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킹

1 개요

Underking.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등장 인물.

본명은 주린 아크투스(Zurin Arctus). 제국배틀메이지였다. 그것도 단순한 배틀메이지가 아니라 '궁정 대마법사' 격인 임페리얼 배틀메이지라는, 상당히 강력한 존재였다. 엘더스크롤 시리즈 내 희대의 먼치킨 중 하나.

2 생애

2.1 주린 아크투스

탐리엘 제국의 초대 황제 타이버 셉팀을 도와서 대륙 전체를 통일하는데 공헌한 인물이었다. 트라이뷰널의 일원인 비벡조차 조종하질 못해서(사실 비벡에게 드웨머 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탓이 크다) 제국과 평화 협상때 평화를 기념하는 선물이랍시고 진상한 '누미디움'을 조종할 수 있는 토템(쉽게 말하면 일종의 '컨트롤러')[1]을 만들어서 타이버 셉팀에게 바첬다.

타이버 셉팀은 누미디움을 이용해 정복사업을 마무리했지만 이후 후계구도를 정리하기 위해 황족들을 척살하는데 누미디움을 쓰기 시작한다. 누미디움의 오용에 분노한 주린 아크투스는 누미디움의 힘의 근원인 만텔라를 이계로 보내버려 누미디움을 파괴한다. 하지만 만텔라 자체가 주린의 힘이 응집된 물건이다 보니 주린의 영혼이 주린의 몸에서 떠나기를 거부해 주린은 언데드가 되어버리고 대거폴 스토리가 시작될때까지 힘을 모으는데...

2.2 언더킹

이후 세월이 흘러 언더킹의 정체는 알려지지 않은 채 탐리엘에서 사악한 일을 꾸미는 무시무시한 흑막으로 소문이 난다. 예를 들어 센티넬 왕자의 실종은 언더킹에 의한 것이라는 소문이 난다든가... 실제로는 전혀 아니다.

하이 락 지역의 맹주인 대거폴 왕국에서 유령 소동이 일어나 하이 락 전역에 혼란이 가중되고 몇몇 곳에서 반란까지 일어나자 당시 황제인 유리엘 셉팀이 대거폴의 유령 사태를 해결하려고 요원(주인공)을 파견하고, 언더킹은 이때 주인공을 만난다. 그리고 누미디움의 토템을 회수한 주인공에게 토템을 넘겨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토템을 매니마코/대거폴 국왕/웨이레스트 국왕/센티넬 여왕/오시머 족장/유리엘 셉팀 황제/언더킹/요원 본인에게 넘겨줘 버린다. 이것이 엘더스크롤 2 대거폴의 스토리.

언더킹이 토템을 원하는 이유는 죽고 싶어서. 언더킹은 만텔라가 뽑힌 이후로 죽음을 맞이하지못해 언데드 상태로 수백년을 견뎌왔고 이제는 지친 것이다. 언더킹은 이미 범속한 인간사(mortal affairs)에는 이미 관심이 없다고 언급한다. 실제로 한때는 타이버 셉팀을 미워해 생커 토르에서 블레이드의 영혼을 속박한 그였지만 2편 대거폴 시점에서는 반대로 블레이드가 네크로맨서 매니마코의 저주에 해를 입지 않도록 퀘스트를 의뢰하는 모습을 보인다.

블레이드의 요새에 저주받은 아이템이 있다는걸 알고선 주인공에게 그걸 회수해서 블레이드가 위기에 처하지 않게하는 퀘스트가 있는데, 아무래도 수백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린만큼 제국과 타이버 셉팀과 블레이드를 용서한 듯 하다. 언더킹 본인이 말하듯이 본인은 필멸자들의 사정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또한 언더킹의 부하 말에 따르면 언더킹에게는 블레이드가 무사해야할 이유가 있다고 한다. 뭔지는 직접적으로 얘기 안해준다. 블레이드가 꾸준히 누미디움의 잔해를 회수해 복원한 것을 보면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

언더킹에게 토템을 주면 언더킹은 인간이 다시 된 것에 대해 기쁨을 느끼며 죽었다("And for just one moment his flesh and blood and blessed death is granted to Tiber Septim's Battlemage")는 엔딩이 나온다.

언더킹 외 다른 세력에게 토템을 줘도 언더킹은 엔딩에서 등장하여 만텔라와 다시 합친다. 주인공이 토템 작동에 앞서 만텔라를 해금시켰기 때문. 다만, 이때는 토템을 가진 각 세력이 누미디움을 이용해 본인의 소원을 이룬 뒤였다

결국 어느 엔딩을 봐도 누미디움은 결국 파괴되고 언더킹은 성불하는 것이다.

