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만나
맛있어서 '맛나'인 게 아니다!
전라남도 화순군에 있는 도축장 이름
렘바스
1 개요
이스라엘 백성의 온 회중은 이 광야에서 또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거렸다.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야훼의 손에 맞아 죽느니만 못하다. 너희는 거기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우리를 이 광야로 데리고 나와 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 그러자 야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먹을 것을 내려줄 터이니, 백성들은 날마다 나가서 하루 먹을 것만 거두어들이게 하여라. 이렇게 하여 이 백성이 나의 지시를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 시험해 보리라. 여섯째 날 거두어들인 것으로 음식을 차려보면 다른 날 거두어들인 것의 곱절이 되리라."
출애굽기 16장 2~5절 (공동번역성서)
모세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으로 이주하면서 40년간 광야에서 얻은 음식. 성서에 언급된 음식 관련 기적 중에서도 손꼽히는 기적이다.
종종 날아온 메추라기떼[1]와 더불어 이스라엘인들의 식량을 책임진 음식.
모세가 깨먹은 십계명과 함께 성궤에 있는 것 중 하나이다. 이름의 뜻은 '이것은 무엇일까'[2].
2 성서에서의 활약(?)
안개가 걷힌 뒤에 보니 광야 지면에 마치 흰 서리가 땅을 덮듯이, 가는 싸라기 같은 것이 덮여 있었다.
출애굽기 16장 2~5절 (공동번역성서)
그들 가운데 섞여 살던 외국인들이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을 하자, 이스라엘 백성도 다시 우는 소리를 했다. "아, 고기 좀 먹어봤으면. 이집트에서는 공짜로 먹던 생선, 오이, 참외, 부추, 파, 마늘이 눈앞에 선한데, 지금 우리는 먹을 것이 없어 죽는구나. 보기만 해도 지긋지긋한 이 만나밖에 없다니." 만나는 고수풀 씨처럼 생겼고 빛깔은 브델리움 같았다. 백성들은 돌아다니며 그것을 모아다가 맷돌에 갈거나 절구에 빻아 냄비에다 구워서 빵을 만들었다. 그 맛은 기름에 튀겨낸 과자 맛이었다. 밤에 이슬이 내리면서 그들이 진을 친 곳에 만나도 함께 내리곤 하였다.
민수기 11장 4~9절 (공동번역성서)
위의 기록들에 따르면, 만나는 고수풀 씨처럼 작고 둥근데 서리 같이 가늘고 브델리움[3] 같이 희며, 기름에 튀긴 과자맛이 나는 물체라고 묘사되어 있다[4] 뻥튀기? 이 만나는 맷돌에 갈거나 절구에 빻고 냄비에 구워서 빵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이 모아서 아끼면 다음날에 구더기가 끓었는데, 신기하게도 안식일에 이틀치를 모으면 안식일 분량만큼은 구더기가 생기지 않았다.
단맛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만 먹으니까 질렸던 모양인지, 모세를 따라 이주하던 유대인들 중엔 생선, 마늘, 양파 등등 이집트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언급하며 [5] 징징대는 장면이 민수기에 있다. 그래서 나타난 게 메추라기 떼.
여호수아기 5장 12절에는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이란 곳에 진을 치고 예리코 평야에서 과월절을 보낸 다음날 그 땅에서 수확을 얻은 뒤로는 만나가 내리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3 과연 진짜인가?
이것이 실존했을 거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햇빛 혹은 실온에서 용해되는 진딧물의 분비물라는 설, 일종의 나무 수액이라는 설, 먹을 수 있는 하얀 벌레였다는 설 등 별의별 주장이 난무하지만 뚜렷한 증거는 아직까지도 없다.
4 기타 이모저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만나빵이라는 이름의 먹거리가 나오며, 그 외에도 많은 픽션에도 등장한다.
1945년 연합군이 독일군의 수탈로 기근이 발생한 네덜란드에 구호 물자를 보내는 작전의 이름이 만나였다.[1]
먹을 것 관련 기적으로 손꼽히는 기적이지만, 오병이어의 기적 앞에선(…).
80년대 초반 추억의 과자 중에 이것을 모티브로 한 듯한 동명의 과자 만나가 있었다. 오렌지색의 타원형이고 살짝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맛.
워낙 마이너한 과자였기 때문에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거니와 인터넷에서 '옛날과자 만나'로 검색해봤자 만나다 라는 흔한 표현이 매번 얻어걸리는 탓에 검색도 되지 않는다.- ↑ 그러나 막상 이스라엘 사람들이 잡을 때에는 제대로 날지 못했다.
- ↑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서로 "이게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출애굽기 16장 15절)
- ↑ Bdellium. 창세기 2장 12절에도 등장하는, 나무의 송진에서 추출하는 향료.
- ↑ 또는 꿀바른 과자맛.
- ↑ 그러나 출애굽 전에는 '종'의 신분이었으니 이런 풍요한 음식을 실컷 먹었을 리가 없다. 특히 생선 같은 건 양식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엔 대부분 낚시에 의존해야 하는 고급품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자기들이 광야 생활을 포기하고 애굽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다는 표현을 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