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 시리즈
장편주홍색 연구네 개의 서명바스커빌 가의 개공포의 계곡
단편집셜록 홈즈의 모험셜록 홈즈의 회상록셜록 홈즈의 귀환
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셜록 홈즈의 사건집
등장인물셜록 홈즈존 왓슨
허드슨 부인레스트레이드 경감마이크로프트 홈즈메리 모스턴
제임스 모리어티아이린 애들러세바스찬 모런
기타미기록 사건


His Last Bow[1]

1 개요

셜록 홈즈 시리즈의 단편집 중 하나. 동명의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는데, 시기 상 셜록 홈즈가 맡은 최후의 사건이다. 제목이 <마지막 인사>다 보니 마지막 단편집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후에 단편집이 하나 더 나왔다.[2]

사실 이 작품을 포함한 홈즈 후기 단편집은 비교적 좋은 평을 못 듣는데, 코난 도일이 이미 썼던 플롯을 다시 우려내는 등(...) 슬슬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게 보이기 때문.[3]

홈즈 단편 후기의 변화 중 하나는 홈즈가 경찰과 덜 협조한다는 것. 자기가 먼저 사건을 해결하러 가고 경찰은 뒷전이거나, 경찰과 협조하지 않는 얘기도 많아졌다. 그런데 형사들에 대한 평가 자체는 전기에 비해 오히려 더 좋아진 편.

후기 때의 홈즈가 더 차갑고 비정하다는 것도 특징. 이 때부터 홈즈는 왓슨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거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남의 집에 불법침입을 하는 건 기본이고 아무리 사건 조사라지만 여자와 거짓 약혼을 하기도 했다.[4] 반면 단순히 차갑고 비정하다기보단 중립적이 되었다는 평가도 많다. 후대로 갈수록 범인들을 더 많이 놓아주기 때문. 응?? BBC의 3부작 미니드라마 <셜록>에 나오는 소시오패스 셜록은 이 때의 셜록 홈즈에 큰 영향을 받은 듯.

또한 사건이 점점 국제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전엔 끽해야 런던, 혹은 영국의 먼 시골 지방까지 내려가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이 단편집에서는 홈즈의 명을 받은 왓슨이 유럽에 가서 한 인물을 추적하기도 한다.[5] 그리고 그 정점은 <마지막 인사>.

※ 황금가지판 기준의 제목이며, 국제적인 면모가 보이는 사건은 ★표했다.

2 수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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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등나무 집 ★

존 스콧 에클스가 가르시아란 스페인계 사람의 집(통칭 "등나무 집")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집주인과 하인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집주인인 가르시아는 먼 곳에서 시체로 발견되는 기이한 일을 겪게 된다. 또한 등나무 집을 지키고 있던 경관이 괴물(키가 2미터 이상은 되는 외국인 요리사)을 보았다고 증언하거나, 그 집의 부엌에서 괴상한 조각상과 목이 잘린 수탉 등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이해 못하게 꼬여간다.

홈즈는 나름대로 사건을 해결하면서 사건을 맡은 베인스 경위와 협력하려 하지만, 그는 그만의 생각이 있다면서 독자적으로 나간다. 어쨌든 홈즈는 현장에서 불에 탈 뻔한 편지의 내용을 근거로 상류층 사람들을 용의자로 삼고, 최종적으로 "헨더슨"이 범인이라는 심증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헨더슨의 집에서 나온 두 남자에게 한 여성이 끌려갔다가 다행스럽게도 풀려나서 홈즈에게 온다. 그리고 베인스 경위 역시 홈즈에게 찾아오는데...

