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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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위장귀순해 남한의 정보를 빼내려는 이중간첩 림병호(한석규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영화다. 한석규, 고소영 등 출연.

당시 최고의 흥행 배우였던 한석규의 3년 만의 복귀작인데다가 6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인 기대작이었지만[1]대차게 말아먹었다. 충무로에서는 2주만에 내렸다고하여 '2주간첩'이라고 불리운다.(…) 하필 같이 상영하던 영화가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장쯔이 주연의 장예모 감독의 '영웅'과 손예진, 조승우 주연의 클래식이었다..설 연휴 이후 김하늘, 권상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개봉하여 대박행진을 이어간다.

90년대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리면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흥행배우 한석규가 3년간의 공백기간 이후 2000년 들어 컴백한 작품이었으나 결과는 그가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데에 결정타가 되는 등 여러 모로 비운의 작품. 안습. 자세한 사항은 한석규 항목 참조.

워낙 말아먹어서 DVD도 금방 절판이 났는지 한동안은 영화를 구해보기도 어려웠으나, 요즘은 웹하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2]

기본적인 뼈대 자체는 첩보 스릴러의 정석을 따르는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다. 이중간첩의 숙명적인 고뇌가 정말 잘 그려졌다. 10년도 넘게 지난 2015년 현재에 와서도 뒤늦게 영화를 본 사람들의 감상평이 종종 올라오는데 호평일색이다.

안기부에 신뢰를 주기 위해 생포된 북한 간첩을 끔찍하게 고문하기까지 하는 림병호, 림병호가 이중간첩임을 대충 짐작하면서도 그를 최대한 이용해 보려는 안기부 백승철 국장(천호진 분)의 아슬아슬한 심리전은 두 배우의 연기 덕에 더욱 생생하다. 실제로도 암살에 애용된다는 22구경 소음권총 등의 소품과 액션도 과장 없이 작품에 잘 어울리게 안배되어 있다. 시나리오는 냉전시대 한반도의 시대상을 예리하게 가로지른다.

그런데 문제는 윤수미(고소영 분). 스토리의 핵심에 위치하면서도 캐릭터의 어정쩡한 색깔. 그리고 무엇보다 고소영의 답 안 나오는 발연기 때문에 영화를 말아먹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영화 제작진 입장으로 보면 천인공노할 천하의 개쌍놈이라고 불려도 싸다 연기부실죄로 검찰에 고소해야 했다

'미하엘 슈타우다허'라는 음악가가 작곡한 OST가 괜찮다. 특히 림병호가 탈출하는 장면에서 정보기관의 냉혹한 분위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음악이 나온다. 참고로 이 음악가는 2016년 현재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교수로 있는 독일인이며, 영화 청연의 OST도 작곡했다.

오프닝이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로 개봉 당시에 제법 화제를 모았다. 북한 노동당 창건일 퍼레이드를 CG로 조작하여 그 대열 앞부분에 한석규를 집어넣은 것. 월남하기 전 림병호가 북한의 엘리트 장교였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참고로 이 부분의 BGM은 구소련 군가소련군 찬가(Песня о Советской армии)(1943)". 멋있는 곡이긴 한데, 북한과는 전혀 상관없는 노래다. 국가보안법이 미디어에서 북한 노래를 쓰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회한 듯.

실제 사건이자 국가정보원의 대표적인 흑역사들 중 하나인 동베를린공작단사건(동백림 사건)이라 불리는 간첩단 조작사건을 살짝 변형하여 다룬 듯 하다. 간단히 말하면, 적당한 그림이 될 것 같은 무고한 유학생들 몇 명을 남산으로 끌고 와 간첩으로 변신(…)시킨 사건.

단 한 명의 발연기로 인해 일반에는 거의 기억도 못 남겼지만, 창작자들에게는 좋은 소재와 자극이 된 모양이다. 아이리스의 결말이 이 영화의 결말을 빼다 박은 걸로 봐서 작가가 이 영화를 오마쥬한 듯. 이래저래 참 안타까운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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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 기준으로는 제작비 60억이면 평범한 금액이지만 2002년 기준으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2000년과 2001년 최고 히트작이었던 공동경비구역 JSA친구의 제작비가 45억이었다.
  2. 웹하드말고도 VOD로 감상가능한지 추가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