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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Battle of Vermillion
バーミリオン星域会戦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우주력 799년, 제국력 490년 4월 24일 ~ 5월 5일 사이에 벌어진 전투이다.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 이후 사실상 자유행성동맹군 최후의 잔존 함대였던 양 웬리 함대와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에서 생환한 제14함대, 제15함대가 연합한 1만 6,420척, 190만 7,600명의 병력과 은하제국군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 직속 부대인 1만 8,860척, 229만 5,400명이 자유행성동맹령 버밀리온 성역에서 맞붙은 전투이다.
여담이지만 맨날 불리한 상황에서 악전고투를 벌여야만 했던 양과 항상 유리한 상황[1]에서 싸웠던 라인하르트가 대등한 전력을 가지고 같은 조건에서 결투를 벌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듯.[2]
2 배경
제국군은 로이엔탈 함대를 통해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여 동맹 정부의 주의를 끈 다음, 미터마이어 함대를 동원하여 일거에 페잔 자치령을 기습 점령하면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전력을 가진 채로, 아무런 피해없이 페잔 회랑을 점령하여 손쉽게 동맹령으로 진입할 길을 얻었다. 덤으로 페잔 자치령 항로국의 정보를 완벽하게 획득하는 대성과를 얻어 그동안 의문에 감춰져 있던 자유행성동맹령 전체의 성도를 파악하는데도 성공하였다.
제국군 내부에서는 이때 두 가지 방안이 건의되었다. 첫째는 최단시간내로 란테마리오, 잠시드, 케림 성역을 돌파하여 동맹 수도성계 바라트로 일직선 진격, 점령하여 동맹의 항복을 받아낸다는 것. 둘째는 시간이 걸리겠으나 란테마리오 성역 부근에서 진격을 중단하고 인근 성계를 제압하여 보급선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차근차근 바라트 성계를 공격하자는 안건이었다. 압도적인 물자,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한 라인하르트로서는 굳이 서둘러 바라트를 공격하다가 일이 틀어질 것을 염려하여 두번째 안건을 채택, 동맹령 간다르바 성계의 행성 우르바시를 점령하여 제국군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한편, 자유행성동맹에서는 제4차 티아마트 성역 회전에서 2, 4, 6함대를 잃어버리고 제국령 침공작전과 암릿처 성역 회전을 거치며 3, 7, 8, 9, 10, 12함대를 잃어버렸으며 추가적으로 구국군사회의의 반란을 통해 11함대마저 잃어버리며 이제 동맹군에게는 이제르론 요새의 양 웬리 함대와 수도 방위를 담당하는 제1함대, 단 2개 함대만이 남게되었다.
게다가 양 웬리 함대는 이제르론 요새에서 제국군 로이엔탈이 지휘하는 제국함대와 맞서 싸우는 상황이라 페잔 회랑을 통해 침공해오는 최소 5만 척이 넘어가는 제국군을 막을 병력은 오직 1함대 하나뿐이었으며 결국 함대 재건을 위해 황급히 건조하던 신조함과 지역 경비용이나 후방으로 빠진 노후함들을 사방에서 긁어 제14, 15함대를 추가로 편성해 알렉산드르 뷰코크 원수 지휘하에 출격하여 란테마리오 성역에서 제국군을 요격하였다.
모든 면에서 제국함대보다 열세인 동맹군은 사력을 다했으나 패배를 면치 못해 제1, 14, 15함대가 거의 전멸하였고 이제 자유행성동맹이 가진 전력은 양 웬리가 지휘하는 이제르론 요새 주둔 함대의 약 1만 5,000척과 란테마리오에서 겨우 살아남은 잔존함대 약 수천 척만이 남은 반면 제국 함대는 전투 함선만 가볍게 약 10만 척이 넘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자유행성동맹은 멸망의 기로에 몰렸다.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잘 훈련되었으며 사기마저 충만한 10만 척 이상의 제국 함대에 맞서 양 웬리는 패배를 거듭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했으며 오직 민주공화제를 지키겠다는 일념만으로 뭉친 2만 척의 동맹 함대를 지휘하게 되었다. 기적이 일어나더라도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 양 웬리는 단 한 가지, 자유행성동맹이 극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 딱 한 가지 방안을 구상하였다.
당시 은하제국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통제 체제에 있어 최대 약점은 바로 절대적인 1인자 라인하르트와 수많은 3인자들이 구성된 조직이라는 점이었다. 힘있는 2인자가 존재함으로써 혹여 1인 권력 체제가 위협받을 가능성을 우려한 오베르슈타인의 냉철한 견제 하에 오베르슈타인의 본의는 아니었으나 라인하르트의 반신이나 다름없으며 사실상 굳건한 2인자 자리에 있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사망한 이래 그 누구도 키르히아이스의 자리를 대신하진 못했다.[3]만약 이런 조직 구조상에서 절대 1인자인 라인하르트에 신변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오직 라인하르트 개인이 지금까지 이끌어왔다고 할 수 있는 은하제국 현 체제가 그대로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4] 양 웬리는 바로 이 약점에 자유행성동맹의 운명을 걸었다.
당시 아일랜즈 국방위원장은 이런 양의 전략을 이해하고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여 양 웬리의 원수 승진도 팍팍 밀어붙이고 제 8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수도 방위를 위해 1함대를 파견할 수 없다던 과거의 모습도 다 벗어버리고 자유행성동맹이 가진 모든 전력을 양 웬리에게 일임하였다.[5]
3 전초전
동맹군의 전략적 목표는 단순했으나, 단순한 만큼 어려웠다. 라인하르트를 상대로 승리해야 하고, 또한 라인하르트를 전사시켜야 했다. 라인하르트 휘하의 은하제국군은 약 10만 척, 양 웬리가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한들 2만 척이 안 되는 함대를 이끌고 전면전을 펼친다는 것은 그저 자살일 뿐이었으니 양 웬리는 라인하르트가 최전선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는 인물이라는 점과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지속적으로 라인하르트를 자극하여 그를 최전선으로 끌어내되,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가 단독으로 대결해야 한다.는 목표를 수립하여 광활한 동맹령에 산재한 수많은 보급기지들을 거점으로 삼아 게릴라 전법을 구사하였다.
10만 척에 달하는 함대 모두가 한꺼번에 움직인다는 것은 너무나도 비효율적이다. 양 웬리가 여기에 맞서 정면승부로 나올 리도 없고, 제국 함대 하나하나가 양 웬리가 가진 전체 함대와 맞먹으니 결국 함대를 따로따로 운용한다. 그럼 양 웬리는 그 함대와 각각 1:1로 교전하여 대승을 거두어 라인하르트의 자존심을 쿡쿡 쑤셔 결국 분노한 라인하르트가 양 웬리를 직접 상대하러 나서게 된다는 것이 이 작전의 핵심.[6]
제국군은 간다르바 성계의 우르바시 행성을 전초기지로 삼아두었기에 동맹군으로서는 우르바시에 정보망을 집중하고 있다면 제국군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반면에 제국군으로서는 양 웬리가 동맹령 전체를 기지로 삼아 여기저기 누비고 다니는 상황이라 양 웬리의 현 위치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양 웬리를 상대로 제국군 함대 전력 모두를 똘똘 뭉쳐 다니게 할 수도 없었고, 수송선단 습격전을 통해 제국군이 이용할 1년치의 보급품이 한방에 우주의 먼지로 사라지면서 더더욱 뭉쳐 다니면서 물자를 낭비할 수도 없었다. 결국 각기 출격시킨 함대들이 차례로 라이갈 성역 회전, 탓시리 성역 회전 등의 양 웬리의 3단 어그로 연속적인 패배룰 당하며 물자 손실에 함대 손실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게 되었다. 원정함대 전체가 사용할 약 1년분의 보급 물자가 모조리 잿더미가 되버린 까닭에 병사들의 식량 배급에도 차질이 빚어졌고 슈타인메츠, 렌넨캄프, 바렌의 3개 함대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라인하르트는 이런 양 웬리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나 휘하 제독들이 양 웬리에게 무참히 패배하는 것도 모자라 보급선도 차단당하며 자신을 포함한 은하제국군 전체가 양 웬리 한 사람에게 놀아나자 점차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며 결국 탓시리 성역 회전의 3번째 참패 보고를 받는 와중 패배로 침울해진 바렌 제독의 보고를 도중에 끊어버리고 집무실로 돌아가버렸다. 휘하 제독들을 단독으로 내보내면 패배를 면치 못하고 2개, 3개 함대를 붙여서 보내면 양 웬리가 숨어버려 부족한 물자만 더욱 빠르게 소모될 뿐이라는 판단을 내린 라인하르트는 본인 스스로가 단독으로 나서 양 웬리를 꾀어내야한다는 결론을 내고 양 웬리와의 단독 전투를 준비한다.