사실 에클스는 그냥 알리바이를 위한 미끼였고, 실상은 가르시아가 누군가를 살해하려다 역관광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바로 돈 무리요, 일명 산페드로의 호랑이[6]였다. 쉽게 말하자면 가르시아는 돈 무리요와 비서인 루카스를 죽이려는 일종의 애국자였고, 그들을 죽인 후 등나무 집으로 돌아와서 에클스가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길 바랐지만 실패한 셈. 이에 무리요와 루카스는 무리요의 두 딸을 가르치던 가정교사이자, 가르시아와 뜻을 같이 하던 40세 전후의 영국인 여성 버넷 양을 납치하여 국외로 튀려고 했지만, 버넷 양은 놓치고 자신들만 피신했다. 버넷은 인질생활을 하면서 억지로 아편을 먹은 상태였는데, 아편에서 깨어나고 난 뒤 헨더슨의 정체에 대해 홈즈 일행에게 알려 준다.[7] 하지만 작품 말미에 해외에서 결국 무리요와 루카스(로 추정되는 사람들)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홈즈는 왓슨의 마지막 궁금증- 요리사, 괴상한 조각상, 목이 잘린 수탉- 에 대해 부두교라는 답을 준다.

베인스 경위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홈즈 시리즈에 출연하는 경찰 중에서 가장 유능하고 대접이 좋은 인물이다. 홈즈와는 다른 방식이었지만 진상에 거의 접근해가고 있었으며, 둘이 같은 장소 다른 위치에서 용의자를 감시하고 있었을 정도. 심지어 베인스는 흔적을 찾기 위해 저택 주변의 풀밭을 기어다니다시피하며 조사하던 홈즈를 나무 위에서 보고 있었고 홈즈는 이를 눈치조차 못 챘다. 작중에서도 홈즈가 출세할만한 실력이라며 칭찬을 아낌 없이 보낸다. 헌데 그 이후로 등장하지 않는다. 홈즈한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제거한 듯

또한 용의자들 중 한 명(외국인 거한 요리사)이 부두교 신자라는 설정이 나오면서 코난 도일 말년의 오컬트적인 요소에 대한 흥미가 엿보인다. 다만 이후 홈즈 단편에서 대놓고 오컬트적인 면이 언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사실 요리사의 부두교 장식 같은 것은 그냥 분위기용 장식 겸 낚시일 뿐이며 진짜 오컬트는 이전에도, 이후로도 홈즈 시리즈에서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홈즈 시리즈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수상쩍은 배경이 나오는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도 아니며 오히려 오컬트적인 면모는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 훨씬 잘 풍겨 나온다. 코난 도일이 말년에 오컬트와 심령학에 심취한 것은 사실이고 그런 류의 소설을 쓰기도 했으나 적어도 추리소설인 홈즈 시리즈에서는 그런 면모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2.2 소포 상자

한 노처녀에게 소포 상자가 배달되는데, 거기엔 사람의 귀 두 개가 들어 있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단순히 노처녀의 전 하숙생이던 의대생이 장난친 거라고 결론짓지만, 홈즈는 이런저런 단서(노처녀의 자매가 찍힌 사진, 잘린 귀의 귀고리 흔적, 매듭의 방식 등)를 바탕으로 생각한 끝에 결론을 내린다.

범인은 바로 선원 짐 브라우너. 브라우너는 최근에 금주령도 지키면서 아내와 소박하게나마 살고 있었지만, 아내의 자매들(초반에 귀를 배달받았던 노처녀가 큰언니 수잔,그리고 둘째 언니 사라,짐 브라우너의 아내가 막내 메리.) 중 둘째인 사라에게 의해 이리저리 시달리다가 급기야 아내와 관계가 멀어지게 된다.[8] 아내와 사이가 계속 나빠지다 급기야 아내는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등 막장 드라마가 현실화. 브라우너는 그들을 몰래 따라나섰다가 먼저 불륜남을 처리하고, 아내가 불륜남을 붙잡고 통곡하자 홧김에[9] 아내도 살해한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귀를 하나씩 잘라서 상자에 담아 사라에게 보냈지만, 분가한 탓에 원래 살고 있던 큰언니가 받게 되었다. 그 후 허망함 때문인지 브라우너는 레스트레이드에게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되며, 만악의 근원이었던 사라는 신문을 통해 귀 배달 사건을 알게 된 후 충격으로 앓아눕는다.[10] 그리고 홈즈와 왓슨은 레스트레이드가 보낸 편지와 진술서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다. 더불어 브라우너는 죄책감과 환각으로 죽은 두 사람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기에 홀로 있기가 무섭다고 제발 독방에만 가두지 말라고 간청한다.

