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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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닭도리탕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Coq au vin

1 개요

프랑스 요리로 이름의 의미는 와인이 들어간 닭.

2 재료

이름 그대로 포도주로 푹 삶는 스튜다. 요리할 때 닭이 든 냄비에 포도주를 두세 병 부어넣으며, 그 외에도 감자당근, 양파, 양배추, 순무 등의 야채와 양송이 버섯, 육수, 향신료 등이 들어간다. 지역에 따라 닭피를 같이 넣고 요리하기도 한다.

조리에 쓰이는 포도주는 주로 적포도주다. 국물 음식을 음식 양이나 불리려는 하급 요리로 보는 프랑스 요리에서 정식 요리로 취급하는 몇 안 되는 국물 요리다. 포도주의 역할은 이를테면 군대나 학교 급식같은 데서 이따금 나오는 닭콜라찜과 비슷하다. 물론 콜라와 포도주의 맛을 내는 능력은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모 학교에서는 '프랑스 요리 특식'으로 코코뱅이 나왔는데 학교라 술을 사용할 수 없어서 포도주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고 한다.

3 유래 논란

요리에 대한 설은 천차만별이어서, 단순히 냄새가 심한 늙고 질긴 가금류를 요리하기 위해 민가에서 술을 부어 익혔다는 설부터 앙리 4세위그노 전쟁 이후 가난에 허덕이던 국민들을 보고 일요일엔 닭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국력을 증강시키라고 칙령을 선언하고 그 호언장담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 정도로 생활이 개선되면서 생겨났다는 설[1], 로마 제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골 지방에서 사령관으로 있던 때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요리에 대한 제대로 된 기록은 20세기 초까지 등장하지 않았는데, 다만 1864년도의 요리서에 풀레 오 뱅 블랑 poulet au vin blanc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조리법을 가진 요리 기록이 나오긴 한다. 다만 저 요리는 적포도주가 아닌 백포도주를 쓴다는 점에서 현대의 코코뱅과 차이가 있다.

4 레시피

원래는 가정식이니 만큼 매우 다양한 변종이 있다.
당장 인터넷에서 코코뱅으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레시피가 쏟아져 나온다. 그 중 하나를 보자면.......

  • 사전 준비
밀가루 2스푼과 버터1스푼은 사전에 짓이겨 섞는다는 느낌으로 잘 섞어서 준비한다.
치킨스탁/치킨페이스트는 1스푼/1블럭을 따듯한 물에 녹여서 준비한다.
닭고기는 깨끗하게 씻은뒤 표면의 물기를 제거한다.
  • 요리 순서
    1. 베이컨을 볶은후 베이컨만 건져낸다.기름은 그대로
    2. 닭고기를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밀가루 묻혀서 앞뒤를 익힌다.(베이컨 기름으로 익히는 것)
    3. 닭고기를 건져낸 뒤, 야채를 투입하고 양파가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4. 건져낸 뒤, 치킨스탁/치킨페이스트 녹인물, 레드와인1병을 아낌없이 부어준 후 잘 섞는다.
    5. 닭고기, 베이컨, 야채를 투입하고 국물이 1/4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
    6. 밀가루 버터섞은 것으로 국물에 점성을 더해주면 완성.
  • 변종 1 : 닭고기를 하루동안 미리 와인에 재워둔다.
  • 변종 2 : 버섯은 따로 볶은 뒤, 완성된 요리에 고명으로 올린다.
  • 변종 3 : 각종 향신료를 첨가한다.
  • 변종 4 : 와인 대신 복분자주(?!)를 넣는다.
  • 변종 5 : 베이컨 대신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그 외 기타 등등 여러 변종이 있다.

5 기타

닭 한마리 삶는데 포도주를 두세병이나 넣는 이유는 끓일 때 알콜은 날려보내고 술의 향기와 맛만 남기기 위해서라는데, 이 포도주를 어떤 것을 쓰는가에 따라 코코뱅의 가격이 결정된다.당연히 저렴한 술로 끓이면 값도 싸진다. 참고로 프랑스 현지에선 저가 포도주는 한국에서 소주 한 병 사는 것보다도 싸게 살 수 있을 정도이므로, 저렴한 포도주로 집에서 만들어먹는다고 전제하면 사실 두세병 부어도 전혀 비싼 요리가 아니다.

다만 요리에 와인이 들어가는 경우, 특히 코코뱅처럼 수시간 와인이 조리되는 요리의 경우 와인의 품질이 요리에 정말 영향을 끼치는지는 전문 쉐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혹자는 좋은 와인을 쓸수록 더 좋은 맛이 난다고 하며 다른이는 와인의 맛에 관계없이 일정 품질(1만원 이하의 저렴한 대량 생산 와인) 이상의 와인이면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 주장한다. 하지만 조리되지 않은 와인을 놓고도 고급 와인과 보급형 와인의 차이를 일반인은(심지어 소믈리에들도) 구별하지 못하는 판에 다른 재료가 가득 들어간, 게다가 몇시간 익힌 와인의 품질이 요리의 맛에 미치는 영향이란 글쎄?

오리지널 방식으로 하려면 육질이 질긴 가금류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3kg 은 나가는 커다란 수탉, 혹은 칠면조. 그래야 오랫동안 푹 익히면서 고기에 포도주와 양념 맛이 잘 배인다. 그런데 보통 육계들은 몇백g ~ 1kg 정도에서 도축되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다. 그 이유야 물론 사육비 효율 때문에.[2]

많은 한국인들이 먹어보지도 못했으면서 이 요리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유는 아마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 편에 언급되었던 것과 마비노기 때문이 크다. 다만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은 정말 몇 없다. 가정요리이니 만큼 엄청난 고급 요리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 중에서도 제대로 된 코코뱅을 파는 곳은 참 찾기가 힘든 편. 정 아쉬우면 레시피 찾아서 직접 만드는게 오히려 간편할 수도 있으나 이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위 레시피에서 버터/밀가루를 빼고 와인대신 닭도리탕 양념으로 대체하면 닭도리탕이 된다. 다만 유럽 현지의 마트에서는 싼 포도주는 한국에서 소주 한 병 사는 것보다도 더 싸게 살 수 있으므로 유럽에 여행/거주하는 사람은 직접 만들어먹는다면 전혀 어렵지 않다.
  1. 특히 우리나라에선 먼나라 이웃나라 덕에 이를 정설로 믿는 사람이 꽤 있다. 사실 코코뱅 자체도 먼나라 이웃나라 때문에 알게 된 사람들이 태반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고, 앙리 4세가 실제로 "일요일에는 반드시 모든 백성들이 닭고기를 먹을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맹세"한 것도 사실. 하지만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는다고 그걸 꼭 코코뱅을 만들어 먹었다는 뜻은 아니다.
  2. 추가로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삼계탕이나 통닭 등 '닭 한마리가 통째로 1인분'으로 판매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닭이 더 크기 전에 도축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