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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
Personal Defense Weapon의 약자. 직역하면 개인 방어 화기.
냉전 시대에 적 특수부대의 기습에 취약한 후방부대나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일반화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전차 승무원, 그리고 여군 등을 위하여 개발된 호신용 무기. 대체로 기관단총 수준의 크기나 형태를 갖추고 있고, 간혹 기관권총에 가까운 타입도 있다.
2 개념의 역사
비전투요원을 위한 호신용 총기의 개념은 냉전 이전부터 있어 왔으며, 제2차 세계대전 무렵의 포병 루거 P08 권총이나 M1 카빈 등이 그 용도로 활용된 경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도 기관단총이나 권총 등이 후방 병력들의 호신용 무기로 주로 사용되었는데, 냉전기 적 특수부대 위협과 방탄복의 보편화는 기존의 호신 무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당시의 소련 특수부대는 전시 NATO의 전선 후방에 침투, C4I 시설, 방공 및 병참 부대 등 전투지원역량의 저하를 노린 파괴공작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임무에 배치되는 병력들은 전술한대로 보통 개인화기를 권총, 잘 해봐야 기관단총 정도만 장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들이 상대해야 하는 소련 특작부대원들은 방탄복으로 몸을 감싸고 AKS-74U를 휘두르며 달려들 게 뻔한지라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이러한 위협에 맞서, NATO 사령부는 비전투요원들이 사용할 자위용 무장을 만들어 주려는 계획을 세웠다. 즉 PDW는 스페츠나츠 같은 적의 특수부대에 대항하여 전투훈련이 부족한 후방 지원부대나, 긴 총이 불편한 전차병, 1980년대부터 늘어난 여군을 위하여 조작이 간단하고, 작으며, 반동제어가 무난하고, 작은 총기면서도 방탄복을 무력화할 수 있는 화력을 낼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함을 절감한 서방세계에서 나온 개념이다.
반대로 러시아에서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철갑탄 탄두를 사용하는 9mm 파라벨럼 +P+ (고압고위력탄)을 사용해서 9mm의 펀치력을 유지한 채로 권총탄의 관통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론 이 경우에는 경량고속탄 개념에 비해 연사 시 반동제어 / 유효사거리 / 탄도곡선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대신 대인저지력 면에서는 확실히 우위에 있다. 사실 NATO가 PDW를 필요로 하던 당시의 소련군은 이미 AKS-74U를 휘두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PDW같은 게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3 PDW의 특징
비전투요원들이 보통 권총을 휴대하는 이유는 '소총같은 큰 무기를 다루기 힘든 보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고 가벼워야 했고, '전문 전투원이 아니라 총을 잘 다뤄볼 일도 없는 만큼' 다루기도, 정비도 쉬워야 했다. 또한 적 특수부대원은 가벼운 방탄복을 입고 침투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므로, 어느 정도 방탄복을 뚫을 정도의 화력은 갖춰야 했다.
기존 기관단총이나 권총 등에서 쓰이는 9mm 파라벨럼이나 .45 ACP 정도의 탄환들은 방탄복 상대로 쉽게 무력해졌고, 강력한 위력의 돌격소총은 거추장스러워서 줄 수 없었다. 가볍고 작은 총기여야 했는데, 방탄복을 뚫기 위해서 소총용의 강력한 탄환을 사용한다면 연사 시 반동 제어가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대신 자위용 무장인만큼 사거리가 그리 길 필요는 없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FN이나 H&K에서는 소구경 고속탄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해결했다. PDW의 핵심인 소구경 고속탄은 권총탄만한 크기의 소총탄 같은 중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3.1 장점
PDW에서 발사된 탄환은 200m 내외의 거리에서 적의 방탄복과 방탄모를 뚫을 수 있으며 연사 시 제어도 쉽다. P90이나 MP7 등 총기들도 작고 다루기 쉽게 만들어졌다.