용의자의 이름이 그대로 언급되는 등 (홈즈 말마따나) 이래저래 너무 간단한 사건이다. 레스트레이드는 사건 후반부에 진술서를 보낼 때 동봉한 편지에 홈즈의 추리를 우리의 계획이라고 물타기를 하는 망언을 일삼는다(…).

그리고 이 단편의 도입부는 장기 입원 환자의 초반부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전히 똑같다(...)[11]

2.3 붉은 원

어느 하숙집 주인인 노부인이 자기 집에 사는 하숙인이 의심스럽다며 홈즈에게 도움을 청한다. 정자체(폰트로 치자면 고딕체)에 무조건 단수[12]로 쓰는 등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홈즈와 왓슨이 잠입조사를 한 끝에, 본래 방을 잡은 사람과 현재 세입자가 다르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이후 홈즈와 왓슨은 그들이 신문 광고란을 통해서 접선하는 것을 깨닫고 그날 밤 하숙집 창문에서 서로가 촛불로 신호를 주고받는 것을 지켜본다. 그러다 신호가 끊어지자 문제의 인물이 사는 곳으로 곧바로 들이닥치다 그렉슨 경위와 미국 핀커튼 탐정 사무소 직원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다같이 세입자에게 신호를 보냈던 사람이 있던 건물로 들어가보는데...

죽은 사람은 바로 블랙 조르지아노, 바로 마피아의 간부였다. 노부인의 하숙집에 묵었던 남녀는 그들에게 협박당하고 있던 이탈리아계 사업가 연인이었는데, 블랙 조르지아노에 의해 그들의 은인이 협박당하고 자신들이 그 은인을 처형해야 되는 상황이 되자 함께 런던으로 도망친다. 이에 블랙 조르지아노가 뒤쫓아오고, 신문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던 차에 남자 쪽이 조르지아노를 처단한 것. 작중 설명에 의하면 "붉은 원"은 마피아에서 살생부를 작성할 때 반드시 실행하라는 표식 같은 것이다.

마피아가 언급된 두 번째 사건(다른 하나는 여섯 점의 나폴레옹 상")이며 범인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피해자였다는 패턴이 "등나무 집"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재등장한다. 또한 창문에서 촛불로 신호를 주고받는 것은 바스커빌 가문의 개를 연상시킨다. 덧붙여 공포의 계곡에서 잠깐 나왔던 핀커튼 탐정 사무소도 여기서 등장하지만 비중은 별로 없다.

그리고 이 작품의 촛불 신호는 굉장히 현실성이 없다. 이 신호 전달 방법은 촛불이 점멸하는 횟수대로 알파벳 순서에 적용하는 것인데(EX:촛불을 3번 점멸하면 알파벳의 세번째 글자 C) 이런 방법을 손전등이나 램프라면 모를까 촛불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이다. 특히 작중에 나온 것처럼 문장 단위의 대화를 주고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작중에서는 이 신호를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데, 대도시 런던에서 한밤중에 특정 창문에서 계속 불빛이 일정 주기로 깜빡거린다면 실제로는 굉장히 눈에 띄일 것이다.

2.4 브루스파팅턴 호 설계도 ★

마이크로프트 홈즈와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홈즈에게 찾아와서 사건 해결을 요구한다. 젊은 기술자인 캐도건 웨스트가 살해되었는데, 문제는 그가 죽을 때 국가 기밀인 영국제 신형 잠수함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 게다가 가장 중요한 몇 장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 사건 때문에 설계도의 책임자였던 월터 대령이 급사[13]하는 등 파장이 커지며 신문에서 수상한 접선이 발견된다. 이에 홈즈 일행은 함정을 파서 그 설계도를 거래하려는 사람을 꾀어내는데...

