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및 설명
Theramore. 게임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명.
먼지진흙 습지대의 바위섬에 세워진 얼라이언스의 도시국가로, 3차 대전쟁 당시 마법사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와 그 휘하 로데론의 난민들에 의해 건립되었다. 주요 구성원은 인간과 하이 엘프이며, 이외에 드워프, 노움, 나이트 엘프 등 얼라이언스의 종족들로 이루어져 있다.
본래는 하잘것없는 피난처에 불과했으나, 지도자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의 유능한 통치 아래 빠르게 발전하여 남부 칼림도어의 유일하며 중요한 얼라이언스 거점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도시의 상징은 하얀 바탕에 노란색 닻이 그려진 형태. 테라모어의 군주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가 쿨 티라스 출신인 데다, 바다와 연관이 깊다는 점까지 겹쳐 배색만 다를 뿐 쿨 티라스의 상징과 똑같은 형상이다.
높은 성벽을 곳곳에 둘러쌓은 도시의 외관에서 알 수 있듯 본래는 철통 경비가 중시되는 요새 도시이지만, 바다와 인접해 있는 특성상 군사적 기능 이외에도 얼라이언스의 무역과 교통을 담당하는 항구 도시로서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2 게임 내의 모습
2.1 워크래프트 3
워크래프트 3 확장팩 프로즌 쓰론의 보너스 캠페인 '듀로타 건설' 후반부의 주무대가 된다.
이때 호드에 대해 오랜 원한을 지닌 제이나의 아버지 댈린 프라우드무어가 등장해, 호드를 눈앞에 두고도 그들과 싸우려 하지 않는 딸을 이해하지 못한 채 테라모어를 무력으로 점거하고 당시 손님의 자격으로 테라모어를 방문 중이던 렉사르 일행을 공격하는 등, 호드와의 전면전을 벌이려 한 탓에 전쟁터가 되어 자칫 잘못하면 잿더미가 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렉사르의 대처와 혈육의 정보다는 백성의 안전을 우선시했던 제이나의 묵인으로 댈린 프라우드무어가 사망하고 호드가 테라모어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났다.
여담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실버문과 같이 현재 테라모어와 차이가 있다. 운하가 있고 그 사이로 배가 지나다닐정도로 큰 대도시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로 구현된 테라모어는 대도시 수준은 아닌걸로 밝혀젔다.
2.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2.1 오리지널~대격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발매 전에는 테라모어가 얼라이언스와 인간 종족의 중심 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팬들이 많았으나, 이와는 달리 스톰윈드가 그러한 위치로 부상하게 되면서 자연히 테라모어는 비중이 떨어지고 말았다.(…) 경매장을 제외한 대도시의 주요 기능을 갖췄지만 대도시에 비하면 뭔가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터라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영 어중간하다.
테라모어의 의의는 얼라이언스의 교통의 요지로서 기능한다는 데에 있다. 저습지와 연결되는 항구가 있고, 마법사가 차원문을 열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라는 점 덕분. 특히 마법사의 순간이동·차원문은 얼라이언스 플레이어가 대도시가 모두 북부에 쏠려있는 칼림도어를 돌아다닐 때 큰 도움이 된다.
퀘스트의 숫자는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떡밥을 많이 남겼는데, 제이나의 정책에 반발하여 탈영을 저지른 병사들을 색출하여 처단하는 퀘스트, 바리안 린 및 데피아즈단과 관련되어 있는 '실종된 사신' 연계 퀘스트, 그림토템 부족과 관련된 그늘 쉼터 여관 퀘스트 등이 있다. 정체불명의 장소인 알카즈 섬과 관련된 이야기가 약간 풀리기도 했다.
대격변에 이르러서는 스톰윈드의 군대가 테라모어에 상륙해 불모의 땅을 관통하여 돌발톱 산맥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건설하며, 대격변 직후의 혼란통에 불모의 땅 남부를 공격한다. 멀고어를 고립시키고 호드 군대를 고립된 요새나 언덕에 숨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밀어붙이지만, 불모의 땅 지형에 밝은 타우렌들의 기습과 소극적인 장군을 대신해 내려온 새 장군의 지휘로 사령관이 사망하고 보급로가 끊기는 등 결국 패퇴하게 된다.
2.2.2 판다리아의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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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리아의 안개 직전, '전 칼림도어를 지배하겠다'는 광기에 가까운 망집과 정복욕에 빠진 가로쉬 헬스크림이 이끄는 호드의 공격을 받아 완전히 초토화되고, 제이나를 제외한 거주민들이 죽음을 맞는 참상이 일어나고 만다.
가로쉬는 선리버 내부의 배신자의 도움을 받아 푸른용군단의 유물인 집중의 눈동자를 이용한 강력한 마력 폭탄을 통해 테라모어를 쓸어버리는데, 먼저 테라모어를 공격했다 일부러 적절한 선에서 물러나는 전략을 펼치고, 그 사이 비행선에 마력 폭탄을 실어 보내 말 그대로 박살내 도시의 9할 가량을 날려버린다.
