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브레이커블

1 개요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2000년 발표한 히어로 영화다. 식스 센스를 찍을 때 이미 브루스 윌리스에게 새 영화의 주연을 맡기기로 얘기가 됐다고 한다. 촬영 기간은 2000년 4월부터 7월 사이. 같은 해 11월에 개봉되었다.

2005년 6월 11일 KBS 2TV 토요명화로 더빙 방송되었으며 2006년 7월 22일 재방을 했다. 2013년 5월 3일 KBS 1TV 명화극장에서 삼방을 했다.

2 줄거리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전직 미식축구 선수로 현재는 경기장 경비원이며 아내와 소원한 상태인 데이비드 던(브루스 윌리스/이정구 분)은 뉴욕에서의 경비원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탈선 사고를 겪는다. 응급실에 실려온 사람은 던과 다른 한명 둘뿐이었으며 그나마 그 사람도 치명상으로 곧 죽게된다. 결국 생존자는 던 혼자, 게다가 그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았다! 그를 제외하고 같이 기차에 탑승한 131명은 모두 사망했으니 의사나 사고자 가족들의 던을 보는 시선은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던은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가족과 함께 병원을 나온다. 이후 그는 기차 사고 피해자들의 합동 장례식에 갔다가 주차해놓은 차의 창문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아파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이상한 질문이 적힌 초대장이 꽂혀 있는 걸 보게 된다.

어린 아들 조셉 던(스펜서 트리트 클라크/소연 분)과 함께 초대장에 적힌 장소로 간 던은 만화 한정판 화랑의 오너인 엘리야 프라이스(사무엘 L. 잭슨/한상덕 분)를 만난다. 엘리야는 골형성부전증아로 태어나 뼈가 쉽게 부러지는 체질로 지금까지 54번 골절을 당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사내였다.[1] 그는 오래 전부터 자신과 같은 유리몸이 있다면 그와 대비되는 강철몸의 히어로도 있을 거라 믿었다며 열차 사고의 생존자인 던에게 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셉은 던이 학창시절 자동차 사고를 당해 미식축구를 그만두어야 했던 과거를 얘기하고 던은 엘리야가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경기장에서 근무 중인 던을 찾아온 엘리야는 어깨가 살짝 닿았을 뿐인 관람객이 총을 숨긴 것을 알아내는 던을 보고 더 큰 관심을 갖게 된다.[2] 엘리야의 말을 듣고 던이 히어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아들 조셉은 아버지가 벤치프레스를 할 때 100kg를 훌쩍 넘는 무게를 들게하지만[3] 그럼에도 던은 애써 의미를 축소할 뿐.

싸움을 한 조셉 때문에 학교를 찾아갔다 자신의 옛 스승을 만난 던은 예전에 자신이 5분 동안 물에 빠져 죽었다가 살아난 걸 알게 된다. 물론 그때도 주위사람들의 시선은... 어린 조셉은 아버지가 히어로임을 증명하려고 심지어 던에게 총까지 겨눈다.[4] 이에 던은 엘리야를 찾아가 조셉이 총을 겨눈 얘기를 하고 자신은 어려서 폐렴에 걸렸었고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도 있는데 어떻게 강철몸의 히어로일수 있겠느냐며 자기 가족을 내버려두라고 부탁한다.

2.1 스포일러

주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이 틀 아래의 내용은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직,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내용 누설을 원치 않으시면 이하 내용을 읽지 않도록 주의하거나 문서를 닫아주세요.


그런데 던은 정말로 히어로였다!

던은 현재의 아내이자 과거에는 여자친구였던 오드리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자신이 멀쩡했다는 것을 기억해낸다.[5] 던이 부상을 입은 척 한 것은 그를 좋아하면서도 미식축구 선수와 맺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6] 오드리를 위해 미식축구를 그만두기 위해서였다. 사실은 아내를 위한 것이었을 뿐 부상 때문이 아니었던 것.

던에게는 보통 인간을 넘어서는 강한 근력과 접촉한 타인이 지은 죄를 감지하는 능력, 그리고 제목에서 드러나고 엘리야가 언급한 대로 운명에게 선택받은 것처럼 결코 상처입지 않는 능력[7] 가지고 있었다. 다만 슈퍼맨에게 크립토나이트가 있듯이 던에게도 단 한 가지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 그가 과거 죽을뻔했던 위기는 전부 물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그 탓에 그는 물을 두려워한다.

