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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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멀쩡한 포스터글자를 보다시피 일본판 포스터다. 여자애를 과녁으로 화살을 쏘는 모습이 어디가 멀쩡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원제: Maladolescenza
독일어판 제목: Spielen wir liebe
한국어판 제목: 유년의 사랑
영어판 제목: Playing With Love
일본어판 제목: 青春の春

1977년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감독은 피에르 주세페 무르자(Pier Giuseppe Murgia), 배우는 로라 역의 라라 웬델(Lara Wendel)[1], 실비아 역의 에바 이오네스코(Eva Ionesco)[2] , 그리고 절륜정력을 가진 파브리지오 역의 마틴 러브(Martin Loeb)[3]이다. 러닝타임 93분 동안 등장 인물은 여자 2명(로라, 실비아), 남자 1명(파브리지오)까지 딱 3명뿐이다.

공개 당시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그래서 비디오 출시 때는 14분을 자른 버전이 나왔지만 2004년 93분짜리 완전판이 나왔다. 배우 셋은 모두 대성하지 못했는데 마틴 로엡과 에바 이오네스코는 이 영화 이 후에 다른 영화에서는 철저히 묻히며 여러 저예산 영화의 단역을 전전했다. 그나마 라라 웬델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3류 영화에서는 히로인이나 조연도 맡으며 나름 이 쪽으로는 유명한 편이다. 다만 에바 이오네스크는 2011년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마이 리틀 프린세스'라는 장편 영화를 만들어 감독이 되었다.

이 영화가 왜 유명하냐면 배우 3명이 모두 미성년자들임에도[4] 불구하고(!) 전라[5]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사씬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지는 않는데 해당 장면이 정사장면임은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성행위 자체를 묘사한 것은 아니다. 만약 성행위 자체가 직접 묘사되었더라면 그건 에로티카가 아니라 포르노로 분류되고 아동 포르노에 무감각한 당시의 기준으로도 통상적인 발매는 어려웠을 것이다.

대한민국 에서는 P2P 사이트 등에서 구할 수 있는데 오래된 마이너 영화지만 워낙 유명작(...)이기도 해서 꽤 자주 올라온다. 시대와 저예산을 감안해보면 퀄리티는 나름대로 괜찮은데 내용은 요즘 막장 드라마에 비견되지만 이 글을 보고 다운받는 사람들이 내용 따져서 다운받는 것도 아닐 것이다. ...예술, 스토리가 목적이 아니라면 대체 뭐가 목적인거지?

그렇다고 하지만 판매 금지 및 유포자나 소유자를 처벌한다고 했지만 영화사에서 항소에 성공해 제작자 및 판매가 처벌당하는건 면했다. 하지만 소지자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아직 처벌당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6] 그래도 아동 포르노라며 서구권에서는 감옥행이겠지만 이걸 본 판사나 학자들이 이건 아동 포르노가 아니고 예술이라며 옹호했다. 도대체 해당 배우들의 부모들이 뭔 생각으로 자기 자식을 출연시켰는지 알 수 없는 영화다.에바 이오네스코의 어머니는 아예 딸 나체 사진을 찍어 파는 위인인데 뭐

다만 아동 청소년의 누드 게시가 불법이 아니던 시기에는 예술적 목적, 또는 연예계에서의 경력등을 이유로 자녀의 누드 연기나 사진 촬영을 허락하는 부모가 종종 있었다. 이 영화의 경우도 70년대 작품인 만큼 현재의 법 개념에 따라 판단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당시에도 불쾌하다거나 부도덕하다는 욕은 퍼먹었지만 어쨌건 당시로써는 출연이든 제작이든 합법이었다는 것. 이 연장선상에서 에바 이오네스코의 어머니인 이리나 이오네스코 역시 딸 나체 사진을 찍어 팔아먹은 천하의 개쌍X이라고 일면적으로 단정하기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다. 이리나 이오네스코는 어쨌거나 70년대 유럽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중 한명이고, 그녀의 작품인 거울의 신전(유년기 에바 이오네스코의 누드 사진집) 역시 70년대 유럽 사진예술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예술 작품과 음란물, 예술성과 상업성을 구별하는 것은 언제나 모호하고 힘든 작업이고, 현대의 법과 윤리가 현대인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 역시 당연하지만 현대의 기준으로 과거인의 행동을 재단하는 것 역시 옳은 일은 아니다. 이 영화던, 사진집 '거울의 신전'이던 당대부터 도덕적인 갑론을박에 휘말렸을 지언정 합법적으로 제작, 발매되었고 예술작품으로써 비평되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는 있다. 아동의 누드가 거의 무조건 포르노로 규정되는 현대의 기준으로 과거의 작품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 예술성이라는 면죄부를 들어대어 도덕적 문제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부당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사건을 무조건 현대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역시 부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참고로 성인이 된 에바 이오네스코는 어린 시절 사진의 나체 사진을 찍었던 어머니를 학대혐의로 여러차레 고발하였고 자신의 유년 시절 경험담을 토대로 2011년 '마이 리틀 프린세스'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7]

