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베스트

Best of Best
檄鬪[1]

플레이 영상

1 개요

대한민국의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 '선아전자'가 1994년 제작한 대전액션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2로 인해 일었던 90년대 초중반의 격투게임 붐을 타고 만들어진 작품으로 타이틀은 아마도 1989년작 격투 액션영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Best of the Best)에서 따온 듯. 베오베랑은 상관없다 놀랍게도 빅콤의 왕중왕보다 2개월 가까이 빠른 5월 1일에 릴리즈되어 최초의 국산 아케이드 대전액션게임 타이틀을 지닌 게임은 본작이라고 한다.[2] 왕중왕의 릴리즈 날짜는 동년 6월 28일.

선아전자 게임들이 다 그렇듯이 저작권, 초상권 등은 무시하는 호쾌한 물건인데, 하이스코어 화면에서 주지사님 리즈시절 사진을 가져다 쓴다던지 하는 큰일날 짓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필살기의 센스도 가히 약을 빨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연출과 판정으로 가득해서 괴작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칭찬할 점도 없지 않은데, 도무지 필승기를 써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조작감이 난해했던 왕중왕과 달리 생각보다 커맨드 입력을 잘 먹는 편. MVS 기판을 사용한 왕중왕 쪽이 그래픽이나 스케일 면에서는 낫지만 그 덕에 '격투게임'으로서는 본작이 좀 더 낫다는 사람도 있는 모양.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다

CPU 전을 할 때 특이한 점은 게임 시작할 때 말고 각 스테이지 시작 전에도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캐릭터를 선택하면 스테이지 시작 전에 필살기 리스트를 보여주므로 확인하고 들어갈 수 있는 미묘한 친절함도 있는데, 보여주는 것은 처음 뿐으로 중간에 바꾼 캐릭터의 필살기표는 안보여주고 2인 플레이 시에는 매 대전 전에 보여주긴 하지만 1P 것만 보여준다. 차별 쩌네여 재미난 건 기술표에 나오는 타이틀이 xxx(캐릭터명)'S ART OF SURE KILLLING. 필살기를 문자 그대로 직역한 모양이다. 이때도 번역기가 있었나 게임 도중에도 플레이어나 CPU가 사용한 필살기의 커맨드가 표시되므로 기술을 몰라서 사용하지 못할 일은 없을 듯. 좀 괴악한 커맨드의 필살기도 있지만 대체로는 평범한 스트리트 파이터식 커맨드다.

2 시스템

  • 기본은 6버튼으로 나뉜 약/중/강 펀치와 킥으로 기본기를 사용하고 레버 입력으로 필살기를 사용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2 시스템.
    • 기본기는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처럼 근접과 원거리 상태에서의 차이가 없이 통일되어있다. 레버입력을 통한 특수기는 없는 듯.
    • 필살기 수는 캐릭터별로 6~8개로 동시대의 대전액션게임 중에서는 매우 많은 편이다.
    • 필살기 입력은 '비교적' 잘 먹는 편이지만[4] 단축 커맨드 개념이 없어 정커맨드를 요구한다. ←→ 같은 커맨드에서 삑사리가 나기 쉬운 편.
    • 필살기 커맨드가 좀 괴악한 것이 많이 있다.
      • 예를 들면 ↑↗→이라던지. 거기에 ↑↗→와 ↗→↘↓ 커맨드를 함께 지닌 캐릭터가 많고 커맨드 입력은 정커맨드만 받다보니 커맨드가 겹치는 기술은 삑사리가 날 때가 많다.
    • ←→, ↓↑계 커맨드는 저축시간이 필요없다. 바로 나간다.
    • 잡기는 근접해서 →+아무 버튼이나. 특이하게 약 버튼으로도 잡기가 가능하지만 뒤 방향 잡기는 불가능하다. 이 점도 미묘하게 왕중왕과 동일한 부분.
  • 버그인지 시스템인지 알 수 없지만 2단 점프가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요령은 점프의 정점이 약간 지난 순간 다시 한번 점프.
  • 스턴(기절) 시스템이 좀 특이하다. 맞다보면 랜덤하게[5] 엉금엉금 기어서 도망가게 되는데 이 때 상대를 때리면 xxx(캐릭터 이름) IS UNMANLY! 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하지만 비겁하다고 욕만 먹을 뿐 페널티는 없다.
    • 일종의 변형 스턴 시스템으로 하단 펀치로 낭심(...)을 맞으면 낭심을 잡고 펄쩍펄쩍 뛰느라 경직시간이 생기는 매우 비범한 시스템이 있다. 모탈 컴뱃자니 케이지가 낭심펀치(...)를 필살기로 사용한 전례는 있지만 게임 시스템으로 아예 들어있는 경우는 이 게임이 유일할 듯. 당연히(?) 여캐인 샤린은 낭심 경직(...)이 없다.

