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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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682 孫思邈

1 소개

~ 초기의 명의(한의학자), 도사, 연금술사, 과학자.

산시성 출생으로 노장사상에 조예가 깊었다. 수문제, 당태종, 당고종 등에게 부름을 받았지만 사양하고 벼슬도 받지 않았다.

당대의 대표적 의서인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650∼659?) 30권과 《천금익방千金翼方》 30권을 썼다. 이 책들은 각종 질병 수백 종에 대하여 논술하고, 질병의 예방·치료에 관한 처방을 거의 1만여 첩帖이나 수집하였다. 거의 현대의 백과사전급. 그가 논한 아래턱뼈 탈구의 치료원칙은 현대에도 그대로 쓰인다. 침, 뜸 요법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2 업적

남북조시대 불노장생약으로 여겨진 오석산(五石散)의 독성을 밝혔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오석산은 무려 왕필이 개발한 환약으로, 황화수은이 주성분(...)이며, 단사(丹砂 = 주사朱砂)와 비소(...) 등을 함유한 웅황(雄黃) 등이 들어갔다. 먹으면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결코 좋지 못할 것인데 불로장생약이라고 떠들어 댄 셈. 심지어 환각성분도 있었다.(...) 손사막 후에도 수은 중독, 환약 섭취 등으로 죽은 황제들이 장난이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심지어 대에도 있었다. 명 4대 암군 참조.) 엄청난 예지력인 셈.

그는 질병의 예방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최고의 의사는 아직 발병하지 않은 병을 치료하고 중간 정도의 의사는 막 발병하려는 병을 치료하며, 가장 수준이 낮은 의사가 이미 발병한 병을 치료한다."는 말이 유명하다.

이 이외에도 그가 기술해놓은 치료법 중 현대에 와서 과학적으로 이유가 밝혀진 것은 다음과 같다.

  • 갑상선 부종에는 양의 목이나 해조류를 먹으라 = 아이오딘을 먹으라는 것. 실제로 이것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티록신의 원료이다. 아이오딘이 부족하면 뇌하수체에서 계속 자극호르몬을 내지만 아이오딘은 나오지 않아 갑상선만 부풀어 오르게 된다.
  • 야맹증에는 동물의 을 먹으라 = 비타민A가 들어있으며, 실제로 야맹증은 비타민 A의 부족으로 일어난다.
  • 각기병은 왕겨를 끓인 죽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라 = 비타민 B가 들어있으며, 실제로 각기병의 원인은 비타민 B 부족이다.
  • 당뇨병 환자의 소변은 달다. 침이나 뜸을 놓는 방식으론 고칠 수 없다. = 당시의 미비한 위생을 고려했을 때 괴저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건강은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관리할 수 있다.
  • 찔린 상처, 황달 등에는 민들레가 좋다.
  • 이 이외에도 한센병, 결핵, 콜레라, 이질의 전염성을 기록했다.

또한 이 책들에서는 의사의 윤리를 논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 된다. 책만 그렇게 쓴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도 가난한 백성들을 치료하여 훗날 민담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약왕藥王"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대표적인 일화는 환자가 "아(阿), 그곳입니다(是)!"라고 소리지른 것에서 유래한 아시혈阿是穴 치료법과 다 죽어가는 임산부를 살려냈다는 것이 있다. 자애로워 동물도 잘 치료해 주었는데, 우연히 치료해준 용왕의 아들이어서 용궁 구경을 하고 왔다는 설화도 있다.

그가 활약했던 분야는 의학 뿐만이 아니다. 초석과 의 혼합물이 격렬하게 연소한다는 것을 알아내고 거기에 목탄을 부가해서 흑색화약을 발명해냈는데, 근대적 화약의 시초이다.

물론 그도 시대의 한계를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연금술로, 그가 쓴 〈단금요결 丹金要訣〉에는 불사의 영약을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물론 효과는 없다.

3 향년 101세 or 141세

"50년 후에 성인이 나올 것이니 그를 도와 백성을 구제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당태종이었던 모양. 당 태종이 한번 그를 보았는데 중년을 넘긴 나이에도(당태종 즉위 때 이미 45세) 젊은 사람 같아 "도인은 역시 다르구나"하고 감탄했다는 기록이 있다.

손자에게 죽는 날 "“나는 오늘 이곳을 떠나 어디에도 없는 고향으로 가야한다"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기록에 따르면 죽은 후에도 1개월간 얼굴의 붉은 기운이 사라지지 않았으며 장례를 치르려고 하자 옷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즉, 신선이 되었다는 것. 보통 101세 사망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료의 신뢰를 따지자면 141세가 더 정확하다고 한다. 장수만세

우리나라의 한의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손사막이 남긴 학술 자체는 중의학의 메인스트림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기에 영향이 크지는 않으나, 위에서 서술한 천금요방과 천금익방, 그리고 양생술의 사상은 널리 퍼졌다. 허준동의보감 첫머리에 인용된 글이 바로 손사막의 천인합일에 대한 글.

4 미디어 믹스

조이온에서 만든 "해상왕 장보고"에서 화약을 다루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시대 고증은 무시되었지만 그럭저럭 타당한 설정. 졸지에 국적이 둔갑한 여여문에 비하면...

중국 만화가 하달장가행에서는 빈부·노소·미추·선악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환자를 치료하며 심지어 아픈 동물까지도 돌봐주는 덕 높은 인물로 등장한다. 정담진인의 스승이라고 하며 초로의 노인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141세 사망설을 반영했는지 실제 나이는 80세가 넘은 것으로 나온다. 주인공 이장가의 병증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