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인명사전

1 개요

정식 명칭은 친북 반국가 행위자 인명사전으로 친일인명사전의 발간에 대해 '정치적 음모론'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조직에서 2009년 말에 추진하기 시작한 프로젝트. 일단 종북주의자[1]들을 선별하여 경계하자는 그럴싸한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2 출발점

#하지만 초장부터 자폭하고 있다. 진짜로 친북/종북 성향의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을 경계하자는 의도로 낸다면 모를까 애초에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반발로 친북인명사전을 낸다는 것부터가 단순 정치적인 쇼놀음이다.

국가정상화추진위는 2009년 11월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 발간 계획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국가정상화추진위의 고영주[2] 위원장은 2009년 12월 1차로 100명의 친북인사 명단을 공개하겠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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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만세!"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그 명단에 전직 대통령(故 김대중, 故 노무현 대통령)이 포함되어있는가를 묻자, 고 위원장은 "(현재 활동 중인 인물 기준으로 작성하였으므로) 1차 명단에는 없다."고 밝혔고, 이때부터 기자회장은 순식간에 병림픽이 벌어지며 난장판이 되었다.

(위 영상에서 약 2분 50초부터 방청객들의 항의가 나온다.)

당시 현장을 찾은 60~70대의 자칭보수우익 노인 200여 명[3] 은 이 발언에 크게 분개하며 "대가리를 빼놓고 무슨 친북인사 명단이야!" / "야! 김대중, 노무현 뺄 거면 당장 때려치워!" / "너희들 북한에서 돈 받고 활동하는 거지!" / "이 빨갱이들! 북한에서 공작금 얼마나 받아 먹은거야!" / "빨갱이들은 박정희 대통령 사망했는데도 친일인명사전에 올렸잖아!"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결국 처음에는 조용히 해달라며 정숙을 요구하던 고 위원장도 나중에는 "그럼 당신들도 인명사전을 따로 만드세요! 당신들, 좌파 쪽에서 방해하려고 온 거 아니야!" 라고 소리쳤다고.우파가 많으면 배가 좌파로 간다 서로 서로 외치는 너 빨갱이지

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자기 자신들 외에는 전부다 빨갛게 보이는 상태라 진단해 볼 수 있겠다.

딴지일보의 기자회견 관련링크

3 비판

친일인명사전의 대항책이 친북인명사전이라는 사고방식은 아무래도 친일파를 비판하는 이들 대부분이 친북좌파계열 인사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 하다. 그러나 친일의 반대는 친북이 아니라 항일 혹은 독립운동이다. 또한 보수 인사 중에도 친일파 청산에 적극 참여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는데, 애초에 진짜 나라를 위하는 보수 인사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은 좌우 가리지 않고 친일파 후손들이 워낙 많다보니 당연한 것이 아닌 대단한 것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게다가 친일인명사전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논리를 펼치는데 친일인명사전의 서술된 인물들 중 대다수는 1910~1945년 일제강점기 동안 친일 활동[4]을 펼친 과거시대의 인물들인 반면 친북인명사전의 기준을 현재 활동 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정했음을 언급함으로서 사실상 정치적인 목적으로 시작했음이 드러났다. 과거에 활동했던 역사적인 평가가 내려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현재 사회에서 활동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정치적인 목적성이 뚜렷할지는 너무나 분명하다.

게다가 이는 현재 사회에서 활동 중인 인사들의 명예훼손과도 연관되는 만큼 친북인명사전이 나오게 되면 얄짤없이 고소당하며 이후 201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신경민 의원이 고영주 이사장을 상대로 질의를 했을 때에도 애국진영에서 숙원사업인 친북인명사전을 발간하려는데 친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소송이 걸릴 수 있어 아무도 못 나서는 상황이라며 책임은 자신들이 지겠다며 그 쪽에서 만들어 보라고 했다며 거론된 인물들이 모두 친북인지는 일일이 판단할 수 없다고 답하면서 사실상 친북 인사들을 경계하자는 목적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성이 있었음을 공식 인정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친일파의 반대말은 독립운동가이며, 친북의 반대말은 반북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남자의 반대말은 어린이고, 여자의 반대말은 노인이라는 식이다.

무엇보다 저들은 친일인명사전이 좌편향적이거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등 비상식적인 말들을 마구 쏟아냈는데, 정작 친일인명사전의 수록 인물들을 쭉 살펴보면, 김한경, 안준, 인정식 등 일제강점기때 공산주의 운동의 고참 격으로 활동하다 전향한 친일파들부터 시작해서 심영고자인 것도 서러운데 친일파라니, 최승희 등 해방 후 월북한 친일 인사들은 물론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죽고 나선 애국렬사릉[5]에 묻힌 '혁명시인'이라는 칭호까지 받은 이찬과 황철, 이종만 같은 친일파도 다수 수록되어있다.

