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Howard Carpenter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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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물 소개
B급 영화와 장르 영화의 거장으로, 같은 USC영화예술학교 출신 선배인 조지 루카스가 "유일하게 질투심이 나는 감독"이라고 평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말 루카스가 하면 망언 아닌가. 실제로 대학 재학 중 만든(이야기를 맡음) 서부극 단편 《브롱코 빌리의 부활》으로 아카데미 단편 영화상(1970)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영화 연출과 제작은 물론이고 각본, 특수 효과, 미술, 음악 심지어 연기까지 혼자 해치우고, 그 모든 방면에서 인정을 받는 엄친아.
장편 데뷔작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패러디 작품인 《다크 스타》(1974). 본인은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고 극장 개봉에는 별 관심 없었는데, 주위에서 밀어 붙였다고 한다. 이 영화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모티프로도 여겨진다. 각본가도 에일리언 1의 각본을 담당한 댄 오배넌.
《다크 스타》 개봉 이후 카펜터는 자신의 실질적인 장편 데뷔작이자 그가 감독, 각본, 음악을 맡은 저예산 액션의 걸작인《분노의 13번가 (Assault on Precinct 13)》(1976)를 겨우 10만 달러로 만들어 400만 달러가 넘는 대박을 거두면서, 저예산 알짜배기 흥행감독으로 꼽히게 된다. 실제로 그가 맡은 저예산 영화들은 정말 쫄딱 망한 게 거의 없을 정도이다!
《분노의 13번가》를 보면 갱들이 우연히 살인현장을 목격한 여자아이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총으로 쏴 죽인다. 이 영화가 원래는 TV영화로 기획되었다는 것이 후덜덜할 뿐. 결국 영화는 수위문제 탓에 극장 개봉되었고, 국내 비디오에선 모자이크가 되었다. 지금 보면 별 거 아닐 장면이겠지만...) 어린이나 개라고 해서 안 봐주는 건 트로마도 비슷하다.
이 당시의 만들어낸 작품.
- 《할로윈》(1978) - 이후 슬래셔 호러의 효시이자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사실은 1974년에 만든 올리비아 허시 주연의 《검은 크리스마스》란 영화가 슬래셔 호러 효시임에도, 흥행이나 평이 그저 그런 바람에 묻혔다가 할로윈이 대박을 거두면서 이전에도 이런 게 있었더라~~ 하고 알려졌다! 검은 크리스마스는 2006년 리메이크판이 나오긴 했지만, 시리즈와 리부트가 계속 이뤄지는 《할로윈》에 견주면 시리즈도 안 나오고 듣보잡인 신세가 되었다. 되려 호러팬들은 효시는 효시이지만, 그 효시적인 재미와 완성도에서 《할로윈》이 워낙에 엄청나게 높은 탓에, 먼저 나온 《검은 크리스마스》가 졸작은 아님에도 크게 뒤쳐진다는 게 평...
- 《안개》(1980) - 영화 사상 최초로 안개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았다. 《안개》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불후의 명작 《사이코》 중에서도 전설적인 장면으로 일컬어지는 샤워신의 주인공인 재닛 리(1927~2004)와, 그녀의 딸이자 《할로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제이미 리 커티스가 같이 나온 첫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1]
해당 영화들이 워낙 대박(특히 할로윈은 제작비 130배 이상을 뽑았다!)을 거두면서, 카펜터는 메이저 영화사들 유혹을 많이 받았으나 거의 모든 영화들이 제작 중 무산되었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드는 대본들과 기획들이었다고.
결국 카펜터는 고전 공포영화의 명작 《The Thing From Another World, 1951》를 리메이크한 《더 씽》(1982)(국내 공개명 괴물)을 감독하여 메이저 시장에 발을 디딘다. 하지만 영화는 하필 《E.T.》와 동시 개봉하는 바람에 개봉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으며, 후에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재평가되어 호러물의 전설이 되었다.
