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香港啓德國際機場
Hong Kong Kai Tak International Airport
일명 여객기 에어쇼의 원조.
한국 식 독음으로는 계덕개떡공항. 누군가가 생각나면 기분 탓이다 표준중국어로는 치더 공항이라고 발음한다. 개떡공항 내지는 곡예비행장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큰 산인 사자산(Lion rock)을 끼고 한 바퀴 도는 어프로치 때문이었다.
IATA: HKG[1]
ICAO: VHHH VHHX[2]
1998년까지 홍콩의 관문 역할을 한 국제공항. 본래는 홍콩의 영국 식민지 시절에 비행 클럽에서 만든 활주로였으나, 태평양 전쟁 동안 일본군이 활주로를 확장하면서 공항의 기본 형태를 갖추었다. 정식 명칭은 홍콩국제공항이었으나, 현재는 첵랍콕 국제공항이 홍콩 국제공항의 이름을 계승했기 때문에 편의상 카이탁이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1998년에 모든 기능을 첵랍콕 국제공항에 넘기고 폐쇄된 후 철거된 상태이며, 이 자리에 여객선 터미널을 새로 건설하여 현재는 공항이 아닌 항구로 사용 중이다.
물론 여기까지만 읽어보면 그저 평범한 공항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다. 그리고 당시에는 유일한 공항이었으므로 평범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겠지만... 지금부터 잘 읽어보자.
2 이착륙의 어려움
이 공항만이 보유하고 있는 카이탁 랜딩 혹은 홍콩 커브라고 불리우는 곡예에 가까운 착륙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다.[3] 카이탁 공항은 주변 지형 때문에 착륙시 활주로에 직선으로 들어갈 수 가 없었던 탓으로 기종을 불문하고 거의 급커브를 틀면서 활주로에 진입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IGS[4]를 이용해 산에 설치된 체커보드까지 자동조종으로 유도한 다음 IGS 유도장비의 미들마커를 통과하는 시점에서 자동비행을 해제하고 건물 위에 설치된 유도등을 따라 우선회해서 구룡성채의 빽빽한 주거지 건물들 바로 위를 낮게 날아 13활주로에 착륙했다. 게다가 곡예비행에 가까운 착륙으로도 모자라서 바다와 맞닿은 공항의 특징 때문에 착륙 중 십중팔구는 활주로에 측풍(크로스윈드)가 부는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조종사들은 크랩 랜딩을 시도해야만 했다.[5]
이 때문에 수많은 파일럿들이 홍콩으로 비행을 할 경우 착륙시 초 긴장상태에 돌입했으며 활주로에 똑바로 들어가지 못하는 건 다반사고, 심심하면 테일 스트라이크에 기체에 무리를 주는 착륙을 하는 등 파일럿들에게 초고난도 공항으로 꼽혔다. 그래서 홍콩 노선의 운항은 단거리인 주제에 적어도 기장 자격을 따고도 5년이 넘은 베테랑이 아니면 투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내 항공사 일부 기장들 사이에서는 '개떡공항'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6][7]
게다가 이 13번 활주로에는 계기착륙장치(ILS)가 없어서 악천후시 착륙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실 안 만들려고 안 만든게 아니라, 공항 근처에 Lion Rock이라 불린 사자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만들어 주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었다. 31번에서의 이륙도 마찬가지로, 뜨자마자 급선회(...) 반대쪽 31번 활주로는 바다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진입 코스가 비교적 쉽긴 하지만...도 아닌게, 바닷가라는 특성상 31번 활주로로 접근할 경우 무지막지한 해풍으로 인해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만에 하나 오버런 상태일 경우 그대로 시가지에 시밤쾅이라 거의 쓰이지 못했다고...[8]
사건 사고도 꽤 있는 편이었다. 테일스트라이크는 워낙 흔한 고로 논할 가치도 없을 정도고, 오버런도 매우 많았다. 1949년에는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DC-3이 시야 미확보 상태에서 접근하던 중 산에 시밤쾅(...)했고, 1968년과 1993년에는 태풍으로 시야가 좋지 않은 때 착륙하던 항공기가 오버런한 후 물 속으로 풍덩. 전자는 타이항공의 사고였으며 24명이 숨졌고, 후자는 중화항공의 사고이다. 이 공항에서 일어난 테일스트라이크 중 한 건은 결국 오랜 시간 뒤 공중분해라는 눈 앞이 멍해지는 사고를 일으켰다.
