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1 始祖

어떠한 가문, 혹은 겨레를 처음 일으킨 조상이나 어떠한 사상을 처음으로 개척한 사람을 의미한다.
'왕건고려의 시조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사례는 영도하씨 시조인 하일.

2 동아시아 제왕의 묘호 시조(始祖)

시조는 동아시아 제왕의 묘호중 하나이다.

2.1 이 묘호를 받은 군주

2.2 만화 봉신연의의 등장인물 시조

작중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근본이며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에 가깝다.

3 時調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 그 시절에 유행하는 노래, 노랫말이라는 뜻이다.멜론TOP100 요즘 말로 하면 '유행가', '가요' 정도가 될 듯. 시(詩)와 한자가 다른데 이를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형태가 확립된 정형시로 3장 6구 45자(이하)로 이루어지며 각각 초장, 중장, 종장으로 부른다. 각 장 낱말의 글자 수가 3-4-3-4, 3-4-3-4, 3-5-4-3으로 되어 있는데 한두글자씩은 가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각 낱말이 음보율을 이루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종장의 첫 음보(첫 구로 첫 단어)는 꼭 세 글자[1], 두번째 단어는 다섯 글자 이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형태 자체는 고려 말기에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이 시조에 가락을 붙여 노래처럼 읊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시조창'이라고 한다. 시조창 한 가지를 알아두면 다른 평시조에는 모두 응용해 부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1980년대 한국가요와 2000년대 한국가요가 템포가 빨라지는 쪽으로 변한 것처럼 시조창도 조선전기에서 조선후기로 갈 수록 점점 템포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시조에는 보통 제목이 없기에 초장의 첫 구를 제목 대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 남구만

이런 시조를 창(唱)하는 경우 보통 종장의 '재 넘어~ 언제 갈려'까지만 읊고 나머지는 생략한다. 시조를 읊는 방법이나 동영상은 잘 아시는 분이 추가바람.

시조 여러 개를 이어 하나의 시로 만든 '연시조'라는 새로운 형태도 만들어졌다.[2] 현대의 시조 작가들은 보통 이 방식을 이용하며, 보통 평시조를 이어서 사용한다.

한국의 3대 시조집이라고 하면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를 일컫는다.

3.1 평시조

3장 6구를 정확히 지킨 작품.

태산이 높다 한들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 양사언

아마도 시조를 배우면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작품일듯.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 월산대군 (성종의 형)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萬壽山) 드렁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百年)까지 누리리라

- 서태지 이방원. 하여가(何如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싈 줄이 이시랴

- 정몽주. 단심가(丹心歌)

조선 태종 이방원과 정몽주가 서로 대구로 주고받은 시조 두 수. 단심가를 듣고 나서 이방원이 정몽주를 죽일 마음을 먹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단심가의 '일백번 고쳐 죽어'부분은 一百番更死了으로 한역되어 있는데 본래는 '다시'의 의미라는 이야기도 있다. 更(다시 갱, 고칠 경)을 한글로 바꾸는 과정에서 '다시'의 의미를 '고치다'로 오역했다는 이야기.

3.1.1 구별 배행 시조

시조를 장별로 줄을 나누어 세 줄로 쓴 시조가 아닌, 구별로 나누어 쓴 시조. 한 장을 한 연처럼 보이기 위해 장별로 행을 또 나누기도 한다. 현대 시인들이 시조 형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사용한다.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 개화(開花) 이호우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스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山河).

- 진달래, 이영도[3]

구별 배행 시조이면서 연시조다.

3.2 엇시조

3장 6구를 지키긴 하지만 어느 한 부분이 늘어나 있다. 어긋난 시조라는 뜻. 평시조와 사설시조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함으로써, 그 나름의 독자적인 미학을 창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엇시조 설정을 비판적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 있다. 시조의 3분류법을 부정하며 엇시조를 빼버려야 한다는 논의가 거의 정설처럼 되어가고 있다.

청산(靑山)도 절로 절로 녹수(綠水)도 절로 절로

산(山) 절로 수(水) 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
그중에 절로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절로.

- 송시열

3.3 사설시조

평시조의 기본을 지키면서 각 장을 길게 늘여 쓴 시조.

모란은 화중왕이요, 향일화는 충효로다.

매화는 은일사요, 행화는 소인이요,
연화는 부녀요, 국화는 군자요,
동백화는 한사요, 박꽃은 노인이요,
석죽화는 소년이요, 해당화는 계집애로다.
이 중에 이화는 시객이요,
홍도, 벽도, 삼색도는 풍류랑인가 하노라

- 김수장

한 잔 먹새 그려 또 한 잔 먹새 그려

산 노코 무진무진 먹새 그려
이 몸 주근 후면 지게 우해 거적 더퍼 주리여 매여 가나
유소 보장의 만인이 우레 너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 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달 가난 비
굴근 눈 쇼쇼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쟈 할고
하믈며 무덤 우해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찬달 엇더리

- 정철 장진주사

3.4 양장시조

양장시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조의 구성인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으로 이루어진 형태에서 중장을 생략하여 양장(2장)으로 줄인 형태이다. 즉 쉽게 말해 6구에서 4구로 시가 축약되어 있다. 간단히 말해 내용이 짧은 시조 노산 이은상 시인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초반에는 이은상을 비롯한 여러 시조 시인이 양장 시조를 창작했으나, 일본의 정통 정형시인 와카의 5.7.5조와 7.7조의 2행 구조를 시조 3장에서 한 장을 뺀 형태로 접합시켜 본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형태가 지나치게 작위정이며 반일적인 민족 감정도 작용하여 작가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잊혀졌고, 이은상 역시 후속 작품을 발표하지 않아 실험작으로 그치고 말았다.

뵈오려 안 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 이은상, 소경 되어지이다

4 市鳥

시#s-5를 대표하는 . 예를 들어서 서울시의 시조는 비둘기부산광역시갈매기다.
  1. 다만 간혹 가다 고시조 가운데에서도 세 글자가 아니라 네 글자 짜리도 보인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예시는 추가 바람.
  2. 15세기에 창작된 맹사성의 '강호사시가'로 처음 등장한 연시조는 16세기 이황이이의 '도학가' 계열 시조들로 구조가 완성되었고 17세기에 윤선도의 작품들로 절정에 달한다.
  3. 판타지 소설가 이영도와는 동명이인으로 항목에 있는 시조시인 이영도 여사다. 위에 소개한 이호우의 누이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