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인간 배설물과 죽은 동물까지도 전시하는 오늘날의 전시회에 가서 우리는 직접적으로 예술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큐레이터의 개념이다. 요컨대 궁극적 예술가는 제작자가 아니라 큐레이터며, 그의 선택 행위다. - 슬라보예 지젝
일반적으로는, 드라마나 영화등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폼나게 미술품을 "여기 여기 여기 두세요."라고 지정하는(?) 일 외에는 전시할때 화가랑 대충 노가리 까면 그만인 뽀대나는 땡보로 알고 있으나…박물관이나 미술관등에서 전시물의 수집과 관리 및 연구, 전시 기획을 하는 종합적인 업무 영역을 갖고 있다. 그런탓에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은 기본이고 전시물로서의 가치[1]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과 특정 테마로 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예술적인 감각, 거기에 보유하지 못한 전시물을 수배해 끌어올 수 있는 인맥과 정보력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2]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미술관의 영업사원.
대한민국의 박물관에서는 학예사라는 표현으로도 쓰인다.[3]
실제 갤러리 소속의 큐레이터라면 네임드 작가에게 "(굽신굽신)이번에 저희 갤러리의 ○○기획전에 선생님 작품 전시를…(굽신굽신)"이라며 매달리는 상황조차 감수하며 뛰어다니고, 개인전이라도 할 경우에도 작가와 함께 갤러리의 규모와 형태, 동선, 시선을 모두 고려해 갤러리 내의 작품 배치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조명의 위치와 소품의 배치까지 신경써야 한다. 게다가 대관 전문 갤러리가 아니라면 좋은 작품을 택해 꾸준히 수집해야한다. 그런데 그게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 사듯 하는 게 아니라 경매에서 다른 수집가 혹은 큐레이터들과 경쟁하거나, 원소유주에게 적절한 가격에 사들이거나, 깊은 산 속까지 쫓아가서라도 팔거나 기증해달라고 사정해야 하는 등 득템 역시 쉽지 않다. 거기에 박물관 소속 큐레이터라면 발굴까지 추가되며 수집으로 "끝났다"가 아니라서 그때부터는 손상된 부분의 복원[4]이나 연구 등…. 일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시디자인의 개념이 생소한지라 전시디자인 또한 큐레이터의 몫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5] 국립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각종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도 별도의 디자인팀을 만들어 이 부분은 나아지고는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형 국공립 뮤지엄 한정이지. 중소갤러리나 사립미술관들의 경우 그런 거 없다...
농담삼아 말하자면 온갖 관련 상품을 사 모으고, 전시하며 해당 상품에 관련된 것을 꿰고 있는 오덕들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어지간한 덕력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예술작품 덕후[6]
2 되는 법
박물관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아직 한국의 경우에는 계약직이 많은 편이라 고용 안정성에 있어서는 썩 좋지 못하다고 한다.[7]
보통 전공은 역사학(사학과), 고고학, 미술사학, 미학, 예술학, 문화재학, 박물관학, 민속학, 인류학, 미술[8] 등이 있으며 이외에 박물관의 특성에 따라 자연과학 전공자들을 찾기도 한다.
2.1 국공립 박물관
국공립 박물관의 경우 실제 현장에서는 규모가 턱없이 부족해서 고생인데 정작 예산배정이 안되고 TO가 안나서 실제로는 취업이 어렵다. 특히 미술사학 비전공 큐레이터가 더 심각하다. 큐레이터는 취업할 박물관 자체가 별로 없으며, 대부분이 미술사 전공자를 채용하고 여기에 대학원을 필수로 요구한다.
서울시에서 뽑는 학예연구사의 경우, 준학예사 자격과 관계없이 학위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뽑는다. 가령, 박물관학 학예일반 학예연구사는 학부에서 역사학 관련 전공을 하고 석사에서 박물관학을 전공한 사람을 대상으로 3과목 필기시험을 치른다.
2.2 군무원
석사, 또는 준학예사 + 학사.
전형 방법은 공군 7급 군무원의 경우 행정법 행정학 시험을 본다.
3 관련 자격증
학예사 자격증 제도도 운영중이다. 1, 2, 3급 정학예사와 준학예사로 나뉘며,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총괄하여 운영하나, 준학예사 자격시험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한다.
필기시험 과목은 박물관학, 언어(영어, 한문,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9], 전공과목(한국사, 문화사, 자연사, 고고학, 미술사, 보존과학, 서지학 등의 과목에서 2개 선택)을 보고 오전 80분. 오후 200분 동안 시험을 쳐서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다. 전공과목의 경우 각 분야별 개론서 수준에서 출제가 되며 박물관학과 언어와 달리 주관식이다. 보통 어느 정도의 커트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전공자가 많은 과목일수록 어렵게 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평이한 수준이나 역시 전공을 게을리 하면 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주로 출제한다.[10] 한국사, 고고학, 미술사(주로 한국회화사나 도자사 등), 서지학 등은 사학과라면 대부분 개설되어 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시험준비를 할 수 있다. 2010년 이후에는 보통 응시율이 50%를 오가고, 그 안에서 15~20% 정도 합격한다. 시험 자체의 합격률보다 경력인정기간이 문제인데,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견디다 못해 포기하는 일이 많다.[11]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합격자 [12]는 1,300명 정도 된다. 경력인정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악용한 열정 페이가 만연한 걸 보면 중간에 포기한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학력 기준을 오로지 '고등교육법' 상의 학교로만 인정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2013년부터 무급 도슨트 자원봉사자는 경력인정이 안되는데 이때부터 무급 도슨트를 아예 비전문 자원봉사로 돌리는 추세이다.
