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베기

1 개요

말 그대로 총알을 날붙이로 베어내는 행위. 영화,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을 망라하는 모든 창작물에 흔히 등장하는 묘사이다.

공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방어에 가깝다. 기본적인 골자는 총알이 몸에 닿기 전에 검으로 반토막내거나, 쳐내서 궤도를 비틈으로써 궤도가 왜곡된 총알이 신체 바깥쪽으로 스쳐나가도록 하여 총알을 회피하는 기술이다.

일단 이론상 어떤 도검류로도 총알을 벨 수는 있다. 탄두가 단단한 텅스텐이나 열화우라늄으로 된 철갑탄이 아닌 한 통상적인 총탄(FMJ)의 탄두는 엄청나게 무른 을 구리 외피로 감싼 것이며, 이는 열처리된 강철(-이를테면 도검류 등)보다 훨씬 무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른 총탄이 단단하고 좁은 단면적을 지닌 도검류의 날과 충돌했을 땐 약한 쪽인 총탄이 잘려나가는 것은 당연하며, 적당한 강도의 쇠를 갈아서 날을 세운 것이라면 굳이 도검류가 아니라도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 시속 250km(초속 70m 가량)의 BB탄을 베어내는 실험은 성공한 바가 있다.

BB탄 정도의 작고 빠른 물체라고 해도 베어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

하지만 이걸로 끝날 이야기였다면 이 항목도 작성이 안 되었을 것이다.

2 왜 안되는가?

매체에서는 등장인물이 초인이나 비범하다는 등의 설정이나 잡다한 부연설명을 붙여서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그렇다, 초인 같은 비현실적인 설정이 개입하지 않으면 총알 베기는 시도도 못 한다. 현실은 시궁창이다.

2.1 반응속도

"벨 순 있는데 왜 안되는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는 간단히 답할 수 있다. 베어낼 능력이 안 되니까.

평범한 인간의 몸으론 총알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인간 뿐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물의 반사신경과 동체시력, 속도도 총알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거꾸로 총알이 느리게 보일 정도의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에 그에 걸맞는 속도만 있다면 못 피할것도 없겠지만, 현실에 그정도로 무지막지한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총알은 직선으로 나간다 항목과 완전히 동일한 이유.

인간의 반응속도에 대한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남성의 평균 시각 반응 속도는 약 0.19초 정도로 측정되었다.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선 일반인보다 고도의 신체 훈련을 받아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인 출전한 선수들 중 반응 속도가 0.1초 이하인 선수는 한명도 없었으며, 선수들 중 상위 0.1%에 속하는 최고 기록은 여성 선수가 0.12초, 남성 선수가 0.109초를 보였다. [1]
F1의 경우, 스타트 반응에서 0.05초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F1의 경우엔 일반적인 스포츠 규정과는 달리 예측 스타트에 대한 페널티가 없다. 불이 꺼진 후 차만 움직이면 된다는 것이 최근의 판례이다.[2] 또한 F1은 소리가 아닌 시각적 정보로 스타트를 하므로 육상[3]보다 약간 빠를 수 있다.

상술한 영상에서 베어내는 데 성공한 BB탄의 속도는 초속 70m 가량이지만, 만약 실총을 갖고 온다면? 탄속이 가장 느린축에 속하는 .45 ACP탄의 총구 속도도 약 초속 250미터 정도로, 거의 3배는 빠른 셈이다. 탄속이 빠른 돌격소총의 경우 그것의 10배는 되는 기본적으로 초속 600m정도는 나온다. 이 정도 되면 달인의 반응속도로도 따라갈 수 없다.

2.2 도검의 내구성

말도 안돼... 녀석의 팔에서 튀어나온 검은 뼈나 피부를 경질화시킨 것, 총알을 튕겨내는 건 그렇다 치고 고속회전하는 총알을 절단하는 건 불가능할텐데!! - by 슈트로하임

개요에 나와있듯 도검의 날로 총알을 베어낼 순 있지만, 총알을 베어낼 것이라면 탄환의 궤적에 평행하게 정확히 칼날이 가도록 베어내야 한다. 자칫 칼등이나 평평한 도신 부분에 총알이 착탄한다면 총알이 베어지기는 커녕 착탄의 충격으로 검이 부러질 수 있다.

