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

1 개요

Tenth Iserlohn Offensive
第10次イゼルローン攻防戦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엘 파실 혁명정부에 합류한 양 웬리 함대우주력 800년, 신 제국력 2년에 이제르론 요새를 재탈취한 전투이자 양 웬리홍차임을 인증한 전투. 낭중취물이라는 고사성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전투이다.

2 배경

버밀리온 성역 회전 이후 동맹군에서 전격 퇴역하여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 소령과 결혼하고 그토록 꿈꾸던 연금 생활을 영위하던 양 웬리 퇴역원수는 겉으로는 과거를 다 잊어버리고 평화로운 노후를 즐기는 것 처럼 보였으나 사실 은하제국에 대항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패전 직후라 은하제국군이 고등판무관부를 설치, 하이네센에 주둔하여 양 웬리 퇴역원수를 포함한 동맹 정부, 군부의 전현직 인사들에 대한 세밀한 감시망을 펼쳐놓아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행동을 보여서는 안되다보니 이 계획은 처음부터 매우 조심스럽고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양 웬리에게 참패를 경험했던 헬무트 렌넨캄프 상급대장이 고등판무관으로 하이네센에 부임하면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렌넨캄프는 전형적인 '모범적인 무인'으로 자신이 겉으로는 전혀 군인답지 못한 양 웬리에게 참패를 경험하자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으나 속으로는 매우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고 심지어 정상적인 판단력마저 흐려지며 고등판무관으로써의 직무도 잊어버린채 거의 월권에 가까운 행위를 벌여[1]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를 일으키고 만다.

'양 웬리는 제국에 대항할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엄밀히 맞는 말이었으나 양 웬리는 관련 증거를 단 하나도 남기지 않았으므로 렌넨캄프의 행동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바였으며 최소 5년 정도 조용히 미래를 구상할 시간을 생각해두었던 양 웬리는 군인 생활 내내 꿈꾸던 연금 생활을 불과 100여일만에 마감해야만 했고 황급히 하이네센을 탈출해야만 했다.

달리 생각해둔 바도 없어 하이네센을 탈출 했어도 양 웬리는 특별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우주를 떠돌며 전 우주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만 있었다. 다만 느긋한 양 웬리와는 달리 전 우주의 정세는 양 웬리를 중심으로 매우 바쁘게 움직였는데 자유행성동맹의 '죄'를 규탄하고 치뤄야할 댓가를 치루게 하겠다 천명한 제국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공개적으로 양 웬리를 제국의 품으로 끌어넣고자 했고[2] 자유행성동맹의 현 상황을 비판하여 전격적으로 이탈을 선언한 엘 파실 혁명정부도 양 웬리가 자신들에게 합류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알렉스 카젤느를 위시한 참모진은 엘 파실 혁명정부로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나 양 웬리 본인은 아직 자유행성동맹에 대한 일말의 '미련'이 남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3] 그러나 자유행성동맹 정부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세 아래에서도 어떠한 행동도 하지않은 채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고 보유자금이 바닥난 양 웬리는 결국 미련을 접고 엘 파실측에 전격 합류했다.

그렇기는 하나 엘 파실 정부는 아직 기반이 미미했고 양 웬리도 일단 환영받긴 했으나 엘 파실 수뇌부들로부터 완벽하게 신뢰받고 있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 한번의 실패가 파멸로 이어질 수 있어 양 웬리는 엘 파실의 신뢰도 얻고 민주공화제의 불꽃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제르론 요새를 탈환하여 회랑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여주어 전 우주에 자신의 뜻을 전하겠다는 기초적인 구상을 제시하였고 마찬가지로 자신들만의 능력으로는 은하제국은 커녕 자유행성동맹조차 어쩌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던 엘 파실 정부측이 이 구상을 받아들여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3 공략 준비

양 웬리 퇴역원수는 한때 수만 척에 달하는 웅장한 함대를 이끌었으나 이 시기에는 보잘 것 없는 '함대'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소규모 병력만을 지휘하고 있었다. 문제는 엘 파실 혁명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긴 했으나 양 웬리의 소규모 병력이 바로 엘 파실 혁명군이 되었을 정도로 이 보잘 것 없는 양 웬리의 '함대'에 준하는 무력조차 없었다.