범인은 바로 국제 스파이 오버스타인과 월터 대령의 동생. 웨스트는 그저 월터 대령의 동생이 오버스타인과 거래하려 가는 걸 우연히 목격하고 쫓아갔다가 오버스타인에게 살해당한 것도 모자라 국가기밀누설죄까지 뒤집어쓴 것이다. 이후 홈즈의 함정에 의해 월터 대령의 동생은 그들에게 붙들리게 되고, 그는 도박빚 때문에 오버스타인에게 협박당했다며 같이 함정을 파서 오버스타인을 체포한다. 그리고 자신은 감옥에서 복역하다 사망하며 홈즈는 어느 높으신 귀부인으로부터 넥타이 핀(혹은 코담배갑)을 선물받는다.

"두 번째 얼룩"에서 언급된 국제스파이 중 한 명이었던 오버스타인이 범인으로 등장한다. 또한 홈즈에게 선물을 한 높으신 귀부인은 작중 설명을 보건대 빅토리아 여왕으로 추정된다. 사건이 국제&정치적이라서 마이크로프트 홈즈 역시 재등장하지만[14] 추리 문제에선 한 수 접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완전히 공기화된다(…).

이 단편집에서 자주 등장하는 국제사건들 중 하나이기도 하며, 그 중에서도 국가기밀 정보의 유출, 신형 병기 설계도, 국제 스파이 등 독특한 소재로 첩보물 같기도 하다. 또한 잠수함 예찬론자였던 코난 도일의 밀덕후적 면모가 엿보인다.[15]

2.5 빈사의 탐정

홈즈가 괴상한 열병으로 앓아눕더니 온갖 발광과 헛소리(…)[16]를 보이는 것도 모자라 왓슨에게 박하게 대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왓슨에게 자네는 그저 2류 의사일 뿐이라서 내 병을 알 수 없다란 폭탄발언도 일삼는다.왓슨:왓무룩 이에 마음이 상한 왓슨이 전문가를 부르러 가겠다고 하자 당장에 침대에서 달려나와 문을 잠그기까지 한다. 그리고 왓슨이 깜찍해 보이는 작은 상자에 손을 대자 버럭 성질을 내며 내려놓으라고 한다. 한참 화를 낸 후에 홈즈는 자신의 병을 치료해 줄 사람으로 컬버튼 스미스라는 사람을 꼭 데려오라고 하는데...

꾀병이었다. 사실은 컬버튼 스미스가 조카를 죽인 사건을 자기 입으로 자백시키기 위해 사망한 조카와 같은 증상을 보인 것. 이에 경찰이 달려와서 스미스를 체포하고 스미스는 홈즈가 거짓말을 한다고 우기지만, 사실은 왓슨이 홈즈의 침대 머리 뒤쪽의 공간에 숨어서 다 듣고 있었다. 결국 사건을 해결하고 홈즈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치운다.[17]

홈즈의 연기력과 노력을 완전히 알 수 있는 단편. 무려 사흘을 굶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정말이지 담배를 참는 게 고역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왓슨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면서 박하게 대한 이유 역시 자신의 연기가 들통나지 않기 위함이었다.[18] 다만 주석판 등의 설명을 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홈즈는 자신의 변장에 자신이 없었던 건가?"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셜로키언들도 있다.[19] 이는 빈 집의 모험에서도 제시된 점이다.
또한 사건의 해결도 미묘한 게, 홈즈의 논리대로라면 "컬버튼 스미스는 자기 입으로 범행을 자백했고, 그걸 왓슨이 들었다."인데 경찰 측에서는 홈즈와 왓슨이 이미 공동으로 작업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둘이서 짜고 할 수도 있다고 여길 수 있다. 살해 흉기인 상자(열면 독 묻은 용수철이 튀어나온다)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홈즈가 만든 거라고 잡아떼면 그만이라... 상자 안에서 컬버튼의 지문이 발견된다면 확실한 증거가 되겠지만 원작에는 언급되지 않으니 문제.