결국 최소 5배가 넘어가는 압도적인 병력차는 라인하르트 직속 함대와, 양 웬리 함대간 1개 함대씩의 전투로 동등해 졌으며 이는 양 웬리가 사전에 의도했던 바 그대로였다.
4 병력 배치
제국군의 주요 지휘관들은 숫적 우위를 버리고 최고지휘관이 단독으로 나서는 라인하르트의 작전안을 반대했으나 이미 자긍심에 상처를 입은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작전을 강력하게 주장하였으며 휘하 함대를 동맹령 곳곳에 분산 출격시켜 해당 성역들을 제압한 뒤 자신과 양 웬리가 싸우고 있는 전장으로 함대를 반전시켜 양 웬리를 포위섬멸 한다는 작전안을 수립하여 제독들을 설득시켰다.
작전이 개시되자 제국군의 각 함대는 동맹령 곳곳으로 출격하였고 라인하르트도 직속 함대를 이끌고 출격, 바라트 성계 방향으로 진격하였다. 이러한 제국군의 행동은 루드밀러 성역의 한 소행성에 건설된 기지에서 제국군의 동향을 관찰중이던 양에게도 보고됐다. 다만, 양 웬리는 작전을 구상할 당시 제국 함대가 각지로 출격하면 라인하르트는 간다르바 성역에 남아있을 것이라 예상하였다. 그러나 라인하르트가 양의 예측을 벗어나 동맹 수도성계, 바라트 성계쪽으로 진격해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수도가 공격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양은 예상보다 더 이른 시점에서 라인하르트와 싸워야만 했다.
양과 참모진 모두 라인하르트를 요격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모두 버밀리온을 지목하고 있었고, 라인하르트 역시 버밀리온에서 양 웬리와 마주칠 것으로 계산하고 있었기에 양측 모두 버밀리온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 전투에는 란테마리오 패전 직후 병력을 수습중이던 라이오넬 모톤의 14함대와 랄프 칼센의 15함대가 가담했다. 원래대로라면 통합작전본부의 승인을 받은 후 이동해야 됐지만 이미 군부는 거의 마비 상태로 통보만 하고 바로 양 함대에 합류했다. 어차피 전권이 양에게 일임된 상태라 별 문제는 아니었고, 더불어 은하제국 정통정부 소속인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과 베른하르트 슈나이더, 3인의 이름모를 군인이 참여했다.
버밀리온 인근에 도착한 동맹군은 무라이 참모장의 주도 하에, 제국군은 롤프 오토 브라우히치의 주도 하에 탐색전을 펼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됐다. 상대를 발견했다고 바로 전투에 돌입할 필요는 없으니 양군은 각각 휘하 병력에 전투 전 마지막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5 교전 돌입
4월 24일 14시 20분, 제국군과 동맹군이 첫 포화를 주고 받는 것으로 버밀리온 성역 회전이 개시되었다. 일단 교전은 시작되었으나 라인하르트와 양 모두 기상천외한 전략전술을 내놓는 뛰어난 지휘관이라는 점을 서로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어 상대방의 계략을 의심하였다. 만약 병력을 잘못 움직였다가 패배하게 된다면 후일을 도모하기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7] 함부로 수를 내기보다는 우직하게 정공법으로 맞붙게되어 두 명장의 전투는 의외로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양쪽 모두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서론 전개 정도로 기대했던 전투는 예상 외로 달아올라 단순한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기에 양측 모두 다음 전술을 수행하기 위한 잠시 소강기를 가졌다.
이후 라인하르트는 원래 구상해뒀던 직속부대를 마치 여러 장의 종이를 겹쳐서 올려놓 듯이 부대를 배치하는 기동적 종심 방어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동맹군은 마리노 준장을 선봉으로 내세워 기동력을 바탕으로 제국군의 방어선을 분쇄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라인하르트가 기동력 중심의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각개격파가 주특기였고, 양 웬리가 유려한 종심 방어와 일점 집중 포화로 카운터를 펼치는 것이 주특기였는데 이 전투에선 서로 입장이 반대가 되어있었다. 작중 서술에 따르면, 두 사람이 이렇게 자신의 주특기와 반대되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 버밀리온 성역 회전을 혼전 양상으로 끌고 간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견해도 있었다고.
그보다 이전에 제국군 1진이 동맹군과 막 첫 포화를 나누려는 순간, 투르나이젠이 이끄는 2진이 갑자기 최전방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하여[8] 작전에도 없던 투르나이젠 함대에 돌발 행동에 제 1진에서 교전하고 있던 제국군은 갑작스럽게 돌격해오는 투르나이젠 함대를 피하기위해 전열에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전열이 회복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으나 빈틈만을 노리고 있던 양 웬리는 당연히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빠른 맹공으로 전열이 무너져있던 제국군은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아야 했다. 게다가 양은 교전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교묘하게 진형을 바꿔서 오히려 손쉽게 제국군을 털어먹을 수 있도록 병력을 배치했다. 후방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라인하르트는 분통을 터뜨렸다. 오베르슈타인은 차분한 태도로 투르나이젠 잘못을 지적했고,[9] 라인하르트는 전투가 끝났을때 자기가 아직 살아있거든 오베르슈타인의 충고를 따르겠다고 답해주었다.
이렇게 초반에 잠시 삐끗거리는 부분이 있었으나 작전 무시하다가 제대로 박살난 투르나이젠이 늦게나마 정신을 차려 이후는 라인하르트의 의도대로 제국군이 종심방어진을 펼치고, 동맹군이 이를 돌파해내는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4월 29일까지 동맹군은 제국군의 9개 방어진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 때 율리안 민츠가 라인하르트의 작전을 정확히 통찰해내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한편 양이 대응책을 수립하는 사이 발퀴레와 스파르타니안 사이의 공중전이 전개됐다. 제국령 침공작전 이후 동맹군이 새로이 도입한 3기 1체 전술이 지금까지 큰 효과를 발휘해 왔으나 여기에 크게 데인 제국군에서도 대책이 마련되기 시작하여 버밀리온에서 호르스트 슐러 중령의 제국군 항공대에서도 3기 1체 전술을 도입하고 기존의 아군 전함과 연계하는 전술까지 가미해 동맹군 항공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올리비에 포플랭의 항공대는 절반 정도가 전사하였고 이반 코네프 항공대는 항공대장 이반 코네프가 제국군 순양함의 포격에 전사하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5.1 강태공 양 웬리 1 : 어느 쪽이 진짜일까요?
동맹군은 라인하르트의 의도대로 계속해서 펼쳐지는 방어진을 공격하기만 했다. 그런데 9번째 방어진까지 분쇄한 동맹군은 갑자기 공격을 중단하고 지금까지 밀고 들어온 거리보다 훨씬 더 멀리 후퇴하여 탐색이 어려운 소행성의 틈바구니에 숨었다. 라인하르트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갑자기 약 1만 척에 달하는 동맹함대가 제국군의 좌측 방향에 나타나 진격하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더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누가 봐도 이는 양동작전이었고 여기에 휘말려 병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되려 제국군이 동맹군을 각개격파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한 라인하르트였으나, 문제는 소행성군에 남아있는 함대가 양동일지, 좌측에 나타난 함대가 양동일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오베르슈타인도 확신하지 못하고 보란듯이 등장한 좌측 함대가 양동일 가능성이 높으나 되려 이를 이용해 반대로 나선 것일 수 있다고만 진언하자 라인하르트는 좌측 함대가 양동을 가장한 동맹군의 주력 함대라 판단, 최소한의 호위 함선만을 제외한 모든 함대를 투입했다.
그리고 이것이 승패를 결정지었다.
후방, 다른 적 부대가 빠르게 돌진하고 있습니다!
약 1만 척 이상으로 보였던 동맹함대는 실제로는 약 2,000척에 불과한 양동함대였다. 함선에 여러 운석을 견인시켜 규모를 위장하고 있었으며 소행성 지대에 대기하고 있던 함대가 바로 양 웬리의 주력함대였다. 제국군이 양동에 속아넘어가자 양 웬리는 주력함대를 라인하르트의 본진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돌진시켰다.[10]이로 인해 라인하르트의 꼬리를 양 웬리가 잡은 형국이 되고 말았다.