반면 이제르론 요새에는 명장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이 지휘하는 약 1만 5천척의 정예함대가 주둔하고 있어 전면전에서는 아무리 양 웬리라 할지라도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만 양 웬리는 수 년전 이제르론을 포기하며 먼 미래를 대비한 놀라운 '방법'을 남겨놓았고 이 덕분에 제국군에게서 간단하게 요새를 탈환할 수 있는 비책을 가지고 있었다. 정보 분야의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는 바그다쉬 중령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요새의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양 웬리의 비책을 사용할 최적의 시기를 계산하였다.

그런데 원래는 양 웬리가 직접 나서 작전을 지휘하게 되어있었으나 일선 지휘관으로 엘 파실을 떠날 양 웬리 대신 남을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중장에 대해 엘 파실 수뇌부측에서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 양 웬리는 강한 불쾌감을 느꼈으나 이것을 빌미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을 것을 염려하여 결국 양 웬리 본인이 엘 파실에 남고 메르카츠 중장이 요새 탈환 작전을 지휘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구상과 일선 지휘부의 인선까지 완료되었으나 전면전을 벌일 함대가 없는 상황에서 요새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요새에 직접 들이닥칠 부대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백병전의 달인이자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 지휘관을 역임한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이 지휘하는 최정예 로젠리터 부대가 있어 큰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으나 자유행성동맹군 시절부터 보충병 충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추가로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율리안 민츠, 올리비에 포플랭, 루이 마솅고 등이 자원했고. 쇤코프 소장의 딸인 카테로제 폰 크로이처도 육전부대에 지원했으나, 결정권을 가진 쇤코프가 적당한 이유를 대고 명단에서 삭제했다.

4 탕아들의 귀환

4.1 신나는 루츠 낚시

엘 파실 혁명군의 요새 탈환작전이 개시된 1월 1일,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갖은 방해전파가 흘러나와 통신의 악영향을 주었다. 제국군 사령관 루츠 상급대장은 양 웬리의 공세가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며 다음 날인 2일, 제국군 대본영으로부터 최초의 명령이 수신되었다.

제국군 대본영으로부터 이제르론 요새 및 주둔함대 사령관 코르넬리아스 루츠 상급대장에게 명한다. 즉시 이제르론을 출발, 동맹 수도 하이네센의 후방을 장악하라.

루츠 상급대장은 이 명령에 따라 함대를 내보낼 준비를 시작했으나 양 웬리의 공세가 코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혹 이 지령이 양 웬리의 계략으로부터 비롯된 거짓 명령이 아닌지 의심하였다. 그런데 대본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고서 불과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최초 명령을 취소한다는 새로운 지령이 명령되었다.

귀관의 임무는 이제르론 요새를 고수하는 데 있다. 출격은 취소한다. 양 웬리는 기상천외한 책모를 꾸밀 가능성이 많다. 또한 요새 안에 동맹 및 페잔의 동조자들이 잠입해 있다가 귀관이 출격한 후 요새를 점거, 회랑을 봉쇄할 가능성도 짙다. 반복하거니와 현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라.

그 양 웬리가 상대인 만큼 루츠 상급대장은 서로 상반된 명령이 하달되자 혼란스러워 했으며 과연 어떤 명령이 양 웬리가 보낸 거짓 명령일지 고심하고 있는 와중에 3번째 명령이 하달되었다.

앞서의 명령과 관련된 사항임. 귀관 부하 가운데 페잔의 장사꾼에게 회유되어 적과 호응하는 자가 있다는 정보가 방금 입수되었다. 철저히 조사, 색출하여 그 명단을 보고하라!

경계를 늦추지 않은 루츠 상급대장으로써도 이런 명령은 딱히 위험할 여지도 없어 조사를 시행해본 결과 정말로 페잔의 상인들과 결탁하여 횡령을 저지르던 장병들이 발각되었다. 이에 루츠 상급대장은 3번째 명령과 연결된 2번째 '출격 금지' 명령이 진짜 명령이라 판단하였다.

