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한자 : 出版社
영어 : Publisher, Press[1]
독일어 : Verlag

1 개요

출판사(出版社)는 출판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활자 발명 등 대량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대량으로 책을 찍을 방법도 없고 그 값도 비싸 출판사 자체가 없었다. 대신 서양의 경우 교회나 수도원이, 동양의 경우 정부의 책 담당 관청이나 사찰 등이 비슷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대량 인쇄술이 발달하고 책의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출판을 정식으로 담당하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한국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한국에 최초로 세워진 근대적인 의미의 출판사는 1884년에 설립된 광인사며, 2016년 현재까지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의 출판사는 1886년에 설립된 가톨릭출판사다.

한국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기에는 출판 등록제 때문에 출판업 자체가 탄압을 받으며 주춤했지만, 이후 민주화되고 출판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출판사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개인이 자신의 책을 내기위해 1인 출판사로 등록하는 경우까지 있으며, 이 때문에 2006년 기준 문화관광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출판사는 2만 개가 넘는다.(…)

나무위키에는 하위 항목인 만화 출판사 쪽에 훨씬 더 많은 예가 기재되어 있고, 만화 출판사 항목이 먼저 생겼다.(…) 역시 오덕위키 실제로 만화 출판과 일반 서적의 출판을 동시에 맡는 출판사는 적지 않은 편이다. 일부 국가, 특히 일본에는 만화 전문 출판사도 있긴 하지만 보통 대형 그룹이나 대형 출판사의 자회사 형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의 출판사는 파주출판도시에 집중적으로 몰려져있다.

교보문고 등 서점 사업도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2] 다만 교보문고는 출판사라 보기에 무리인 부분이 많다. 애당초 교보문고는 광화문점 개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게 돕는 유통업의 개념으로 창립되었기 때문. 교보문고가 출판하는 책들은 다른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판권에 공동투자를 해서 출판사 이름만 교보로 달아놓는 케이스가 많다. 출판업의 상징(...)인 편집장이라는 직종이 몇명 없다.

대학 등에서 출판부를 두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수요자가 많은 영미권의 유명 대학의 경우 학술서적을 출판해 버는 수입이 꽤 짭짤하기 때문에[3] 규모가 큰 대학의 경우 자체 출판부를 두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Cambridge University Press, Oxford University Press, MIT Press 등은 특히 인문사회계열에서 원서로 공부 좀 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접하게 되는 수준.

신문사 역시 출판업을 같이 하는 대표적인 업종이고, 박물관의 경우 도록에 ISBN 코드를 넣기도 하는데[4] 이 경우 박물관이 출판업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2 출판사의 종류

2.1 발간서적의 유형에 따른 분류

  • 종합 출판사

말 그대로 서적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발행하는 회사. 대규모인 경우가 많으며, 유명한 출판사 대부분은 종합 출판사다.

  • 학습서적 출판사

초, 중, 고등학교 내신 및 학력평가, 수능 등의 시험을 대비하여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참고서, 문제집, 공부법, 그리고 성인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수험서(자격증, 자격시험, 취업, 공무원 시험 등)등을 발행하는 회사.

  • 어린이 출판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나 교육 서적, 동화 등을 주로 발행하는 회사. 어린이의 특성에 맞게 그림을 많이 넣고 글씨도 크게 써넣는 것이 특징.

  • 학술서적 출판사

대학 학부 수준 이상의 분과학문을 다루는 단행본이나 학술지를 전문으로 발행하는 회사. 주로 유명 대학교에서 출판부를 설립하여 책을 발간하는 경우가 많으며, (예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Harvard University Press) 일반 출판사 중에서도 학술서적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회사들이 있다.

  • 문학 출판사

소설, 등 문학 작품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회사. 단 라이트노벨은 쳐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쪽은 만화 출판사의 하위 문고로 보는 경우가 많다.)

  • 실용서 출판사

컴퓨터 활용서나 외국어 교재 등 실용서를 발행하는 회사.