여기에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주도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의 스승 격인 백철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사상계 부사장을 지낸 부완혁[6], 조봉암과 같이 활동했던 윤길중은 물론 심지어 국내 친일파 연구의 선구자인 임종국의 부친 임문호씨도 여기에 수록되있다.[7] 또한 오늘날 개혁진영에서 원로 대접을 받는 백낙청의 부친까지 명단에 들어가 있는데, 이런 부분은 쏙 빼놓고 무조건 친일인명사전은 보수우익을 공격하기 위한 좌익의 음모라는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만 쏟아내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된 이후 여론의 호응을 얻어가자, 한 달도 안 되어 갑자기 친북인명사전을 들고 나와서 vs 친일인명사전으로 몰고 가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발간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나름의 해명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점은 부족하다.

그리고 1차 기자회견에서 밝힌 12월도 아닌 2010년 3월 13일에 100명의 명단을 내놓긴 했다. 정치권 14명, 법조계 3명, 노동계·재야 운동권 36명, 학계 17명, 종교계 10명, 문화예술·언론계 13명, 의료계 2명, 해외활동 인사 5명. 그런데 선정기준[8] 중에 상당히 모호하거나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많다.

그 외에도 "민중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실현을 선전, 선동한 자", "계급투쟁에 의한 민중혁명, 노동자 권력 수립을 주장한 자" 같은 기준도 지금 와서는 친북인명사전에 어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반에 활동하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은 분명 사회주의 체제 수립을 목표로 노동자계급혁명을 위해서 활동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 체제와 주체사상에 대해선 적대적이었으며, 주사파의 씨를 말려야 한다고 까지 했다. 이런 극좌파 조직원들을 친북으로 볼수 있을까? 좌익인명사전이면 몰라도 친북인명사전이라면 이런 기준이 어울리지 않는다.

뭣보다 '친북' 과 '좌파' 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 자체는 큰 무리수다. 오히려 북한/이념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북한의 이념사상인 주체사상은 오히려 개혁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수구적인 반동 성향에 더 가깝다. 이미 북한은 1970년대부터 주체사상이 마르크스주의를 완벽하게 대체하였으며, 마르크스의 주요 서적은 금지도서가 되서 일반인은 절대 볼 수가 없는 상태이다.

한편 좌파진영을 무조건 주체사상의 신봉자, 종북으로 몰아가는 시각 또한 문제가 많다. 주체사상에 기반한 남한의 NL(정파)을 보면 알겠지만, 이들이 이미 국제적인 진보/좌파 이념하곤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단은 NL이나 종북주의자들, 또는 뉴라이트 등으로 변신한 전직 종북주의자들 조차도 제대로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서 정작 북한체제와 주체사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진중권이나 조국 같은 사람들을 친북이라면서 명단에 포함시켜 놓았다. 이건 한마디로 무식한 거다.

또한 시위/파업 참가자 등을 보고 무조건 종북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는데, 물론 시위/파업을 주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북한에 호의적이며 종북성향을 지닌 세력이 존재하나 성급한 일반화는 지양해야 한다. 사실상 자기들 빼곤 다 친북,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친북, 자기들한테 반대하면 친북, 전형적인 매카시즘이다.

명단의 인사는 친북보다는 굳이 나누자면 좌편향이라는 측면이 더 보이는데 그것을 친북이라고 하는 병크를 터트린 셈이다. 사실, 저들의 주장대로라면 좌익과 우익의 합작으로 단독정부를 세우자고 주장한 백범 김구를 맨 먼저 저 명단에 넣었어야 한다. 북한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대한민국 단독정부를 세우자는 이승만의 주장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친일인명사전에도 선친일 후반일한 인물들은 등재되어 있지 않으니 친북인명사전도 형평성에 맞다는 웃기는 주장까지 적힌 바 있는데, 친일과 항일을 선악으로 나누면 친일은 악, 항일은 선이다. 즉, 일제시대 종료전에 선친일 후항일했다는 것은 곧 개과천선이다. 이것을 과거의 친일을 이유로 수록할 이유가 없다. 반면 역으로 선항일 후친일 했다면 이는 흑화에 해당하는데 이들은 친일하는 상태에서 죽었거나, 친일파로 광복을 맞이한 셈이다. 당연히 여기에 수록해야 된다. 고로 친일인명사전 내에서 보자면 형평성이 맞는 것이지만, 친북인명사전의 기준과는 별로 상관없다. 이 기준을 친북인명사전에 넣으면, 친북이었다가 친북을 포기한 사람을 제외하면 같은 수준에서 형평성이 맞다. 하지만 나머지는?

