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람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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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결혼해달라고 요청해. 옆에 남편이 있으면 싸워.

그녀를 얻었으면 목숨 걸고 그녀를 지키고. 그러다가 죽으면 그게 제대로 산 거야.

소설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지멘을 잡기 위해 엘시 에더리가 소집한 레콘중 한명으로, 그들 중 유일한 기혼자였다.[1] 나발칸 출신이며[2], 무기는 짧은 창 두 자루. 레콘의 무기들이 다 그렇지만 단창이라고 해도 레콘 기준의 단창이라 니어엘은 마치 말뚝처럼 보인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작중 시점에서는 꾸준한 단련의 성과로 양쪽 손의 무기를 모두 동일한 속도와 정밀함으로 휘둘러대는 무예 고수의 면모를 보이기도. 엘시가 호출하기 전에는 부인들과 함께 건축 및 토목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엘시가 보훈국장을 맡고 있었을 무렵, 물을 다루지 못하는 그가 토목 관련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엘시에게 은혜를 입었던 것.

엘시가 소집한 레콘 중 유일하게 지멘 본인에게 원한이 있었다. 그 이유는 지멘이 전에 그의 부인을 빼앗았다가 숙원을 이루기 위해 부인들을 버렸기 때문.

빼앗긴 부인이 원래 가장 사랑하는 둘째 부인(첫째 부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가정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골라야 한다고. 역시 보수적이다)이었던데다가, 그저 빼앗기기만 했다면 스스로의 약함을 탓했을 텐데 지멘이 그녀를 버리기까지 했다는 점이 지멘을 더더욱 용서할 수 없게 된 이유. 준람이 다시 그녀를 데리고 왔으나 한때 그의 둘째 부인이었으나 이제는 다섯째 부인이 돼 버린 고라이는 성격까지 침울해져 버렸다.[3] 준람이 쌍창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도 훗날 지멘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한 번 자신을 쓰러뜨린 지멘을 제압할 것을 염두에 두고 수련한 결과 그 기량이 확실하게 향상된 듯하다.

지멘과의 싸움이 흐지부지된 상황에서도 계속 지멘과 함께 행동했고 지멘최후의 대장간에서 폐인이 된 아실을 보며 좌절하는 것을 보고, 지멘 역시 사랑하는 부인[4]을 잃었으니 복수는 완료된 것이라는 묘하게 씁쓸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고라이가 가족에서 겉도는 존재가 된것은 사실 그 자신이 그의 나약함을 상징하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해서임을 깨닫고, 아실이 무사히 깨어나길 기원하며 가족에게 돌아가며 퇴장한다.

지멘 체포를 위해 모인 레콘 중에서 유일하게 가정을 이루고 있었던 탓일지, 작중에서는 전반적으로 다른 레콘들에 비해 성숙한 언동을 보인다.[5] 어느 정도냐면, 유료도로당의 휴게소에서 지멘과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을 때, 레콘들 중에서 가장 먼저 말을 건 것이 그였다. 그것도 담담하게.
  1. 레콘은 보통 숙원 추구와 신부 탐색 중 하나의 길을 택한다. 세계관 내에서 언급된 레콘 중 둘 다 추구한 유일한 레콘은 바로... 하지만 어떤 요술쟁이의 신부탐색도 나늬이고 이걸 신부탐색 겸 숙원추구라고 보면...?
  2. 출생지가 언급된 몇 안되는 레콘 중 하나. 작중에서 나발칸 지역은 상당히 보수적인 지역으로 그려지며, 준람의 언동 역시 이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원리원칙을 상당히 따지고 보수적이다.
  3. 얼마나 침울해졌으면 이 섞일 진흙에 들어가는 주재료를 다루는 일을 맡아서 해왔다. 물을 직접 다루는 것은 인간이고 고라이는 흙과 지푸라기만 다룬다지만, 보편적인 레콘이 좋아하기는 힘든 일이라는 작중 묘사가 있다.
  4. 이 판단을 들은 제이어는 몹시 어이없어했다. 준람이 고지식한 레콘임을 감안하면 언어도단적인 판단인 셈. 지멘에게 아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5. 덧붙여 나발칸 출신 레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발칸이란 나포츠, 발란카, 칸라크 세 지방을 줄여 부르는 것으로 작중 묘사를 보아 상당히 보수적인 지방인 듯하다. 준람은 '양식 있는 레콘이 살 수 있는 땅은 나발칸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