자신들이 속아넘어갔단 것을 깨달은 투르나이젠, 브라우히치, 알트링겐, 카르나프, 그뤼네만 등의 제국군 지휘관들은 황급히 함대를 돌려 양 웬리를 막아세우기 위해 달려갔으나 방금전까지 자신들이 추격하고 있던 동맹군 함대가 퍼붓는 포화에 양동을 위해 견인중이던 대형 운석들까지 날아들어[11] 큰 피해를 입었으나 무엇보다 라인하르트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했으므로 제국군은 피해를 무시하고 양 웬리의 측면을 공격, 측면 돌파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양 웬리의 계략으로 제국군의 공격에 붕괴되는 것처럼 보이던 동맹군은 제국군의 돌진에 발맞춰 전진을 멈추고 좌우로 펴지며 들어오는 제국군의 좌우를 감싸안았다. 양동부대, 라인하르트를 노린 돌진, 이 모든것이 제국군 주력부대를 노린 속임수였던 것이다. 제국군은 라인하르트의 보호를 위해 전열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전방과 좌, 우가 막히고 동맹군 양동부대에 후방까지 차단당하며 한 치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포위당했다. 9살의 연령 차이에서 오는 숙련된 낚시 능력의 차이!
거기에 양 웬리는 제국군 주력을 포위망 안에 묶어둠과 동시에 호위함 몇 척과 함깨 사실상 홀로 남은 제국군 총기함 브륀힐트를 향해 별동대까지 파견해 라인하르트는 탈출을 종용받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라인하르트는 패배는 인정해도 부하들을 다 잃고 구차하게 살아남지는 않겠다며 함교를 떠나지 않았고 이에 친위대장 키슬링 준장이 수석부관 슈트라이트 소장의 지시 아래 무례를 무릅쓰고 강제로 탈출함에 탑승시키려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5.2 철벽의 뮐러
나이트하르트 뮐러는 류카스 성역의 물류기지를 공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뮐러는 동맹군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기지 쪽에서 순순히 투항 의사를 밝혀왔다. 이는 물류기지 책임자 오브리 코크란이 부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린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심지어 주요 물자를 파기하거나 방사능에 오염시키자는 주장도 민수용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12]
뮐러는 처음 코크란의 행동을 듣고 배신자의 그것과 동일하게 여겨 경멸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고나서는 곧 생각을 고쳤다. 그리고 함대 참모로 초빙하려 했으나 코크란이 거절하여 아쉽게도 무산됐고, 물류기지의 동맹국 사람들이 안전하게 퇴거하여 수도 하이네센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13]
어쨌든 당초 예정보다 빨리 상황을 정리한 뮐러는 즉시 반전하여 버밀리온 성역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 라인하르트가 위기에 빠진 순간 전선에 도착하여 구원해줄 수 있었다. 이는 라인하르트도, 양 웬리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었다.[14] 결국 측면에서 나타난 뮐러의 공세는 모톤의 제14함대가 다 뒤집어써야 했고, 함대전력이 1시간만에 50% 이상 감소하는 무시무시한 피해를 입으며 모톤 제독까지 전사한다. 만약 뮐러가 제 전력을 유지했다면 이 시점에서 양 웬리 함대를 외곽에서 역포위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도 있었으나, 워낙 급하게 오는 바람에 4할 이상의 병력이 낙오된 상태였고, 따라서 일단 라인하르트를 구한 후 포위망의 일각을 뚫어 라인하르트 직속함대의 구조를 우선시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당한다.
5.3 강태공 양 웬리 2 : 철벽도 잘낚이네
뮐러의 도착으로 외곽의 전황은 그나마 제국군에게 아주 약간 유리하게 흘러갔으나, 포위망 내에서는 여전히 동맹군이 공격을 휘두르면 제국군은 그저 때리는걸 맞아주기만 할 뿐, 이미 몇 시간에 걸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린 알트링겐과 브라우히치 함대는 이름만 남았으며 투르나이젠은 그래도 함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포위망을 어떻게 해볼 힘은 없었고 동맹군의 공세에 방어태세를 취하며 함선을 점점 소모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뤼네만 함대는 사령관 본인이 기함이 피탄되어 나뒹구는 장식 기둥에 깔려(...) 중상을 입고 후송되었다.
그나마 여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던 카르나프는 본대에 구원 병력을 요청했으나 지원 보낼 병력이 있었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터, 당연히 예비병력따위가 있을리가 없다. 이미 자존심이 찢어지고 초연하게 파멸을 받아들이고 있던[15] 라인하르트는 "본진에 잉여 병력은 없다. 그곳에서 전사하라, 할 말이 있다면 언젠가 발할라에서 듣겠다."라고 막장 답변하였으며 여기에 분노한 카르나프의 응수도 걸작인데 "죽으라고? 좋아, 죽어주마. 먼저 죽으면 발할라에서는 내가 고참이지. 험하게 부려먹어줄 테니 각오해라,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남아있던 모든 힘을 격노(...)로 응집시켜 동맹군을 향해 혼신의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에 뮐러도 호응하여 외곽에서 동맹군을 공격했고, 결국 포위망의 일각이 무너지자 제국군은 탈출의 기회에 기뻐하며 내달렸고, 결국 양군은 합류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또한 양 웬리의 낚시였다. 일부러 포위망 한쪽을 열어준 후, 내부에서 탈출을 시도한 제국군 함대와 외곽에서 구출을 시도하는 뮐러 함대가 합류하는 타이밍, 제국군이 좁은 공역에 과도하게 몰린 그 때를 노리고 집중적인 포격을 퍼부은 것이다. 이때 동맹군의 탄약과 에너지가 꽤 부족했기 때문에 양 웬리는 "포격하라, 단 효율적으로" 라고 꼬릿말을 달았는데, 그 명령대로 극히 효율적인, 그러나 가공할 수준의 집중포화가 해당 스페이스에 펼처졌다. 결국 패기넘치던 카르나프는 기함과 함께 즉각 소멸되었고 뮐러는 기함을 4번[16]이나 바꿔타야 할 정도로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17]
이 공격으로 제국군은 다시 한번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며, 동맹군은 이를 통해 라인하르트 직속함대와 뮐러 함대 할거 없이 한꺼번에 쓸어버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계속 밀어붙인 동맹군은 결국 제국군 총기함 브륀힐트를 다시 사정권에 포착했다. 그런데...
6 동맹의 항복과 전투 종결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는 당초부터 고작 함대 1개뿐인 양 웬리와 결전을 벌이는 도박이 아니라 동맹 수도성 하이네센을 집중 공격하여 양 웬리 함대를 정치적으로 무력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라인하르트 입장에서는 제국의 군주된 입장상 스스로의 자긍심과 제국 함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18] 이를 무시하였고 다만 양 웬리와의 결전이 위험하다는 점은 인정하여 힐데가르트를 우르바시에 제국군 주둔 기지에 남겨놓고 출격한다. 힐데가르트는 제국 함선 하나를 잡아 탑승하여 버밀리온 성역 회전의 초반부를 지켜보았고,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본격적으로 격돌하기 시작한 시점에 미터마이어에게 달려간다. 이후 라인하르트의 위험을 역설하고 미터마이어를 설득하여 동맹 수도성 하이네센으로 미터마이어 함대를 진격시킨다. 당초 오스카 폰 로이엔탈에 대하여 약간의 꺼림직함을 느끼고 있어 일부러 볼프강 미터마이어만을 찾아가 설득했으나 미터마이어는 로이엔탈과의 우정과 2인자 무용론에 주의를 기울여 인근 로이엔탈 함대에게 연락, 설득하여 같이 하이네센으로 진격한다.[19]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는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 당시 모두 격파되었고 동원가능한 함선들은 모두 긁어모아 양 웬리에게 주었으니 하이네센에는 행성을 방어할 만한 수단이 전혀 없었다. 제국 함대가 하이네센 궤도를 완벽하게 장악했음에도 무력하게 있을 뿐이었고 가만히 버티는 것도 제국군의 공격으로 통합작전본부 건물의 지상부와 그 인근이 죄다 날아가버리면서 소용없게 되었다.[20] 당초 진작에 정신차린 월터 아일랜즈 국방위원장과 알렉산드르 뷰코크 우주함대 사령장관은 양 웬리의 승리를 확신하며 제국군의 항복 요구를 거부하려 했다.[21] 그러나 제국군이 페잔을 점령했다니까 잽싸게 유감 성명 하나 발표하고 숨어버린 쥐새끼 욥 트뤼니히트가 스리슬쩍 나타나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파괴한 양이 이 사태를 초래한건데 누굴 믿느냐는 식으로 조롱이나 하고 있었고 듣다못한 알렉산드르 뷰코크 장관이 트뤼니히트를 두들겨 패서라도 항복을 저지하려 했으나 동맹 지구교도들이 회의장에 난입하여 통합작전본부장 도슨 대장과 국방위원장 아일랜즈, 우주함대 사령장관 뷰코크 등을 제압하였고 트뤼니히트는 뻔뻔하게 최고평의회 의장 명의로 모든 동맹군, 특히 양 웬리 함대에게 적대행동 중지 및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이 항복명령이 양 웬리 함대에게 도착했을 때는 바로 동맹 함대가 브륀힐트를 함포 사거리 안까지 포착하였고 발포명령이 내려지기 바로 직전이었다. 다 이긴 전투를 포기하라는 정부 명령에 양 웬리 함대 장교 및 장병들은 격노, 일부 병사들이 모여 양 웬리에게 정부 명령을 무시할 것을 요구할 준비까지 했다.[22]하지만 양은 고심 끝에 정부의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연히 대부분이 이런 결정에 불만을 품었으나 정부의 명령이 아니라 양 웬리의 명령이므로 불만을 억누르고 수용했다. 이에 따라 양 웬리는 전투중지 지시를 내리고 함대를 일시 철수시키며 라인하르트에게 무조건 항복의사를 타진하였다.