앞서 논쟁을 일으켰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대통령의 이름은 "살아있지 않아서" 라는 이유로 빠진 상태다. 관련기사 이처럼 1차 명단에서는 명단 등재에 대해 반론 제기가 가능한 생존 인물만을 올렸다는데, 친일인명사전의 경우 사망한(명백히 친일파로 간주된) 인물까지 등재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결국 저들 스스로 명단 선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대응하려는 시도라면 일단 제대로 된 학술적인 연구와 선정기준을 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친북인명사전 출판의 취지가 국가의 안보와 그에 관련된 객관적인 지식을 위한 것인 만큼 더더욱 개인의 치우친 감정이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정작 수록된 사람들은 관련기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논객 조갑제도 이에 맞추어 종북백과사전이라는 책을 썼으며, 모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이 책을 거론하기도 했다.관련기사 그런데 이 책도, 한명숙, 문재인, 문성근, 유시민, 정동영, 정청래, 손학규 등 야당정치인들을 종북이라고 분류했지

4 그리고...

그런 거 없다. 아직은. 이름만 발표하고 출판은 하지 않은 상태. 일단 불쏘시개 항목에서 제외된 것도 이 때문이다.반대로 얘기하면 출판 즉시 불쏘시개 예약 당초 2010년 8월 15일 발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그 해 10월로 한 차례 연기되었고, 결국 발간 일정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그렇게 6년이 지났다

친북인명사전 발간이 사실상 흐지부지된 2015년, 500여개 보수단체가 모인 종북세력청산범국민협의회에서 주한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계기로 종북인명사전을 발간하는 것은 물론 종북단체 해산 및 테러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1차 명단을 2015년 말에 발표할 예정이라는데, 이전에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에서 발표한 명단이 정치성 논란에 직면했던 것을 위시해 이번에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기준을 세워서 논란을 최소화할 것임을 밝혔다 .물론, 신빙성은 없는 소리다. 정말 저 말대로만 제대로 된 기준으로 한다면야 문제될것이 있겠냐만 2015년 11월에는 종북세력청산국민협의회 이희범 사무총장은 2016년 초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일에 맞춰서 출간할 수 있도록 모금운동을 펼칠 거라고 한다. 그런데 모금이 지지부진한지, 2015년 연내발표는 없었고, 2023-08-04 00:27:01 현재까지 영 발표가 없다. 또 다시 무기한 연기인 모양.[9]

5 관련 문서

  1. 그런데, 정작 종북주의자들보다는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골라 찍어내고 있으니... (진짜 종북도 포함돼있긴 하지만) 물론 정치색이 끼지 않고 순수하게 국가에 위협이 되는 세력인 종북주의자들을 걸러내고 경각심을 가지자라는 측면에서 발간했다면 욕 먹을 일도 없었겠지만(…))
  2. 이 사람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1981년 부림사건 당시 담당 검사였으며# 부림사건은 '공산주의 운동'이었다며 사실조작까지 했다. 현재는 MBC 방문진 이사장으로 있으며 박정희 前 대통령, 문재인, 박원순,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3.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4. 중일전쟁 시기 전후로 변절의 길로 접어든 인사들이 많았던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오늘날 크게 논란이 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크게 2가지 기준. '적극성, 반복성, 지속성' 여부와 '선항일 후친일은 친일파이나, 선친일 후항일은 친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놓고 엄격히 판단한다.
  5. 대한민국의 현충원에 해당.
  6. 참고로 부완혁의 사위가 신선호 센트럴 시티 회장이다.
  7. 임종국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아버지 임문호씨가 직접 아들한테 내 이름이 빠지면 죽은 책이다라고 이야기했다.
  8. 북한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 선군노선을 미화 찬양한 자, 북한 공산주의체제 우월성을 찬양 선전한 자,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 북한의 대남 정책 및 주장을 옹호, 지지한 자,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체제를 부정하고 파괴를 선동한 자, 민중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실현을 선전, 선동한 자, 계급투쟁에 의한 민중혁명, 노동자 권력 수립을 주장한 자, 의회민주주의와 국가사법체계를 파괴 선동한 자
  9. 사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자고 모금하면 보수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모금에 동참할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