말 그대로 만화를 발행하는 회사. 일러스트북이나 라이트노벨 등 서브컬쳐 방면의 서적 전반을 다루는 경우도 있으며, 라이트노벨의 경우 산하 문고를 만들어 출판하는 경우도 있다.

  • 종교 출판사

말 그대로 특정 종교에 관련된 서적이나 출판물을 전문으로 발행하는 회사. 가톨릭출판사를 비롯하여 개신교 계열의 대한기독교서회 등이 있다. 그 종교의 경전(성경, 불경, 꾸란 등)이나 기도서, 관련 연구서적을 출판한다. 다만 일반 출판사에서도 종교 계열 서적을 내는 일이 늘고있다.

2.2 업무의 내용에 따른 분류

  • 출판솔루션 기업

출판물의 실제 제작, 출판솔루션 제공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회사로, 독자적으로 책을 내기보다는, 자체 인쇄제책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출판사들의 아웃소싱을 받아서 서적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한국의 조광출판인쇄, 일본의 대일본인쇄, 이와타인쇄공업, 모리사와 등이 해당되며, 컴퓨터를 이용한 DTP가 전면적으로 쓰이면서 폰트 개발사들도 넓은 범위에서의 출판솔루션 기업에 포함할 수 있다.

  • 유통업체를 겸하는 출판사

서적의 제작 및 유통을 같이 담당하는 회사. 한국의 교보문고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3 출판사의 업무

3.1 기본 업무

출판사의 기본 업무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획 → 작가계약 → 집필 감독 → 서적 가공 → 인쇄 → 마케팅

이 주 업무를 소화하는 주체가 대부분 기획자이므로, 하단은 기획자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혹 다른 업종 관계자의 의견이 있다면 주저없이 추가바람.

3.1.1 기획

기획의 경우 현재
1. 서적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어떤 책을 내야 할지(시장 파악에서 출발)
2. 아니면 정 반대로 이 원고 혹은 기획이 현재 사회트랜드 및 흐름에 어울릴지(작품 파악에서 출발)에 따라 기획 방법이 나뉜다.

1번은 출판 시장이나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트랜드가 유행일지, 혹은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블루오션 이라 쓰고 재능이라 읽는다. 이 있는지를 파악한 후, 그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식으로 기획의 흐름을 옮겨간다.

2번은 이미 투고된 원고나 가결된 기획이 그 자체로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요구 수요나 독자가 있는지부터 시작하여 앞으로 다가올 시장이나 사회 트랜드에 맞는지, 그래서 얼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하는 식으로 기획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사회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적 중위층, 하위층의 특성상, 대부분의 출판사는 1번의 법칙에 따라 기획하고 그 뒤에 작가를 섭외한다. 아무래도 출판사도 돈 벌어서 사업하는 회사인 이상 독자들의 입맛이나 수요에 맞는 책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 그래서 그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3.1.2 작가계약

작가 계약은 무슨 월세 계약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 본인은 한명이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다루는 작가만 100명이 넘어가므로 대충 읽어보고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라는 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작가가 특정 조항이 자신에게 불리하니까 이 조항을 수정해 달라고 하면 ...그리고 그만한 능력이 있다면 출판사에서 계약서 조항을 수정해 다시 보내주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서로 협의한 계약서가 나오면, 계약서 2부에 쌍방이 도장을 찍고 이를 각각 나눠가지면 된다.

다만 조금 깊게 들어가면 출판사와 작가의 입지에 따라 그 계약 방식이 약간씩 달라진다. 위 '기획' 문단에서 서술하였던 1번 문단의 경우, 출판사 혹은 기획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서적을 내 줄 작가를 직접 찾는 경우이므로 출판사가 다소 계약에서 불리한 항목을 제의받더라도 위험을 무릅쓰며 계약을 한다. 물론 이러려면 작가 본인이 네임드여야 한다. 그리고 그 여파로 작밀레를 더 심하게 당하므로 혹시 이 항목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온 당신이 작가라면 여분의 자기 생활비를 벌어 두는 것이 좋다. 무슨 말이냐면, 요즘 어떤 출판사도 작가의 식비나 숙박비, 커피값을 대신 내주진 않는다는 얘기다. 영업을 위한 술값은 예외다.