이 자격증은 취업을 꼭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 외의 큐레이터 직종은 석사 이상만 채용해 주는데, 박물관측이 학예사 자격증 자체보다는 학력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큐레이터 자격은 없으나 석사 자격을 가진 학예사가 많기 때문이다.
4 관련 직업
4.1 도슨트
이 문단은 도슨트(으)로 검색해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관련된 직업으로 도슨트(Docent)가 있다.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하였다. 이쪽도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일하지만 큐레이터와는 달리 관람객에게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해 주는게 주된 업무다. 도슨트는 주어진 전시 내용을 듣고 이용자 앞에서 설명하는 정도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큐레이터는 유물에 대해 연구, 정리하여 직접 설명 대본을 만드는 기획 역할을 담당한다.
해외에서는 도슨트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으나 국내에서는 큐레이터는 석박사 이상의 연구직으로 분류하고 도슨트는 보통 무급 자원봉사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슨트는 큐레이터의 하위직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부 박물관에서는 전문전시해설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도슨트를 고용하기도 한다.[13] 국립중앙박물관처럼 큐레이터가 직접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운영하며 도슨트를 겸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도슨트 자원봉사자를 주로 쓴다. 보통 학예사 자격시험 전 경력을 위해 도슨트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2013년 이후 무급 도슨트 자원봉사는 경력인정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되자 각 박물관이 도슨트를 유료로 바꾸는 대신 큐레이터에게 시키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큐레이터 업무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일부 박물관만이 계약직으로 도슨트를 채용하는 수준인데 가뭄에 콩나기. 게다가 외국어 능력을 기본으로 요구하기에 여기에 자신이 없으면[14] 결국 일반 큐레이터 계약직을 노려햐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상반기, 하반기 나누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멘토라는 이름으로 도슨트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지원해보자.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도슨트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div></div>
4.2 사서
박물관에서 기록물 관리, 서지학 등의 영역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다만, 어른의 사정 때문에 잘 뽑지 않는다. 기록관리전문요원의 필요성은 다들 알고 있지만[15] 재정 지원 문제 때문에 뽑지 못한다.
문헌정보학과 전공자들은 박물관/미술관에서 기록관리전문요원, 사서 등을 채용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또, 가더라도 한자를 읽지 못하면 환영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박물관에서 요구하는 사람인 '사학과 전공 + 한자 해독 가능 + 기록관리학 지식 있음' 같은 사람은 굉장히 찾기 어려운 상태다.
사학과 전공자가 문헌정보학 부전공을 했는데 기록관리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박물관에 채용될 경우, 해당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박물관 사정상 전문요원을 데려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혹은 '사학과 혹은 박물관 관련학과 + 한자 해독 가능 + 사서교육원 준사서 자격증 소지자' 같은 사람도 해당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단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는데, 한자 해독 능력 필수라는 것. 즉 이 방면에 취직하고 싶으면 한자자격증을 하나쯤 소지해야 한다.
또 장점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박물관 경력을 쌓은 후 미술사학/박물관학/기록관리학 등의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엄청난 스펙으로 작용한다.
4.3 취업 필수사항
일단 사학과나 박물관 관련학과를 졸업해야 한다. 석사 관련 학위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문 해독 능력과 공인영어점수 둘 다 갖춰야 한다.[16] 즉 경험 없이 할 수 있는건 모두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5 픽션에서 큐레이터인 인물
- 문재인(한가인) - 나쁜남자 : 대기업 소속 사립 갤러리의 큐레이터.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큐레이터의 모습이 비교적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게 나왔다. 작품 하나 구하려고 외국까지 나가서 외국 작가를 설득하고 그에게서 작품을 구해오느라 고생한다. 국내에서 일할 때는 갤러리 관장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이래저래 고생한다.
- 샬롯 요크 - 섹스 앤 더 시티 : 물론 큐레이터가 되면 드라마에서처럼 저런 럭셔리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샬롯은 큐레이터라 부자가 된 게 아니라 부자가 큐레이터가 된 경우다.
- 아카시 사토루, 이노우 마스미, 모가미 소우타, 마미야 나츠키, 니시호리 사쿠라, 타카오카 에이지, 마키노 모리오 - 굉굉전대 보우켄쟈 : 의외겠지만, 보우켄쟈들은 작중 큐레이터로 표기된 명함을 들고 다니는 장면이 나오며[17] 프레셔스 발굴(도굴?), 소장자에 대한 교섭 등 실제 큐레이터의 업무 영역중 전시물 수집이라는 측면에 해당된다. 그리고, 수집 이후의 해당 유물에 대한 연구, 보수 분야는 마키노 박사가 처리하고 있다.