3 폐쇄
이런 문제는 홍콩 정부도 인식하고 있었고. 지형적으로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했던 카이탁 공항의 수용 능력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9] 주기장 등 일부 시설은 옆의 해안을 매립해서 어느 정도 확충했지만 가장 중요한 활주로는 도저히 확장이 불가능했다. 결국 첵랍콕 지구에 新 공항 건설을 결정하였고, 마침내 1998년 첵랍콕 국제공항을 개항하면서 카이탁은 폐쇄되어[10] 60년에 가까운 역사의 막을 내렸다.[11] 다만 개항 초기 첵랍콕 공항의 화물 처리 시스템이 불안정해 화물기는 폐쇄 후 며칠 더 운항했다. 여객용으로 마지막 이륙을 한것은 케세이 퍼시픽의 보잉 747-400이다.
카이탁 국제공항 활주로 부지는 크루즈선 전용 항구로 용도를 전환하기로 결정되어, 2013년 6월 11일 여객선 터미널이 완공되었다. 또한 그 옆에는 카이탁 공항을 기념하는 공원이 생겼다. 홍콩은 뭔가를 철거하면 꼭 공원을 만든다?
4 기타
사실 착륙 기술로만 따지면 전세계에도 카이탁급의 공항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홍콩만한 대도시를 끼고서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런 곡예에 가까운 착륙을 하게 만드는 공항은 드물다. 다들 어디 산골이나 바닷가의 중소규모 도시의 공항들 뿐. 그 중에 포항공항과 김해공항도 있다. 심지어 김해공항은 "김해탁"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사실 포항탁이 더 힘들다 다른 공항은 최악의 경우라도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사람으로 끝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변이 빌딩들로 빼곡한 시가지로 둘러 싸인 데다 광동체 대형 비행기들도 몇분에 한번씩 이착륙을 하는 카이탁에서라면? 같은 실수를 해도 비행기뿐만 아니라 공항 주변의 몇 천명의 생명이 왔다갔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카이탁의 난이도가 저들 공항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천만 다행히도, 이 공항이 있는 동안 비행기가 시가지를 덮치는 최악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잉 747, 심지어는 콩코드에게도 고난도의 착륙을 감행하게 만드는 공항은 카이탁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충격과 공포의 콩코드 착륙.
대한항공의 스펙터클한 착륙. 보잉 747-400이다. 카이탁 랜딩에는 보잉 747도 예외가 없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드리프트를 한다. [12] [13][14]
지금은 망해 버린 스위스에어의 MD-11. 접근시부터 촬영한 영상이라 조금 길다.
미디어상에서 홍콩을 묘사할 때, 구룡성채같은 빈민굴 위로 낮게 비행기가 날아가는 풍경은 이 공항의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으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그런데 전통은 어디 가지 않고 60년대인데 88년에 롤아웃한 747-400이 날아간다.
홍콩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는데, 중경삼림의 경우 임청하가 인도인들과 함께 마약 밀반출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카이탁의 과거 FIDS를 비롯한 공항 내부가 묘사되었으며, 양조위의 예전 여자친구는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비행 승무원으로 등장한다. 공각기동대 영화 버전에서도 구룡성채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 모티브를 땄다. 비도 내린다.
MTR의 경우 안에 들어가진 않고 쿤통선의 카우룬베이 및 나우타우콕 역이 가까워 미니버스나 동틴바스라는 공항버스로 연계되었다. 특히 카우룬베이 역은 붙어 있다시피 하여 아예 공항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이곳과 주변 지형이나 그외 여러가지 조건들이 다르지만 경상북도 경산시 조영동의 영남대학교 인근 대학로에서도 머리위로 비행기들이 건물들 옥상과 거의 근접해 저공비행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대구국제공항으로 착륙하려는 비행기가 이 지역을 통과해 착륙하기 때문.