정반대로 수많은 예비작가들이 위 기획의 2번 경우로 자신의 작품이 선택되길 원하며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는 때에는, 만성적 작품 부족으로 허덕이는 신생 출판사가 아닌 이상 거의 90%의 원고들은 읽히기만 하고 출판되지는 않는다. 90% 아니다 50곳을 넘게 투고를 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곳은 단 한곳이었다 다만 좀 튀거나 사업성이 있어 보이는 작품은 트랜드가 찾아올 때까지 원고를 따로 눈여겨보는 경우는 있으므로 너무 실망하진 말자. 그리고 평생 연락 하나 오지 않겠지.

하지만 요즘은 웹툰이나 동영상 등으로 자신의 시나리오를 노출하고자 하는 작가들이 많은 관계로, 출판사도 자진해서 작가를 찾고자 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다 발탁된 예비 작가의 경우 작밀레를 당하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장시간 서적을 내주지 않는데 계속 수정요청만 한다면 한번쯤 진지하게 출판사와의 계약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런 경우 먹었던 계약금은 뱉어줘야 한다.

출판사 측에서 요구한 대로 원고를 제때 인도했는데도 출판사 측에서 지정된 날짜 안에 책을 출판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권리 주장을 하면서 출판사와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작가의 종특 상 오히려 작가 측에서 계약 날짜 내에 원고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함정. 함정카드 발동! 출판사는 출판 자체가 본업이기에 원고 입고에 애가 타지만, 작가는 대부분 직업이 두 개이므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날짜를 흘려보내다 뜬금없는 원고 독촉전화를 받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리고 이는 계약서에 명시된 원고 입고 관련 조항을 위배하는 사항이 되어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5]

3.1.3 집필 감독

작가 집필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마감을 엄수하기 위해 출판사들이 이제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작가는 마감이 다가올수록 짧아지는 자신의 심장끈 목숨끈 을 느끼게 되고, 출판사들도 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자신의 심장끈 돈독 을 바짝 조인다.

출판 시장의 경우 '월 단위'로 서적 판매량을 조사하고 이에 따라 서점이나 인터넷 업체가 금액을 정산해 주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에, 한달이 넘어가면 넘어갈수록 회사가 낼 수 있는 매출은 점점 뒤로 밀리게 된다.[6] 물론 단순히 뒤로 밀리는 거라면 다행이지만, 상술하였던 '사회 트랜드'라는 것이 매번 바뀌고 그 트랜드마저도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수입원을 확보, 유지, 격리하기 위해 작가를 '쫀다'. SCP 재단? 특히 라이트 노벨이나 양판소의 경우 1권 이후의 책을 내지 않으면 2권, 3권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므로 더욱더 작가를 닦달한다.

반면 투잡을 뛰는 작가의 입장에서는 하루 A4 10장을 쓰는 것조차 고역이므로 평소 써 놓은 원고가 없음에도 자신이 작품을 쓸 생각은 안하고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날짜를 미루기 바쁘다. 이른바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서로가 돈을 위해 적당한 선에서 감독하고 적당한 선에서 원고를 주므로 기획자가 시간 관념만 잘 기억해서 수시 연락만 한다면 원고가 늦춰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다만 이 문제가 심화되면 상술하였던 계약 해지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그리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조금 문제가 심각한 경우엔 소문으로만 들었던 통조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작가를 회사로 불러서 수많은 기획자가 노려보는 가운데 강제적으로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인데, 이 경우 웬만해서는 회사가 숙식도 제공해 주는 데다가 전용 노트북이나 컴퓨터도 제공하므로 사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책을 쓰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정반대로 글밖에 쓸 수 없는 정신과 시간의 방 기획자 입장에서는 작가가 빨리 책을 내 줄수록 좋으므로 가끔 되도않는 낚시로 작가를 낚아서 출판사로 잡아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마감은 됐고 술이나 한잔 하실래요.' 그리고 통조림실에서 같이 맥주를 들이킨다.