3.2 단점
세라믹판 등으로 보강되어 돌격소총 사격을 막을 수 있는 군용 방탄복은 당연히 뚫기 어렵다는 평이 있으며, 거리가 멀어져 탄속이 떨어질수록 급격히 위력이 감소된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탄 자체가 일반 9mm 권총탄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대인저지력이 떨어진다. 운동에너지만이 살상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FN의 5.7mm나 HK의 4.6mm나 탄 자체의 에너지량은 그 약하다는 .22 LR탄의 두 배 정도로 해당 탄약을 강화해 위력을 늘린 22구경 윈체스터 매그넘탄과 비견할 만한 수준이다. 방탄복도 잘 뚫고 미래지향적으로 생겼고 아주 우수한 무기일 거라 믿는 사람도 많지만, 해당 PDW류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총알 값이 비싸다는 점도 무시 못 할 문제이다. 기존 군경용 총탄들은 이미 대형 생산 라인들이 많이 잡혀있어 쑥쑥 뽑혀져 나오기 때문에 그 값이 저렴하나, PDW는 오직 한두가지 종류의 총기만을 위한(그것도 등장한지 얼마 안 된) 탄약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산 라인들이 매우 작다. 말인즉슨 탄의 생산 비용 자체가 비싸다.
4 현대의 PDW: 도로 기관단총
PDW의 개발이 완료된 1990년대에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으니.. 바로 수많은 무기개발계획들을 파토낸 냉전의 종식이었다. 적 특수부대가 후방부대를 습격하니 어쩌니 할 정도의 대규모 전면전의 발발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고, 여기저기서 군축 및 예산감축크리가 터지는 마당에 PDW는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 했으나... 이때 새로운 돌파구가 된 것이 군경 대테러부대였다.
방탄복이 흔해지니 테러리스트들도 방탄복을 챙기기 시작했고, 그 때까지 쓰던 MP5 같은 기관단총으로는 한계가 있었는데 그 대안으로 PDW가 떠올랐다. PDW는 개발 당시의 '개인 방어 화기'라는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해 '작고 가벼워서 휴대가 편리하고', '관리도 쉽고', 그럼에도 '웬만한 방탄복을 뚫을 수 있는 화력'까지 겸비했는데, 이 덕에 뜻하지 않게도 중무장한 테러리스트를 건물 안에서 잡아야 할 대테러부대에게는 낡아가던 전통적인 기관단총을 대체할 더없이 좋은 무기가 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특수부대도 가볍고 다루기 쉬운 데 적당한 화력이라는 특성 덕에 곧잘 쓴다고 한다.
특히 경찰 조직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만약을 대비해 풀사이즈 소총을 가지고 다니기는 하는데, 방탄복을 상대하는 소총의 위력은 필요하지만 경찰은 군대처럼 교전거리가 길지는 않으니 거추장스럽고, 기관단총의 휴대성도 좋지만 권총탄 위력의 한계는 넘고 싶다는 마음에 PDW를 선택하고 있다. 소총의 관통성과 기관단총의 휴대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보니 경찰용 소총과 기관단총, 경우에 따라 권총까지 한 방에 대체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이 무기를 특수부대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를 쏴 잡는데 쓰다 보니 PDW, 그러니까 '개인방어화기'라는 단어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결국 냉전 이후 PDW 계열의 총은 PDW라는 이름을 버리고 도로 기관단총 개념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사실, 애초에 크기가 작고 근거리 사격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방탄복 관통 성능을 빼면 기존의 기관단총 개념과 별 차이도 없다.
그러나 군경 특수부대용으로는 단축형 돌격소총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와 입지가 조금 흔들리는 중이다. 사실 5.56mm NATO탄도 덤블링이 심해 과잉관통되지 않는 편이고, 탄두의 개량을 좀 해주면 거의 과잉관통 걱정이 없을 수준이며 기관단총 수준으로 작게 만들 수도 있다보니[1] PDW와 별 차이없이 운용이 가능하다. 다만 단축형이라고 해도 돌격소총은 돌격소총이라 덩치와 무게 면에서 거추장스러운 면이 분명히 있다[2]. 또 5.56mm를 PDW 수준으로 짧은 총열에서 쏘면 총구화염과 소음이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PDW도 특수부대용으로는 꽤 오래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