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산

경고! 이 물질은 위험 물질입니다.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물질을 섭취 및 복용하거나 함부로 취급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1 한약

1.1 개요

五石散

한약의 일종...이긴 한데, 지금은 당연히 안 쓰는 .

리그베다 위키 초기에 마약으로 분류했으나, 위키 게시판에서 토론을 거쳐 마약의 정의를 대한민국 현행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한정하기로 하면서 거취가 애매해졌다. 중추신경에 작용해 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등 인체에 작용하는 효과로 봐서는 마약 취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성분상으로는 비소, 수은 등의 무기물이 주성분이라 현대적 의미의 마약보다는 약효를 억제한 독약에 가까워보인다.

재료가 다섯 가지 광물이라 오석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散)을 빼고 오석(五石)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산(散)은 가루약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식산(寒食散)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중국에서는 한석산(寒石散)으로 불린다.

오석산의 재료는 아래 표에 나오는 다섯 가지 광물인데, 기록마다 서로 달라서 정답이라 할 만한 것이 없다.###

재료상세
석유황(石硫黃)웅황이라고도 하며 삼황화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이다. 산의 양지에서 캔 것이 웅황이고 음지에서 캔 것은 자황이라 한다. 황화물은 용해도가 매우 낮아 사실상의 독성은 적지만, 산소나 체내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하여 수용성의 화합물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독성이 낮다고 해서 먹어도 괜찮은 것은 절대 아니다.
석종유(石鍾乳)종유석이라고도 하며 탄산칼슘을 함유하고 있는 암석.
자석영(紫石英)자석영은 자수정이나 형석(蛍石)이다. 자수정이라면 이산화규소와 산화철이 주성분이고, 형석이라면 불화칼슘이 주성분이다.
적석지(赤石脂)규산알루미늄이 주성분인 황토.
석영(白石英)백수정. 이산화규소 광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석유황(웅황) 빼고 별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그 웅황이 비소를 함유하고 있고, 저걸로도 모자라 기록상으론 황화수은이 주성분인 주사나 단사(丹沙)가 들어가는 것도 많다. 그나마 양호해보이는 저 위의 구성은 청대 루쉰의 기록으로, 해당 언급에서도 저 조성으로 시작해 추가로 하안이 개량한 레시피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되어있다.

고대의 처방을 보면 주사, 자철광, 명반, 웅황, 공작석등도 기록되어있다. 주사는 적석지와 비슷한 색상을 가지면서 더 빨간 데다 일부 처방에서는 적석지 대신 들어가며, 웅황은 대개 빠지지 않고 나온다. 웅황으로도 모자라 계관석을 언급하는 레시피도 있는데 이건 웅황과 같이 발견되는 사촌으로 마찬가지로 비소황화물이다.

1.2 역사

처방 자체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던 모양으로, 상한론을 저술한 대의 장중경[1]이 오석산에 의한 병을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위진남북조시대.

청담사상의 유행과 함께 번져나가 오석산을 뜨거운 에 타 마시고 알콜 기운 + 마약 기운을 받아 헤롱헤롱한 상태로 놀면서 다니는 것이 당시 귀족층의 놀이였다. 그래서인지 위진남북조시대의 지배층에는 막장이 많았다(…). 이는 삼국시대의 인물 하안이 오석산을 그것은 정말로 좋은 것이라고 칭찬한 탓(...)이다. 특히 오석산을 복용해 나이 먹고도 마치 어린 소녀의 피부를 가지고 되었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적이다.

남북조시대 때는 대부분 남조에서 유행했으며 북조에서는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적었다. 그렇다고 아주 영향력이 없었던 건 아니라 북위의 개국황제 도무제는 원래 명군이었는데 말년의 의심병에 더해 결정적으로 오석산을 먹고 나서부터는 살짝 이 가버렸다. 그는 공신이나 대신을 함부로 죽이다가 결국 아들 탁발소에게 피살당하고 말았다.

2010년, 공주 공산성에서 백제에서도 오석산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발굴되었다. 오석산이라는 문구는 추정이지만 그래도 정황상 유력한 해석이다. 90근이라고 하니 상당히 대량인데 흠좀무. 계백(드라마)고증 반영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오석산 파는 얘기가 나온다.

놀랍게도 오석산에 대한 비극은 훗날 북송 시대에까지 이어지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소동파가 이 약을 극찬하는 바람에(!) 당대 의원들이 다시 이것을 의서에 정식 약재로 등재하여 이 무서운 극약의 수명이 더 연장되고 만다.

1.3 특징

복용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피로가 싹 가신다고 하지만, 대단히 독성이 강해 반드시 행산이라 하여 계속 걸어다니면서 독기를 빼내야 한다. 당시에는 마약이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없었고 오히려 오래 복용할수록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다. 마약 복용 후에 극도로 흥분한 상태라 행산을 하면서도 얌전히 산책만 한 게 아니라 온갖 기행을 벌이며 돌아다녔다고(...).

또한 반드시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하며 차가운 물을 마시면 죽는다고 한다. 기록에 이 행산을 하지 않아 죽은 사람 이야기가 나오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다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찬물을 계속 뿌려대자 그만 죽어버렸다고 한다.

오석산을 복용하고 바깥을 돌아다니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것 같은 걱정이 생기며, 장기간 오석산을 복용하면 피부가 민감해져 닳아 헤지기 쉬웠다. 약해진 피부 때문에 의복을 입거나 신발을 신기가 힘들었으며 크고 헐렁한 긴 옷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해 얼핏 보기에는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이를 흉내내 오석산을 복용할 경제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일부러 헐렁한 옷을 다니고 산을 다니며 마치 오석산을 복용한 것처럼 가장하기도 했다.

피부가 약해져서 까끌까끌한 새 옷은 피부에 상처를 입히기에 항상 헌 의복을 입고 다녔다고 하며, 의복을 세탁해 입는 것도 좋지 않아 세탁하지 않은 헌 의복을 입고 다녔다. 오석산을 복용하는 이들은 지저분하고 칠칠치 못 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들었으며 이들의 피부에는 가 들끓었다고 한다.[2] 왕희지도 말년에 오석산 재료를 캐기 위해 분주하게 다녔으며 그의 넷째 아들 왕헌지는 결국 등이 썩어 끔찍하게 죽었다.

성분이 성분인 만큼 오석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각종 중금속에 복합적으로 중독당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1.4 미디어

본래 한방에서는 치병보다는 양생과 관련된 약재가 가치가 높은 편이고, 그 중에서도 광물 계통 약재는 특히 귀하게 여겼다. 그래서 고래부터 대중문화 속에서 오석산은 말 그대로 부의 상징으로 통했다.

삼국지 10부터는 아이템으로 등장해서 수명을 10년 늘려주는 효과가 존재한다(...). 삼국지 12에서는 가치가 가장 높지는 않지만 수명을 7년 늘려준다.

판관 포청천에는 오석산에 중독된 지방 수령의 조카가 오석산 살 돈을 마련하려고 양가의 규수를 암살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당연히 이 조카는 조카를 감싸던 삼촌과 함께 작두골로 갔다(...).

사극(?) 천추태후에서는 성종목종이 오석산을 사용했다.

2 지명

  1. 그러나 한대라고는 해도 삼국시대 초~중기까지 활약했던 인물이다.
  2. 오석산을 즐기는 당시의 귀족들은 몸의 이를 잡으며 담론하는 것을 풍류라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