반면에 양 웬리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바로 세상에서 초고속삭제당하기 직전이었던 라인하르트는 동맹군이 자신의 기함 코앞까지 전진한, 그들이 다 이긴 전투를 갑자기 포기하고 정전을 요청하는 모습에 심히 당황해했다.
"어이가 없군! 왜 갑자기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앞으로 한 걸음, 아니, 반 걸음이면 놈들은 승리하는 것 아니었나? 눈앞의 승리를 내팽개칠 정당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전투가 중단되고 머지않아 하이네센을 점거한 미터마이어, 로이엔탈 함대로부터 세밀한 보고가 올라왔다.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그제서야 사태의 전모를 파악했으나 버밀리온 성역 회전 전부터 부하들이 양 웬리에게 패배하는 일로 자존심이 구겨져, 이번에는 직접 나섰으나 역시 패배하다 못해 처참하게 유린당하다 전사 직전까지 몰린 라인하르트의 자존심은 갈기갈기 찢어져버렸다.
"난 승리를 양보받았단 말인가?... 한심한 이야기로군. 나는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승리를 양보받은 거야. 마치 거지처럼..."
우주력 799년, 제국력 490년 5월 5일 22시 40분, 12일간 계속되었던 버밀리언 성역 회전이 종결되었다. 제국군의 함대 손실률 87.2% 장병 손실률 72%, 동맹군의 함대 손실률 81.6% 장병 손실률 73.7%. 양 군에서 약 250만 명이 사망하였다. 말 그대로 사투였다.
7 결과
제국군 완파함정 1만 4,820척, 반파 8,660척 손상률 87.2%, 전사 159만 40명, 부상 75만 3,700명 사상률 72%.
동맹군 완파함정 7,140척, 반파 6,260척 손상률 81.6%, 전사 89만 8,200명, 부상 50만 6,900명 사상률 73.7%
로 전술에서는 양 웬리의 완승이나[23] 전략에서는 결국 동맹 수도를 점령시켜 항복을 받아낸 라인하르트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양 웬리는 최후의 희망을 남기기 위해[24]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원수에게 율리시즈를 포함해 전함 8척, 우주모함 4척, 순양함 9척, 구축함 15척, 무장수송함 22척, 공작함 2척 및 카스파 린츠 대령 외 로젠리터 연대의 일부 병력과 올리비에 포플런[25] 중령 등 1만 1,820명의 군인을 맡겨 탈출시킨다. 물론 이 전함들과 인원들은 격침 및 사망으로 위장.
메르카츠 제독이 전선에서 이탈한 후 제국군은 버밀리온 성역에 집결하기 시작했으며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양 웬리는 최초이자 최후의 회담을 하게 된다. 이후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사이에 맺어진 바라트 강화조약이 체결되어 조약에 따라 동맹 병탄은 일시적으로 유예되었지만 사실상 속국으로 전락하였다.
이 전투에서 동맹군은 제 14함대 사령관 모톤, 제국군은 카르나프가 전사했다. 그뤼네만은 중상을 입었지만 전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죽거나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전투 중 라인하르트와 오베르슈타인에게 단단히 찍힌 투르나이젠은 좌천당해서 다시는 일선에 나오지 못했다(...).
8 평가
버밀리언 회전의 승자가 누구였는가, 역사가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이다. 전략적으로는 제국군의 승리이지만 전술적으로는 동맹군의 승리. 전장에서는 동맹군이 승리하였고 전장 이외에서는 제국군이 승리하였다. 여러 가지 견해가 제기되었으나 어느 하나 모두를 납득시킬 설득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당사자들의 심경은 명확하게, 양 쪽 다 자기 자신이 승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과대평가라 할 수 있지만 두 사람 다, 상대가 성공한 면모를 누구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컴플렉스조차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보급함대 격멸을 시작으로 하여 버밀리온 성역 회전까지의 양 함대의 전투는 후세에 '군사 활동의 예술' 전략사상 획기적인 거대한 양동작전으로 '최후의 목표는 따로 있었다' 등으로 극찬을 받게 된다. 라인하르트의 기동적 종심방어도 나름 획기적인 것이나 전술적으로 패배하는 바람에 그 가치를 깎아먹고 말았다.
후세에 전략연구가들은 이 전투의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는데, 당사자인 양 원수와 라인하르트 원수는 모두 자신이 승리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더 논란이 되었다. 라인하르트는 전술을 중시하는 편이었고 양 웬리는 전략을 더 중시하는 편이었다. 헌데 회전의 전개를 보면 양 웬리는 전술적으로는 승리했으나 전략적으로는 패배했고, 라인하르트는 전술적으로는 패배했으나 전략적으로는 승리했다. 그러니 서로 자신의 승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은 전술상으로는 동맹군의 승리, 전략상으론 제국군의 승리라는 결론으로 귀결되게 되나 이후 이 전투의 여파로 결국 자유행성동맹이 멸망했으니 라인하르트의 판정승으로 볼 수도 있다.
작중 관점에서도 양대 주인공인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동일한 조건으로 정면으로 붙은 최초이자 최후의 전투라는 점에서 흥미롭다.[26]
8.1 로엔그람에 대한 논란
후세에 양 웬리의 군사적 예술이라 평가받은 이러한 게릴라 작전은 제국군 중추부에 양 함대를 제거하지 못하면 동맹은 정벌할 수 없다는 생각이 심어 주었다. 하지만 힐데가르트나 비텐펠트가 주장한대로 양 웬리의 도발따위 무시하고 하이네센으로 직행했으면 전쟁이 더 빨리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27]
하지만 당시 제국군 제독들은 양 웬리의 성향을 몰랐다. 한참 양 웬리에게 털려서 욱한 비텐펠트가 수도공격을 주장했을 때는 미터마이어는 "하이네센 점령하고 주력함대 뺀 다음에 남은 병력만으로 양 웬리 함대랑 싸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으며 양이 하이네센을 탈환하고 동맹을 재건하면 헛수고"란 말로 반박했다. 당시 문벌귀족을 타파하고 개혁을 진행해 국가재정이 풍족해진 제국이었으나 이런 대원정을 계속 반복하기엔 전비부담이 너무 극심해진다. 그러니 일반적인 관점에서 미터마이어의 주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들 관점에서 양 웬리가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동맹령 전역을 돌아다디며 게릴라 전을 벌이는 것은 악몽 그 자체다. 실제로 동급 병력으론 제국의 명장들이 양 웬리한테 상대가 안된다는게 무려 3번이나 연속으로 증명되었으니……. 사실상 제국의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에서 제국이 입은 피해는 동맹의 제국령 침공작전 실패로 입은 손실에는 못미쳤도 엄청난 피해였다.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에서 입은 손실도 적지 않은데 양 함대에게 3개 함대가 괴멸되었고 2천만 원정군의 각종 보급물자도 우주의 먼지가 되어 버렸다. 이중 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을 제외한 나머지 손실이 모두 양 함대에 의한 것이니 양 웬리를 의식하는건 당연하다.
