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쉐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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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람. 네 늙은 아내가 그런 흉측한 녀석이나 쫓아다니게 하지는 않겠지?

빨리 해치우고 돌아오라고. 그리고 우리도 좀 웃으면서 살자. 응?"

그리고 그것은 가 저지른 가장 훌륭한 실수였다. 세상에는 좋은 첫째 부인보다 나은 것이 있다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여성 레콘으로, 준람의 첫째 부인. 준람보다 열한 살 연상이다. 레콘의 첫째 부인은 사려 깊고 통솔력이 충분해야 한다고 믿었던 준람의 판단에 충분히 부합하는 간지폭풍 아주머님.

하지만 준람지멘을 잡는 것을 도와달라는 엘시 에더리의 소환 요청을 받았을 때 전통적인 첫째 부인이라면 당연히 말렸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준람에게 가서 그 나쁜 녀석을 거꾸러뜨리라고 부추긴다. 준람고라이 일로 지멘에게 원한을 갖고도 부인들을 과부로 만들 수는 없단 생각에 복수하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듯하다. 란쉐 본인이 한 말로는 "내 귀여운 남편이 잠꼬대로 누군가를 저주하는 짓을 제발 그만뒀으면 좋겠다"나. 준람: 제가 아직도 그럽니까?

준람: 란쉐, 지멘은 보통 놈이 아닙니다. 제가 당할 수도 있어요,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들은…….
란쉐: 저 애들은 걱정하지 마. 네가 기술을 잘 가르쳤잖아. 좋은 기술을 가진 아내는 환영받지. 다른 신부탐색자들이 귀하게 받아들일 거야.
준람: 저 애들? 그럼 당신은?
란쉐: 나? 난 승률 낮은 도박에는 관심이 없어.
준람: 무슨 말입니까?
란쉐: 나는 최고의 남편을 이미 가져봤어. 내 운이 아무리 좋아도 그만한 남편을 다시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그러니 숙원이나 추구할 거야.
준람: 무슨 숙원 말입니까?
란쉐: 지멘이 왜 황제를 죽이겠다고 설치지?


밑줄 친 대사로 준람이 만약 지멘에게 죽는다면 지멘 살해를 숙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지멘이 황제를 죽이려 하는 건 부인으로 삼으려 했던 타이모가 황제 때문에 죽자 복수하기 위해서다. 즉 준람이 죽으면 복수해주겠다고 공언한 것. 이 말을 듣고 준람은 잠시 '자신이 좋은 첫째 부인을 고르는 일에도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부인은 가정을 지키는 것을 첫째로 둘 것이기 때문에 무익한 복수에 남편이 투신하는 것을 말릴 거라나. 하지만 바로 '그리고 그것은 '그가 저지른 가장 훌륭한 실수' 였다. '세상에는 좋은 첫째 부인보다 나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대사가 있는 여성 레콘은 셋[1]밖에 없는데,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역할은 준람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것 뿐. 저 장면 다음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란쉐를 비롯해서 레콘의 첫째 부인들의 행적을 보면 첫째 부인은 대단한 능력을 지녀야 하는 초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레콘의 가정은 기본적으로 일부다처제인 만큼 다른 부인들을 관리하는 것도 첫째 부인의 일이고, 부인들의 대변인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신부탐색자가 찾아와도 마음에 안 들면 깡으로 거절해야 하고[2], 여차하면 산파 노릇도 할 수 있어야 하며, 엉뚱한 짓을 하려는 남편도 설득해야 한다(…).
  1. 다른 한 명은 최후의 대장장이와 그녀의 출산을 돕기 위해 찾아온 부인. 타이모의 대사는 전작인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아직 이름 없는 아기였을 때 등장하나, 본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단, 지멘의 회상 속에서 등장하기는 하는데 '충분한 난폭함을 가지고 있다면, 네 삶을 시련으로 만들어라.'가 타이모가 한 대사이다.
  2. 신부탐색 결투는 어느 정도 당사자인 여성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이루어진다. 레콘의 결혼풍습상 레콘 여성들은 다른 남편에게 옮겨가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으며 대체로 더 강한 남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결투가 발생했을 때 더 강한 남편을 얻기 위해 말리기보단 주로 부추기는 편이지만, 여자 쪽에서 확고하게 원래 남편을 편들면 도전자는 대충 싸우는 척만 하다가 물러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전달하는 건 첫째부인이 주로 맡는 것 같은데, 란쉐가 '지멘이 알아듣도록 더 강하게 대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것으로 보아 고라이의 경우엔 지멘에게 가는 걸 별로 내키지 않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멘에게 겁먹은 란쉐가 어정쩡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지멘과 준람의 결투가 벌어졌고, 지멘이 승리하여 고라이를 데려갔다가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냥 란쉐가 첫째 부인은 자기였으니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