그러나 진실은 3가지 명령 모두가 바그다쉬 중령이 꾸며낸 거짓이었다. 루츠 상급대장은 이 거짓 명령들에 빠져 몇 일이 지나 1월 7일, 제국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직접 내린 출격 명령을 무시했다. 루츠 상급대장은 요새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며 반복되는 출격 명령에도 요새를 굳건하게 지켜나갔다.

한편 수 차례 출격 명령을 하달하였으나 요새에서 미동조차 보이지 않자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으나 어차피 동맹의 후방을 장악할 루츠가 없어도 전체적인 작전이 크게 어그러지는 것도 아니고 양 웬리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 일단은 루츠의 명령 거부 행위를 묵인하였다.

이제르론의 루츠 상급대장은 이런 라인하르트의 판단을 알 리가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다른 명령이 하달되었다.

짐의 명령을 무시하고 출격하지 않겠다면 그래도 좋다. 동맹군과 승부를 겨룬 다음에 그대의 죄를 물을 것이니, 각오하라! [4]

고압적인 명령에 루츠 상급대장은 자신이 판단을 잘못하고 있었던게 아닌지 혼란이 더욱 커졌으나 이것조차 양 웬리의 계략의 일부가 아닌지 판단을 내리지 못해 더욱 혼란스러워 했다. 그러나 결국 양 웬리의 목적은 '이제르론을 점령하는 것'이니 그에 가장 방해가 될 자신의 함대를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하여 양 웬리의 계략을 역으로 이용하여 함대가 이제르론을 떠난 것처럼 위장하다 요새로 접근해올 양 웬리를 격멸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워 준비에 착수하였다. 참모장 오토 뵐러 중장은 양 웬리의 의중이 그러하다면 차라리 요새에서 움직이지 않는게 최선이 아니냐 건의했으나 일단 작전은 완벽하였기에 더 이상의 반대는 하지 않았다.

4.2 본격 양 웬리 홍차빠 인증

제국군은 작전대로 1월 12일 루츠 상급대장 지휘하에 모든 함대를 이제르론 요새에서 내보냈다. 다음날인 13일 바그다쉬 중령을 통해 이 정보가 메르카츠 중장에게 전달되었고 루츠 함대가 이제르론에서 최대한 떨어질 시기를 포착하여 공격을 시작했다. 엘 파실 혁명군의 공격을 보고받은 루츠는 상황이 예상대로 진행됨에 따라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 해머와 부유포대, 그리고 자신의 함대를 되돌려 적을 포위섬멸하려 했으나 분명 요새에서 토르 해머와 부유포대들이 발포를 시작해야 했음에도 이제르론 요새는 적군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토르 해머는 커녕 부유포대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함대를 지휘하는 루츠 상급대장 대신 요새 사령부를 지키던 뵐러 중장은 적군의 접근을 기다리며 토르 해머를 발포하고자 했다.

"건강과 미용을 위해 식후에는 한잔의 홍차"

그런데 위와 같은 내용의 뜻을 알 수 없는 통신이 요새로 수신되었고, 이제르론 요새 전체가 기능을 멈췄다. 양 웬리의 숨겨진 계책이 발동된 것이다. 생각치도 못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뵐러 중장은 당황해 했으나 아무리 함대 전체가 자리를 비웠어도 방어 병력은 충분했고 사태를 파악한 루츠 함대는 불과 5시간이면 요새로 돌아올 수 있어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쇤코프 중장을 위시한 엘 파실 혁명군은 요새를 마비시키긴 했으나 시간이 다급한 처지였다. 요새 방어병력에 비해 돌입 병력은 소수에 불과하여 시간을 너무 끌면 제국군이 요새 기능을 복구하거나 루츠 함대가 돌아올 것이고 요새에 돌입한 병력 모두가 몰살될 처지에 몰린다. 따라서 요새에 돌입할 때부터 다시 돌아나갈 생각을 달리 하지않고 막무가내로 들이닥쳐[5] 신속하게 목표로 향했다.

