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느

후방주의, 후방주의

멀쩡한 소녀였던 시절(왼쪽)/요정(사실은 사도)이 된 이후상의 탈의하고 있는데 19금아니냐?!

베르세르크에 등장하는 사도.

1 개요

거대한 나방과 인간 소녀가 합쳐진 듯한 외형을 갖고 있는 사도다. 죄다 우락부락하고 징그러운 괴물들 투성이인 사도치곤 꽤 원본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포인트. 참고로 저 날개는 등이 아니라 머리 부분에 달려 있어서 등 뒤로 접고 있으면 머리카락의 역할도 한다. 이 작품에 큰 영향을 준 데빌맨요조 시레누와 흡사하게 생겼다. 얼굴에 나방을 연상시키는 눈 등의 특징이 있지만, 귀랑 머리카락 정도만 빼면 사실상 인간 어린아이랑 다를 바 없는 얼굴로 변하기도 한다. 아마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갔을 때 이런 얼굴이 나타나는 것 같다.

'로스트 칠드런의 장'에서 가츠의 적으로 등장하기 전 잠깐 등장한 적이 있다. 진홍의 베헤리트로 인한 일식이 일어나기 전, 그리피스의 귀환을 기대하며 산 속에 남아 쉬고 있던 매의 단의 부상병 집단을 백작 등의 사도와 함께 다 싹쓸이해버렸다.[1] 유일하게 리케르트만이 때마침 물 뜨러 갔다가 겨우 위기를 모면했고 이후 해골기사에게 구출될 수 있었는데, 이 기억은 리케르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요정공포증이 생기는 계기가 된다.[2]

이 사는 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요정의 계곡이 로시느와 엘프의 모습을 닮은 파생 사도들의 본거지이며, 그 마을을 포함한 주변 일대를 걸핏하면 공격해서 인간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다. 가축과 어른들을 순식간에 뼈만 남기고 갉아먹은 다음 아이들은 납치해 가는데, 납치된 아이들은 곧 수정란 속에서 짭퉁 엘프로 부화하게 된다. 머리에 더듬이가 있는 등의 특징을 빼면 이 엘프 비스무리한 것들은 진짜 엘프와 굉장히 닮았지만, 실체는 꿀벌 같이 생긴 괴물들이다.[3] 자기들 영토 근처에 들어온 어른들을 사도화시켜 '어린아이를 지키는 진정한 어른'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른들의 경우 대충 만드는지(…) 그냥 곤충형 사도. 종류는 사마귀부터 쇠똥구리, 전갈, 장수풍뎅이, 모기 등 굉장히 다양하다.

굶주린 메뚜기떼마냥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악랄함 속에는 아이다운 순수한 면도 있다. 요정의 계곡으로 돌아가서는 자기가 만들어낸 짭엘프들이랑 재밌게 엘프 놀이를 하면서 자기들은 엘프고 자기 자신은 요정의 여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물론 자기들 기준에서 재밌게 노는 것일 뿐이고 보는 입장에선 별로 그렇게 안 보이긴 하지만. 진짜 서로를 죽이는 전쟁놀이를 벌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죽창이나 칼 등으로 서로를 찔러대는 등 정상과는 엇나가도 한참 엇나갔는데, 정작 자기들은 인간놀이를 할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꿀벌의 형태가 되어 다른 가짜 엘프의 엉덩이 부분에 침을 쑤셔 죽이는 건 '어른공격'이라고 부른다.[4] 파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좀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친구라도 당연하다는 듯 죽여버리는 모양이다. 죽으면 시체는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여담으로 베르세르크 애니메이션 황금시대편 극장판에서는 마지막편인 강림편 후반부, 강마의 의식이 끝난 직후에 사도형으로 몇초가량 등장했지만 정작 2016 년판 애니메이션에서는 로스트 칠드런 에피소드가 통으로 잘리면서 안나왔다.