그리고 사실, '일반적인 성향'이 아니라 '양 웬리의 성향'에 따라 대처했다고 하더라도 제국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양 웬리를 무시하고 바로 하이네센을 공격하여 동맹 정부를 항복시켰다면 양 웬리 역시 그 항복명령에 따랐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어차피 제국의 주력군 전부가 동맹에 주둔할 수는 없는 이상 소수의 점령군만 남고 주력 함대는 본토로 귀국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정부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는 것과 달리, 점령군을 격파해서 국가를 재건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에 해당하는 일이므로 양 웬리가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즉, 소수의 주둔병력만 남아서 양 웬리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은 마찬가지인 셈. 그렇다고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면[28] 그건 그것대로 보급과 그로인한 재정문제, 제국 본토 주둔 병력의 감소로 인한 통제력 악화, 동맹령 주둔 병력에 대한 통제와 지휘관 문제 등등 제국이 감당할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게 된다. 뭐, 동맹에게 항복조건으로 양 웬리의 제거를 요구한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버밀리온 성역 회전 종료 후 바로 제거할수도 있었으므로 논외.
오히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 양 함대가 입은 손실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이나 회랑의 전투에서 양 함대의 전투력이 증강되는 결과를 불러왔을수도 있다. 사실 양 웬리에게 1차 라그나로크 작전에서 잃은 병력이 4만척 초반대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손실이 더 늘어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제국의 동맹점령 계획 자체가 구조적으로 붕괴할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을 정도.
즉, 양 웬리를 중심으로 한 동맹군의 전투능력 자체를 파괴하지 않으면 하이네센을 점령하고 정부의 항복을 받아낸다고 해도 동맹을 완전히 무너트렸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인식 자체는 옳았던 셈. 다만 그 과정에서 라인하르트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됨으로써 양 웬리를 무너트리지 못하고 동맹 정부의 항복으로 전쟁을 종결함으로써 이후 또 한번의 대규모 전쟁을 치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보면 미터마이어와 라인하르트의 계획이 실패하기는 했으나, 비텐펠츠나 힐데가르트의 계획에 따라 성공했더라도 결과는 어차피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더불어 전투에서도 다소 허술한 판단과 행동을 보여 제국군을 위기에 빠뜨렸다. 이 때 라인하르트도 그렇고 오베르슈타인도 그렇고 양 웬리가 병력을 분산시키려 든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다만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을 참모로는 높게 평가했으나 전술지휘능력에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본대에 소수 호위부대를 두고 주력 대부분을 좌측에서 깔짝거리는 동맹군에게 보내는 삽질을 저질렀고 하마터면 발할라에 먼저 갈 뻔 했다.
8.2 기동적 종심방어 문제
사실 은영전에 기반한 거의 모든 게임에서도, 현실의 그 어떤 종류의 전투도 상대보다 병력이 압도적으로 많지 않은이상 이런 '겹겹이 속치마' 종심 방어진을 구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잠시 후 양 함대에게 처절하게 각개격파 당하는 제국군을 목도하게 된다. 아니 돌파가 아니라 어차피 상대방 함선이 적기 때문에 아예 섬멸을 해버리면 제국입장에서는 축차투입, 축차소모가 되어버린다.
이는 현실의 종심방어전술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처음부터 개별 제대(梯隊)로 구성된 다중 방어진을 구축하는 것에 가깝다. 방어선 붕괴 후의 재정비는 지휘통제체계가 방어선 붕괴 과정에서 와해되기 쉬워 성공적인 후퇴를 기대하기 어렵고, 공자측도 바보가 아니라 최초 방어선 돌파 내지는 적의 후퇴조짐을 포착하는 동시에 전과확대를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게 되기 때문.[29]
굳이 이와 비슷한 걸 꼽자면 예비대를 통한 후방 방어선 구축과 전방의 부대를 후방으로 돌려 재정비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표현했다고도 말할 수는 있다. 다만 이때도 방어선 붕괴 후의 재정비가 아니라 방어선을 유지하면서 퇴각, 후발부대와 바톤터치하고 재정비하는 것이지 본편에서 나온 것처럼 방어선이 돌파된 후에 뒤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이나 현실의 문제는 접어두고 소설 상에서는 이 방어진은 충분히 제구실을 했다. 제2진이 돌출해서 두들겨맞은 것을 제외하고 라인하르트의 종심 방어진은 성공적으로 방어를 수행하며 전력상으로 열세인 양 웬리에게 출혈을 강요했고 양 웬리는 결국 방어진을 뚫는데 실패해서 다른 작전을 펼 수 밖에 없었다. 이것에 라인하르트가 넘어가는 바람에 양 웬리가 전투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 라인하르트의 전술적 패배는 오히려 기동적 종심방어를 포기하고 양 웬리의 미끼를 물어버렸기 때문이다.[30]
8.3 양 웬리에 대한 논란
양 웬리의 전략은 작중 시점에서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정치적 한계로 인해 어느정도는 모순적인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양 웬리의 전략은 지속적인 게릴라전을 통해 제국군을 소모시켜 나가며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이 '대전략'을 실행하는 관점에서 보면 버밀리온 성역 회전은 지나치게 이른 시점에 벌어진 결전이다.
순수하게 군사적인 관점으로만 놓고 보자면, 양 웬리는 제국군이 견디다 못해 철수할때까지는 일전을 벌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라인하르트의 목을 따는 것이 전략 목표라면, 그것을 이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은 제국군 전력이 가장 낮아질 때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두 전투에서 양 함대가 보여준 막강한 함대전 역량을 생각할때 물자가 소모될 대로 소모되고 사기도 추락한 제국군을 분산시킨 후 각개격파한다면 압도적인 승리도 노려볼 수 있고, 목표한 라인하르트의 전사도 이뤄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31]
그러나 버밀리온 회전 당시 제국군은 보급부대가 당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싣고 온 물자가 아직 여유분이 존재했고, 라인하르트의 카리스마까지 겹처서 사기도 여전히 높았다. 즉 충분히 전력이 저하되기 이전의 상황이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라인하르트가 홀로 나왔다고 1:1 맞다이를 시도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이전의 두 전투에서는 전력 소모가 거의 없다시피했다지만, 결전에서 큰 피해를 입는다면, 그리고 라인하르트를 죽이는 데 실패했다면 뒤를 도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국군에는 아직도 많은 전력이 남아있는 이상 라인하르트가 이들을 재결집해 버리면 이전처럼 놀라운 전과를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
따라서 양 웬리의 일전 결심은 군사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이상의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볼수밖엔 없다. 즉, 군사적인 이유라면 결전을 벌여서는 안되지만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결전을 벌일 수밖엔 없었다는 것. 실제로 양 웬리는 제국군 여타 함대와 라인하르트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을때 전투를 벌이고자 했지만[32] 계산 결과 그 경우 행성 하이네센이 전투에 휘말려 버릴 위치에서 싸우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기에 버밀리온에서 일전을 택하였다는 묘사가 소설, OVA 모두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는 자유행성동맹의 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행성동맹은, 은하제국처럼 행성 오딘에서 모든것을 일일히 지시내리는 체제가 아닌, 수많은 자치정부들이 바라트 성계를 중심으로 연합한 연방제 국가이다[33]. 주로 하이네센에 묘사가 맞춰지고, 자유행성동맹군이 주로 나오기 때문에 중앙집권적 단일 국가처럼 비출 뿐이다. 은하제국이라면 변방 유인성계 몇십개 정도야 쉽게 내주고 공간을 내어줄 수 있지만 자유행성동맹이 이를 방기한다면? 자치정부들은 동맹 정부의 책임 방기를 이유로 동맹에서 이탈해 버릴 수 있다. 실제로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도 여길 지나가면 인구가 밀집된 유인성계고, 유인성계가 전쟁에 휘말리면 각 성계는 동맹의 방위 의무 방기를 문제삼아 동맹을 이탈하고 제국에 붙을 수 있다는 이유때문에 동맹은 결전을 결심했고, 제국도 충분히 결전 지역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건 결코 '고작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전쟁에서 이겼어도, 동맹이 해체되어 버리면 그건 승리가 아니다. 동맹에서 이탈한 자치정부가 제국군에 물자라도 공급하기 시작하면 유격전 과정에서 올린 성과는 다 헛수고가 된다. 이것저것 다 잃어 가면서 유격전을 고집해 제국군을 돌려보내도 동맹이 해체되어 있으면 아직 후방에 여유전력이 존재하는 제국은 언제든 다시 침공할 수 있고, 그대로 은하제국의 우주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양 웬리가 하이네센의 정전지시를 따른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실제로 만약 거기서 라인하르트를 제거했다면 자유행성동맹은 생존을 보장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실제로 작중에서도 '통신병들이 조금만 센스있게 늦장보고를 했으면 됐잖아!' 내지는 '그냥 쏴버리자!' 하는 장병들의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다만 그 시점에서 하이네센이 사실상 인질이 되었음을 생각해야한다. 아르테미스의 목걸이가 없는 궤도는 장악당했고, 통합작전본부 건물이 날아갔다는 것은 하이네센의 생명줄을 제국군이 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설령 항복명령을 무시하고 라인하르트를 발할라로 보낸다손 쳐도, 라인하르트의 뻘짓으로 분산되었던 함대들은 이미 반전하여 돌아오고 있었다. 뮬러는 단지 그들 중 빨리 돌아온 제독 중 하나였을 뿐이며 동맹군은 뮬러의 저항을 분쇄시켰을 때 이미 정신은 둘째치고 육체적으로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이 상황에서 버밀리온의 잔당들과 반전해오는 제독들을 연파하여 결국 승리한다쳐도 양웬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하이네센의 사형언도 또는 잿더미가 된 자유행성동맹일 수 있다.[34] 누가 봐도 손해보는 장사다. 양 웬리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제국군의 바라트 성계 진입을 막지 못한 시점에서[35] 체크메이트였고, 정상적인 군인이라면 여기서 항복하여 국가의 손실을 최소화해야한다. 그게 명예나 가치관을 위해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행위를 혐오하는 양 웬리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양 웬리라는 캐릭터를 형성하는 두가지 축은 '군은 정치에 복종해야 한다' 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혐오'한다는 것이며, 이런 점에서 본다면 그 행동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거기에 따르는 게 양 웬리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양 웬리가 산념을 지켰다고만 하기엔 이후의 과정에서 모순이 있다. 양은 하지만 전쟁에서는 졌어도 민주주의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중에 대비책으로 메르카츠를 숨겨둔다. 하지만 이럴 거라면 굳이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양의 생각이 옳은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양이 버밀리온 성역 회전을 이끌어낼 때까지의 결론으로 당시의 동맹이 제국을 격퇴하는 유일한 방법은 라인하르트라는 유능한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만이 방법이라는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자명했다. 버밀리온 성역회전을 포기하고 양이 준비했던 방법이라는 것들은 거기에 비하면 효율적인 면에서 지극히 떨어지고 성공확률도 높지 않은 것이다.
