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라코푸스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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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porto Internacional de Viracopos

브라질 상파울루캄피나스에 위치한 국제공항으로, 상파울루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다. 공항 코드는 VCP이며, 종종 '캄피나스 국제공항'으로도 불린다.[1] 대한민국김포국제공항과 나름 비슷한 위치다.

대한항공이 구아룰류스 대신 캄피나스에 화물기를 취항 중이다.

1 역사

1932년 시민전쟁 당시 지어진 군 비행장이 그 시초이다. 당연히 활주로도 짧고 그냥 훈련용으로만 쓰던 공항이었으나, 1950년대부터 화물 노선들이 속속 개항되면서 화물 허브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1960년 확장이 불가능한 기존의 콩고냐스 국제공항을 대체하고자 활주로를 연장하면서 상파울루의 관문이자 브라질 제1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여기까지만 읽어 보면 그저 평범한 공항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문제는...

2 문제점

막장 접근성의 상징

이 공항이 유명한 이유는 다름아닌 막장 접근성이다. 상파울루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무려 100km 떨어져 있는데, 이는 막장 접근성으로 유명한 일본 지바 현의 나리타 국제공항(67km)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도대체 무슨 마약을 했기에 이런 황당한 발상을 내놓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당시 브라질의 전후 상황을 보면 그리 놀랄 일은 없다. 당시 브라질은 일명 막장 수도(...)라고 불리는 브라질리아의 건설을 통한 대대적인 돈지랄로 있는 돈은 날릴 대로 날린 상태였고, 안그래도 온 세상이 냉전으로 살벌하던 시절 사회주의자로 꼽히던 조앙 골라르트가 집권하면서 친미·반공 성향의 군부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나라 안팎으로 그리 숨쉴 여유조차 없었다. 안그래도 막장 수도의 건설로 돈을 있는대로 탕진한 상태인데다가 브라질 내부의 대대적인 성장이 나름 있었던(?) 만큼, 새로 공항을 지을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여유가 있었다고 해도 신 공항의 개항이 불가능했던 또 다른 이유는, 다름아닌 지리적 불리함 때문이었다. 지금 막장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리우데자네이루와 달리 내륙 도시에다가 바다에서 은근 멀어서 해상공항 따위는 꿈 깨야 할 일이었고...그럼 아예 섬을 만들면 되지[2] 물론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내륙이라고 마냥 문제투성이이거나 커퓨를 먹는 건 아닌데, 적어도 멜버른은 평야 중심이니깐 문제가 없겠으나 여기는...

죄다 산 투성이다. 굳이 모바일 버전으로 열어서 terrain으로 보지 않아도 험준한 산지 투성이이고, 일단 시가지 자체가 무슨 리스본도 아니고 풍수지리에 맞춰서 개발된 전형적인 난개발 형태를 띄는 판국에 주변 근처에 평지 따위가 있을까... 마냥 산을 파 버린다고 될 일도 아니고, 기껏 판다고 해도 마치 평양순안국제공항인 듯마냥 한쪽으로만 쭉 뻗어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만 될 것이 뻔한 데다 이러면 나리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허브화 경쟁에서 대대적으로 쳐발리는 건 당연지사. 그러면 산꼭대기를 깎으면 되지 않나? 이미 프랑스에도 그런 사례가 있으니 이상할 것도 없는데다 도심 주변의 고도제한[3] 문제 및 소음 문제도 어느 정도 피할 수는 있겠으나, 그러다가 실수라도 하면?바로 낭떠러지 직행 결국 평지를 찾으려면 한참 떨어진 캄피나스까지 나와야 하고, 일단 여기에 공항이 하나 있으니 다름아닌 비라코푸스.

이러한 점을 볼 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지도 모르겠으나 여하튼 막장 접근성으로 이용객들에게 불편함만 잔뜩 유발했고, 특히 아버지가 외국에 출장 갔다가 돌아오셔갔고 바로 차에 태워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혹시 깜빡하고 졸음운전이라도 하면 바로 즉사라는 문제까지 겹치는 꼴이었다. 명실공히 브라질최대도시라는 참으로도 위대한(...) 위상을 갖고 있는 상파울루의 관문이 이렇게 막장이었으면, 외국 비행기들도 여기를 두고 차라리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에 취항했을 정도.물론 리우의 입장에서는 고맙겠지만[4]

결국 이런저런 반발과 항의 끝에 1985년 상파울루 북동쪽에 있는 위성 도시인 구아룰류스에 있던 군 비행장을 민간용으로 전환하여 상파울루 구아룰류스 국제공항을 개항했고, 구아룰류스의 개항으로 비라코푸스는 일부 국내선만 취급하는 일개의 지방 공항으로 격하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캄피나스의 지리적 이점이 중요해지면서 이 공항이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고, 정부에서는 이에 맞춰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거치고 확장을 통해서 다시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지금은 일개의 지방 공항이지만, 한때는 명실공히 최대도시의 관문이자 브라질 제1의 공항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는 말자.[5]

  1. 해당 명칭으로도 여기로 들어올 수 있다.
  2. 근데 그 때 인공섬을 지을 기술이 있었을까? 브라질얘네도 아니고... 그리고 무려 34년 후인 1994년에 개항한 간사이는 계속 가라앉고 있어 문제인데, 당시 기술대로였으면 어떻게 됐을 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 자체가 없다.
  3. 비행기의 보다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공항으로부터 일정한 지역은 일부러 건물이 높게 들어서지 못하도록 인위적으로 막는 수단이다. 대한민국만 해도 김포국제공항이 위치한 서울특별시 강서구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는 고도제한 크리를 먹어서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홍콩에는 그것도 도심 지역인 구룡반도에 공항이 떡하니 있어 구룡반도 전체가 고도제한 크리를 먹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일본 후쿠오카공항이 시내 안쪽에 있어 도시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4. 한국에서도 신 공항을 처음에는 무려 124km 떨어진 청주에 지으려고 했었는데, 여기보다도 더 막장이었다. 결국 이런저런 반발로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을 짓게 된 것.
  5. 사실 신 공항이라는 게 아무리 개발해도 때로는 구 공항만도 못한 점들이 속출하는 법이고, 구공항에 대한 추억은 지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말레이시아수방 국제공항이 있다. 1998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LIA)이 개항한 뒤 일개의 소공항으로 전락했고 이어 수요가 줄자 기존의 터미널 1을 아예 부숴버렸다. 하지만 새로 연 KLIA는 너무 멀기만 하고, 그리고 터미널 1은 독립 후의 건축물(post-merdeka architecture)로서 가치가 대단한데 그걸 부쉈으니... 한마디로 정부가 저지른 병크였다. 이 사례를 보면 만약에 비라코푸스를 없앤다, 그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