자신의 진실을 받아들인 던은 엘리야의 조언에 따라 사람이 많은 지하철 역사로 향하고, 거기서 일가족을 살해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 집에서 지내다 사라지는 행각으로 도시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던 연쇄살인범이 청소부임을 알게 되어 그 뒤를 쫓는다. 살인마를 뒤쫓아 도달한 주택에서 감금된 남매를 구하지만 살인마의 기습으로 채워진 물 위로 덮개용 천이 쳐진 수영장에 빠지고 만다.[8] 이때 그가 구해낸 남매가 익사 일보직전인 던을 구하고, 겨우 살아난 살인마를 뒤에서 덮쳐 목을 졸라 살해한다.[9]

자신이 가진 힘과 평범한 삶 사이에서 가져야만 했던 고민 탓에 가족조차 멀리했던 던은 사건이 해결된 후 그동안 각방을 써왔던 아내 오드리와 비로소 한 침대에서 잠들 수 있게 된다. 우비를 쓴 정체불명의 영웅에 대한 기사가 조간신문 일면에 실리고, 던은 아침 식사 시간에 자신이 기사속의 영웅임을 아들에게 넌지시 알린다. 덕분에 던의 아들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마침내 확인하고 비로소 우울감을 벗어던지게 된다.

이후 던은 엘리야의 화랑에서 열린 관람회에서 엘리야와 재회하고 둘은 악수를 하는데, 이 때의 접촉으로 던은 엘리야가 저지른 악행을 깨닫게 된다.

131명이 사망하고 던 혼자서 살아남았던 그 열차 사고는 바로 엘리야가 일으켰던 것이다.

엘리야는 그것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211명이 사망한 호텔 화재, 172명이 사망한 공항 참사, 멕시코의 진흙 사태, 두 척의 크루즈 선박 침몰 등의 대형사고들을 일으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는데 그 이유는 바로 던과 같은 진짜 히어로를 찾기 위해서였다.[10] 어려서부터 다치기 쉬운 몸이었던 엘리야는 자신과 같이 연약한 사람이 있다면 던과 같은 부서지지 않는 히어로가 있어야 비로소 균형이 이루어지고 자신이 존재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반대를 찾는 데에 삶의 이유를 걸었던 것이다.[11] 배트맨 영화 속의 조커와 배트맨의 관계와는 반대로 악당이 히어로를 창조한 셈. 그야말로 메가마인드!!

경찰에 신고하러 떠나는 던의 등 뒤로 울리는 엘리야는 마지막 외침과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만화에서 히어로와 악당을 구별하는 법이 있지. 그 둘은 서로 반대되는 성향이야"
"그리고 대개 둘은 친구 사이지! 마치 자네와 나처럼!"
"이제야 알았어. 난 신의 실패작이 아니야."[12]

3 평가

IMDB 평가는 7.2로, 흔히 감독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식스 센스가 8.2, 호불호가 갈린 싸인이 6.7이다. 참고로 라스트 에어벤더는 4.3이다 샤말란의 전성기 작품 중 일반적으로 2위 정도의 평가를 받는 모양.

반면 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1992년부터의 탑 20 리스트에 넣거나[13], Nostalgia Critic이나 크리스 스턱만 같은 인터넷 평론가들도 비디오 한 편을 할애해 다루는 등, 식스 센스보다 낫다는 얘기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4 뒷이야기

샤말란 감독은 히어로 만화의 전통적인 3대 구성인 히어로의 탄생 -> 평범한 악당들과의 대결 -> 궁극적인 적과의 사투 중 탄생 부분에 흥미를 느껴 언브레이커블의 각본을 쓰게 되었다. 때문에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던이 스스로의 히어로성을 인정한 이래 첫번째 선행(응징?)을 하는 부분에서 끝인 난 것이라 할 수 있다.[14] 엘리야가 대참사를 저지르긴 했지만 던에게 '대적'하는 악당이라고 보긴 힘들고...

식스 센스에서 빨간색의 상징과 마찬가지로 극중 두 주인공은 자신을 상징하는 색이 있는데 히어로인 던은 초록색이고 엘리야는 보라색이다.[15] 그 밖에도 무채색 계통의 군중들 속에서 범죄자들은 선명한 원색으로 나타난다. 첫번째 응징의 대상이었던 일가족 살인마는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은 철도역 청소부이고 보석상에서 절도를 저지른 여성의 경우 붉은색 자켓를 입고 있다. 이외에도 정황상 성폭력을 저지른 남자는 밝은 초록색 셔츠, 흑인 여성의 뒷통수를 맥주병으로 후려친 남성은 노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있다.

엘리야는 등장 장면마다 유리가 배경에 꼭 들어가 있다. 초반에 들고 다니는 지팡이도 유리.[16] 말 그대로 유리몸의 상징.

샤말란 감독은 자신의 모든 영화에서 까메오로 한번씩 출연하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경기장에 몰래 마약을 숨겨 들어가다 던에게 검문을 받는 범죄자로[17] 반짝 출연했다.