다만 요새가 마비되며 내부의 방어시설들이 모두 무력화 되고 제플입자를 투입시켜 화기를 모두 봉쇄시킴으로써 최정예 백병전 부대인 로젠리터는 아무리 소수라도 제국군을 상대로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여주며 방어선을 찢어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뵐러 중장은 중앙사령부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사수하려 했고 결국 엘 파실 혁명군은 중앙사령부 대신 23시 20분을 기해 제 4예비관제실을 장악하였다. 제국군은 그깟 관제실 하나쯤 내줘도 중앙사령부를 지키고 있으니 딱히 문제가 아니라 판단했으나 이것이 승패를 결정지을 최악의 패착이 되리란 것을 깨닫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관제실로 진입한 율리안 민츠 중위는 작전대로 하나의 문장을 컴퓨터에 입력했다.

"러시안 티를 한 잔. 잼도 아니고 마멀레이드도 아니고 꿀을 넣어서."[6]

5 제국군 멘붕 및 항복

재차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요새 컴퓨터에 입력되자 요새 기능이 회복되었으나 모든 제어권이 점령된 제4예비관제실로 넘어가는 당혹스러운 사태가 벌어졌다.

황급히 요새로 돌아오던 루츠 함대는 분명 아군이 있던 이제르론 요새에서 자신들을 향해 토르 해머를 가동시키려는 모습을 보고 황급하게 회피했으나 토르 해머의 발사와 동시에 약 1,500척의 함선이 그 자리에서 소멸되었고 약 1,500척의 함선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루츠 함대의 귀환만을 기다리던 요새의 제국군은 전의를 대거 상실하여, 이때를 기점으로 승패가 갈렸다.

결국 자정을 넘겨 다음날인 14일 0시 50분, 요새 방어를 지휘하던 뵐러 중장은 엘 파실 혁명군측에게 통신을 통해 제국군 장병들의 안전한 퇴거를 보장해달라,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요새와 자폭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겠다는 조건부 항복을 선언했다. 돌입부대 지휘관중 한 명인 율리안 민츠 중위가 즉각 조건을 받아들이려 했으나 약간의 시간을 두고 답변해야한다는 바그다쉬의 의견에 따라 약 15분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요새 곳곳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못해 사망에 이르는 부상병들이 늘어나자 민츠 중위는 다시 7분 뒤 제국군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전투는 종결되었다.[7]

뵐러 중장은 엘 파실 혁명군측이 항복 조건을 받아들이고 부하들의 안전한 퇴거가 확인되자 요새 상실의 책임을 지고 사령실에서 자신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점령군의 몇 배에 달하는 패잔병들이 이제르론에서 빠져나갔으며 이들 상당수가 자신들의 패배를 믿을 수가 없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백전노장 메르카츠는 이 광경을 보고 신산귀모(神算鬼謀, 신출귀몰한 책략)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토르 해머 사정거리 밖으로 후퇴한 루츠 상급대장은 더 이상의 전투를 포기하고 요새에서 빠져나오는 아군 장병들을 수용한 뒤 이제르론 회랑을 빠져나갔다.

멀어져가는 이제르론을 바라보며 그는 분노와 안타까움,원통함을 감추지 못했고 말없이 서있을뿐. 부관인 구텐존 소령이 이제 좀 쉬시라고 간청했지만 그 말은 들리지도 않은 듯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6 이후 이야기

루츠는 함대를 이끌고 페잔으로 퇴각하던 와중 엘 파실 성계를 통과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빠르게 성계를 벗어났다. 죄없는 민간인들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은 루츠 상급대장의 군인으로써의 긍지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8]

큰 손실 없이 이제르론 요새를 장악했다는 소식에 엘 파실 전역이 환호했고 다가올 은하제국과의 전투에 대비하여 엘 파실 정부는 이제르론으로 거점을 이동했다. 승리에 도취한 엘 파실 혁명군이었으나 마르 아데타에서 동맹군이 대패하고 뷰코크 원수와 지엔 대장이 전사했다는 보고가 도착함으로써 큰 충격에 빠졌다.