3 등장 캐릭터

각 캐릭터의 기술명과 커맨드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기술표 항목을 참조할 것.

스트리트 파이터 2 이래의 전통에 충실하게(?) 레귤러 캐릭터는 8명. 캐릭터와 기술의 센스가 매우 비범해서 왕중왕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다. 이 8명 외의 CPU 전용 보스 캐릭터는 없다. 그냥 8명을 모두 쓰러뜨리면 게임 클리어. 엔딩은 공통으로 무개차 뒤에 타고 우승자로서 군중의 환영을 받는 내용이다.

  • 톰 (Tom) : 오소독스한 서양 불량배(...) 주인공 캐릭터. 탱크탑에 청바지를 입은 파이널 파이트코디 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는데 일부 기본기는 테리 보가드(특히 아랑전설 1편)를 연상하게 하는 데도 있다. 필살기 역시 파워 웨이브(?)가 있을 정도로 테리를 의식한 캐릭터. 그런데 그 파워웨이브가 매우 비범하다. 캐릭터 자체는 별다를 거 없지만 이 녀석의 제일 괴악한 부분은 배경이 한국이다. 그것도 거북선구군복을 입은 군관과 포졸들이 있는 사극스러운 배경이라 이질감이 어마어마하다. 실은 톰은 미국계 한국인이었다 엔딩에서는 상의를 탈의하고 붉은 도복을 입고 있는데 당시 게임잡지에 공개됐던 개발 중 버전에는 이 복장이었다는 듯.
  • 호크 (Hawk) : 이 게임이 나왔던 시절, '레슬러' 하면 자동으로 연상되었던 그 분을 빼다박은 대머리 백인 레슬러 캐릭터. 그 분과 닮은 캐릭터야 월드 히어로즈 같은 게임에서도 나온 전례가 있어 특이할 것은 없지만 이 캐릭터도 배경이 매우 비범하다. 유람선이 배경인데 뒤에 자유의 여신상이 (ㅇㅁㅇ) 이런 표정을 지으면서 배 위로 올라타려고 하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자유의 여신상 표정은 나 홀로 집에 2 포스터에서 가져왔다는 듯. #
  • 샤린 (Sha Lin)[6] : 본작의 홍일점. 중국인(?) 여성 캐릭터로 춘리를 표절....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묘한 캐릭터로, 춘리와 닮았다고 하면 야스다 아키라[7]가 칼들고 쫓아오고 캡콤에서는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 것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 선택화면의 포트레이트는 그래도 좀 멀쩡한데 인게임 스프라이트가 아주 다른 사람 수준. 기술 중 분신이 있는데 버튼에 관계없이 늘 같은 위치(화면 중앙)에서 나타나는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술이다. 배경은 천안문인데 동사의 게임 '짱구박사 2'(Hard Head 2)의 리소스를 재탕했다.
  • 압둘 (Abdul) : 이름은 '압둘'인데 부흐(몽골 씨름) 복장을 하고 있는 걸 보아 몽골인인 듯 하지만 또 배경을 보면 그냥 아랍 궁전 비슷한 배경인 알 수 없는 아저씨. 이슬람에 귀의한 몽골계 아랍 이주민일수도 있지 왜 우리 압둘 기를 죽이고 그래요
  • 스콧 (Scott) : 이 분을 빼다박은 군인 캐릭터. 이 양반의 주무기는 탄띠. 탄띠를 벗어 휘둘러친다던지 하는 필살기가 매우 아스트랄하다. 배경은 용호의 권 1편 존 크로리 스테이지처럼 항공모함 위인데 F-14가 정신사납게 계속해서 저공비행과 이륙을 반복한다(...).
  • 사사키 (Sasaki) : 일본인 사무라이 캐릭터. 촌마게를 하고 사극에서 튀어나온 거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데 단도를 마구 휘두른다. 대도도 등에 메고 있지만 승리포즈에서만 뽑을 뿐 게임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필살기 중에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분신을 하는 분신술이 있는데 샤린과 마찬가지로 버튼 무관하게 언제나 같은 위치(3개 중 가운데)에서 나타나는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술이다. 배경도 역시 캐릭터에 어울리게(?) 일본의 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탱고 (Tango) : 모히칸 헤드를 한 불량배 캐릭터. 엉덩이에서 불을 뿜는 등 굉장히 비범한 기술을 구사하는데 왠지 배경은 안어울리게 모터쇼 행사장.
  • 알리 (Alli) : 전형적인 아랍 부자 같이 생긴 외모를 한 아저씨. 역시 단도를 마구 휘두른다. 그것도 두 자루나. '격투대회에 나와서 입에서 불을 뿜고 칼부림하는 아랍 중년 아저씨'라는 점에서 브레이커즈의 시크 마헐과 비슷한 컨셉트의 캐릭터지만 이쪽이 좀더 괴악한 느낌이 강하다. 나오기도 먼저 나왔고. 잡기를 하면 사사키와 마찬가지로 상대를 붙잡고 매달려서 칼로 난도질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배경은 타지마할 비슷한데 뭔가 좀 디자인이 다른 이상한 장소.