3 이후 시리즈에서 언급

3.1 엘더스크롤 3: 모로윈드

오프닝에서 등장하는 명언(?)은 바로 이 인물이 했던 말이다. 물론 대거폴 내에서 이런 대사를 구사한적은 없다. 그 이전 버전인 아레나에서도, 확장판에서도.

내용은 대략 "먼저 예언이 있고 그 다음에 사건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건도 존재하지 않는다(Each Event is preceded by Prophecy. But without the hero, there is no Event)". 원문의 경우 예언(phrophecy)과 사건(event)이 첫글자가 대문자로 되어 있음에 주목하자.

즉 여기서 말하는 사건은 일반적인 사건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대사건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혼돈의 지팡이를 조립해서 가짜 황제를 처치하고 진짜 황제를 복권시킨다든지, 고대의 기계신을 부활시킨다든지, 다크엘프 설화속 영웅의 화신이 되어 가짜 신들을 몰아내고 악귀를 퇴치한다든지 하는 굵직한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언더킹이 말한 예언이 무엇인가는 간단히 알 수 있다. 엘더 스크롤 세계관에서 예언서의 으뜸은 당연히 엘더 스크롤이다.

그럼 영웅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이는 "주인공", 즉 영원한 챔피언(아레나 주인공), 대거폴의 챔피언, 네레바린이나 크바치의 영웅 등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영웅이 주인공 캐릭터가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을 가리킨다는 메타적인 해석도 있지만 그건 반 농담이니까 일단 무시하자.)

따라서 언더킹의 말은 "모든 역사적 대사건은 엘더 스크롤에 예언되어 있지만, 그 사건이 실제로 구현화되려면 영웅의 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이 등장하는 게임은 3편인 모로윈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더킹이 비중있게 등장했던 2편 대거폴이 아니다. 3편에서 언더킹은 얼굴도 내밀지 않는다. 그런데 왜 3편 오프닝에 이 말이 나오는 것일까?

모로윈드 메인 퀘스트를 하다보면 "화신의 동굴(Cavern of Incarnate)"이란 곳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는 수많은 유령들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예언에 부합하는 인물로서 각각이 자기 시대에는 "선택된 자"로 불리던 이들이었다. 이들도 전부 주인공처럼 네레바린의 후보자였으나, 충분히 강하지 못했거나, 지혜가 모자랐거나, 방법론적인 문제가 있었거나 심지어는 그저 운이 없었다든지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예언을 성취하지 못하고 죽었다.

언더킹의 말은 바로 이 장면에 대한 테제이다. "영웅이 없으면 사건도 없다"는 언더킹의 말은 결국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뜻이다. 즉, 언더킹은 "엘더 스크롤에 예언된 사건조차도 사람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면 실현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언더킹은 엘더 스크롤을 깠다! 아니 그보다는 사람의 능력이 가진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나저나 이 항목은 뻔한 얘기를 길게 풀어놨다!

3.2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메인 퀘스트 중 에이드라의 유품을 구하기 위해 방문해야 하는 생커 토르에 가서 타이버 셉팀의 갑옷을 구해 오는 미션을 진행하다 보면, 그곳을 언데드의 소굴로 만들고 정화하러 간 네명의 블레이드 대원을 언데드로 만들어 버린 뒤 갑옷 주위에 결계를 친 것이 바로 언더킹이라고 한다. 뭐 생전에 타이버 셉팀이 이 인간에게 한 짓을 보면 이해는 간다만...하지만 블레이드 요원들이 저 둘 사이의 이런 진상을 알리는 없고 그저 '언더킹이 나쁜 놈이라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음'이라는 식으로 언급한다. 안습.(사실 알고 있어도 이들은 셉팀 왕조의 근위대라서 별 의미가 없을듯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것도 좋게 해석할 여지가 있는게, 덕분에 블레이드는 클라우드 룰러 템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마틴 셉팀을 보호하는데 전력을 쏟을 수 있었고, 또 언더킹의 마법 덕에 블레이드가 손쓰지 않아도 갑옷은 수백년간 무사보존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물론 언데드화된 블레이드 요원들 입장에서는 괴로웠겠지만(…)

좀더 의문을 가져보자면, 사실 언더킹이 생커 토르에 저주를 걸었다는 증거는 없다. 언더킹이 그랬을 것이다는 전부 블레이드측에서 나온 소리다. 또한 생커 토르에서는 스켈레톤같은 언데드만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대거폴에 등장한 언더킹은 오히려 네크로맨서의 숙적이었으며 2편 대거폴에서 언더킹이 부리는 부하들은 아트로나크같은 데이드라나 평범한 인간정도였던 것이다. 센티넬 왕자의 납치가 언더킹의 소행인 것처럼 소문이 났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던 것처럼 생커 토르의 오염 역시 언더킹의 소행이 아닌데 언더킹의 짓처럼 악소문이 퍼진 것일수도 있다.

