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전승

1 들어가면서

사도전승은 크게 2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하나는 사도 시대 때부터 내려온 전승을 지칭하는 말로, 다른 하나는 사도직 계승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항목에서는 후자의 의미에서 서술한다.

한편 <디다케>와 함께 교회의 전례와 신자들의 생활규범에 관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역사 문헌의 이름 역시 <사도전승>이다. 이 문헌은 210년대의 작품으로서 동 · 서방 교회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후기 교회의 각종 전례문헌의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의 각종 예식서와 전례서에도 그 기본적인 틀이 남아있을 정도로 교회 안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헌이다. 주교 서품, 사제 서품, 각종 직수여의 절차, 성찬 전례, 예비신자 교육, 세례성사, 기도시간과 방법, 단식규정 등 교회의 전례와 신자생활에 대하여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2 개념

서방 교회인 가톨릭과 동방 교회인 동방정교회, 오리엔탈 정교회 등에서 주교직의 기원과 역할이 사도로부터 이어져온다는 의미이다. 즉 이 말을 달리 이야기하면 모든 주교들은 사도들의 후계자라는 주교의 가장 기본적인 직무의 근본을 말하는 것이다. 각 주교들은 세상에 퍼져있는 지역 교회(교구)들을 사도의 후계자로서 사목하며, 이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사도들에게 가르치고 위임한 가르침들을 보전하고 전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역사적으로 올바르게 보전하고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척도이며 동시에 사도들이 하나의 교회를 이루었듯이 전체 보편교회의 일원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이 사도전승이 전수되는 물리적인 표징은 주교 서품식 때 선대 주교 혹은 다른 지역 주교들이 서품자에게 안수하고 서품하는 과정에서 전승된다. 이에 따라 현재 모든 주교들을 안수해준 것에서부터 그 계보를 올라가보면 12사도가 등장하고 결국 그리스도교 성직자의 기원인 예수 그리스도까지 그 계보가 이어진다.[1]

사제부제 역시 주교와 마찬가지로 사도전승을 이어받았기에 합법적이고 유효한 성직에 서품받는 것이며 이 사도전승에 보조자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제의 경우에는 사제로서의 품위는 주교와 동일하기 때문에, 사목적 수행에서만 주교에 속해 있는 것이지, 실질적인 사도전승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도전승을 중시하는 교단/종파들을 주교제 교회 혹은 주교제 교단이라고도 한다.

반면 사도전승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사도전승을 거부하는 교파에서는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의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물리적인 사도전승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도의 가르침에 따르는 교회'로 해석한다.

3 사도전승의 인정 여부

사도전승의 역할을 딱 한가지로 요약한다면 공교회적 전통에 대한 기준안에서 그 교회가 제대로 교회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를 판별하는 것이다. 즉 사도전승에 따라 유효한 3품 성직자와 7성사[2]를 보전하고 있으면 그것은 일단 교회로 불릴 수 있으며, 비록 갈라진 교회이긴 하나 12사도로부터 전해져 온 광의적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물리적 접촉(주교에 의한 안수와 서품)의 연결성이 끊김없이 지금까지 이어왔느냐를 기준으로 삼는다.

감정적으로는 사이가 좋지 않을지는 몰라도, 이 때문에 사도전승을 이어받는 교회들 간에는 성사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며 현실 속에서도 신학적 대화와 교류를 통한 교회일치운동이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비록 갈라진 교회의 주교라 할지라도 그 주교 역시 적법하게 사도로부터 그 권한을 받았기 때문이다.

4 사도전승 교회 일람

물론 여기에 안 적힌 주교들도 엄연한 사도들의 후계자이다. 단지 여백이 부족해서 못 적었을 뿐이다. 또한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예루살렘은 현재 정교회와 가톨릭, 그리고 비칼케돈 교파인 오리엔트 정교회 제교파들이 독립적으로 주교를 두고 있다. 뭔가 총대주교 목록인 거 같지만 넘어가자

4.1 가톨릭

4.2 정교회

4.3 오리엔트 정교회

4.4 성공회

성공회는 스스로를 '개혁하는 보편교회'로 인식하며 사도전승을 주장한다.