3.1.4 서적 가공

집필이 작가의 영역이라면, 그 외적인 부분은 출판사의 능력이다. 그리고 출판사의 능력 발휘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작가가 아무리 달인이더라도 맞춤법이 맞는지 '맛춤법'이 맞는지 모르는 작가라면 헬게이트 첫 원고(초고)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오타나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이므로 교정은 필수다. 교정의 경우 퀄리티를 중시하는 일반 출판사는 3차례의 교정을 보며, 이를 각각 1교, 2교, 3교로 지칭한다. 반대로 속도를 중시하는 장르계 출판사, 잡지사의 경우 1교에서 교정을 끝내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책 속의 오타는 애교로 봐줘야 하는 수준이 된다.

따라서 1교, 2교, 3교 할 것 없이 각각의 작업자가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원고의 오류나 오타를 잡아낸다. 1교의 경우 대부분 교정자가 작업하며, 2교의 경우 작가가 교정자에게서 요청받은 수정 사항을 수정한다.[7] 또다시 작밀레 3교의 경우 이를 최종적으로 넘겨받은 기획자가 직접 교정자의 마인드로 전체 책을 읽어내려가며 수정 및 검수를 한다.

그러나 원고가 워낙에 더러워서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교정은 4교, 5교, 6교까지도 갈 수 있다. 이번엔 작가가 출판사에게 함정카드 발동! 이런 경우 심하면 작가에게 재집필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애당초 이렇게 더러운 글을 던져준 작가에게 재집필을 요청한다는 것은...

교정도 교정이지만 문제는 책 표지다. 책 표지야말로 책의 전부는 아니지만 책의 처음과 끝, 알파와 오메가를 책임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획자는 별도의 서적 디자이너를 섭외하여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에 관련된 표지를 확정, 인쇄 단계에 적용시켜야 한다. 작가가 집필하는 동안 전화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내려는 서적의 종이 형태를 확정지어야 한다. 국판, 신국판 등의 배율에서부터 가로, 세로 사이즈를 mm 단위로 확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종이의 질-값비싼 아트지 110용지를 쓸 건지, 싸구려 갱지를 사용할 건지를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기획자/출판사의 몫이므로 자신이 내려는 책의 특성이나 시장 형태에 맞게 이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이 또 기획자 입장에서는 헬게이트인데 고등학교 이후로 포기한 수학의 역습 왜냐하면 책에 들어갈 구성물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인쇄비, 지류비, 디자인비, 표지비용 등 계산해 놔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그러면서도 책 한 권당의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페이지를 16배수로 맞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8] 인쇄해야 할 부수에 따라 연수라든가 R이라든가 하는 생전 보도듣도 못한 단위에 따라 종이의 양을 책정해야 하고, 그 종이의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정확한 페이지 수와 정확한 부수, 정확한 종이 사용량을 계산하여 발주서를 작성해야만 손해를 막을 수 있다. 게다가 페이지 한 장 당의 편집비, 인쇄비를 고려해 추가 책정해야 하며, 인쇄할 때 필요한 판(CTP, 필름판 등)을 만들 비용도 출판사에서 대 줘야 하고, 추가로 라미네이팅비,(코팅비) 책 한 권당 제본비, 배달비까지도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골치아프다.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길 나가겠어