<M2 중기관총으로 일본도를 사격한 영상>

또한 칼날로 총알을 베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연속된 사격을 받아내는 것엔 한계가 있는데, 윗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7번까지는 베어냈지만 7번째 총탄이 착탄할 때의 충격으로 완전히 두동강나버렸다.[4] 사실 잘 보면 베긴 베었으나 탄환이 착탄할때마다 충격으로 인해 검이 뜯겨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단 영상의 경우는 같은 지점에 7번 착탄하여 박살난 것이기에 사용자가 착탄위치를 섬세하게 조정하면서 총알을 벨 수 있다면 좀 더 내구성을 상대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볼 순 있겠으나, 검 이전에 인간이 저렇게 하기는 불가능한데다 일정 이상 충격량이 쌓이면 착탄지점에 관계없이 깨지거나 부러져버릴 확률이 크다.

이렇기에 연속적인 총알베기가 가능하다 쳐도 검이 못 버틴다. 일단 전탄을 베어낼 수 있다는 가정하에 운동에너지가 작고 탄창의 탄약이 적은 권총탄 정도라면야 한 탄창(6-11발 가량)을 검이 박살나는 일 없이 베어낼 순 있다. 일단 한 탄창을 전부 막았다면 장전시간을 노리고 검을 바꾸든 그대로 사수를 제압할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권총보다 장약이 많고 구경이 커서 운동에너지가 훨씬 강하고 한 탄창의 탄약도 30발 이상(드럼탄창의 경우 50발 이상)인 돌격소총급 이상이 되면 검의 내구도도 슬슬 버티기 힘들어진다. 게다가 소총탄은 권총탄보다 탄속이 빨라서 총알베기를 시도하는 것이 권총탄보다 더더욱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 넘어 산. 게다가 충격이 연속적으로 오는만큼 금속피로효과의 누적이 더더욱 커져서 훨씬 빨리 부러질 것이다.

하물며 강철로 된 장갑판을 지닌 장갑차도 뚫을 수 있으며 급탄 없이 연속으로 수백발을 쏴제낄 수 있는 중기관총이라면 검 따위는 그냥 버틸 수가 없다. 상기한 영상에서도 고작 7발만에 박살나버린 것만 봐도 그렇다. 중기관총만으로도 이 정도인데 중기관총보다 더 강한 기관포라면 한 방도 못 갈 것은 자명하고. 전차포의 경우는 막을 수 있으면 그건 이미 "검"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상기된 사항들은 대체로 FMJ를 가정한 것이다. 철갑탄을 막는다면 한발째에 바로 박살날 것이다.(…)

2.3 산탄

어찌저찌 총알을 검으로 베어냈다 쳐도 문제가 된다. 이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이렇게 된다(혐짤)

흔히 매체에서는 총알을 베어내고 두동강이 난 총알에 의해 뒤쪽에 있는 벽에 두개의 구멍이 나거나 뒤에 서 있던 두 명의 적이 쓰러지는 간지 넘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이것도 역시 현실은 시궁창. 총알을 벨 때 산탄의 궤도를 염두하고 충분한 거리를 둔 채 베어내지 못했다면 둘로 갈라진 총알을 그대로 맞게 되는 참극이 벌어진다. 총알의 운동 에너지는 총알이 둘로 나뉘었다 해도 유지되기에 당연히 탄환의 파편은 그대로 직진하며, 만약 거리가 충분히 가깝다면 분산도는 기껏해야 몇 cm 정도이다. 사실상 같은 위치에 착탄하는 것과 다름 없는 셈이다. 위 영상만 봐도 일본도에 착탄한 12.7mm 탄환은 최소 30cm 이상은 기존의 탄환과 동일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거기다 2조각은 꿈도 못 꾸는 일이고 위의 머신건 탄환 영상을 잘 보면 알겠지만 부딪힌 탄환은 깨지기도 한다. 산산히 부서져 졸지에 산탄이 된 탄환이 검사의 몸에 맞는다면 위의 혐짤보다도 더 심한 혐짤이 나올 것이다 M2의 산탄총