제 10차 이제르론 공방전과 거의 동시에 벌어진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을 통해 이 일련의 전투는 라인하르트와 양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았다.

라인하르트는 알렉산드르 뷰코크 원수가 시간을 끄는 동안 양 웬리가 이제르론을 빼앗은 것으로 생각해 자신을 포함한 은하제국 전체가 양 웬리 단 한사람에게 놀아났다고 판단하여 크게 분노했으나, 얼마 안가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을 통해 '양 웬리의 인품을 생각해보고, 두 전투의 전후 상황을 파악해볼때' 일련의 사태는 어디까지나 우연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다.

양은 뷰코크 원수의 전사 소식을 듣고서, 이럴 줄 알았으면 뷰코크 원수를 강제로라도 모시고 왔어야 했다며 자신에게 화를 냈다. [9] 실제 양이 뷰코크 원수의 요격계획을 알았더라면, 전혀 다른 작전을 세워서 공동작전을 펼쳐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긴 했다. 어쨌든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옆에서 필사적으로 다독여 주었고, 양도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양의 성격상 상처가 치유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장병들, 귀중한 군함들을 잃고 이제르론 요새 마저 강탈당한 루츠 상급대장은, 이미 은하제국 황제 라인하르트를 포함해 제국군 주요 지휘관들 중 양 웬리에게 패배를 겪어본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던 탓에 이제와서 양 웬리에게 패배했다고 처벌할 수도 없어 유야무야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1. 그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오직 '자신만의 판단'으로 양 웬리를 파멸시키고자 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맹 정부를 상대로 과한 '권고'를 가했다.
  2. 사건의 전모가 발각되자 렌넨캄프는 목숨을 잃었음에도 수년간 생사를 함께한 제국 수뇌부의 동료들 사이에서도 비판을 면치 못했다. 렌넨캄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양 웬리를 이 기회를 빌어 제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
  3. 강력한 은하제국에 대항할 만한 세력은 전 우주를 통틀어 없다. 강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제국과 동맹의 주요 이권을 자치하고 있던 페잔 자치령은 제국에게 점령당했고 수백년간 은하제국과 전면전을 펼치던 자유행성동맹도 거의 붕괴되었다. 그렇지만 아예 소멸된 페잔과 달리 자유행성동맹에는 경제력이던 군사력이던 제국과 그럭저럭 전투를 벌일 여력 내지 잠재력이 있었다.
  4. 을지서적 판본에서는 라인하르트가 분노하여 보낸 명령이라 쓰여져 있으나 실제로는 바그다쉬의 거짓 명령을 잘못 번역한 것이다. 은하영웅전설 원판과 서울문화사 판본, 이타카 판본에서는 정상적으로 번역하였다.
  5. 주 병력이 탑승한 전함 시바는 함선 외부의 통신설비들이 외벽에 긁혀 파괴되든 함체가 파손되든 신경쓰지않고 무작정 들이박았다.
  6. 을지판에서는 "러시안 차 한 잔, 잼도. 마말레이드는 싫다. 꿀물도 끓여주도록"이란 괴이한 오역이 탄생했다. 개그가 따로 없다 러시안 티랑 꿀물 중에서 하나만 결정하시죠?(...)
  7. 바그다쉬는 율리안의 대응이 너무 무르다며 약간 비아냥거리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도 자살한 뵐러 중장 시체를 보고 숙연한 반응을 보이며 경례를 한다.
  8. 루츠가 신이 아닌 이상 알 수 없었던 사실이었으나 이 때 엘 파실에는 단 한 줌의 병력조차 없는 무방비한 상황의 양 웬리가 있었다.
  9. 보고를 듣기 직전 프레데리카가 새로 타 준 뜨거운 홍차가 든 종이컵을 쥐고 있었는데, 그 종이컵을 쥔 채로 주먹을 꽉 쥐어(!) 화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