양의 버밀리온 성역 회전의 포기는 한마디로 이 시대에서 민주주의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고 그랬다면 차라리 양은 현 시대의 역사적인 흐름을 인정하고 본업이라고 생각하던 역사가로 돌아가서 그래도 민주주의가 정당함을 주장하는 것이 차라리 옳은 일이다. 전쟁이 계속됨에 따라서 결국 사망자가 얼마나 더 발생했는지를 생각하면 과연 양이 하이네센의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한 인도적인 고민만을 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양을 비난할 수만도 없는 것이 양이 마지막 순간에 라인하르트를 처치했다면 양은 민주주의는 살아남게 했어도 위의 언급처럼 자신의 신념은 모두 스스로 부인해버리는 격이 된다. 결국 양이 그 순간에 명령을 따른 것은 그의 위치와 평소의 신념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면 양의 결정은 이론과 현실의 부조화, 자기모순의 괴로움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작가가 이상이 현실과 부딛혔을 때 생기는 자기모순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8.4 만약 라인하르트가 전사했다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전사하고 양 웬리가 생존하는 순간, 제국군은 동맹군이 몇 명이 살았든 제국군이 몇 명이 남았든 전원 제국 본토로 서둘러 철수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 제도 오딘에서의 반란 가능성
- 라인하르트 휘하 제독들의 내분
제도 오딘에서의 반란의 경우, 문벌대귀족들이 몰락했다지만 라인하르트 휘하에 남은 귀족들은 무사하고 이들 또한 마음으로부터 라인하르트에 충성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으며, 설사 충성을 다한다 해도 라인하르트가 죽은 이상 이들이 딴생각을 품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재국 재상인 라인하르트는 원정을 나갔고 황제는 젖먹이인 상황에서. 오딘은 사실상 헌병총감 겸 수도방위 사령관 울리히 케슬러가 맡고 있었는데, 케슬러가 무능한 사람은 아니지만 라인하르트 수준의 역량은 없었으며 행여나 암살이라도 당한다면 문벌대귀족 잔당들이 반란을 일으켜 오딘을 점령하고 지상군과 요새 일부를 손에 넣어 원정군 병사들과 장교들의 친척들으로 인질극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승리는 보장할 수 없다. 이 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귀족 세력에 의한 '지방 반란' 정도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즉, 제국군은 라인하르트의 전사를 숨기고 최대한 빨리 제국으로 철수해야 하는 것이다.
라인하르트 휘하 제독들의 내분 가능성의 대해서는, 라인하르트에 부인이나 아이 또는 명백한 2인자(생전의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있었다면 휘하 제독들은 그를 추대해서 그의 휘하에서 계속 싸울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이유로, 라인하르트가 전사했다면 최소한 제국군 절반은 제국으로 서둘러 철수해야 하는데, 이를 누가 지휘해야 할지 논란이 생긴다. 라인하르트 휘하에는 2인자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3인자 오베르슈타인, 로이엔탈, 미터마이어 중에서 지휘관을 뽑아야 한다. 다만 오베르슈타인에 경우 라인하르트의 참모 역할로 브륜힐트에 동승하여 있었으니 라인하르트가 전사했다면 오베르슈타인도 같이 전사했을 가능성이 높고, 설령 살아남는다고 해도 다른 제독들의 강력한 반감을 사고있는데다가 휘하에 함대전력도 없으니 추대되기는 커녕 살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렇다면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 둘 중 하나는 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누가 남고 누가 돌아가든 로이엔탈은 딴 마음을 품을 수 있다.[36] 둘 다 제국으로 돌아간다 쳐도, 다수의 병력을 남긴다면 그들이 자유행성동맹을 함락시킨 후 딴 생각을 할 수 있고, 1-2개 함대 정도의 소수의 병력을 남긴다면 이는 양 웬리에게 죽으라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 자유행성동맹군이 전멸했다 쳐도 양 웬리는 이미 제국군의 명장들을 몇 번이나 엿먹였으며, 천하의 이제르론 요새를 아군 피해 전무로 함락시킨 불패의 명장이다. 양 웬리와 자유행성동맹이 건재하고 라인하르트가 전사한 상황에서, 소수의 병력을 놔두고 귀환한다는 것은 하책 이하의 우책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것은 제독들이 직책상 상관인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을 따른다는 전제 하이다. 실제로는 휘하 제독들이 분열을 일으켜 콩가루가 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고 양 웬리가 예상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면 제국 원정함대는 양 웬리 함대에게 맛잇는 먹잇감이자 한 끼 식사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어쩌면 양 웬리에게 아군의 정보를 넘겨 차도살인지계를 쓰는 제독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라인하르트가 전사한 시점에서 제국군은 더이상의 군사행동을 지속할 수 없으며, 제국으로 전 병력이 철수할 수 밖에 없다. 제국으로 귀환한 뒤 내부를 안정화시키고 새로운 지도자를 뽑은 후에야 동맹으로의 재원정을 실행할 수 있으며. 어쩌면 이미 점령한 페잔 자치령에서조차 철수해야 할 수 있다.
9 게임에서 재현된 모습
은하영웅전설 4EX에서는 버밀리온 성역 회전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있다. 시나리오를 시작하면 제국의 각 함대가 동맹령 곳곳을 공격하고 있고 버밀리온에서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맞붙고 있는 상황. 소설이나 OVA 묘사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함선 숫자만을 보자면 전함 숫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제국군이 유리해 보이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라인하르트와 휘하 제독들이 맵 중앙을 중심으로 둥글게 퍼져있다. 반면에 동맹군은 양 웬리와 휘하 제독들이 맵 왼쪽 아래편에서 뭉쳐있다.
제국군이 각개격파 당할수도 있지만, 동맹군이 앞의 함대와 싸우는 사이 뒤에있는 함대 전체가 돌진하여 동맹군을 압도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동맹군이 승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점에 제국군에 존재한다. 바로 라인하르트의 함대편제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전투부대와 후방의 지원함선부대까지 거의 꽉꽉 차있는 양 웬리 직속함대에 비해 라인하르트의 직속함대는 기함부대를 포함해서 고작 3개이다. 전방에서 싸울 전투부대도, 후방에서 이를 지원할 보조부대도 없다. 그래서 컴퓨터끼리 맞붙여보면 동맹군이 라인하르트의 직속함대를 잡아버리고 라인하르트를 전사시키며 시작 5분만에 게임을 깨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은하영웅전설 VI에서는 버밀리온 성역 회전 시나리오를 전장으로 선택할 수 있다. 특징은 사실 시나리오와 제국군 쌍벽이 반전하여 버밀리온으로 진입하는 가상 시나리오 두 가지가 있는데 컴퓨터끼리 붙인다면 뭘 선택해도 동맹군이 라인하르트를 잡는다. 일단 뮐러를 위시한 구원군이 제때 오지 않으며 도착하기 전에 이미 라인하르트의 직속 부하들이 양 웬리의 직속 부하들에게 쓸려나가고, 구원군이 도착하더라도 맵상 끝에서 나오기 때문에 전장까지 가는 사이에 라인하르트 함대도 다 털리고 게임오버(…). 양 측 제독들의 성향이나 스탯 면에서 동맹군이 조금 더 우세하다는 점이 큰 요인이다.