굳이 따지자면, 총알을 베는 도중에 단면을 통해 힘을 가해서 궤도를 바꿀 수만 있다면, 매체에 등장하는 장면을 재현하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은 하다. 총알이 베어지는 그 짧은 시간 안에, 파편 2개 모두에다 궤도를 틀기 충분한 힘을 가해야 할 수 있으면 된다. 총알을 베는 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이 필요할 뿐이지만.

따라서 매체에서 흔히 등장하는 몸 앞에 칼을 대고 막는 행위는 베는 게 가능하다 쳐도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 바람 구멍의 숫자를 늘릴 수 있다 아예 총알을 흘려낼 심산으로 총알의 궤적에서 비낀 위치에서 베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럴거면 안 베도 안 맞을 위치이니 더도말고 덜도말고 퍼포먼스밖에 되지 않는다.

즉 총알을 베는 것은 이론상 가능하나 그 조건이 심히 까다로운데다 특정 상황에서는 회피는 커녕 오히려 자살행위가 될 수도 있으며, 총알을 벨 정도의 반응속도와 속도, 신체능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면 총알을 막는데 힘뺄 것 없이 차라리 총알을 피하는 게 훨씬 더 낫다. 하지만 피해다니는 것보다 마치 맞아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막아내는 게 훨씬 임팩트가 큰 장면을 만들기 좋은 탓에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게 될 정도의 능력자라도 멋낸답시고 100% 막으면서 노는 경우도 사실 많지 않다 그래도 총알도 벨 수 있는 스팩을 가진 판타지 캐릭터라면 비현실적으로 단단한 검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 하에 검 옆면으로 방패처럼 막거나 때려날리는 것 정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라이트세이버 같은 걸로 소멸시키거나.스타워즈

3 번외

파일:Attachment/134870174143620.gif [5]
잘 이용하면 일타쌍피가 가능하다 카더라. 물론 짤방의 행위는 상술한 산탄 문제가 총구 즈음에서 발생하기에 탄환의 궤도가 초기부터 완전히 비틀어지기에 저정도 거리에선 명중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총구에선 고작 몇mm 차이의 오차라도 100m를 넘어가면 오차가 m단위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 오차를 전부 계산할 수 있을 정도면 몰라도.

4 매체에서 이 기술을 선보인 캐릭터

가나다순으로 추가바람

  1. 해당 논문 참조.
  2. 단, F1의 스타트 신호인 적등 점멸 타이밍은 무작위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3. 최근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 총을 쓰고, 총은 신호만 보낼 뿐 소리는 각 레인마다 배치된 스피커에서 나온다.
  4. 다만 위 영상의 일본도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콜드 스틸 등의 도검회사가 판매하는 현대기술로 만들어진 도검일 경우에는 내구도에서 월등하기 때문에 좀 더 버틸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봐야 몇 발 더에 불과하겠지만.
  5. 원본은 필리핀제 서부영화인 <Julio Valiente>
  6. 게임 상의 스킬로는 총알을 튕겨내는 것에 가깝다. 문제는 이 양반 컨트롤만 조금 한다면 그 튕긴 총알로 상대방을 맞춘다는 것(...). 단편 애니메이션 "용"에서 한조의 화살을 베기는 했다
  7. 사실 총알은 못 막지만 미사일은 서걱서걱 베어낸다. 뭐야?
  8. 그나마 이건 광선검으로 베었기에 총알을 녹여없앴다고 칠 수 있고, 가상 현실 게임일 뿐이라 총알의 속도가 현실의 그것보다 느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본인인 키리가야 카즈토라는 사람이 아닌 키리토라는 게임 캐릭터이기에 그나마 반론의.여지자체는 있다. 그래도 무리수에 가깝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