2.6 프랜시스 카팍스 여사의 실종 ★

프랜시스 카팍스라는 귀족 노처녀(내지 할머니)가 실종되자 홈즈는 그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하지만 홈즈는 바쁜 탓에 왓슨을 대신 보내고 왓슨은 그녀의 행적을 따라 유럽을 돌게 된다. 이 때 온화한 인상의 슐레징어 선교사 부부를 만나게 되지만 곧 헤어지고, 왓슨은 계속 떠돌던 중에 수상한 털보를 만나게 된다. 그러다 싸움이 벌어지고, 왓슨이 그에게 제압당한 찰나 변장한 홈즈가 나타나서 그를 구해준다.

사실 수상한 털보는 필립 그린 경이라는 사람으로 카팍스 여사를 찾고 있었던 인물 중 한 명이었다.[20] 또한 선교사라던 슐레징어는 호주 출신의 악당 홀리 피터스. 이후 사정을 알게 된 그린은 그들과 함께 이런저런 정보를 구하게 되던 중 관과 장례식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를 전해들은 홈즈 역시 왓슨과 그린을 데리고 장례식장으로 쳐들어가서 이제 막 운구되던 관을 열고 또 다른 시체 밑에 깔려서 계속 마취 상태였던 카팍스 여사를 구한다. 범인인 홀리 피터스와 그 아내는 도망갔지만 홈즈는 레스트레이드가 추적할 거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바스커빌 가의 개와 비슷하게 왓슨이 초반에 사건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며 나중에 홈즈가 나타나는 것 역시 같다. 또한 왓슨은 유럽 곳곳을 가게 되고 그의 입장에서 얘기를 하게 된다.

마지막에 홈즈가 본의 아니게 범인을 놓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신랑의 정체 이후 세 번째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 때와 달리 체포의 달인인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잡으러 갔다는 묘사가 나와서 철창행 확정. 홈즈도 "그들이 레스트레이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면 큰 활약을 펼치겠지."라고 확증하는데 어조를 보아하니 반드시 잡힐 운명일 듯 하다.

2.7 악마의 발

왓슨은 홈즈로부터 같이 콘월 지방에 가서 휴가를 보냈던 이야기를 써보라는 편지를 받고 그에 대해 회상하게 된다. 일에 미쳐서 과로를 하다 보니 홈즈의 건강이 심하게 나빠지게 되어 콘월로 요양을 간 왓슨과 홈즈는 의뢰인인 모티머 트리제니스로부터 한날 한시에 자신의 두 형은 미쳐버리고 여동생인 브렌다 트리제니스는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확인하러 간다. 이후 인근에 사는 유명한 아프리카 탐험가 레온 스턴데일 박사도 알게 된 후 한가하게 사건을 수사한다.
그런데 다음 날, 모티머 트리제니스가 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한 걸 알게 되자 홈즈는 전력으로 수사를 하게 되고, 왓슨에게 와서 한 과학실험을 하자며 이상한 가루를 등잔불에 피우고 서로의 상태를 관찰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그 이상한 가루의 정체는 태우면 독가스가 발생하는 약이었던 것. 홈즈는 이게 태우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중독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창문도 다 열어놓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웠지만, 약효가 너무 빠르고 강력하게 나타나서 죽을 뻔한 것.

범인은 바로 레온 스턴데일 박사. 사실 악마의 발은 아프리카의 어느 원시부족이 쓰던 약초 이름인데 불에 태우면 극심한 환각을 보게 되어 발광하게 되며, 유럽의 어느 연구실을 빼면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스턴데일은 브렌다 트리제니스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이 때 모티머가 무슨 속셈에선지 스턴데일에게 악마의 발에 대해 알려달라고 한 뒤 훔친다.[21] 이후 브렌다가 죽자 스턴데일은 모티머가 그걸 썼음을 알아내고 모티머의 집에 찾아가 그를 총으로 협박한 뒤, 똑같은 환경을 만들고 집 밖에서 총을 들고 감시하여 모티머가 죽게 만든다. 그의 얘기를 들은 홈즈도 모티머가 형제들을 모두 죽여 재산을 독차지하려 한 나쁜 놈이자 살인범이라는 걸 이해했는지 스턴데일 박사가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못 다한 일을 하게끔 보내줬으며 박사는 자기가 할 일을 다하면 알아서 죗값을 치루겠다고 한다.


