로 전향하는 계기가 된다. 암살단이 가지고 있다가 죽어가는 리암 오브라이언이 셰이에게 넘겨주고, 템플 기사단은 이 문서로 조작할 수 있는 먼저 온 자들의 상자를 찾아다닌다.
  • xkcd따르면 사실 중세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TRPG 매뉴얼이라고 한다

6 참고

  1. 보이니치 사본이라 부르기도 한다.
  2. 보이니치는 1912년 7월 12일 이탈리아 로마 근교 몬드라고네 수도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보이니치는 오랫동안 서가에 묻혀 있던 이 책을 발견해 재정상태가 좋지 못했던 수도원 측으로부터 사들였다고 한다.
  3. 영칭은 Wild pansy
  4. 다만 사라진 고대 문명의 언어가 아닌 그냥 몇백년사이에 사라진 언어일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시대가 지나면서 수많은 언어가 사라지곤 한다.
  5. 아나그램에 해당하는 문자들을 일일이 대입해 보아야 한다! 물론 아나그램 사전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6. 사이트의 왼쪽 탭에서 PDF, Online으로 다운받을 수 있다.
  7. 같은 기사에서는 다른 학자가 아즈텍 어로 쓰인 문서일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8. 이와 비슷한 사례로 19세기 유럽실크로드 탐사가 한창 일어나자 현지인들이 고대 실크로드 문명의 사료라며 자신들이 만든 가짜 문서를 팔아먹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기꾼이 이슬람 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