일련의 단계를 하면서도 또 해야 하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내지 디자인이다. 원고가 완벽하게 만들어졌다면 기획자는 편집자 혹은 북 디자이너에게 원고와 표지를 보내고 편집 업무를 의뢰하게 된다. 편집의 경우 단순 A4 나열인 책 내용을 표지, 목차, 판권 정보, (있는 경우) 삽화 등이 삽입된 책의 형태로 디지털 변환시키며, 이 과정을 '북 디자인'이라 쓰고 삽질이라 읽는다 고 한다. 대부분의 서적 편집은 디자이너가 알아서 해 주겠지만, 기획자와 디자이너 간의 미묘한 알력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편집 디자인 프로그램에 대한 기능이나 기술들을 배워 두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대개 컬러 1쪽 당 얼마, 흑백 1쪽 당 얼마라는 식으로 단가를 책정하기 때문인데, 책이 흑백으로 300페이지만 넘어가도 편집비가 100만원을 상회한다.[9] 즉 이미 수주를 따낸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한 페이지 당 들어가는 노력을 최소화해 빠르게 작업하면 작업할수록 작업 효율이 증가하게 되며,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돈이 들어가면 들어가는 만큼 고퀄리티의 페이지를 뽑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 기획자의 레벨이 낮아 우스워보이면 대충 디자인하고도 편집비를 뻥튀기하는 경우가 있으니 디자이너의 말을 너무 믿고 들어가지 말자. MAC의 경우 Quark, 윈도우의 경우 Adobe의 inDesign을 쓰므로 미리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

편집이 진행되는 동안 기획자는 해당 서적을 인쇄할 수 있는 인쇄 업체를 선별하게 된다. 대개는 일산에 있는 인쇄 단지를 통하게 되지만, 소량 인쇄인 경우 충무로에서 다소 값을 주더라도 인쇄를 맡기기도 한다. 물론 책을 더 싸게 내고 싶다면 영업을 해야한다.

기획자가 편집이 완료된 원고를 다시 한번 최종 검수한 후에야 이 디지털화된 원고가 인쇄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3.1.5 인쇄

자신이 맡은 책이 특히 출판사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한다면, 기획자는 인쇄날부터 인쇄소로 직접 출근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인쇄소의 색조 배열과 밝기 조절에 따라 책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요 업무는 인쇄소 측에서 해결해 주지만, 그 인쇄의 과정도 결코 녹록치 않다. 인쇄 단계를 간단한 순서로 쪼개도 다음과 같은 단계로 나뉘어진다.

필름인쇄 → 표지 인쇄 → 코팅 작업
필름인쇄 → 내지 인쇄 → (표지 코팅 작업) → 제본 → 추가 가공 → 배본

이걸 그림으로 그려 올려주실 용자분을 찾습니다

필름 인쇄는 말 그대로 인쇄기에 삽입할 각 필름을 인쇄하는 일이다. 말이 쉽지 저거 CMYK 색상으로 각각 4장의 필름을 뽑아야 한다. 그것도 책 페이지 한 장당 4장씩... 물론 책이 흑백이라면 1장으로 퉁친다. 좀 더 밀도있게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해 덧붙이자면, '필름'이란 것은 '종이의 이 위치에 이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지칭해 주는 '판'을 말한다. 구형 사진기의 필름의 원리와 거의 비슷하다. 예를 들어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1cm씩 청, 적, 황, 흑색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청색 필름은 왼쪽 위 맨 끝에 색을 입혀야 하므로 필름 상에서도 왼쪽 맨 위에 청색이 칠해지도록 인쇄된다. 적색은 그 다음이므로 청색의 위치에서 1cm 뒤쪽에 위치하게 되며, 황색은 2cm 뒤, 흑색은 3cm 뒤에 인쇄된다.[10] 따라서 이 필름이 잘못 인쇄되어 1mm의 오차만 있어도 각 색 사이에 조그마한 흰색 금이 그려지게 되며, 애초에 의도했던 원고대로 책이 인쇄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직접 사람이 장인의 정신으로 돋보기를 가지고 하나하나 오류를 잡아 직접 수정하는 방식으로 필름을 수정했었지만, 현대에는 자동화 기기가 있어 조금의 오차도 없이 필름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

덧붙여 최근에는 CTP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어서 여러 모로 필름에 대한 수고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인쇄업체나 출력업체에 따라 CTP를 지원하는 회사도 있고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으니 잘 선별해서 진행해야 한다.