여담으로, 홍콩이 제출한 2012년 태풍의 이름에도 카이탁이 있다(...).- ↑ 공항 코드 말소. 이 코드는 이전되어 첵랍콕 국제공항이 쓰고 있다.
- ↑ 현재는 공항이 항구로 전환되면서 공항시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VHHH 코드를 첵랍콕 국제공항에 넘겨준 후 VHHX 코드를 당분간 썼지만 지금은 말소.
- ↑ 얼마나 유명하냐 하면 2011년에 팬암의 전성기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의 에피소드에서도 악천후에 카이탁 공항에 착륙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기장과 부기장이 착륙 시스템에 불만을 얘기하는 스토리가 끼어 있을 정도이다.
- ↑ ILS 시스템과는 조금 다르다. ILS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준다면 IGS는 유도만 한다.
- ↑ 차트 상에는 RW NDB를 추가로 참고하여 13활주로에 진입하게 되어있지만 측풍 부는 상황에서 그게 쉬운가...
- ↑ 카이탁(啓德)을 한국식으로 음독하면 '계덕'이 된다.
- ↑ 헌데 홍콩을 기점으로 두고 운항하는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파일럿 사이에는 기존의 13활주로 유도 경로와는 달리 포인트를 좀 더 북쪽에 두고 일부러 조금 멀리 돌아서 급격한 우선회 없이 13활주로에 착륙하는 비법이 전해졌다고 한다(...).
- ↑ 오버런시 Lion Rock에 부딪힐 가능성은 없다. 31번 활주로의 경우 그래도 유도등 설치를 위한 공간이 있으므로 오버런시 여유는 백수십 m 정도는 있었다. 문제는 시가지에 들이박는다는 것. 13번을 이용할 경우 이런 여유공간도 없어 오버런은 그냥 입수확정이긴 하지만 항공기외에 추가적인 인명사고의 가능성은 적었다. 31번이 착륙에 잘 안쓰인 이유는 우선 13번 활주로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 보다 해풍으로 접근이 힘들고 사고시 도심에 피해를 줄 수 있고 복행시 Lion Rock이 위험한 장애물이 되기 때문. 주간 착륙시 뒷바람을 맞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
- ↑ 한 번 이걸 체험해 보고 싶다면 캐주얼 퍼즐에 가깝긴 하지만 보쿠관 3 카이탁편을 해보자. 지상관제 난이도는 보쿠관 3의 다양한 공항 시리즈 중에 최고 난이도를 자랑한다.
- ↑ 첵랍콕 국제공항의 착공은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에 결정되어 시작되었다. 혹자는 영국이 홍콩에게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라고도 한다.
- ↑ 무서운 게 책랍콕 공항이 운항을 개시하기 직전까지 카이탁 공항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카이탁에 있던 모든 시설, 장비들을 단 하룻밤 만에 첵랍콕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근데 이건 김포에서 인천 이전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 ↑ 여담이지만 이 기체의 부호는 HL7492로, 대한항공의 기체 교체 주기상 보기 힘든 카이탁 때부터 현역으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기체 중 하나로, 1995년 2월 23일 대한항공에 인도되었다.
요새는 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카더라 - ↑ 자세히 보면 한쪽 랜딩기어가 먼저 땅에 닿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랜딩기어의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랜딩기어의 파손은...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때문에 이 영상의 비행기 기장이 혼났다고 카더라. 하지만 이 설명은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이 영상에서 착륙 당시 기상상황이 측풍이 부는 상황이였으며 De-Crab 랜딩을 시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맨 좌측 랜딩기어가 먼저 닿는 하드 랜딩이 되긴 했지만...
- ↑ 정식 징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혼난 건 사실인 것 같다. 대한항공 조종사 교육 시 사고/주의 사례 교육에서 반드시 나오는 케이스로, 해당 조종사는 곤혹을 치렀다고 교육 받았다는 현직 해당 항공사 국제선 조종사의 증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