2 과거

본래는 평범한 인간 소녀로, 에게는 같은 마을에서 친자매처럼 자란 친한 친구이자 네살 위의 이웃집 언니였다. 질과 마찬가지로 가정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로시느의 태생을 걸고 넘어지는 아버지의 폭력 때문. 로시느가 태어나기 전 마을 근처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마을에 쳐들어온 군인들에게 로시느의 어머니가 강간을 당했다. 이 때문에 로시느의 아버지는 로시느가 자기 친딸이 아니라며 걸핏하면 딸과 아내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는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왕따 피카프'라는 요정소년의 전설이 진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는 그녀가 어릴 때부터 당한 가정폭력의 고통을 스스로 달래기 위해서인 듯하다.

결국 아버지로부터 심하게 얻어맞았던[5] 어느 비 오는 밤, 로시느는 질에게 자기의 수집품[6]을 전부 넘겨주고는 '요정의 나라'로 간다며 작별 인사를 하고 혼자서 마을을 떠났다. 질이 나중에 그 수집품 상자를 보니 로시느가 평소에 가장 아꼈던, 사람 얼굴 모양의 돌멩이만 없어져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를 찾으러 떠난 그녀의 부모마저도 행방불명 되어버리더니, 세월이 흐른 어느 날부터 갑자기 로시느 혼자만 변해버린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실 실종되었던 그 당시, 그녀는 마을을 떠나 요정의 계곡에 도착해서 요정들이 나타나기만을 며칠이고 기다렸지만 요정들은 없었다.[7] 그래도 요정이 있다는 상상만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포기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의 부모가 그녀를 찾으러 계곡까지 온다. 반가워하는 어머니와는 달리,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또다시 로시느와 자기 아내를 심하게 구타하고, 이에 로시느가 느낀, 이런 것들이 이 장소에 있어선 안 된다는 극도의 절망감으로 인해 그녀의 베헤리트가 각성하여 강마의 의식이 일어난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부모를 제물로 바치고 사도가 된 것이다.

3 로스트 칠드런의 장

어느 날 마을을 습격했다가 질을 만나서 서로 알아보게 되고, 이후 가츠와 질이 떨어진 사이 질을 찾아와 요정의 계곡으로 초대한다. 질에게도 요정이 될 것을 권유하고 질은 평화로운 낙원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에 이런 행복은 단 한번도 없지 않나 싶어 갈등하지만 우연히 엘프들의 인간 놀이를 보고 나서 경악하고 만다. 그런 그녀를 로시느가 끈질기게 다독이며 요정으로 부화시키려고 하지만, 가츠의 공격을 받아 요정들과 낙원이 전부 불타버리자거대한 나방같은 모습으로 가츠를 공격한다.

가츠와의 처절한 싸움 끝에[8] 결국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고 만다. 화염에 휩싸여 죽을 위기에 처한 질을 구하려 나타났다가 그걸 노린 가츠에게 칼빵을 맞은 게 치명타였다. 땅에 떨어져 힘을 잃고 쓰러진 그녀는 뒤쫓아와 울고 있는 질에게 사실 자기가 여기 처음 왔을 때 요정따윈 없었다고 쓸쓸하게 고백한다. 그러나 질과 함께 나타난 파크가 '진짜 요정'이라는 걸 듣고는 기뻐하며 "이제 질은 괜찮아. 진짜를 찾았으니까."라는 말을 한다.

살의에 완전히 물든 가츠는 이미 더이상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의 그녀를 자비심 없이 토막내려 들지만, 때마침 등장한 성철쇄기사단의 공격을 받아서 가츠가 어쩔 수 없이 도망친 덕분에 간신히 확인사살은 면한다. 이후 남은 힘을 모두 끌어모아 일어나서 집에 가야 한다며 하늘을 날아가다가, 결국 힘이 다해서 사망해 추락한다. 죽기 직전 평범하고 화목한 자기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아, 배고파……. 오늘 저녁은… 뭘까?'라고 떠올리는 것을 통해 그녀가 최후의 순간 다시 인간성을 회복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사실 이 정도면 사도치곤 나름 훈훈한 결말이지만… 베헤리트에 스스로의 인간성을 팔아넘긴 사도의 운명이 다 그렇듯 이후 지옥으로 끌려가 영원히 고통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뒷맛이 그리 깔끔하진 않다. 그녀가 남긴 베헤리트는 이후 해골기사에게 회수된다.