가톨릭 교회는 1896년 레오 13세가 회칙 <사도적 배려>(Apostolicae Curae)에서 성공회의 사도전승을 무의미한 것으로 규정하였는데, 에드워드 6세 시기 주교 임명 절차가 개신교적으로 변경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중앙집권체제가 아닌 정교회의 경우, 1922년 당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에서 성공회의 주교직에 대해 적법한 것으로 인정한 후, 예루살렘 총대주교구, 키프로스 정교회, 루마니아 정교회 등이 부분적으로 성공회의 사도전승을 인정한 바 있으나 완전한 상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후에 천주교회의 사도전승을 유지한 채 제1차 바티칸 공의회 때 로마 교회에서 갈라져 나간 구 가톨릭교회성공회가 완전한 상통을 맺고, 구 가톨릭교회의 주교들로부터 거의 모든 성공회의 주교들이 안수를 받음으로써 천주교에서 문제삼던 성공회의 물리적 사도전승이 사실상 회복됨으로써 현재 천주교와 정교회 입장에서는 성공회의 사도전승을 논하는 문제가 복잡해진 것이다. 오늘날 성공회와 구 가톨릭교회의 위트레흐트 연합[5] 사이에는 완전한 상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4.5 루터교회

성공회와는 달리 처음부터 천주교회의 교계 제도는 유지한 채 국가 교회가 통째로 루터교회로 간판만 바꾼 북유럽의 루터교회들은 사도전승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북유럽 루터교회들은 사도전승에 대해 전통적인(가톨릭적인) 관점을 취하지만, 그 외의 루터교회들은 그렇지 않다.

가톨릭 교회에서 북유럽 루터교회의 사도전승을 인정한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회의 사도전승에 대한 태도처럼 아예 적법하지 않다고 특별히 선언한 바도 없다.

4.6 포르보 공동체

포르보 공동체는 유럽의 15개 성공회/루터교회들의 공동체(communion)이다. 1938년부터 영국 교회와 북유럽 루터교회들 사이에는 지속적인 신학적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1990년대에 들어 성사교류가 이루어지는 온전한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포르보 공동체에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덴마크의 루터교회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 루시타니아(포르투갈), 스페인의 성공회 교회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라트비아 루터교회가 옵저버로 참관하고 있다.

구 가톨릭교회의 위트레흐트 연합과 성공회 사이에 상통이 이루어지고 있고, 성공회와 북유럽 루터교회 사이에 상통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구 가톨릭교회와 북유럽 루터교회 사이에도 완전한 성사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추가바람.

4.7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소위 '몰몬교'로 더 잘 알려진 후기성도교회는 소위 회복주의 교파임에도 사도전승을 주장한다. 교조 조셉 스미스가 몰몬경을 번역하던 도중인 1928년 말, 베드로, 대 야고보, 요한이 하늘로부터 나타나 스미스에게 신권의 열쇠를 주었다는 것이다. 즉 기존 교파와는 별개로 12사도로부터 직접 교권을 전승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1. 12사도들을 누가 뽑았는지 생각해보자. 당장에 교회에서도 성직자들을 뽑을 때에도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을 통해 뽑는다고 가르친다.
  2. 이것은 성직자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7성사와 사도전승은 불가분의 관계로 양쪽이 모두 동일하게 전승받는다.
  3. 그리스도의 70인 제자 중의 한 사람인 성 아데오의 제자로서 그에게 주교품을 받았다.
  4.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동 사도전승을 받은 교회이다.
  5. 구 가톨릭 교회 중에서도 이 위트레흐트 연합에 속하지 않은 교회가 몇 있다.
  6.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매장했던 인물로 성 마티아와 더불어 사도 후보까지 올랐던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