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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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0년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서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선정해 이 부족하다고 분류한 나라들이다.

국제 연합 환경 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25년경에는 지구 상의 국가들 중 2/3 가까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예측이다 보니 틀릴 수는 있다. 만약 예측대로라면 아시아, 유럽국가들의 물 부족이 심각해지고, 남아공이나 미국도 물 부족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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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아니다...

2 분류

2.1 물 기근 국가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000㎥ 이하인 국가를 물 기근 국가로 정의한다. 총 20개 국. 대체로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의 사막 국가들이 몰려 있다. 동아프리카 국가들도 꽤 포함되며, 몇몇 작은 나라들도 포함이 된다.

2.2 물 부족 국가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000㎥ 이상에서 1700㎥ 이하인 국가를 물 부족 국가로 정의한다.

2.3 물 풍요 국가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700㎥ 이상인 국가를 물 풍요 국가로 정의한다.

3 논란

일단 대한민국은 물이 부족한 국가가 아니다. 2006년 세계물포럼에서 발표한 '물 빈곤지수(Water Poverty Index)'에서 대한민국은 전 세계 147개 국 가운데 43위로 물 자원에 대한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국은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축복의 나라 중 하나이다. 의외로 많은 나라가 수돗물에 석회가 포함되어 있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수돗물을 음용할 수 없다. 담수가 아예 부족해서 옆나라에서 물을 사 오느라 엄청난 예산을 쓰는 나라도 있고, 수원을 차지하기 위해 정치적 마찰을 벌이는 곳도 있는데 차라리 한국은...

통계 의도 자체가 절약 캠페인성이 강하고, 적용 단계에서 강우가 여름에 집중된 한국의 특수성[2]을 고려하지 않는, 융통성이 없는 통계라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다. 실제로 위 내용만 봐도 한국이나 벨기에같이 인구 밀도가 높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사례가 있다. 엄밀히 따지면 '물 낭비 국가'에 가깝다.

한국과는 반대로, 사하라 사막의 국가들이 국토가 넓고 인구밀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물 풍요 국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내가 물 풍요 국가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당장 위의 지도만 봐도 차드, 말리 등이 물 풍요 국가인데, 실제로 당연히 저 나라에 가 보면 물이 많이 부족하다. 시골 지역 사람들은 특히 물이 부족하다고 한다. 또한 물이 풍요롭다 해도 물의 위생에 문제가 많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수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국가나 개발도상국의 시골 마을 등에서 물의 위생 문제가 심한 편이다. 괜히 새천년개발목표에서 "개량된 수원 접근성"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물 풍요 국가로 분류된 중국과 북한의 경우를 살펴보자. 실제로 두 국가가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것에 반해[3] 대한민국 국민들은 물 부족에 대해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는데 여기에 관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환경연구본부의 김승 박사는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물 부족은 각 나라의 문화와 물을 관리하는 기술의 발달 정도에 따라서 다르다. 각종 보고서에서 언급하는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판정은 말 그대로 그냥 인구 수나 강수량 등을 고려한 결과일 뿐, 물을 관리할 능력[4] 등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를 적당히 하면, 그리고 왜곡해서 해석하면 결과물이 얼마나 막장이 되는지 아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UN이 직접 실행하거나 공인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냥 다른 기관에서 나온 통계를 이런것도 있다고 인용했을 뿐이다. 문제는 이 오해가 그저 몇몇의 착각이 아니라, 전 국민 단위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공익광고협의회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 라면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버린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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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부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하루 5000명의 어린아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물부족국가" 입니다.
우리의 희망과 같은 아이들에게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소중한물 지키고 보전합시다.

당장 이 광고만 해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의도는 좋다고는 해도 내용이 순 말도 안 되는 어거지에 거의 병크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물이 없어서 5,000명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해서 한국인이 물 부족으로 수백, 수천 명씩 죽어나가고 있거나 한국인이 물을 써서 죽어나가고 있는 건 당연히 아닐뿐더러 한국은 당연히 한국에 내리는 비와 한국에 있는 지하수, 한국의 생활용수를 정화해서 쓸 뿐이지, 전 세계 물을 어거지로 끌어다 쓰는 게 아니고, 그런 나라들은 그 나라의 강수량, 담수량, 물 관리 능력 등위 문제로 물 공급이 안되고 있는 것이지 한국인의 탓이 아니다.[5]

또한 우리가 물 좀 아낀다고 그 5,000명에게 물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도 수도 요금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는 해도[6] 일단 명백히 돈을 내고 물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물 덜 쓰면 수도 요금이 덜 나오는거지 물이 정말로 부족한 이들한테 물이 가는 게 아니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 물을 좀 많이 쓴다고 해서 저 5,000명이 쓸 물이 없어지는 건 더더욱 아니다. 물의 공급은 그때 그때 강수량과 당시 나라의 물 정화 및 공급 능력, 담수량 등에 따르는 것이다. 물이란 게 고여있으면 썩는다는 걸 생각하면 어차피 덜 쓰고 모은다고 무한정 보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환경오염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건 공장, 기업 등을 어떻게 해야 할 일이지 개인이 물 좀 덜 쓴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7] 기껏해야 원가도 안 나오는 가격으로 물을 퍼주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재정이 좀 더 빠듯해지거나 그 여파로 수도세가 오를 뿐이고, 현재 상황을 보면 역으로 어거지로 물 사용량을 과하게 때려잡아서 수도 시설에 과투자한게 아니냐 수준이라 그나마도 자업 자득이지, 개인의 물낭비를 운운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쓸 물을 덜 쓰고 모아서 물이 부족한 나라에 그 물을 전달하자는 캠페인냐면 그것도 아니다.