카펜터는 주로 미국식 가족주의나 온정주의와는 거리가 먼 내용만 만들었다. 어린이와 개는 죽이면 안 된다는 할리우드 법칙을 깡그리 무시하는가 하면, 젊고 스마트한 주인공 대신 화이트 푸어 스타일을 대표하는 배우 커트 러셀을 자주 기용했다. 때문에 자국인 미국에서는 그저 그런 B급 전문 감독 취급을 받지만, 작품 내에 늘 사회 비판과 야유를 시니컬한 블랙 코미디를 통해 담아내기 때문에 유럽, 특히 프랑스나 독일에선 그를 작가주의에 입각한 명감독으로까지 대우하는 등 평가가 극과 극인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카펜터가 유럽 여럿 영화제에 초청받아 참석했는데, 미국으로 돌아와서 기자들에게 하던 말이 "미국에선 나를 저질 호러나 액션 감독으로 가볍게 보는데, 유럽 여러 영화인들은 나에게 사인 받고 내 영화들을 꽤나 작품성 좋게 평가하는 바람에 내가 놀랐다."고 비아냥거리듯 말한 바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저예산 장르를 건드리면 꽤 흥행과 비평으로 좋은 영화들이 쏟아지는데, 반대로 그에게 제작비 꽤 대주며 메이저와 손잡으면 아주 말아먹는 게 있다. 졸작 소리를 듣긴 해도, 카펜터 마니아들에겐 꽤나 호평을 받거나 범작 수준이라는 평이 많다.
아무래도 제작자와 메이저들이 하도 끼어든다는 게 꽤나 큰 원인인 듯하다. 그래도 괴물(더 씽)은 흥행은 참혹했으나 뒤에 재평가되면서 전설이 되었지만. 체비 체이스 주연인 《투명인간의 사랑》이나, 홍콩 여러 배우들과 커트 러셀이 나오고 제법 제작비를 들인 《빅 트러블》같은 경우는 흥행이나 비평은 참혹했다. 카펜터가 무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이룬 작품이지만, 이 작품의 실패로 카펜터는 할리우드에 대한 희망을 버린다. 하지만 누가 카펜터 영화 아니랄까봐 비디오 시장에선 꽤 인기가 많아 컬트 클래식이 됐다. 이 영화들도 자타공인 졸작까진 아니고, 반대로 이 두 영화를 좋아하는 카펜터 팬이라든지 마니아들도 꽤 있다. 보통 평가는 범작 수준.
엄청난 제작비를 대는 입장에서 제작에 간여하지 않을순 없지만 카펜터가 메이저 영화들을 만들때 하도 끼어드는 제작자들에게 치가 떨려서 《투명인간의 사랑》 이후론 메이저 배급이라도 제작비를 적게 들이는 영화들만 집중적으로 계속 만들었다. 그러다가 뉴욕 탈출 2편격인 《LA 탈출》을 오랜만에 만들었으나 이것도 흥행에 실패했으나 평작 정도의 평가는 받고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카펜터가 만든 영화에서 정말 치가 떨리는 졸작은 없다는 평이 많다. 개봉 당시 졸작이라고 평가받았던 작품들도 정작 현재에는 (특히 DVD매장이나 렌탈 샵 같은 2차 시장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지닌 컬트 클래식이 된다. 즉 카펜터는 명작 아니면 컬트 클래식을 만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이 감독한 많은 영화에서 주연으로 나온 커트 러셀과 아주 친하다고 한다.
카펜터 영화의 특징을 꼽자면, 전체적으로 반사회적이고 남성적인 작품이 많은데, 어설픈 잔재주나 복잡한 설정 같은 게 별로 없어서 재미있다. 그리고 좁은 공간의 액션 장면에서는 비교를 불허한다. 제작비 문제 상 이런 공간에서만 찍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거기에 전문가가 되었다.
젊었을 때는 천재라고 불렸던 사람이다. 영화광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이렇게 불리고 있다. 초창기에는 미국 영화계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커스와 함께 미국 영화를 이끌어갈 사람들이라는 평도 받았지만, 메이저와 비타협적인 제작방식으로 인해 중저예산 작품 촬영만을 선호한다. 그 때문에 두 사람과는 달리 일반에의 인지도는 낮지만, 장르물 팬들에게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크리에이터들 사이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를테면 코지마 히데오가 대표적인 그의 열성 팬이며, 《루쿠루쿠》등의 만화가 아사리 요시토나 《공각기동대》의 시로 마사무네도 그의 팬임을 자처한다.
