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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있는 사람은 재무상서 겔라흐 자작.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 | 후지사키 류 코믹스판 |
Klaus von Lichtenrahde, 또는 Klaus von Lichtenlade(クラウス・フォン・リヒテンラーデ)
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성우는 무천도사로 유명한 故 미야우치 코헤이.
은하제국의 국무상서이자 제국재상 대리였으며, 프리드리히 4세 치하에서 20년 넘게 현직을 유지했고, 에르빈 요제프 2세를 옹립하면서 제국재상으로 정식 임명되었으며 립슈타트 전역이 계속되는 동안 그 직함을 유지했다. 원래 작위는 후작이었지만 황제 옹립 후 공작으로 승격했다. 우주력 797년 당시 나이는 76세.
프리드리히 4세의 신임을 얻으면서 장기간 국무상서를 지냈으나 제국재상도 아니고 애매하게 대리 칭호가 붙은 것은 황제 오토프리트 3세가 황태자 시절에 제국군 3장관과 제국재상 직을 겸임했고, 이후 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제국재상직은 영원히 공석으로 두고 대신 국무상서를 임명하면서 제국재상 대리 칭호를 주는 관례가 생겼기 때문이다. 요컨대 황제가 올랐던 자리에 신하가 감히 오른다면 황제와 신하가 동격이 되니 그래선 안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황제 프리드리히 4세가 정무에는 영 관심이 없고 문벌대귀족에게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있을 리가 없으니 실질적으로 제국 행정을 책임지게 된 리히텐라데는 재상 대리가 아닌 재상으로 불렸다. 어차피 실질적으로는 재상이나 마찬가진데 명목상 대리를 붙인 것에 불과하니 공식적인 자리에서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일부러 길게 부를 이유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프리드리히 4세가 죽은 후 에르빈 요제프 2세를 옹립하면서 정식으로 제국재상이 된다.
형식상 문벌대귀족에 속하지만 가문이 강력한 것이 아니라서 그냥 평범한 귀족이다. 그래서 사실상 순수 관료 출신으로서 재상 자리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간 인물로 처세술과 궁중암투의 달인이다. 창의력이 상당하지만 책잡힐 일을 면하기 위해 공부한 제국의 역사에도 정통해서 항상 어디선가 관례를 끄집어내어 자신의 의도대로 국정을 끌어가는 솜씨가 비상하다.
2 생애
2.1 청년기부터 제국재상 대리까지
젊었을 적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주산나 폰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다른 높으신 분들이 말을 걸기 전에는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고, 설령 말을 걸어도 감히 대답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듣보잡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앞에서는 고개도 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후작부인의 증언에도 나올 지경이니... 따라서 높은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중견관료로서 고생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제국 정계에서 내무상서, 궁내상서, 재무상서를 역임했으며, 국무상서 겸 제국재상 대리를 20여년간 유지했고, 나중에는 결국 제국재상까지 오른 것을 보면 그 처세술이나 정치력은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행정관료로서의 능력은 매우 좋았다. 당장 문벌대귀족이 판치고 프리드리히 4세가 40년이 넘는 치세를 하면서 나름대로 사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 파탄이라는 소리가 난 것은 이 사람이 실각한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그 전까지는 어디서 어떻게든 재정을 꾸려나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시한폭탄의 시계를 잠깐 멈춘 정도였지만….
관료계층의 우두머리 같은 존재라 제국의 대귀족인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빌헬름 폰 리텐하임 일파와 대립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항상 대립각만 세운 것이 아니었고, 이미 양대 외척 세력이 생긴 지 오래인데 또 하나의 외척 세력이 생기는 것을 막자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으므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출세를 방해하는 데 단단히 한몫을 담당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군무상서 엘렌베르크 원수에게 넌지시 언질을 주는 장면이 매우 인상깊다. 그러나 멍청하게 적의를 직접 드러낸 플레겔 같은 인물과는 달리 자신이 그런 일에 관련되었다는 비밀을 죽을 때까지 라인하르트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에게 죽었다는 건 안자랑
이런 행보를 보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나름대로 고생끝에 권좌에 올랐는데, 이걸 유지하려면 제국을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는 관리 및 유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 황제인 프리드리히 4세의 치세가 흔들리면 자신의 위치도 흔들린다는 생각을 가졌으며,[1] 골덴바움 왕조의 번영을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대귀족의 전횡을 억제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현 왕조에 대한 충성심이 넘쳐나는 전형적인 황제파이며 동맹 입장에서는 라인하르트보다 리히텐라데가 제국의 통치자가 되는 편이 - 요제프 2세의 권한대행 - 훨씬 더 좋았다.