마블 코믹스 등의 원작을 두고 있는 다른 히어로물과는 태생이나 장르가 다르지만, 굳이 히어로물의 카테고리에 함께 묶는다면 냉정함 내지는 현실감의 극단에 서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는 눈에 띄게 롱테이크롱샷을 자주 사용하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 몇몇 대화 장면에서도 한 사람을 롱테이크로 잡느라 관객들은 3분 동안 대화 상대역의 뒤통수만 보게 된다. 심지어 주인공인 던도 카메라가 아내를 포커스로 둬서 뒤통수만 내내 잡힌 적이 있다(...).[18]

히어로 트릴로지로 만들 생각도 있었는데 영화가 크게 흥행하지 못해서인지 무산되었다고 한다.[19] 2000년도에 만들어진 영화니 후속작에 대한 가능성은 요원해보인다. 사무엘 L. 잭슨은 후속편에 호의적인 편이라고 하지만...[20]샤말란 영화 중에서는 그럭저럭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다만 엔딩의 반전은 평론가나 관중이나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브루스 윌리스와 사무엘 L. 잭슨은 다이 하드 시리즈 3편에서 이미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이 영화와는 정말 성격이 180도 다르다.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지도(...).

참고로 극 중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겪었던 일과 비슷한 사고를 겪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대참사에서 두 번이나 살아남았지만 정작 자신의 자손들은 모두 죽고 말았다고 하는데, 관련 자료가 없어 진위 확인이 어렵다.

5 성우진

  1. 심지어 엘리야의 탄생을 그린 도입부에서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자연분만한 아기를 진단한 의사가 태어나면서 뼈가 부러졌다고 급히 응급차를 부른다! 병원에서 태어난게 아니라 태어나자마자 병원에 간다.
  2. 정말 총을 숨기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관람객을 쫓다가 엘리야가 역 입구의 계단에서 굴러 전신 복합골절을 입은 것은 덤. 뼈 부러지는 소리가 아주 그냥...
  3. 추를 있는대로 달고도 힘이 남아돌아 족히 10kg는 나가보이는 통 4개를 더 달고 벤치프레스를 한다. 대략 160kg 이상.
  4. 이 부분이 좀 골때리는데, 엄마랑 아빠가 도란도란 대화 중일 때 아들놈이 아빠 총을, 그것도 숨겨둔 총알까지 찾아서 장전까지 하고는 아빠는 특별할거라면서 쏘려고 한다. 엄마랑 아빠는 깜놀하여 설득하고 윽박지르고 애원해서 결국 조셉이 총을 내려놓는다. 어린 조셉의 "한번만 쏠게요." 대사가 좀 인상적? 딱 한번만 패륜할께요, 아빠.
  5. 그 당시 던은 차 앞으로 튕겨져 나간 상태였는데 멀쩡히 일어나 아내를 구하기위해 차문짝을 맨손으로 뜯어버린다.
  6. 현재에 재활치료사가 된 오드리는 과거에도 상대를 파괴하는 미식축구 선수와는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7. 거기다 질병에도 강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태어나서 감기 한번 걸린적 없다고...
  8. 덮개가 저렇게 물 위에 덮여있을 때 빠지면 몸에 얽매이는지라 스스로 빠져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거기다 물이 약점이니...
  9. 그리고 묘하게도 이 살해 장면은 액션 같은 것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상당히 정적으로 고결하고 경건하게 연출되어 있다.
  10. 엘리야는 히어로를 찾기 위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지만 오랫동안 성과가 없어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던을 만나서 무의미한 일이 아니었다며 기뻐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희생이라 표현한다.
  11. 미친 망상이지만 엘리야의 인생 자체가 보통 사람의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었다. 거기다 세상을 두려워하는 그를 끌어내기 위해 어머니가 코믹스를 이용했으니 그런 생각에 빠져든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12. 엘리야는 어릴 때 아이들에게 "미스터 글라스"(유리인간)라고 불리면서 자신이 그냥 특이체질이 아니라 원래 악당이 될 운명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걸로 자신의 존재이유를 규정했다. 그렇게 생각함으로서 자신을 그저 나약하기만한 것이 아니라 가치있는 존재로 여길 수 있었던 것. 한낱 망상일 뿐인 그 생각이 던의 존재로 인해 확신으로 변했음을 담고 있는 대사라 할 수 있다.
  13. 타란티노는 윌리스와 잭슨이 주연한 펄프 픽션을 감독하기도 했다.
  14. 살인마를 응징한 것은 자신이 히어로임을 인정하기 전이다.
  15. 배우 사무엘 L. 잭슨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다.
  16. 이 지팡이는 엘리야가 지하철 역 계단에서 넘어질 때 주인의 복합골절과 함께 산산히 깨져버린다.
  17. 정확히는 마약거래상. 마약 소지가 발각 되지는 않았지만 던과 접촉했을 때 화장실에서 어떤 물건을 챙기는 쇼트가 나온다. 게다가 입고 있는 점퍼가 원색인 파란색이다.
  18. 다만 '얼굴이 나오지 않는 캐릭터' 라는 만화 같은 인상을 주기 싫었는지 롱테이크 직전에 짧게 지나가는 컷으로 얼굴을 비춰준다.
  19. 7천만 달러 제작비로 만들어 미국에선 9500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해외 흥행은 1억 5천만 달러.
  20.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사무엘 L 잭슨은 덕력이 상당히 높은 할리우드 배우중의 하나다. 대뜸 자신의 초상권을 마블에게 넘겨서 닉 퓨리로 해달라고 하질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