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혼

岑昏
(? ~ 280)

1 개요

삼국시대 오나라간신.

정사 삼국지에선 따로 그의 열전은 없고 손호전에서 그의 행적이 나온다.

2 정사

《신당서》 재상세계표에 보면, 후한 말에 잠질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당고의 금을 피해 오군으로 옮겨, 잠양백을 낳았고, 잠양백은 잠가를 낳았는데, 잠가는 오나라에서 회계와 파양태수를 역임하고 여섯 아들, 잠총, 잠혼, 잠안, 잠송, 잠광, 잠안을 두었다고 한다. 이 잠혼이 그 잠혼이려나?

잠혼은 음험하면서도 아부를 잘 하여 손호의 총애를 받아 9경의 반열에 올랐다. 잠혼은 토목공사를 일으키기 좋아하여 이를 부담하는 백성들이 고통스럽게 되자 민심이 떨어졌다.

이런 잠혼이지만 딱 한가지 잘한 일이 있긴 하다. 장굉의 손자이자 오나라의 중서령인 장상(張尙)이 손호가 거문고를 타라는 요구를 듣지 않고, 손호에게 간언을 하다가 미움을 사서 죽게 되자 앞장서서 손호에게 탄원하여 장상은 죽음은 면했다. 하지만 결국 장상은 건안에서 조선소에 끌려가 노역을 하게 되고 주살당했다. 이런 아부쟁이 간신배가 사람 하나 살리려고 노력할 정도니 진짜 손호의 정치는 잔혹했던 듯.

280년, 진나라에서 오나라 정벌군을 일으켜 공격해 오자 오나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3월에 왕준이 이끄는 진나라 군대가 건업에 이르러 오나라가 망하기 직전이 되자 궁전 안의 신임하는 수백 명이 머리를 조아리며 잠혼을 죽일 것을 손호에게 요청하였다. 손호는 황당하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들의 요구에 따랐다.

손호전에 인용된 간보(干寶)의 진기(晉紀)에 따르면 그 상황은 다음과 같다.

손호의 대궐 안에서 친근한 수백 명이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손호에게 이르길 "북쪽의 군이 나날이 가까워지나, 병사들은 칼을 들지 않으니, 폐하께선 장차 어찌하실 겁니까!"

손호가 이르길, "무엇 때문인가?" 신하들이 대답하길, "잠혼 때문입니다."

손호는 다만 "너희들 같으면, 응당 그 놈으로 백성에게 사죄하겠군."이라고 말했을 뿐이나, 신하들은 이를 틈타 "예!"라고 이르고, 마침내 나란히 일어나 잠혼을 잡았다.

손호가 끊임없이 계속하여 그치길 구했으나, 이미 그를 도륙했다.

즉 손호가 잡아 죽인게 아니라 비아냥거리면서 "네들은 잠혼 하나 죽이면 다 끝난다고 생각하냐?"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 뿐인데, 신하들이 자의적 해석을 하여 손호가 말리는데도 잠혼을 잡아 죽인 것이다. 즉 이 시점에서 손호의 권위는 땅에 추락한 것을 볼 수 있고, 오의 중신들은 이미 오의 멸망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3 연의

삼국지연의에서는 여기에 더해 환관으로 설정되었다. 연의에서 느닷없이 고자로 만들었으니 어찌보면 연의의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아니, 이보시오 나본선생! 아니, 내가 고자라니!

설명할 것도 없는 전형적인 간신배. 아부에 능하고 손호의 비위를 잘 맞추어서 그의 총애를 받았다. 정사처럼 이 인간이 건축덕후라서 크고 작은 공사를 마구 해대서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렸다.

연의에서는 제딴에는 꾀를 내보겠다고 했는지, 강에 쇠사슬을 깔아두어 서진의 수군을 막는 계책[1]을 건의하고 실행하지만 서진에서는 미리 기름과 장작을 올린 불붙인 뗏목을 떠내려보냈기 때문에 쇠사슬은 녹아버리고 쇠말뚝은 질량에 밀려 뽑혀버린 탓에 초토화되어 계책이 허망하게 망했다.

결국 오나라가 거의 망할 위기에 처하자 빡친 중신들이 아예 손호의 곁에 있던 잠혼을 직접 끌어내서 쳐죽였다.

4 미디어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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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7~10삼국지 11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황호, 하후무, 한현 등과 함께 암울한 장수 4인방인 F4로 불린다. 특히 무력은 바닥 오브 바닥이며 대대로 황호와 쌍벽을 이룬다. 또한 삼국지 시리즈에서 F4를 포함하여 능력치 총합 100 미만이라는 8명의 장수를 일컫는 백하팔인의 멤버로 당당히(?) 등재되어 있다. 백하팔인의 멤버로는 황호, 하후무, 한현, 잠혼 이외에도 유선, 마막, 양송, 손호가 있다.

삼국지 4에서는 이 게임에서 최후까지 살아남는 장수로 나온다. 왜냐하면 더 등장할 장수도 없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즉 플레이어가 통일을 하지 않고 계속 버티면 게임상에 잠혼만 남는 셈. 최후의 군주 잠혼!! 오오 그 다음이 제갈정.투구를 쓴 못생긴 클론 장수로 등장하며 통솔 40/무력 19/정치 72/지력 48/매력 19의 능력치다. 백하팔인의 개성이 만들어지기 전에 작품이라 정치력이 무려 72다.오오. 야망 13의 용맹 0

삼국지 6까지만 해도 일러스트가 환관인데 삼국지 7부터 미소년(!)으로 나온다? 당연히 능력치는 낮지만...

삼국지 8에서의 능력치는 10/30/28/14로 능력치 총합 83의 황호와 1 차이로 삼국지 8 장수 중 능력치 총합 꼴찌를 자랑한다. 황호와는 소문 특기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삼국지 9에서의 능력치는 1/2/30/2. 병법도 조영 하나 있는 진정한 쓰레기.

삼국지 10에서의 능력치는 1/2/30/7/2로 백하팔인 중에서도 능력치 총합 꼴찌를 자랑한다. 당연히 특기따윈 없다.

삼국지 11에서도 여전히 백하팔인이지만 여기선 황호를 제치며 꼴찌는 면했다. 일러스트는 영락없는 환관 생김새로 복귀했다.

삼국지 12부터 등장안하다가 삼국지 13에서 짤렸다! 라이벌 황호도 당당히 백하팔인 리더로서 13에 부활했는데.. 그래도 오리지널에 빠진 무장이 PK에 나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PK를 기대하자.

삼국전투기에서는 아첨에 능하다는 이유로 가우스전자의 고득점으로 패러디된 것 같다. 이거 괜찮을까...[2]

5 관련 항목

  1. 정사에서는 오언이 사용한다.
  2. 곽백수 작가와 최훈은 절친한 사이다. 잠혼에 대해선 작중 깨알같은 괴랄한 재평가도 들어가 있다. 물론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능이지만...
  3. 잠혼과 심영은 둘 다 실존했던 인물이면서 천하의 개쌍놈 짓을 하고 대가를 맞이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4. 잠혼과 심영 둘 다 창작물에서 고자로 나온다는 점도 공통점인데 차이점이 있다면 잠혼은 등장하는 처음부터 고자로 나오고, 심영은 후천적으로 고자가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