2.2 제국재상에 오르다
이 인물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프리드리히 4세의 붕어였다. 황제가 제대로 된 후계자를 남기지도, 지명하지도 않고 뒈졌기 죽었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이 지위만 높을 뿐 가문도 강력하지 않고,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질적인 무력을 가지지 않은 리히텐라데는 다른 두 경쟁자인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에게 밀릴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일단 이미 프리드리히 4세 치하 시절에 먼저 죽은 황태자의 아들을 옹립할 계획이었지만, 에르빈 요제프 2세는 모친이 문벌대귀족이 아닐 뿐더러 경쟁자들도 비록 여성이긴 하지만 프리드리히 4세의 딸이 낳은 친손녀가 있었다. 일반적인 통념상으로는 직계를 빌미로 방계의 계승권을 거부할 수 있었지만 당장 골덴바움 왕조는 초대 황제인 루돌프 폰 골덴바움부터가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난 아들이 없었으므로 장녀의 아들, 즉 외손주가 2대 황제가 된 전력이 있었다. 따라서 직계니 방계니 내세워서 대의명분을 세우기에도 뭔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던 나머지 가장 긴급한 무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손을 잡고 어린 에르빈 요제프 2세를 황제로 옹립한 뒤, 라인하르트를 이용하여 대귀족들을 숙청하고 라인하르트마저 제거할 생각이었으나...
그건 리히텐라데의 생각일 뿐 이미 골덴바움 왕조를 뒤엎기로 작정하고 무력을 키워 온 라인하르트 앞에서는 소용없는 짓이었다. 애초에 리히텐라데는 군대에서 관계가 먼 관료로서 평생을 보내왔는지라 라인하르트의 출세가 단지 누이가 황제의 첩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어졌으며, 역시 황제가 죽어서 라인하르트도 끈 떨어진 뒤웅박이 되었다고 믿은 것이 오판의 극치였다. 물론 무능하지는 않아서 라인하르트의 실력을 나름대로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 실력이 정치판에는 적용되기 힘들다는 그놈의 선입견이 문제였다.[2]
2.3 한순간에 몰락하다
결국 내전은 진압되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라인하르트가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조금만 더 행운이 있었고 시간이 있었더라면 리히텐라데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라인하르트에게는 정략의 달인답게 심성이 배배꼬인 오베르슈타인이 있었기에 오히려 이 상황을 역이용하여 리히텐라데를 끌어내리는 기회로 만들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가 직접 등용한 충성스러운 수하들은 방침이 정해지자 지체없이 행동에 나섰다. 그 결과 제국수도 오딘은 라인하르트 일파의 전격적인 쿠데타에 장악당했고 리히텐라데는 미처 손도 써보지 못하고 체포당한다음 자살을 권유라 쓰고 강요받았다. 나머지 일족은 여자의 경우 유배를 당하고, 남자의 경우 10살 이상은 모조리 처형당했다.
라인하르트 군의 쿠데타 당시 자신의 침실에서 독서중이었으며, 이때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 부하들을 이끌고 침실로 난입하여 리히텐라데를 체포당했는데, 리히텐라데가 읽고 있던 책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상적인 정치>였기에 로이엔탈은 어이없어 쓴 웃음을 지었다. 여하튼 이 때문에 엘프리데 폰 콜라우슈가 로이엔탈을 증오하여 암살시도를 하게 된다.
3 평가
3.1 비평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양식이 있는 인물이나, 그의 목표는 골덴바움 왕조의 영속과 번영이었기 때문에 결국 라인하르트를 쓰러뜨리거나, 자신이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밖에는 택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케이스. 골덴바움 왕조의 정몽주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일찍 죽었거나 아주 늦게 태어났으면 평생을 안락함 속에서 보내면서 자신의 두뇌를 100% 활용하며 살았을 것이다.