- 카미야 키리오 - 역전재판3: 모종의 이유로 큐레이터로 전직했다. 작중 묘사는 적지만 직접 쿠라인 마을에 찾아가 전시물품을 고르고 관리하는 등 생각외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덜렁대는데다 살인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 하이 큐레이터들- 대디페이스 : 아예 뮤지엄 측에서의 명칭이 오파츠에 특화된 큐레이터라 하이 큐레이터다. 굳이 이 인물들 중 상기 이미지에 가까운 사람을 꼽으라면 키리코 렌일 듯 하다.
- 후지타 레이지, 미타무라 사요코 - 갤러리 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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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 4001: 큐레이터란 직업을 아예 땅으로 추락시킨 장본인, 이전 서술에는 현실에서 큐레이터를 어떻게 보는지 한 예 라고 적혀있으나 사실 당시 사람들은 신정아를 큐레이터란 직업보다는 높은 분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그리고 사실상 큐레이터도 아니다픽션이란 뜻과 직역으로 어울리네?. 자세한 것은 신정아 항목 참조.
- ↑ 소속 기관에 수집 시킬만한
- ↑ 비언어적 학습장애나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 적절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사회성과 눈치가 없으니까 특정 전시물의 가치는 정확히 파악하더라도 그걸 전시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르고, 알더라도 말을 제대로 못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기 십상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일선에서 뛰는 일이 많아서...
- ↑ 자격증이나 시험명칭도 '박물관·미술관 학예사'로 되어있다.
- ↑ 물론 발굴도 힘들지만 복원 역시 만만찮게 힘들다. 학교에서는 딱딱 맞아 떨어지지만 현장에서는 여러 유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 ↑ 전시디자인은 뮤지엄 분야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VMD, 컨벤션전시 등 다양한 그 범위가 매우 넓은 디자인이다.
- ↑ 단, 이 경우는 미술관 큐레이터에 한한다. 그러나 박물관 큐레이터 역시 전시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는 쉽게 일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 ↑ 서른이 넘도록 정규직이 못 된 전공자들이 수두룩하다. 대부분 1, 2년짜리 단기 계약직이라고 보면 된다.
- ↑ 회화, 조소, 도예 등등
- ↑ 한문의 경우 한문 단어 외에 한문 해석문제도 나오므로 주의할 것. 일단 한문 자체가 생소한 과목이기에 보통 한자 및 단어 암기를 기반으로 하고 그 다음 문법을 공부하여 시험을 친다.
- ↑ 전공과목은 각 분야별로 범위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미술사의 경우 한국미술사와 서양미술사가 각각 출제되기 때문에 개론서 수준이라 하더라도 공부해야 할 범위가 다른 과목과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실제로 출제된 문제의 경우 1. 추사 김정희의 회화와 서예에 대해 서술하시오 2. 20세기 서양의 개념미술에 대해 서술하시오로 출제되었다. 한국사나 문화사는 다른 방향으로 어려운데, 문제 자체가 어렵진 않지만 고득점을 노리려면 엄청나게 깊게 들어가야 하고, 특히 문화사의 경우 사실상 세계사 문제로 나오는데 범위가 굉장히 넓은 편이고 의외로 평가를 까다롭게 한다. 특히 사회문화사 관련 문제를 자주 내는데 전공자 아니면 거의 피보는 수준.
- ↑ 사실 인턴자격을 얻으려 해도 대학원생 이상을 주로 선발하고, 대학생을 뽑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요즘은 경력인정기간에도 무조건 봉급을 주도록 바꾸면서 더더욱 그렇게 됐다. 게다가 이 대학원생이라는 게 또 범위가 넓으면 괜찮은데 주로 미술사 전공자를 뽑는다. 그래서 타전공자가 미술사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일도 심심찮게 있다.
- ↑ 경력인정을 받으면 준학예사가 될 수 있는 사람
- ↑ 참고로 도슨트는 전시해설만 하고 실제 프로그램은 큐레이터가 짠다...고 하지만 기관마다 달라서 전문 도슨트가 프로그램 대본을 짜고 도슨트 팀을 총괄하는 기관도 있다.
- ↑ 토익 점수를 내세워 봐야 의미가 없다. 말 못하면 소용없으니까. 차라리 내세우지 말고 그냥 갈 것.
- ↑ 2년마다 박물관 내 기록관리에 대한 논문이 하나씩 발표될 정도다.
- ↑ 공인영어점수는 왜 필요한지 의문이지만, 그냥 지원자를 가려내기 위해서로 보인다.
- ↑ 본편에서 큐레이터로서의 명함을 보이는 에피소드가 에이지 합류전이지만, 어쨌든 보우켄쟈 멤버니 큐레이터 보직을 받았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