4 기타

  • 남은 시간을 카운터 형태가 아닌 원형 그래프 형태로 표시하는 것이 이채롭다. 본작의 UI 중에서 그나마 독창적으로 느껴지는 부분. 하지만 알아보기 어렵다(...). 차라리 아날로그 시계 형태로 초침을 사용하는 것이 좋았을지도.
  • 작중에 나오는 BGM은 딱 4곡이다. 라운드마다 돌려쓰는 BGM은 2곡으로 그 중 하나가 그 유명한 람바다(...). 이질감이 어마어마해서 이 게임 하면 람바다 밖에 기억안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선아전자는 람바다를 꽤 좋아했는지 다른 게임에서도 배경음악으로 툭하면 나온다. 엔딩곡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8] . 나머지 1곡은 컨티뉴 화면의 곡을 선아전자가 92년에 만들었던 벽돌깨기 게임 '브릭 존'에서 재활용했다.
  • [1] : 이글루스 블로거 잠뿌리의 리뷰.
  1. 格鬪나 激鬪가 아니다! 격문을 쓰고 싸운다
  2. 단, PC 쪽으로는 호랑이의 분노정영덕판 스트리트 파이터 2처럼 아마추어 레벨에서 개발한 게 이보다 훨씬 전에 나온 것이 있으므로 '최초의 국산 대전액션게임'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초의 '상용' 국산 대전액션게임이라고 하면 맞을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조사해봐야 할 과제.
  3. 농담으로 취소선을 쳤지만 동시기에 나온 왕중왕도 이랬던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4. 같은 시기에 나온 국산게임인 왕중왕에 비하면 엄청 잘먹지만 당연히 스트리트 파이터 2 같은 게임에 비하면 잘 안먹는다. 그냥 상식적인 범주 안에서 커맨드 입력이 가능하다는 정도가 정확할 것이다.
  5. 별도의 스턴치나 스턴 룰이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고 어느 정도 맞다보면 랜덤하게 뜬다.
  6. 선택화면에서는 SHA LIN으로 띄어쓰기 되어있는데 인게임에선 SHALIN으로 붙여쓴다.
  7. 춘리를 디자인한 사람이다.
  8. 선아전자 게임에서는 저작권 뒷탈없는 클래식 음악을 가져다 쓴 게임이 꽤 많다. 람바다 같은 건 무슨 깡으로 집어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게임음악' 이라는 장르 자체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80년대 초중반에는 일본이나 미국 게임에서도 클래식이나 민요를 BGM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