또한 타이버 셉팀이 주린 아크투스를 배신했고 주린이 그 때문에 죽었다는 것도 매니마코가 하는 말인데 매니마코의 말을 들어보면 "타이버 셉팀은 주린을 배신했다. 그러니 주린은 틀림없이 제국을 증오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주린이 토템 가지면 탐리엘이 망한다. 그러니 누미디움 토템은 나 줘"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 언급한 구라다. 즉, 별 근거가 없는 소리다.

4 논란

The Arcturian Heresy 란 서적에선 사실 언더킹은 주린 아크투스가 아니고 Ysmir Wulfharth. 즉, 스카이림에서 주구장창 불러대는 이스미르가 주린 아크투스와 탈로스에게 속아 그의 심장으로 만텔라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사실 중요한데 언더킹에 대해 퍼져있는 오해들이(타이버 셉팀이 언더킹을 배신해서 죽였다. 만텔라가 주린의 심장으로 만들었다. 언더킹이 아말렉시아와 연합해 카말 침입군을 격퇴했다 등등)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언더킹은 울프하스지 주린 아크루스가 아니다. 그런데 몇몇 유저들이 이 책을 보고 주린 아크루스는 암살당해 죽었다느니 만텔라는 주린의 심장으로 만들었다느니 주린이 카말군을 격퇴했다느니 하면서 오해의 오해를 생산하고 있다.

이 책은 순전히 울프하스를 띄어주기 위한 책으로서 이 책에서 등장하는 주린 아크투스는 울프하스의 심장으로 만텔라를 만드려다가 결국 보복당해 죽고마는 찌질한 배틀메이지에다가 원로위원회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는 타이버 셉팀의 간계때문에 '쿠테타 시도하다가 죽은 놈'정도로 명예훼손에 고인드립을 당하는 인물이다.

다만 엘더스크롤의 서적들이라는 것이 단순히 유저들이 알기 쉽게 적은 설정집이 아니라, 세계관 내 책을 쓰는 NPC 저자의 빠심이라는 요소까지 구현화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저 서적의 내용은 그다지 신빙성이 있지는 않다. 대거폴을 플레이했을 플레이어는 언더킹 = 주린 아크투스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건 탈모어들이 오블리비언 게이트를 정리한 것은 자신들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의 터무니없는 이야기.

다만 해당 책에 나오는 타이버 셉팀=히얄티 설은 스카이림에 떠도는 영혼을 통해 사실로 검증되었고 울프하스가 아말렉시아와 연합해서 카말군을 격퇴했다는 얘기도 엘더온을 통해 확인된다.

5 여담

대거폴 출시 당시에 발매된 공식 매뉴얼 대거폴 크로니클에서는 다소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언더킹에게 토템을 주면 언더킹은 만텔라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인근 수 마일에 반마법지역(anti-magic zone)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트워그에게 토템을 주면, 고트워그는 누미디움을 이용해 일락 베이를 정복하고 황제에게까지 반기를 들지만 언더킹이 나타나 만텔라를 흡수하여 죽고 누미디움을 파괴되었다고 한다. 센티넬/대거폴/웨이레스트 국왕에게 토템을 주면 고트워그처럼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는 내용은 없지만 이들 국왕이 일락 베이를 평정한뒤 언더킹이 나타나 누미디움을 파괴했다는 언급은 있다. 유리엘 셉팀이 토템을 가지는 선택지에서는 유리엘 셉팀이 하이 락과 해머펠을 초토화시키며, 매니마코가 토템을 가지는 선택지에서는 매니마코가 신이 되는데 이 엔딩에서는 언더킹 자체가 언급되지 않는다.

기이한 사실은 누미디움 골렘의 원래 조종장치가 로칸의 심장이었다는 것이다. 주린이 이걸 알고 토템을 만든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 만텔라가 아닌 로칸의 심장을 이용했더라면...그 힘은 얼마나 나갈지 상상도 안될 것이다. 로칸에잇 디바인의 창조자 내지 형제로 취급되는 창조신인데 그 정도 힘이면 탐리엘 수준이 아니라 데이드릭 프린스랑 맞짱뜨는 것도 가능했을 듯.
  1. 이 토템, '만텔라'는 사실 주린 자신의 영혼을 담은 일종의 소울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