필름이 도착하면 인쇄소에서는 주어진 필름에 맞춰 표지와 내지를 인쇄한다. 표지는 말 그대로 책 커버이고, 내지는 말 그대로 책 내용을 말하는 것이다. 표지는 대부분 올컬러로 제작되므로 4장의 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종이는 적게 사용하며, 커버의 질감이 좋아야 책의 상업성을 드러낼 수 있으므로 대개 고급 종이를 사용한다. 내지의 경우는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담아야 하면서도 페이지와 주문 부수(제작 주문한 책 권 수)에 따라 분량이 뻥튀기가 되므로 대부분 '너무 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종이를 사용한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모니터는 RGB색상을 사용하므로 3색으로 모든 이미지를 총괄해야 하지만, 인쇄는 이와 비슷한 CMY에 '흑색'을 의미하는 K가 추가되므로 4색으로 인쇄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단순한 사실에 불과할 수 있으나 직접 휴대폰에 책 표지 파일을 담아서 인쇄소에서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대개 책 쪽이 더 어둡게 나온다. 필름 인쇄 단계에서 업체가 이를 모니터 화면에서 보던 것과 맞게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때 색을 제대로 확인하고 의도한 대로 책이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11]

표지를 코팅하는 작업은 서적의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유광코팅, 무광코팅, 엠보싱, 금박 작업을 한다. 말 그대로 유광코팅은 책 표지가 빛을 반사하게 만드는 형태로, 대개의 책이 이 방식으로 표지를 가공한다. 무광코팅은 요즘 나오는 일반적인 양판소들이 취하는 형태로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으며 잘 미끄러지는 느낌의 코팅이다. 엠보싱은 책의 특정 부분이 돌출되도록 하는 표지 가공 방식이다. 가공 금액으로 따지면 유광코팅의 1.5배~2배에 달하므로 잘 선택하지 않지만, 가끔 특정 책에 간지(...)를 주기 위해 선택된다. 금박/은박은 역시 말 그대로 책에 '박'을 입히는 작업이다. 대개 무광코팅과 함께 병행되는데, 이유는 빛을 반사하지 않는 무광코팅 위 제목이라든지 따위에 금박을 입히면 그 부분이 도드라지게 보이기 때문이다. 역시 간지빨 다만 요즘은 유치해 보인다는 이유로 또 비싸다는 이유로 출판사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가공 방식이다. 최근에는 코팅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표지에 구멍을 뚫는 절삭 가공, 흑박[12] 등을 추가 옵션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렇게 내지와 표지가 인쇄되면 그 종이들을 한 데 묶는 제본 작업을 한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흔히 아는 링바인드부터 시작해서 떡제본(풀로 제본), 양장제본(가느다란 실로 책 끄트머리를 묶어 제본) 등 역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출판사의 사소한 즐거움이라면 이렇게 나온 따끈따끈한 신상 책을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다는 부분. 좀 정열적인 회사의 경우라면 아직 판매가 시작되지도 않은 책을 가지고 '어디가 잘못됐네', '어디 내용이 이상하네'라고 싸우기 시작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얼마나 팔릴지를 가지고 술내기를 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13]

배본 단계로 넘어가기 전 '추가 가공'을 하기도 한다. 라이트노벨에서 흔히 하는 랩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기획자가 제정신이 박혀 있어서 인쇄 기간 전에 각종 부가사은품을 인쇄했다면 이 단계에서 넣는다. 그리고 웬만한 대기업 인쇄소나 배본소가 아닌 이상 사은품 삽입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그러니까 랩핑한 책 뜯고 사은품만 훔쳐가는 만행을 저지르지 말자. 제발.

