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英美圈. 본래는 영국과 미국을 일컫는 표현이지만 사실상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하여 영어권 전반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근래에 나타난 표현을 빌리자면 앵글로스피어(Anglosphere).[1] 이들을 묶는 가장 큰 요소는 언어인 영어이다. 영어권이라 하기도 한다.
2 영미권을 연결하는 영어
본래 영어는 잉글랜드 남부의 앵글로색슨이 쓰던 말이었지만 잉글랜드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인근의 켈트족의 땅인 웨일스,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으로 그 범위가 확장되었다. 17세기에는 북미 대륙에 영국이 식민지를 세우면서 신대륙에서 영어가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다. 미국이 독립하면서 미국의 영어는 좀 더 독자적인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지만 이는 방언의 차이일 뿐 완전히 다른 언어로의 변화는 아니었다. 19세기에 국제어로서는 프랑스어가 강했지만 비즈니스에서는 영어가 유럽에서 주된 언어로 쓰이게 되고 영국이 19세기 중후반에 세계의 최강대국이 되면서 영어는 서로 다른 언어권 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공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영국이 몰락한 뒤에도 미국이 약 100년 가까이를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각종 학술, 외교, 경제, 문화 차원에서 영어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근래에 힘을 키우는 중국어는 아직 소프트파워에서 영어에 못 미친다.
3 영미권의 특징
영미권, 영어권 또는 앵글로스피어는 이러한 영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며 비슷한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권역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은 인적 교류가 활발하고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다른 나라임에도 친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나 권역 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미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할리우드 배우 중에 많은 숫자가 미국이 아닌 다른 영미권 출신들이다. 미국의 신화라 할 수 있는 히어로 영화에서도 이런 점은 두드러지는데 크리스토퍼 놀란[2]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서 배트맨을 맡았던 크리스천 베일은 영국인이고 조커를 맡은 히스 레저는 호주인이며 베인을 맡은 톰 하디는 영국인이며 스케어크로우를 맡은 킬리언 머피는 아일랜드인, 알프레드 페니워스를 맡은 마이클 케인 역시 영국인이다. 맨 오브 스틸에서 수퍼맨을 맡은 헨리 카빌 역시 영국인이다. 굳이 문화적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영미권 내에서 교류는 빈번하다.우리가 남이가
정치, 사회문화적인 면모에서도 유럽 대륙계와 차이가 있다. 자유주의만 하더라도 영미권은 유럽대륙계에 비해 좀더 자유방임적인 경향이 강하다. 경제적 분야가 아니더라도 표현의 자유 문제에서도 그렇다. 법률 체계도 대륙법이 아닌 영미법을 따른다.
종교적으로는 전통적으로 개신교(성공회 포함)가 우위에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세속화의 심화로 종교의 힘이 비교적 약해진 상태다. 개신교 문화권이긴 하지만 가톨릭의 교세가 완전 듣보잡 수준은 아니다.[3]
철학계에서는 영미권의 철학계와 유럽 대륙권의 철학계 간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유럽 대륙쪽이 철학사적 전통을 중시하며 헤겔에서부터 이어지는 의식철학적 경향을 중시하고 사회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에 개입하는데 관심이 많다면, 영미권의 분석철학은 언어적 전회를 통해 전통 철학사적 전통과 단절되고, 언어 분석을 통해 개념의 의미를 명료화하는데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영미권의 철학계는 과학적 작업과 협업하는데도 적극적이과 실제로 인지과학과 같은 협동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면 철학을 전문가의 작업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일반 대중과 괴리 되어버린 점은 문제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 철학이 주류인지라, 영미 분석철학의 존재를 알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