동맹군으로 플레이할 경우, 양 본대만 선택하고 아군들의 용전분투를 차분히 감상(…)해도 족하다. 반면 제국군으로 플레이할 경우 약간 손이 바쁘게 된다. T.O.P.급인 양 휘하의 제독들에 비해, 싸구려 커피급인 라인하르트 휘하 잉여들의 조작이 조금은 성가시기 때문이다. 지크, 쌍벽, 비텐, 파렌, 뮐러 어디 갔니 다만 전장의 묘한 지형(전장에 퍼져 있는 성간 가스로 인해 탐색, 이동 범위에 제약이 있다)과 게임의 '묘미'인 적극성을 활용(앞에서 언급한 문제 많은 종심진을 포기하고, 성격이 '신중'인 제독들을 미끼로 하여 성격이 '일반', '돌진'인 제독들의 피해를 줄이면서 그들의 적극성을 올리는 운용을 하면 된다. 일례로 막판에 적극성 200이 되어 있는 카르나프, 투르나이젠을 보면 은근히 든든하다.)하면, 원군이 오기 전에 넉넉히 양을 우주의 먼지로 만들 수도 있긴 하다. 더 빨리 끝내려면 라인하르트가 초반부터 직접 나가 싸우는 것을 추천한다. 라인하르트 본인도 무척 강하거니와, 카르나프, 투르나이젠, 브라우히츠의 적극성이 한 턴에 10씩 폭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기함이 피폭당하면 반대로 한 턴에 10씩 적극성이 나락으로 떨어지니 컨트롤에는 유의해주자.
물론 이건 컴퓨터를 상대한 경우 한정. 사람끼리의 대전이라면 가장 밸런스 맞는 전장으로 손꼽히는 미션이며[37] 이 경우 초반 우수한 공전대를 활용한 동맹의 우위 -> 중반 적극성 폭주 플레이를 활용해 잉여제독들을 능력치 뻥튀기시켜 제국이 주도권을 잡음(적극성 차이가 상당하면 기존 능력치는 잉여인 제독들도 양웬리와 대등하게 싸운다.) -> 후반부 적극성을 따라잡은 동맹이 다시 우위를 잡음 의 형태로 판이 진행된다.
은영전 반다이남코판에서 동맹군 시나리오 도중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진압 과정에서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다 부수느냐', '반만 부수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데 절반을 남겨둬도 욥 트류니히트는 무조건 항복한다. 트류니히트 개새끼
덤으로 제국측 시나리오에서 키르히아이스 생존루트로 갈 경우, 모두 우려하던 중 키르히아이스가 남아서 라인하르트 보좌하는 스토리로 가는데, 바르바롯사가 안 나온다. 어째서?!
10 기타
안그래도 안티팬 어그로를 끌어모으는데 일가견이 있는 트뤼니히트는 저 정전명령을 내린 것 하나 때문에 팬덤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 더불어 양이 정부의 정전명령을 받아들이는 부분을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IF 시나리오가 가장 많이 나오는 전투이기도 하다.
더불어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양 웬리가 프레데리카에게 청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율리안을 통해 그 소식을 들은 알렉스 카젤느는 칵테일을 꺼내 건배를 하며 "그 멍청이가 드디어 용기를 냈군!"이라 말했다. 다만 청혼할 때 대사가 이 전투가 끝나면으로 시작했다. 그렇다, 사망 플래그의 일종이다! 하지만 양 웬리는 주인공이었으니 플래그따위 씹어먹은 모양이다. 일단 청혼 시 프리데리카 그린힐 양이 연금 운운한 것을 보면 이기건 지건 은퇴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실제로 종전후 퇴역과 함께 결혼에 골인. 꿈에도 바라던 니트연금생활과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냈…… 으면 좋았겠지만 동맹에 판무관으로 파견나온 헬무트 렌넨캄프가 폭주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 양 웬리: 나는 왜 햄보칼 수 없어!
전투의 후반 상황을 보면은 4차 가와나카지마 전투가 버밀리온 성역 회전의 모델인 걸로 보인다.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은 다케다가 9살 연상인데, 양과 라인하르트를 라이벌로 설정하면서 동년배로 설정하면 이상하니 다케다와 우에스기의 관계를 떠올리면서 양을 9살 연상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싸움에서의 참혹한 묘사는 애니판의 경우 더 처참하게 묘사된다. 완전 고어물.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장병들의 모습과 불타는 욥 트류니히트의 사진 액자가 교차하면서 씁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굽시니스트는 버밀리온 회전과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회군 결정을 빗대었다.
과거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서 전투가 끝나고 철수할 때 라인하르트가 양에게 "귀관의 용전에 경의를 표한다. 재전의 그날까지 건강하라."는 전문을 보냈는데, 양은 적장이 굳이 답신을 원하지는 않을거라며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그걸 굳이 기억하고 있다 버밀리온 전투 후의 일대일 대담에서 그 이유를 캐물었다.- ↑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서는 라인하르트 함대의 약 1만 9천척에 비하여 자유행성동맹 2함대가 약 1만 6천척으로 비슷한 전력으로 싸웠던 적이 있었으나 이 당시 양 웬리는 처음부터 함대 사령관이 아니었다. 계속 내놓은 작전안이 파에타에 의해 까이다가 전투중 파에타 중장이 부상당하면서 지휘권을 임시로 이양받아 지휘한 상황이었다.
- ↑ 사실 엄밀히 말하면 언제나 라인하르트는 양 웬리보다 우세한 전력을 가지고 싸웠다. 함대 숫자로도 우세, 질적인 면에서도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에서 패배한 잔존 동맹군 병력까지 데리고 싸운 양 웬리에 비하여 라인하르트의 직속함대는 패잔병이 섞인것도 아니고 훈련도가 낮은것도 아니고 무슨 어중이떠중이들을 모아놓은 잡다한 집단이 아니라 제국군에서 정예병사들을 선별했을 텐데 이건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양 웬리가 우세하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물론, 약 15만이 넘어가는 라인하르트의 총 함대 숫자가 불과 1만 8천 정도로 줄어들었으니 양적으로는 '그나마' 대등하게 싸웠다
- ↑ 그나마 로이엔탈이나 미터마이어, 오베르슈타인 정도가 후임 2인자에 가까운 인물들이었으나 오베르슈타인은 만약 본의 아니게 자기 자신이 2인자가 된다면 스스로를 통치 체제의 방해물로 여겨 자기 목숨이라도 내버릴 인물이었고 로이엔탈이나 미터마이어는 별 다른 야망을 가지지 않았다.
- ↑ 마침 제국 함대는 동맹령에 대함대를 이끌고 원정을 나와있다. 그런데 라인하르트가 사망한다면 원정함대는 그대로 끝, 동맹령 침공은 고사하고 함대 내부에서 분란이 생길 것은 필연적이다. 당시 은하제국 체제 자체가 라인하르트 단 한 사람이 이룩해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 누가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겠는가. 제국 본토에서도 상당히 동요할 것이며 자칫 하다가는 내전이 재발할 수도 있다.
- ↑ 그 어떠한 대안도,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 웬리가 제시한 이 방법은 그야말로 최악의 전세를 단 한 번에 뒤집고 멸망 직전에 몰린 조국을 구해낼 기적의 비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 추가적으로 1:1이 아니면 양 웬리는 싸우지 않는다는 점을 제국군이 알아차려야 한다.
- ↑ 양 웬리는 자유행성동맹의 남은 모든 함대를 이끌고 있었고, 라인하르트는 은하제국의 거의 모든 함대를 이끌고 적국에 원정을 나와 작전에 따라 휘하 제독들이 전투가 끝날때까지 절대로 돌아올 수가 없는 먼 성역으로 진격했다. 동맹군이던 제국군이던 버밀리온에서의 패배는 파멸로 직행인 것.
- ↑ 양 웬리가 제 1진 돌파에 신중하게 나서고 있는 것을, 겨우 제 1진 돌파에도 애를 먹고 있다고 오인했다.