본인은 시대를 잘못타고 태어났다고 한다. 좋아하는 서부극을 만들고 싶지만, 서부극 붐은 이제 지나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서부 영화의 스타인 리 밴클리프를 《뉴욕 탈출》에 기용하기도 하고, 《분노의 13번가》경우, 아예 서부극의 고전 《리오 브라보》의 리메이크이다. 다만 정식으로 리메이크한 것은 아니고, 비슷한 플롯으로 자기만의 개성을 첨가해서 만든 것이다. 당시의 그는 정식 리메이크를 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1982년작 더 씽, 1987년작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1994년작 매드니스을 합쳐서 존 카펜터 스스로 아포칼립스 3부작이라고 명명했다.
그의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유색인종들은 단순한 토큰(Token Black. 인종차별 논란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삽입되는 흑인 캐릭터. 대개의 경우 악기를 잘 다룬다거나 치킨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클리셰적 흑인 캐릭터인 경우가 보통.)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작중에서 비백인계 인물이 나오면 웬만해선 한 명 정도 주인공과 같이 생존하는 경우가 많다. 흑인 남성의 경우, 자주 백인 주인공과 대립하면서도 강렬한 모습을 보이거나, 아예 멋진 흑형 이미지로 밀고 나아간다. 또한 묘하게 동양계 인물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서, 빅 트러블 같은 경우는 오리엔탈리즘적인 묘사가 많으면서도, 정작 주인공의 친구는 영어 발음도 괜찮고 백인스러운 여자 친구도 있는 건실한 인물이다. 또 주인공 빼면 다 중국인인데, 다른 오리엔탈 판타지처럼 " 짱 센 백인이 다 해먹었다"가 아니라 전부터 알고 있던 중국인들과 함께 싸운 수준이고(사실은 애지중지하던 트럭을 뺏겨서 그거 찾으려고 휘말렸다...),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에선 주인공 신부가 중국계 교수에게 도와달라고 간청하는데, 이 인물이 기존의 동양인 스테레오타입과 달리 이성적이고 조연치고 비중도 큰 인물이다. 같은 배우인 중국계 배우인 빅터 웡(1927~2001)은 《불가사리》에 나왔었는데, 거기서 돈 밝히는 슈퍼마켓 주인으로 나와 괴물에게 잡아먹힌 거에 비하면 천지 차이다. 빅터 웡은 카펜터 감독의 빅 트러블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그리고 이야기의 초반을 이끄는 해설자 역할로 나온다.
2010년 거의 10년 만에 신작을 감독했는데 The Ward라는 호러물이다. 그런데 미국에선 2013년까지 개봉예정이 없다. 평은 그냥 그런 범작.
한 인터뷰에서 EA의 게임 데드 스페이스 영화화 감독을 원한다고 밝혔다. 실제로도 게임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며, 최근 발매된 데스티니를 플레이하고 소감을 남겼다. 데스티니. 훌륭한 화풍과 디자인. 광활한 오픈 월드. 좋은 게임플레이. 기묘하게 무감정한 캐릭터들과 혼란스러운 스토리. 라고.
여담인데 한국 비디오 표지로 참 엉터리 왜곡을 여러 번 겪은 바 있다. 할로윈 금성 비디오는 뒷표지로 카펜터즈의 존 카펜터라고 뻥쳤고...[2] 스티븐 킹이 원작과 감독, 카메오를 맡은 맥시멈 오버 드라이브 세신영상 비디오에서는 스티븐 킹 감독이 아닌 존 카펜터 감독이라고 역시 뻥쳤으며 지금은 사라진 영화잡지 로드쇼에서는 이걸 거장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씨네마트판 매드니스 비디오 표지에서는 나이트 메어의 존 카펜터 감독이라고 역시 뻥쳤다!
2015년부터 단독 음반을 내기 시작했다. 2015년에 Lost Themes, 2016년에 Lost Themes II를 발매했다. 영화 음악의 삘을 물씬 풍기는 어두운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반젤리스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며, 그럭저럭 좋은 평을 받는 중. 투어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