참고로 라인하르트가 수려한 용모와 두뇌를 가졌으며, 황제의 외척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인의 길을 택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전장을 택한 이유는 자신의 출신과 전문 분야로부터 비롯되는 권력의 성격 때문이었다. 즉 사교계나 관료계로 나가도 권력을 움켜쥘 수는 있지만, 그렇게 세운 권력의 탑은 황제 사망 등의 비상사태가 생기면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러므로 유사시에 무력을 한손에 거머쥘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사실 리히텐라데도 문벌대귀족의 전횡에 질린 소위 '친황제파' 군인들을 대거 포섭했다면 이야기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최후까지 군과는 인연이 없는 관료 세력으로만 남았던 탓에 쿠데타 한 번으로 신속하게 제거당했다.
3.2 반론
- 잔인한 라인하르트?
사실 라인하르트는 리히텐라데 일족 숙청에 대해 거의 관여한 바가 없다. 알다시피 당시 라인하르트는 키르히아이스의 죽음으로 인해 거의 폐인이나 다름없는 모습이 되었지만 오베르슈타인이 누나인 그류네발트 백작 부인에게 사실을 얘기하고 도움을 받아서 간신히 재기가 가능해졌었다. 그런 상황에서 라인하르트가 리히텐라데 일족 숙청 같은 일을 처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며 애시당초 원작에서도 이 일을 발안한 것도 주도한 것도 다 오베르슈타인이다. 즉, 라인하르트가 말한 "10세 이하 어린아이를 제외하고는 전원 처형"이란 오베르슈타인의 성향을 봤을 때 원래는 그냥 "전원 처형"이었을 것이다.[3] 물론 "처형하지 않는다"라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라인하르트가 골덴바움 왕조를 무너뜨리려고 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오베르슈타인이 내세운 리히텐라데 공작 숙청의 명분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등 문벌귀족들과 연계하여 반역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키르히아이스 상급대장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오베르슈타인 등 라인하르트의 부하들이 립슈타트 전쟁이 끝나자마자 오딘에 진군하여 리히텐라데 공작을 체포한 것인데 여기서 리히텐라데 일족을 숙청하지 않는다면 이는 자기부정인 동시에 부하들을 내버리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4] 또한원래 은하영웅전설에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다른 등장인물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미화되는 대상이 아니다. 주인공이라서 잘난 점이 많이 부각될 뿐, 단점이 나오면 확실하게 깐다. 게다가 리히텐라데 제거시의 라인하르트는 친구의 죽음과 누나로부터의 의절 통보로 인해 많이 맛간 상태였고, 따라서 실질적 국가원수로서의 집무기능이 정지된 상태였다. 그리고 오베르슈타인의 2인자 무용론 덕분에 이끌어줄 제 2인자가 사라진 상태. 그리고 이 일은 실질적으로 2인자가 되버린 오베르슈타인이 저질러버린 일이다. 또한 작가가 고증같은 것이 아닌 그저 상징&추상적으로 은하영웅전설을 구성한 것이 많고 이것도 고대나 중세 시대에 비추어 본다면 그냥 그렇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이 일도 그것에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다. 즉 이것도 실질적으론 설정놀음이다.
- 유능하고 명성높고 인망많은?
사실 원작에서는 리히텐라데에 대해 이런 평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서 대체 그 근거가 되는 리히텐라데의 업적 자체가 전무하다. 라인하르트처럼 문벌귀족을 쓸어버리고 자유행성동맹을 점령하는 등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업적은 차치하더라도 관료로서 오베르슈타인처럼 냉철한 판단으로 왕조를 구한 것도 아니고 질바베르히처럼 로엔그람 왕조의 신 수도 건설을 주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교관으로서 자유행성동맹과의 관계를 개선한 것도 아니고 날뛰는 문벌대귀족들을 실력으로 눌러버린 것도 아니며 심지어 하이드리히 랑처럼 음습한 비밀경찰로서 역할을 한 것도 아니다. 사실상 리히텐라데의 유능함이란 황제의 보좌 및 대리인으로서의 유능함이지만 그가 한 일이란 기껏해야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 사이에 서서 황제를 뒷배경으로 해서 그들의 발호를 간신히 제지한 정도에 불과하다.
