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은하영웅전설/역사
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소설 8권에 언급되었다.
우주력 800년, 신 제국력 2년 4월 19일, 페잔의 총독대리 관저에 폭탄테러가 일어나 은하제국 공부상서 겸 제국수도 건설장관 브루노 폰 질버베르히가 사망하고 군무상서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과 페잔 총독대리 니콜라스 볼텍, 그리고 페잔의 군사령관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이 부상, 기타 사상자가 41명이나 발생했다는 보고가 행성 하이네센으로 날아들었다.
2 배경
4월 12일, 제국 본토에서 페잔에 도착한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상급대장과, 구 동맹령을 역행해 온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은 행성 페잔에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의 양 날개가 되어 립슈타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두 사람은 이날 아쉬움 속에서 다시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만나자마자 곧 이별이었다. 비렌은 이제르론 회랑 방면의 싸움터로 가야 했고 루츠는 페잔에 남게 된 것이었다.
루츠의 새로운 직책은 페잔 방면 군사령관이었다. 임무는 신 은하제국 최대의 교통과 유통, 통신의 전략적 요충지인 페잔을 경비하는 것이었다. 결코 가벼운 직무는 아니었다. 양 웬리와의 최종 결전을 앞두고, 바로 그 눈앞에서 구경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황제의 명령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바렌은 그 점에 대해 오랜 전우에게 동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양이 쳐놓은 덫에 걸려들어 과거에 쌓아올린 무훈이 수포로 돌아가는 패배감을 맛보기는 루츠나 바렌이나 서로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은 동병상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바렌의 그런 심정을 재빨리 알아챈 볼텍이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루츠의 지금 상황을 위로하고 장래에 있을 바렌의 승리를 겸한 성대한 송별파티를 여는 게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바렌은 적극적으로 환영하였다. 왜 그런 생각을 미처 못 했느냐고 자기 자신의 아둔함을 나무라기까지 하였다.
3 경과
파티는 19시 30분에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따라 바렌의 왼쪽 의수가 말썽을 부렸다. 바렌은 할 수 없이 병원에 가서 그것을 조정하고 서둘러 연회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도착한 시각은 19시 55분, 무려 반시간 가까이나 늦은 시각이었다.
고성능 폭탄이 터진 것은 그보다 5분 앞선 19시 50분이었다. 바렌이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고장난 의수 덕분이었다. 다시 말하면, 작년 지구교 본거지 토벌 작전 때, 바렌의 기함에 잠입하여 그에게 독이 묻은 단검을 휘둘렀던 지구교 광신도의 공덕이기도 했다. 어쨌든 간에 그는 사건 발생 5분 후에 참극의 현장에 도착하여 혼란과 낭패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틈에 뛰어들어 사태 수습에 앞장을 섰다. 그 이상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역시 바렌의 침착한 지휘력 덕분이었다.
질버베르히는 즉각 병원으로 이송시켰으나 출혈이 심해 구급차 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의사가 부검한 결과, 그는 두개골에 금속 파편이 박혀 심장이 멎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로엔그람 왕조는 최고의 기술관료를 이 사건으로 어이없이 잃고 말았다. 질버베르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페잔에 지어질 예정이었던 로엔그람 왕조 은하제국의 황궁인 사자의 샘 건설도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4 결과
이 암살사건의 처리 때문에 바렌은 페잔 출발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사태를 카이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에게 보고함과 아울러 그는 질버베르히의 장례를 주재하고 또한 범인 색출을 지휘하는 등 몇 가지 사후 처리를 병행해야만 했다.
이 사건으로 부상을 입은 루츠는 자신이 입원한 병원에 근무하고 있던 클라라라는 흑발 간호사와 교제하게 된다.
또한 내국안전보장국 국장 하이드리히 랑은 구 페잔 자치령 전 란데스헤르인 아드리안 루빈스키와 밀약을 맺고는 니콜라스 볼텍을 이 테러사건의 범인으로 몰아 모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