강대한 비전 마력의 폭발로 인해 테라모어는 시체가 곳곳에 둥둥 떠다니고,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정도로 참혹한 꼴이 되었다. 어린아이들과 그 가족 다수는 미리 대피했기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지만 많은 거주민들이 도시에 남는 것을 선택하였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죽음을 맞는다는 것도 모른 채로 끔찍하게 사망하고 만다. 개중에는 시신이 완전히 마력에 포화되어, 제이나가 몸에 손을 대자마자 바스러져버린 인물도 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강력한 불멸자도 아닌, 단순히 마법과 기술을 이용한 무기 하나가 이렇게 강력했던 묘사는 이것이 처음으로, 아제로스판 핵무기를 사용한 가로쉬의 광기와 잔혹성을 보여주는 일면. 그리고 이런 강력한 유물을 오크 따위한테 눈 뜨고 털리는 푸른용들의 안습함을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다
단순히 이전까지 일어난 진영간의 충돌에 대한 보복전이라고 보기엔 도를 넘은 이러한 잔인한 행위는 모든 얼라이언스 지도자와 구성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으며, 본격적으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전쟁에 불이 붙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싸움은 판다리아에서의 치열한 격돌로 치달았으며, 제이나는 큰 충격을 받아 보복으로 오그리마를 똑같이 쓰나미에 초토화를 시도하였다. 이를 말리는 주술사 한명을 물귀신 만들기는 덤. 칼렉고스가 막아낸 이 후, 사상과 태도에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테라모어를 두고 벌어진 싸움은 크리스티 골든의 소설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전쟁의 물결》에서 상세히 다뤄졌으며, 또한 판다리아의 안개의 새로운 시스템 '시나리오 모드'를 통해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되었다. 《전쟁의 물결》과 WoW 시나리오 모드의 묘사가 조금 차이를 보이는데, 소설 《전쟁 범죄》에서 플레이어들이 개입한 쪽이 정사임이 드러난다. 그나마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는 악역도 아니고, 소설에서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의 개입여부는 나오지 않지만, 호드플레이어의 개입은 소설에서 소수의 호드정예요원들이 테라모어의 대공방어를 무력화하고 탈렌 송위버를 구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다가 실제로 게임상에서 호드플레이어들이 이 일을 그대로 똑같이 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테라모어가 자리잡고 있던 먼지진흙 습지대의 섬은 위상 변화를 통해 완전히 파괴된 모습으로 변했다. 헌데 저습지의 메네실 항구로 통하는 배는 여전히 다니고 있는데다가, 섬 밖의 대로로 조금만 나가보면 경비병들이 멀쩡히 돌아다니고 있어서 다소 묘한 느낌을 준다.(…)
남부 불모의 땅과 테라모어를 잇는 대로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지도르미'[1]라는 NPC에게 말을 걸면 플레이어를 테라모어가 파괴되기 이전의 과거의 시간대로 보내주며, 이를 통해 퀘스트 및 다른 용무를 수행할 수 있다. 테라모어의 몰락 시나리오를 해본 적이 없는 플레이어는 자동으로 과거의 시간대의 테라모어로 간다.
섬의 북쪽 입구 부근에는 무수히 많은 무덤이 새로이 생겨났다.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라면 NPC 하나 남지 않은 테라모어의 황폐한 광경과, 쓸쓸하기 그지없는 묘지를 보면서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지도.
오그리마 공성전에서 가로쉬를 처치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바리안 린에게 말을 걸면 테라모어를 재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하지만 판다리아의 안개가 종결되고 나서는 아제로스가 아닌 드레노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었고 군단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은 아제로스의 칼림도어와 동부 왕국 사이에 있는 혼돈의 소용돌이이기 때문에 테라모어가 재건될 날은 아직까지 요원하기만 하다. 다만 테라모어의 위치가 호드를 견제하기에는 아주 적절한데다가 테라모어의 군주였던 제이나와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탈출한 일부 테라모어 유민들이 살아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희망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가족이 인질로 잡혔던 테라모어 난민들이 오그리마 공성전에서 적으로 나와 썰렸던 적도 있는지라 아직은 어떻게될지 차차 확인해야할 듯...
3 호드와의 관계
테라모어가 위치한 칼림도어의 중~남부지역은 비교적 호드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라, 오그리마 및 썬더 블러프의 호드와는 미묘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원수 사이로 지내왔던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특성상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으나, 당시 호드의 대족장이 온건파인 스랄이었고 테라모어의 지도자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가 유화적이고 무의미한 다툼을 피하는 정책을 추구한 덕에 오랫동안 큰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평화를 유지해 왔다. 청동용군단의 일원 지도르미의 말에 의하면, 테라모어가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테라모어의 거주민들은 대체로 이에 수긍하며 제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었으나, 일부 주민들은 아직까지 호드에 대한 감정을 청산하지 못하고 호드가 코앞에 있는데도 공격하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며 제이나를 비방하거나 탈영해 음모를 꾸미는 등 내부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테라모어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파급력이 컸던 것은 아니었고, 제이나는 언제나 지혜롭게 대처하며 테라모어를 꾸려나가고 있었다.호드에서 스랄의 뒤를 이어 새로운 대족장으로 즉위한 가로쉬 헬스크림도 스랄의 정책을 이어받았는지 딱히 테라모어에 손을 대려하지 않았다. 다 옛날 얘기가 되었지만.
대격변이 끝나고 판다리아가 발견될 무렵, 가로쉬 헬스크림이 주도한 호드의 공격으로 이러한 테라모어의 평화[2]가 완전히 산산조각나게 되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묵인하면서까지 테라모어를 지키고자 했던 제이나의 노력이며, 꿋꿋이 살아남으며 로데론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던 거주민들의 의지며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특히 로데론과 달라란이 무너진 뒤 10년 남짓한 짧은 세월 안에 또다시 사랑하는 이들과 고향을 싸그리 잃게 된 제이나의 처지는 그야말로 멘탈붕괴가 일어날 정도로 안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