사건의 초점이 "악마의 발"이라는 독초에 집중되어 있어서인지 사건 설명과 홈즈와 왓슨이 직접 해보고 죽을 뻔한 이야기는 한가득이지만 막상 범인을 밝히고 설명하는 부분은 적다. 그래서 오컬트 드립이냐고 저평가되는 단편.

또한 홈즈와 왓슨이 "악마의 발"을 직접 피워보고 실험할 때, 왓슨이 홈즈를 구한다. 여기서 화자인 왓슨에 의하면 자신도 머리가 어지롭고 별별 환각이 보였지만 그나마 왓슨은 램프와의 거리는 홈즈와 같았지만 창문가에 있어서인지 정신이 들어서 피하자고 생각하고 몸도 움직였는데 바로 곁에서 태운 홈즈는 눈이 뒤집어지고 이미 죽었던 사람들과 같은 증상을 서서히 보이고 있었는데, 왓슨은 그걸 보고 구해낼 힘을 얻었다고. 왓슨이 힘을 다해 홈즈를 잡고 둘이 바깥으로 나와 겨우 살 수 있었던 거였다. 홈즈도 한참 뒤에 정신이 들자 왓슨에게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고 약효가 이렇게까지 빠르고 지독할지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나 혼자 될 것을 너까지 끌여들여서 미안하다"고 하자 감동을 느낀다.[22] 다만 홈즈는 일이 없으면 코카인을 비롯한 마약을 해대는데 왓슨보다 먼저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설정구멍이 아니냐는 추정이 있다. 그런데 홈즈는 귀환 이후에는 마약을 했다는 언급이 거의 없어서, 인도랑 티베트로 방랑 다니던 중 마약을 끊었을 거라는 게 셜로키언들의 대체적인 의견.

80년대에 나온 홈즈 전집인 셔얼록 호움즈(이름이 이랬다) 시리즈에서는 빨간 조약돌이라는 제목으로 바뀌고 여러 부분에서 멋대로 더 들어간 부분이 많았는데, 단편들을 최대한 길게 1권으로 채우고자 이랬던 듯 하다.[23] 여기서는 스턴테일(이 책에서는 레옹 스탕달이라는 이름으로 프랑스인이라고 나온다!)이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5년 뒤, 정글 속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늪 근처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으로 나오고 홈즈가 박사의 죽음을 신문으로 보고 말없이 명복을 빌어주는 게 나왔었다. 물론 이건 원작과 상관없이 들어간 부분이지만.

2.8 마지막 인사 ★

독일에서 영국으로 건너와 활동하는 스파이인 폰 보르크. 그는 자신의 상관인 서기관을 만나 자기의 업적을 자랑하면서 영국 해군의 암호 체계도 곧 훔쳐낼 거라 자신하고는 그를 돌려보낸다. 더구나 당시 시대는 바로 제1차 세계대전 전야. 얼마 안 남은 게 아니라 진짜 바로 전날 밤이다. 폰 보르크가 한참을 기다린 끝에 그의 접선책인 앨터몬이 도착하고, 그들은 폰 보르크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끄나풀들을 팔아넘긴다고 말싸움을 하다가 마침내 거래를 하기로 한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 홈즈와 왓슨은 대체 어디 있는가?

사실은 앨터몬이 바로 홈즈였다.[24] 폰 보르크의 끄나풀들 중 한 명으로 일하면서도 위험인물의 정보를 제공해서 영국 경찰이 체포하는 것을 돕고, 자신은 계속 폰 보르크의 주변을 맴돌며 쓸데없는 정보를 건네주면서 독일 스파이들의 정보를 빼낸 것. 폰 보르크에게 준 책도 해군 암호 체계가 아니라 "실용 양봉 편람"이었다.[25] 이 때 마취당했다가 깨어난 폰 보르크가 홈즈더러 죽여버린다고 협박하지만, 홈즈가 자기의 내력(보헤미아 왕국 스캔들 포함)을 읊어주자 곧바로 데꿀멍한다. 홈즈와 왓슨은 폰 보르크를 묶어서 자동차에 태운 후, 몇 십년 만의 재회를 짧게 축하한 후에 폰 보르크를 경찰에 넘기고 첩보원 생활을 끝내기로 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참고로 이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마사부인은 허드슨 부인의 동생이라는 말이 있다