여담이지만, 질이 가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고, 가츠와 싸우던 도중 "질은 못 데려가! 질은 나만의 것이니까."라고 한다거나 질이 불길 속에서 죽을 위험에 처하자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주다가 가츠에게 공격당하는 등 질을 단순히 친한 여동생 이상으로 보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4 능력

아버지에게 심하게 학대당하고 어머니의 나약함을 목격하면서 환멸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사랑하고 있었는지, 강마의 의식 이후 상당히 강력한 사도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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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능력은 '엘프'와 '진짜 어른'들의 생산과 조종인 듯 하다. 로시느에게는 산 사람을 곤충형 파생 사도로 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엘프'들의 경우 고치로 감싸 수정란화시킨 다음 걸어 두면 시간이 지난 뒤 부화한다. 작중에선 안 나왔지만 로시느의 말에 의하면 자기 마음대로 특별히 더 강한 개체로 만들어줄 수 있는 모양이다. 경비원 대용으로 쓴 어른들을 어떻게 그런 몰골로 만들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도화한 인신매매범들이나 전직 기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어른 사도들의 경우 과거의 기억은 그대로 남는 것 같으나, 엘프 모습의 파생 사도들은 모두 로시느를 '여왕'으로 부르고 질을 '인간 아이'라고 하는 걸 봐선 기억이 남아있는 것 같지 않다. 모든 파생 사도들은 로시느의 말에 복종한다.

수정란의 묘사나 어른 사도들의 대사 등을 볼 때 인간 한 명으로 파생 사도 한 명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짜 엘프들에게는 하나하나에게는 말 그대로 날벌레 수준의 전투력밖에 없지만,[9] 수가 워낙 많아서 순식간에 가축이나 사람을 뼈만 남기고 먹어치울 수도 있다. 모든 엘프형 사도들은 불에 굉장히 약하다. 어른들을 변이시킨 '진짜 어른'들은 생전의 전투력에 비례해서 전투 능력을 갖는 듯. 가츠가 강마의 의식에 휘말릴 때 전부터 로시느가 사도였음을 감안해 보면 로시느가 거느린 사도의 무지막지한 숫자도 그럭저럭 납득은 간다. 마을이 대체 얼마나 시달렸을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아마 로시느의 고향 마을을 포함해서 여러 마을을 유린했을 것이다. 인해 전술이 주력 전술인 가짜 엘프들은 기본이요 '진짜 어른'도 아무리 못 잡아도 몇 개 중대, 많게 잡으면 한 개 대대 이상의 머리수는 된다. 절대로 인간 마을 1개, 숲 하나 털어서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아니다.

로시느 본인의 공격은 엄청난 스피드로 공중에서 상대를 덮치는 게 주요 패턴으로, 나방같은 독충에서 따온 건지는 몰라도 독 성분의 가루를 날리기 때문에 잘못 스치면 꽤 큰 데미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싸움 패턴이 이렇다 보니 바람이 심하고 장애물이 많은 곳에선 제 힘을 낼 수 없다. 부하들은 상관없지만 본인은 숲이나 산지에서 싸우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은 숲이다.

나방을 닮은 형태로 변이할 경우, 비행 속도가 더욱 빨라져서 초음속 수준이 된다. 스치기만 해도 몸이 찢겨나가는 느낌을 받고 고막이 터질 듯할 정도. 이 무식한 스피드로 날아가 머리에 난 긴 뿔 비스무리한 것으로 상대를 찌르는 공격이 특히 강력하며, 이 공격으로부터 설령 상대가 살아남더라도 꿰뚫은 다음 초음속으로 날아다니면 상대 몸을 갈갈이 찢어버릴 수 있다.하지만 가츠는 초음속 비행을 잘도 버텼다. 뿔처럼 생긴 부분을 채찍처럼 휘둘러 공격하는 것도 가능한 듯. 부하 양성 능력을 제하고 봐도 상당한 능력을 가진 사도다.