- ↑ 나름대로 용기있기는 하나 눈은 가까이 있는 것 밖에 보지 못하니 기피해야 할 인물이다.
- ↑ 소설내 묘사로는 '질풍 볼프'라 불리는 볼프강 미터마이어도 경탄했을 수준의 기동성을 보여줬다고 한다.
- ↑ 수백 미터에 달하는 전함이 작아보일 정도로 큰 운석이 빠른 속도로 접근한 탓에 미처 운석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소멸된 제국군 함선들이 속출했다. 또한 운석이 움직이며 생긴 엄청난 운동 에너지에 운석을 견인하던 케이블이 채찍마냥 함선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 ↑ 만약이라는 건 역사에서 쓸모없는 공상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코크란 대령이 조금이라도 저항했다면 뮐러는 시간을 지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라인하르트는 사망했을 것이다. 나름 조국의 국민들을 위한 선의의 판단이 본의 아니게 조국의 숨통을 끊어버린 셈이다.
- ↑ 동맹측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한 코크란을 배신자취급했고 영창에 가둬버렸다. 동맹의 상태가 개판이 되어버린지라 코크란은 갇힌 채로 굶어죽을 뻔했으나, 뮐러가 잊지 않고 찾은 덕분에 구사일생했고, 결국 그의 참모가 되었다.
- ↑ 양 웬리도, 참모진도 모두 가장 먼저 도착할 함대는 볼프강 미터마이어, 속칭 '질풍 볼프'라고 생각하고 그가 오기 전에 전투를 끝마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더 빠른 시점에 뮐러 함대가 도착하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 부하들의 탈출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 자신이 여기서 도망쳐 살아남는다면 자기 손에 최후를 받은 수많은 자들이 발할라에서 비웃을 거라며.
- ↑ 지금까지 기함으로 사용하던 뤼벡(동맹군 집중 포격에 격침) → 노이슈타트(승함 전 격침) → 오펜부르크(승함 약 2시간후 격침직전까지 몰려 뮐러는 퇴함, 이후 오펜부르크는 격침) → 헤르텐
- ↑ 이 용전은 후일 뮐러가 '철벽 뮐러'라고 불리는 계기가 되었다
- ↑ 말 그대로 제국 함대는 양 웬리 함대에 비해 몇배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몇 차례나 자신을 포함한 제국군 제독들을 물먹이고 전사시켰던 양 웬리를 목전에 두고 하이네센으로 진격하기를 꺼려했다.
- ↑ 이때 막간 해프닝스러운 일이 하나 생겼다. 미터마이어 휘하 제독 바이어라인은 원래부터 로이엔탈을 강하게 경계하였는데 라인하르트의 명령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하이네센을 진격하는 중대한 일을 로이엔탈과 함께 한다는 것에 더더욱 경계심을 품고 로이엔탈 함대가 합류할때 미터마이어 몰래 독단적으로 함대 전체에 경계령을 강하게 내려놓는다. 당연히 필요 이상으로 경계를 하고있는 미터마이어 함대를 보고 로이엔탈은 의구심을 품었으나 이내 바이어라인의 독단으로 생긴 일이란 것을 알고 코웃음을 친다. 그리고 이건 후일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의 복선이 되는데..
- ↑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이나 양식있는 사람이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할리는 없으나 동맹 입장에서는 수틀리면 행성을 날려버리겠다는 경고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 ↑ 심지어 아일랜즈는 우리가 다 죽어도 항복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 ↑ 병사들의 요구는 일부 정부의 명령을 지지하는 병사들과의 토론끝에 무산되었으나 발터 폰 쇤코프는 함교의 양 웬리에게 직접 항복 명령을 무시할 것을 주장하며 라인하르트를 죽이고 양 웬리 본인이 최고 권력자에 오르라는 요구를 한다.
- ↑ 손상률이나 사상률만을 보면 비슷해 보이나 세밀한 숫자를 보면 파괴, 손실된 함선과 병사 숫자가 거의 2배에 달한다. 라인하르트가 전투 중 뮐러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라인하르트가 탈탈 털렸다고 할 수도있다.
- ↑ 어떤 형태로든 평화조약이 채결된다면 보나마나 전함이나 우주모함은 대형 함선들의 보유가 제한받게 될테고, 특히 메르카츠 원수같은 경우 제국군에게 체포될 것이 분명했다.
- ↑ 항복한 동맹을 자존심없는 여성으로 비유하고 자존심없는 여성에겐 매력이 없다면서 메르카츠를 따라가기로 했다. 그다운 발상이다.
- ↑ 엄밀히 말하면 숫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라인하르트 쪽이 우세했다. 질적으로는 라인하르트는 자신의 직속 함대를 운용하였는데 제국군의 상태로 볼때 제국군에서도 정예급에 속할 것이다. 반면에 양 웬리는 자신의 함대에 패배한 동맹 잔존함대가 붙고 신병이던 뭐던 닥닥 긁어모았음으로 질적으로 불리하다. 숫적으로는 전투 초중반에는 동등하였으나 후반들어 뮐러 함대가 필사적으로 달려와 지원군으로 참전했음을 감안하면 결국 양 웬리는 언제나 불리하게 싸워왔다. 버밀리온에서는 그나마 제국군과 동등한 수준의 병력을 운용했을 뿐이다. 그것도 후에 반 이상이 낙오됐다곤 해도 8,000척 이상은 될 뮐러 함대에게 옆구리마저 기습당했다. 결국은 상당히 불리한 전투였던 셈.
- ↑ 전제군주제에서 나고 자란 제국 장성들에겐 정부의 항복으로 모든게 종료된다고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즉, 하이네센을 점령해도 양웬리로 대표되는 동맹군사력이 무력화(항복)될지 확신할수 없지만 양웬리와 그의 함대를 격멸하면 동맹정부는 항복외에는 선택지가 없으며 덤으로 동맹령지배에 불안요소가 될수 있는 동맹군 우주전력을 확실하게 제거함으로서 향후 동맹령에 주둔시킬 제국군 함대를 최소화할수도 있다.
- ↑ 이런 경우를 가정한다면 동맹령 주둔 병력은 아무리 작게 잡아도 신영토 반란사건 당시의 3개 함대 3만 5800척은 기본으로 넘을 것이다.
- ↑ 전과확대에 대한 내용은 http://www.army.mil.kr/history/%C0%DA%B7%E1%BD%C7/%BF%EB%BE%EE%C7%D8%BC%B3/%C0%FC%B0%FA%C8%AE%B4%EB.htm 를 참조
- ↑ 시간에 쫓기는건 양 웬리지 라인하르트가 아니었다. 라인하르트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승리가 확정적이기 때문에 굳이 양 웬리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승부를 낼 필요도 없었다. 그저 양 웬리가 전장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붙잡아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라인하르트의 애초 전략은 달성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돌아온 부하제독들의 대함대가 양 함대를 포위/섬멸하는 것을 느긋하게 구경만 해도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 ↑ 사실 여기까지 성공하면 굳이 '라인하르트의 생물학적인 죽음'조차도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동맹 원정을 갔다가 대참패를 당하고 제국령으로 패주해온다면 라인하르트는 '정치적으로 사망'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 그러나 당시 제국에서 라인하르트의 위치는 절대적이었으며 그를 견제할 세력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타격이긴 해도 라인하르트의 몰락까지는 지나친 비약일 것이다. 라인하르트의 실패를 이용해 그를 실각시킬만한 세력자체가 없으므로... 다만 라인하르트로서도 한동안 내부안정에 전념해야하긴 하겠지만...
- ↑ 실제 버밀리온 성역 회전 중반, 뮐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브륀힐트가 포격받기 직전이였다는 걸 생각하면, 최대한 여타 함대가 오기 힘든 지점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큰 피해 없이 라인하르트를 발할라로 주소이전 시켜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 ↑ 작중에서 연방제 국가라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다만, 정부의 신뢰도가 떨어질 경우 각 성계가 동맹으로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자체는 작중에서 명시하고 있다.
- ↑ 양 웬리가 항복명령에 응하지 않았을 때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이 어떻게 행동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두 제독의 성격상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황제의 복수를 명분으로 하이네센에서 대학살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 ↑ 상술했듯 사실 이건 라인하르트의 의도와는 관계없는 것이었지만.
- ↑ 이는 신영토 반란사건에서 실제로 증명되었다.
- ↑ 단, 조건이 있는데 양측 함대 전체를 사람이 맡으면 안된다. 양측 다 2개 함대 정도는 사람이 컨트롤하고 나머지는 컴퓨터가 하게 냅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