마지막 인사답게(?) 복잡하지 않고 끝마무리가 매우 담백한 것이 특징. 무엇보다도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만큼 사건 해결 자체보다는 셜록 홈즈는 영국군 편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어서 영국군을 응원하는 면이 강하다.

다음 단편집에서 홈즈가 은퇴한 후에 수사한 것 같은 사건이 한두 개 보이지만, 이는 마지막 인사보다 앞선 시간대이다. 즉 "마지막 인사"가 제목대로 홈즈의 마지막 활약이다.[26]
  1. 물론 'his'가 지칭하는 대상은 셜록 홈즈이다.
  2. 이 중 <골판지 상자의 모험>(황금가지판에서는 "소포 상자")이라는 단편은 영국판에서는 주로 <셜록 홈즈의 회상록>에 포함되어 있다.
  3. 코난 도일 본인은 <셜록 홈즈의 모험> 때 이미 아이디어를 짜내는데 지친 상황이었고 이미 홈즈를 죽이기로 결심했었던 전적이 있다. 그래도 <셜록 홈즈의 귀환>은 그런 면이 덜한데다가 단순히 홈즈가 귀환했다는 것만으로도 다들 환영했던지라…
  4. 셜록 홈즈의 귀환 중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턴> 참고.
  5. 프랜시스 카팍스 여사의 실종.
  6. 작중 남미 대륙의 가상 국가 '산 페드로'에서 폭정과 억압을 일삼은 독재자로 묘사된다. 견디다 못한 대중의 폭동이 일어났지만 그는 이미 낌새를 채고 재산을 싹 챙겨 해외로 도주한 뒤였고, 원한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아직도 그의 행방을 조직적으로 쫓고 있었다.
  7. 버넷의 남편은 무리요 치하에서 일하던 양심적인 고위 관리였는데, 무리요의 타겟이 되어 행방이 묘연해지고 재산은 모두 몰수당한다. 버넷은 무리요의 두 딸을 가르치며 내부 첩자 노릇을 했지만, 가르시아 일행에게 신호를 보내다 무리요와 비서에게 발각당해 지하실에 감금당하는 처지가 된다.영국의 숙녀가 어떻게 이런 조직에 가담하게 되었는지 묻는 홈즈의 질문에 대답한 내용.
  8. 사실 사라가 막내동생의 남편에게 혼자 플래그를 세우고 신혼집에 눌러앉아서 계속 제부에게 추파를 던졌다. 아내밖에 모르던 브라우너가 딱 잘라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여동생과 브라우너 사이를 이간질하다 급기야는 여동생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여동생 부부의 가정을 파탄 낸 것. 원래 귀 배달은 사라에게 갈 예정이었다. 사라가 언니와 같이 살다 최근에 따로 나온 것을 몰랐고, 큰언니 수잔과 S.쿠싱이라는 이니셜이 같았기 때문에 잘못 배달된 것.
  9. 아내를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죽은 놈의 시체를 부여안고 울부짖는 아내를 보자 이성을 날렸다며 정신을 차리자 아내도 머리가 피범벅이 되어 죽어있었다고...
  10. 원래 홈즈와 왓슨이 사라를 만나러 갔지만 앓아누웠다는 말을 듣고 만나지 않았다. 어차피 만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기껏해야 홈즈가 한 추리를 확인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11. 소포상자는 원래 셜록 홈즈의 회상록에 수록될 예정이었지만 코난 도일이 빼버렸는데 편집자가 이 앞부분을 장기 입원 환자에 그냥 넣어버렸다. 그래서 장기 입원 환자의 시간적 배경은 10월이라고 나오지만 의회가 휴회를 했다는 것이나 모두 휴가를 가서 런던을 빠져나갔고 기온이 32도 라는 식의 가을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 들어가 버렸다. 장기 입원 환자의 원래 앞부분 내용은 셜록 홈즈가 하루 종일 화학 실험을 하다가 시험관을 깨뜨리자 왓슨에게 하루종일 한 일을 망쳐버렸다면서 저녁에 런던 시내나 거닐자고 하면서 둘이 시내를 나갔다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12. 성냥은 보통 matches라고 하지만 문제의 하숙인이 쓴 것은 MATCH였다. 홈즈의 추리에 의하면 영어를 못 해서 사전을 보고 찾아 썼다고 한다.