더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지금 우리가 물을 아낀다고 후손들에게 그 물이 돌아가는 거냐면 그것도 아니다. 다만 지표수와 달리 지하수의 경우 지하대수층의 물을 마구 사용하면 지하수위 회복에 수십년이 걸릴 수 도 있다. 전술했다시피 물을 덜 쓰면 수도요금이 덜 나오는 것 뿐이다.

더군다나 저 광고의 카피문구를 보면 분명히 이렇게 적혀 있다. 깨끗한 물부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하루 5000명의 어린아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하루에 죽는다는 그 5000명의 어린이들은 단순히 물을 못 마셔서 죽는게 아니라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서 그로 인한 질병 등으로 죽는다는 얘기다. 즉 그 5천명이 죽는 것과 물을 아끼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애초에 조난 수준의 재앙이 닥치지 않는 이상 단순히 물을 못 마셔서 죽는 경우가 이렇게 많을 리가 없다. 물론 한국은 매우 오래되거나 관리 상태가 막장인 건물이 아닌 이상에야 공원이나 지하철 등지만 가도 먹고 죽지 않을 수준의 물을 공짜로 거의 무한정 퍼 마실 수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당장 일반적으로 쓰는 수돗물도 시골이라 지하수를 퍼다 쓰지 않는 이상[8] 소독약 냄새만 감수할 수 있다면 건강엔 별 문제 없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물을 제공한다.


당연히 '수도를 틀면 물이 이렇게 뻥뻥 나오고 공원에서 물을 갖다 퍼주는 마당에 물 부족 국가라니 무슨 소리냐'라는 의혹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 결과 UN은 저런 말을 한 적도 없고 저 통계가 순 엉터리[9]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익광고협의회는 대대적으로 신나게 까였다. 그 이후 공익광고협의회에서 물 부족 국가에 관련한 광고를 띄우는 일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이며, 이와 함께 한 때 TV에서 범람하던 물 절약 방법 홍보 방송도 대부분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 공익광고협의회의 조리돌림과 함께 이런 오해가 풀리긴 했지만 종종 아직도 이런 사실을 접하지 못한 사람이 물부족국가 운운하고 빈축을 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대한민국의 물 소모량이 다른 나라 평균과 비교해봐도 낭비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니더라도 많이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무리해서 아끼지는 않더라도 굳이 자원을 낭비해서 좋을 게 없다는 건 당연한 소리이다. 평범하게 물을 아끼자고 해도 될 텐데 굳이 UN을 들먹여서 욕만 있는 대로 먹은 셈.[10] 물 낭비에 대해 환기를 시킨 것까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물을 아끼자고 하면 종종 "물 부족 국가같은 개소리를 아직도 믿냐"같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오히려 광고가 역효과를 내는 일까지 생기니 참으로 안습하다.

우리나라는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물이 들어가는 섬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 섬유 제작 과정에서의 물 사용량이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으로 계산된다고 한다. 그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

4 관련 문서

  1. 굳이 따지자면 '물 부족 가능 지역'. 하지만 아래 항목 보면 논란이 많다.
  2. 하천의 최소 유랑을 1로 쳤을 때 최대 유량과의 비를 하상계수라고 하는데, 한국은 물은 풍부한 편이지만 하상계수가 크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는 환경이다.
  3. 북한쯤 되면 몇몇 도시를 빼면 겨울에 물 좀 쓰자고 얼어붙은 강물을 깨러 가야 할 수준이다.
  4. 단순히 상수도를 포함해서, 물을 정화 및 재활용할 능력, 물을 담아둘 능력 등.
  5. 가만 보면 물 부족 국가 광고에 물이 없어서 죽어가는 한국인은 단 한 명도 나오지도 않고 물 부족으로 죽을 지경인 외국의 기아들만 놓고 광고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당연히 애초에 그들은 우리가 기부를 하면 몰라도, 물 좀 덜 쓴다고 어떻게 될 사람들이 아니다.
  6. 이거만 봐도 한국의 수도요금은 덴마크의 6분의 1 수준이다.
  7. 굳이 도움이 되자면 물을 덜 쓰는게 아니라 세제를 덜 써야 할 것이다.
  8. 지하수를 그대로 쓰는 시골 수도의 경우 끓이면 냄비에 석회가 낄 정도로 석회 성분이 농후하다던가 한 경우도 있기 때문.
  9. 위에도 언급되었듯이 사막이 물 풍요 지역으로 판정되거나, 아무 문제없이 물을 잘 쓰고 있는 나라가 물 부족 국가로 판정되는 등.
  10. 물론 광고에 있어 권위 있어보이는 기관을 인용하는건 효과적인 수단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