마지막으로 책이 완성되면, 기획자가 미리 받아놓은 미리 받아놓을 거 많다. 주문서를 토대로, 서적을 요구하는 업체나 서점에 책을 배본해야 한다. 대개 제본소에 미리 전화를 해 주면 제본소에서 해당 배본소로 책을 운송해 주며, (물론 운송비용은 별도 청구된다. 영업비로 퉁칠 수 있다는 건 비밀) 배본소는 상술하였다시피 주문서를 기준으로 각 업체에 서적을 뿌린다. 본격적으로 책을 팔 준비가 된 것이다.

3.1.6 마케팅

마케팅은 기획 단계에서 미리 정해 놓은 '타겟'에게 어떻게 책을 팔지를 고민하는 단계이므로 필수적이다. 책만 내면 팔릴 거란 착각 따윈 않는 것이 좋다. 좋은 두글자 띄어쓰기다. 콩라인?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도 괜히 기획자 혼자 바쁜게 아니다.

말 그대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출판사가 내려는 책의 특징을 이해해야 하는데, 만약 당신이 내는 책이 저질책이라면 마케팅이 스펙타클해질 것이다. 유난히 책을 읽지 않는 한국 사회의 성격상 마케팅을 위해선 어떤 짓이든 다 해야한다. 괜히 대형 책 서점이 멀쩡한 매장 냅두고 자기 매장 앞에 따로 매대를 세우는 게 아니다. 마케팅에 대해서는 나무위키에서도 별도로 다루니 자세한 것은 마케팅 항목을 참조.

4 출판사 목록

출판사/목록 항목을 참조.

5 관련 항목

  1. 초기에 발명된 활판인쇄기는 기름을 눌러 짜는 데에 쓰는 착유기를 개조하여 만들어졌고, 따라서 Press라는 용어가 인쇄, 출판, 언론 등을 뜻하게 되었다. 대학 출판부는 Press로 많이 불리며, 독일의 언론사에도 Die Presse가 있다. 죽어라 압박이 아니다!! 물론 모든 언론 출판사의 편집자와 기자, 필자들은 press를 '압박'으로 받아들인다-_- 출고와 출간과 교정과 인쇄 제작에는 무한정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결승선을 그어놓고 서로서로 프레스하는 업무의 연속... 이것을 오역하여 생긴 결과가 유명한 짤방인 코스타리카압박이다.
  2. 일본에서는 출판사가 도서의 출간과 유통을 겸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출판사의 이름에 서점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이고 있다.
  3. 오히려 등록금 등으로 받는 돈은 별로 수입이 높지 않다. 그런 주제에 받기도 많이 받지만 대부분이 건물 유지나 학생 복지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
  4. 국립박물관은 거의 대부분 ISBN을 받은 도록을 출판한다.
  5. 물론 웬만해서는 출판사에서 그렇게까지 강압적으로 나오진 않는다.
  6. 심지어 두달 뒤에나 정산해 주는 회사도 있다.
  7. 1교는 빨간색, 2교는 파란색, 3교는 검정색 글씨로 교정을 한다. 다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교정자/기획자는 파란색, 작가는 빨간색으로 단순화하는 경우도 있다.
  8. 왜냐하면 국판이나 46배판이나 책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지 종이 한 장당 16배수로 인쇄 면적을 설정해 양면으로 인쇄하기 때문이다. 16배수로 딱딱 맞아 끊어지지 않으면 그만큼 남는 종이의 면적 양이 많아지게 되고, 이건 고스란히 자기 손해로 직결된다.
  9. 물론 출판하려는 장르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양판소나 라노벨 같은 작은 판형의 경우 400페이지 가까이 편집해도 100만원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기업 브로슈어나 수험서 같은 경우 100페이지만으로도 편집비만 100만원 이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10. 포토샵의 Layer 기능을 떠올리면 된다.
  11. 이 단계를 넘어가면 더 이상 책을 수정할 수 없다. 명심하자.
  12. 검은색 박을 입히는 코팅기술.
  13. 그리고 이때쯤 되면 작가에게 책이 인쇄 완료되었다는 전화를 넣어도 된다. 기쁨의 하이파이브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