  13. 책임을 지고 자결한 것으로 암시된다.
  14. 마이크로프트가 영국 정부의 정보책임자라는 설정은 여기에서 처음 나왔다.
  15. 코난 도일은 홈즈가 등장하지 않는 한 단편에서 영국과 전쟁이 붙은 적국이 잠수함으로 영국의 보급선을 끊어 고사시킨다는 내용을 썼는데, 결과적으로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그대로 예언했다.
  16. 동전을 왼쪽주머니에 넣어 균형을 잘 잡히게 만들라던가, 굴의 번식력은 대단한데 왜 지구는 굴로 가득 차지 않는 것이냐(…) 등의 헛소리.
  17. 덤으로 홈즈가 화를 내면서 왓슨에게 만지지 말라고 한 상자에는 그 열병에 걸리게 하는 병균이 들어있었다. 그 상자는 열면 끝에 병균이 묻은 날카로운 용수철이 세게 튀어나와 사람을 다치게 해서 그 상처로 병균이 들어가 감염되어 열병에 걸리게 하는 것이었다. 홈즈는 집게로 조심스럽게 살짝살짝 열어서 다치지 않았다.
  18. 열병에 걸린 것이니 몸에서 펄펄 끓는 고열이 나야 하는데, 왓슨이 와서 진단을 하고 체온을 검사하면 당연히 꾀병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들통났으면 왓슨이 "개소리 집어쳐! 무슨 병에 걸렸다는 거야?!"라고 했을지도
  19. 홈즈 본인이 설명한 것처럼 왓슨이 의사라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긴 하다. 또한 왓슨에게 꾀병이라는 것을 알린다 쳐도 왓슨이 스미스에게 홈즈처럼 얼굴에 철판 깔고 연기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기에 그랬다는 해석도 있다.
  20. 둘은 젊은 시절 서로 사랑했던 연인으로, 필립 그린은 해군 제독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그의 거친 언행과 품성 때문에 프랜시스가 떠나고, 서로를 잊지 못해 몇 십년이 지나는 세월 동안 독신으로 보내게 된다.
  21. 스턴데일도 "아마 내가 딴 일을 하고 있을 때 몰래 덜어낸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그러지 않고서야 모티머가 약초를 손에 넣을 방법도 전혀 없고.
  22. 세 명의 개리뎁 사건에서 총에 맞은 왓슨을 홈즈가 눈물까지 보이며 걱정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왓슨은 위대한 마음을 처음으로 보았다는 드립을 친다. 이 때의 기억은 싹 사라진듯(?)
  23. 핀형이 대략 좋은생각 같은 잡지와 비슷하다.
  24. 왓슨은 어디 있다가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풍채 좋은 운전사'라는 표현과 폰 보르크와 얘기하던 서기관이 "반대편에서 차 한 대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라는 서술을 보면 홈즈의 차를 몰고 온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등장에서도 셔틀이라니
  25. 홈즈가 은퇴한 후에 양봉 일을 하면서 연구한다는 서문이 단편집 맨 앞에 실려 있다.
  26. 상당히 오랜 시간 은둔생활을 하다 간만에 사건에 착수한 늬앙스를 풍기는데, 사건을 의뢰한 사람이 영국수상이라고 직접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외교부장관이기만 했어도 거절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