단, 아무래도 어린이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많은 부하 양성 능력을 얻은 탓인지 방어력이 굉장히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작 몇 번의 칼침과 몸통에 맞은 한 방의 대포 정도의 경미한 부상(…)으로 죽어버리고 말았으니, 머리가 완전히 날아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도저히 죽질 않는 다른 사도들과는 대조된다. 다른 사도들과는 달리 재생력이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도 문제. 실제로 가츠에게 기습받아 잘린 촉각은 죽을 때까지 재생되지 않았다. 사고의 수준이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것도 치명적인 단점. 애초에 자신이 기동하기 어려운 숲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부터가 문제였고, 가츠가 쳐들어온다는 것을 뻔히 알고도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놀고만 있었다. 게다가 전투 도중에도 감정적이고 허술한 사고방식 때문에 여러 실책을 저질렀다.가츠를 데리고 공중 데이트를 한다든지 턱을 핥고 키스를 한다든지

  1. 하지만 가츠가 딱히 자신을 기억하는 어른형 사도를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볼 때 그들을 사도화시키지는 않은 것 같다.
  2. 가츠가 이를 알고 있는지는 부정확하다. 엘프를 혐오한다고 했던 점, 엘프를 닮은 사도들을 보고 저건 엘프 따위가 아니라 특별하다고 표현한 점, 대체 어째서 이렇게 강한 인간이 있을 수 있냐는 로시느의 절규에 "너희들이 반 장난으로 먹어치운 인간 따위… 기억도 못 하겠지!"라고 일갈한 점, 빈사 상태의 로시느를 인정사정 없이 토막내려고 했다는 점 등을 보면 리케르트에게 들은 것을 통해 그녀가 자신들의 원수 중 하나라고 추측했을 거라는 분석도 가능하지만,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 아니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백작과는 달리 로시느는 의식 때는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이전에 가츠와 대면한 적은 없다.
  3. 이 짭퉁엘프들은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얼핏 보면 파크같은 '진짜 엘프'와 얼추 비슷한 님프형이지만, 싸울 때에는 그 상태에서 머리와 엉덩이 부분이 꿀벌처럼 바뀐다.
  4. 한편으로는 이는 전쟁시에 태어나 자랐을 아이들이, 군인들을 비롯한 어른들에게서 뭘 보고 배웠는지를 대충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이다.
  5. 질에게 작별인사를 할 때 입가에 피멍이 들어있다.
  6. 남자아이들마냥 야생동물들의 시체 같은 걸 모으는 독특한 취미가 있었다고 한다.
  7. 나중에 파크가 예전에 요정이 살았던 곳이라고 말해준다. 전설은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이미 요정들은 떠난 지 오래라 만날 수 없었던 것이다. 떠나게 이유와 원인은 아무래도 후에 시르케가 말한 얘기처럼 교황청의 가르침일 듯. 교황청에서 선포한 하나의 세계관이 퍼지면서 요정들을 믿는 = 볼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고, 인간과 교감할 수 없게 된 요정들은 유계 어딘가로 사라져갔다고 한다.
  8. 가츠가 왠지 그녀를 상대로는 검이 늦춰지고 대포를 차마 얼굴 쪽으로 못 날리는 등 망설이는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승부가 길어지긴 했다. 본격적인 싸움 전에도 몇 차례 기회를 잡았다가 놓치는 모습을 보였고 그 싸움에서만 끝장낼 찬스를 세 번이나 놓쳤다나.
  9. 이 때문에 가츠의 공격 한방에 여러체가 쓸려나가는 잡몹같은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