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 킥

Panenka kick

페널티 킥의 슛 전술을 말한다.안토닌 파넨카의 페널티 킥 영상. 1분 40초부터.

'파넨카 킥'은 체코슬로바키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였던 안토닌 파넨카(Antonin Panenka)[1]의 이름에서 따왔다. 1976년 당시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UEFA 유로컵에서 체코슬로바키아는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는데,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4:3으로 앞서는 가운데 안토닌 파넨카는 다섯 번째 키커로 등장한다. 골키퍼 정면으로 느리게 살짝 띄운 슛을 했고 득점에 성공하면서 팀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심지어, 이 경기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승부차기에서 패배한 유일한 경기다.

게다가, 당시 굴욕적으로 파넨카 킥을 막지 못하고 패배한 독일의 골키퍼는 재밌게도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골키퍼였던 제프 마이어였다. 이전까지는 안토닌 파넨카처럼 느리게 살짝 차는 슛을 하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이 때 이후로 이를 따라한 선수들은 많았지만, 막상 국제대회에서의 승부차기 및 페널티 킥에서의 사용 횟수는 적어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로 2012에서 안드레아 피를로가 승부차기에서 파넨카 킥을 시전하면서 다시금 재조명되기 시작하고 화제가 되었으며, 이후 페널티 킥 상황에서 파넨카 킥을 모방하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안토닌 파넨카는 그가 보헤미안스 1905 훈련장에서 파넨카 킥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어느 누구도 이러한 형식으로 페널티 킥을 시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보헤미안스 1905에서 골키퍼 즈데네크 흐루시카와 페널티 킥 연습을 하곤 했고, 그러한 페널티 킥 시도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됐습니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페널티 킥에 초콜렛 바 또는 맥주를 걸고 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좋은 골키퍼였고, 제 득점보다 더 많은 선방을 해냈기 때문에 제가 결국 돈을 잃곤 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어떻게 페널티 킥을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저는 마침내 골키퍼는 항상 킥을 시도하기 전의 순간까지 기다리고, 공이 어디로 갈 지 예상한 뒤 선수가 킥을 하기 직전에 몸을 날려 제시간에 공에 도달해서 막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슛을 하는척 하면서 가볍게 가운데로 차는 것이 득점하기에 더 쉬운 방법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에서 골키퍼는 항상 킥하는 순간 몸을 날리기 때문에, 가운데로 오는 슛을 막기 위해서 제시간에 되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훈련장에서 시도했고, 보기좋게 성공했습니다. 단지 유일한 문제라면, 제가 더 많은 맥주와 초콜렛을 먹게 돼 살이 찌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UEFA 유로 1976이 있기 약 2년 전에 저는 그것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친선 경기에서 시도해 봤고, 리그에서 한두어번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만약 UEFA 유로 1976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방법을 쓸 것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서독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됐고, 독일 선수가 저의 순서 앞에서 실축해서 기회가 온 것은 당연하게도 좋은 찬스였습니다. 그것은 신의 뜻과도 같았습니다. 제가 페널티 킥을 그러한 방법으로 차서 득점한다는 것은 100% 확실한 것이었습니다."

안토닌 파넨카는 자기 팀 골키퍼인 즈데네크 흐루시카와의 페널티 킥 승부에서 지는 쪽이 초콜릿 바맥주를 사는 내기를 자주 하다가 확실히 이기는 방법을 강구하다보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페널티 킥을 어떻게 잘 할수 있을까?" 잠을 설치면서까지 생각하다가 고안해낸 기술이 바로 이 파넨카 킥이다.

파넨카 킥은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 방향을 미리 예측하면서 몸을 날려 수비를 한다는 점을 역이용한 것으로, 그야말로 키커와 골키퍼의 심리전이 강하게 적용되는 슈팅 방법이다. 그냥 정면으로 세게 질러버리면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도중이기 때문에 발을 든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막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골키퍼가 어느 한 쪽으로 완전히 움직이고 난 다음에야 도달할 수 있도록 가볍게 차넣는 것이다. 그래서, 파넨카 킥을 성공시키면 상대 골키퍼에게 더욱 강한 굴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사기가 메가톤급으로 올라간다. 페널티 킥의 심리전에는 이 기술이 제격이다.

하지만, 너무 살살 차면 키퍼가 뒤늦게라도 다시 반응을 해서 막을 수도 있고 공이 느린 만큼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의 의도가 미리 파악되는 경우에는 사실상 무조건 막힌다고 봐야 한다. 평범한 동네축구 골키퍼라도 프로의 파넨카킥을 예측했다면 못 막을 이유가 없다. 펠레"천재나 정신병자 아니고서야 차지않을 킥."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방법이다. 유래를 보았을 때 정신병자 쪽에 가까운 것 같다.

따라서 동네 축구 수준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면 일반인들의 피지컬은 프로 선수들 수준의 반응력과 운동 능력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예측 수비의 시도 자체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넨카 킥을 찼다간 그저 가만히 있는 골키퍼에게 데굴데굴 공을 굴려주는 허무한 결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회인야구에서 병살타가 잘 안나오는 이유와 비슷하다. 수비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일반인들은 프로 선수들과는 달리 강하고 빠른 내야 타구를 날릴 타격 능력이 부족하기에 병살을 유도할 만한 빠른 타구 자체가 잘 안나오기 때문이다. 운동선수가 일반인보다 달리기가 빨라서 조금 상쇄되기는 하나 달리기 실력은 야구실력만큼 차이가 나진 않으니까.

운재형한테 함부로 찼다간 메롱관광 당한다![2]

노이어는 손도 필요 없다고 한다!

파넨카 킥이 사용된 유명 경기

  1. 현재는 체코의 보헤미안스 1905라는 클럽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2. 키커는 스테보. 참고로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을 보면 알겠지만 이운재는 이런 식의 페이크에 잘 안 걸리는 골키퍼다.
  3. 수아레즈신의 손 사건으로 유명한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