에바 이오네스크의 이야기는 1978년 브룩 실즈 주연의 '프리티 베이비'라는 영화와 비슷해서 그런지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잘못된 이야기도 돌았다. 영화 프리티 베이비의 모티브가 된 사진집은 E.J.벨로크의 유작 사진집이다. 감독 자신이 그렇게 밝혔을 뿐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 자체는 창작이지만 벨로크가 실명출연한다. 따라서 벨로크와 별 상관이 없는 에바 이오네스코의 이야기가 프리티 베이비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이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덕분에 지금 배포하거나 다운을 받는 다면 전자발찌득템 할 수 있으나, 위의 판결 때문에 어떻게 될진... 최소한 영화 은교와 함께 아청법 토론의 떡밥으로 사용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은교의 경우 극장 상영시기의 일부가 아청법 발효 시기와 겹치는 데 비해 이 영화는 상영시기가 관련법 제정 한참 전이라서, 떡밥으로써 의미가 좀 적은 편이다.

내용은 두 소녀 로라, 실비아를 두고 소년 파브리지오가 치정 문제를 일으키고 갈등 끝에 파브리지오가 실비아를 칼로 찔러 죽인다는 매우 간단한 내용이다(...). 우왕, 이게 뭐야 나이스 보트

다만 이 이야기 구성 자체는 높게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아동 포르노적인 측면을 접어두고 본다면 갑돌이와 갑순이가 서로 좋아했는데 거기 을순이가 끼어들어 생기는 문제다. 즉, 서사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3명의 등장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실증해 보인 작품으로써 이야기 자체가 서사의 기본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소설이던 영화던 서사가 있는 작품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재나 주제 중 하나가 연애고 연애를 중심으로 왕도식의 서사를 만드는 기본은 삼각관계다. 두 사람이 서로 좋아좋아을 외치거나 싫어싫어를 외치는 것으로는 갈등이 형성되지 않는 법이니까. 내적 갈등과 내면 묘사를 중심으로 작품을 만드는 수도 있지만, 대체로 실험적인 작품이 많아서 왕도, 기본기라는 평은 받기 힘들다. 즉, 세 명의 캐릭터가 있어야 연애물을 만들 수 있고, 이는 돌려 생각하면 세 명의 캐릭터만 있으면 연애물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연애물의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구성을 관철시킨 작품이라는 평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노파심에서 덧붙이는 부분이지만, 이 항목에 해당 영화에 대한 옹호론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는 것은 제작 당시와 현대(2010년대 중반)의 법 규정과 윤리관 차이를 생각할 때 과거의 일을 현대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에 논지를 둔 것이지, 이 영화가 현대의 기준으로도 문제 없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현대인인 위키니트 당신이 이 영화를 소지하거나 배포할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을 명심하자.

다시 말하지만 현대 기준으로 이 작품은 상당히 명확한 아동 포르노다.
  1. IMDB에 의하면 본명은 대니엘라 레이첼 반스(Daniela Rachele Barnes)로 가족들 역시 모두 듣보잡 배우들이다. 아버지는 배우 월터 반스(Walter Barnes), 어머니는 배우 브리타 반스(Britta Barnes), 오빠는 배우 마이클 반스(Michel Barnes)라고 한다. 본인은 독일 출신이나, 아버지는 미국 출신이다.
  2. 프랑스 출신으로 어머니 이리나 이오네스코(Irina Ionesco)는 원래 루마니아 출신 이민자로 초현실주의 화가사진작가였다. 에바는 11살 때 연기자로 데뷔했는데 유명한 낭테르 드라마 스쿨을 졸업했으며 그녀의 사진 작품은 다수의 국내 및 해외의 전시회에 초청 받았고 패션 잡지에도 자주 소개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 이리나는 딸 에바가 5살부터 딸의 나체 사진을 찍었는데(...) 구글을 검색하면 사진이 많이 나온다(...).
  3. 누나가수 캐럴라인 러브(Caroline Loeb)이다.
  4. 라라 웬델, 에바 이오네스코는 1965년 생으로 당시 12세(...)였으며 마틴 로엡은 1959년 생으로 당시 18세였다.
  5. 파브리지오의 경우 검열삭제 노출, 로라, 실비아의 경우 슴가는 물론 검열삭제 노출이다.
  6. 사실 이런 영화의 제작자나 판매자, 소지자를 처벌하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것이... 새로운 법으로 법 제정(또는 개정)시점 이전의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법의 기본원칙을 부정하는 소급적용으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크다. 실제로 70년대 유럽에서 이런 소프트 에로티카 수준이 아니라 진짜 아동의 성행위 장면을 묘사한 빼도박도 못하는 아동 포르노를 제작하던 회사도 법 개정 이후 처벌받지 않고 아직까지 성인 포르노를 제작하며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사례가 있을 정도. 물론, 법 개정 이후에 같은 짓을 계속하면 얄짤없이 작살내지만, 관련법이 없던 시기에 제작된 매체는 아무래도 다루기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7. 다만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어머니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고 에바 이오네스코가 감독으로써 제작한 영화 '마이 리틀 프린세스'에서도 이리나 이오네스코가 상당히 호의적으로 묘사됨을 생각한다면 어머니에 대한 에바 이오네스코의 감정이 일방적인 분노라고 하기는 어렵다. 애증과 존경, 원망이 교차한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