- 리히텐라데와 군과의 관계
일부사람들은 리히텐라데가 군대를 모을 수 있음에도 평화주의자라서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서술했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고 실제로는 그럴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애시당초 그게 가능했다면 미쳤다고 라인하르트를 끌어들이겠나?[5] 또한, 리히텐라데가 군대를 장악하지 못한 것은 그와 관계된 장교들도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6] 당시 귀족 장교들은 당연히 브라운슈바이크나 리텐하임 휘하로 들어갔을 테고[7] 하급 귀족이나 평민 장교들은 당연히 라인하르트의 지휘를 받았을 것이다.[8] 사실상 일개 행정 공무원에 불과한 리히텐라데가 군에 영향력을 가졌을 리가 없을 테니[9] 그와 관련된 군 전문가 또한 거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긴 하다. 정황상 국방장관 엘렌베르크 원수와 통수본부장 슈타인호프 원수는 리히텐라데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당시 이들은 거의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 라인하르트의 입장에서 리히텐라데 공작은
그냥 명분이 필요해서 손을 잡은 것에 불과한, 그냥 바지사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그 또한 라인하르트 입장에서는 구 문벌대귀족의 하나였고 쓸어버려야 할 과거의 잔재에 불과했을 뿐이다. 사실상 인간적인 관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차피 문벌대귀족을 숙청한 마당에 서로가 서로에게 장애물일 뿐 불필요한 상황으로 원래대로였다면 립슈타트 전쟁 후 사실상 라인하르트에 의해 마찬가지로 숙청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으나 하필 그때 라인하르트가 키르히아이스와 사이가 벌어지고 키르히아이스가 암살당하는 바람에 약간의 기회를 잡았으나 결국은 오베르슈타인의 발빠른 행보를 통해 실패했을 뿐이다. 나중에 오베르슈타인이 양 웬리를 누명씌워 제거하려다가 되려 반격당해 자살한 헬무트 렌넨캄프를 비난하던 로이엔탈,미터마이어 및 상급대장들에게 리히텐라데 제거 때에는 왜 솔선수범 나섰느냐? 하자 로이엔탈은 리히텐라데를 제거한 건 늦었다면 되려 우리가 제거되었을 경쟁이었기에 부끄러울 것 없다며 반론하던 걸 봐도 제국군 중추들도 그의 숙청을 문제없이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베스타란트 사건과 리히텐라데 공작
어디까지나 이에 대한 논란은 라인하르트나 베스타란트 쪽에서 다뤄야 하는 문제이며 설령 이 사건으로 라인하르트가 어떤 평가를 받던 이 일하고는 관련이 아예없는 리히텐라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3.3 작품의 주제의식
또한, 작중에서 리히텐라데라는 인물의 역할을 해석할 때는, '은하영웅전설' 이라는 작품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많이 다루기는 하지만) 정치극화보다는 전쟁활극에 더 가까운 작품이라는 것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실 다 합치면 중앙정부의 세력에 필적하는 강력한 지방 영주(문벌귀족)까지 견제하면서 500년간 전제왕권을 유지해 온 은하제국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제국에 있어서 관료제의 비대화는 필연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황제의 눈과 귀이자 입과 손으로써 제국 전체를 감시하고, 황제의 명령을 집행할 강력한 관료조직 없이는 이런 체제가 도저히 유지될 수 없는 것. 그리고, 이런 전제에 따라 보면 하급 귀족 출신의 말단 관료에서 시작하여 관료 조직의 정점인 국무상서의 자리에 오른 리히텐라데는 엄청난 정치적 기량과 경륜을 갖춘 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합리적' 이다.
위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리히텐라데의 유능함이란 기본적으로 황제를 보좌, 필요시엔 대리인으로서의 유능함이고, 이는 실제 역사에서 강력한 지방세력을 억눌러야 하는 전제황권국가의 재상들이 보여준 면모와 아주 비슷하다. 즉, 제한 없는 군주권을 휘두르는 황제황제를 보좌, 필요시엔 대리인으로서 강력한 관료조직을 유지 관리하고, 국내의 여러 정치적 세력들을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하여 황권을 공고히 하는 것이 재상의 임무라는 것. 이에 비하면 외교나 건설, 비밀경찰등의 실무는 관료 조직의 하부를 지탱하는 실무진들의 영역에 가까우며, 강력한 문벌귀족의 수장인 브라운슈바이크나 리텐하임을 아예 억눌러 버리지 않고 견제만 한 것 역시 (애초에 아예 억눌러버릴 힘이 없어서일수도 있지만) 한 세력을 완전히 실각시켜 권력공백과 정국혼란을 가져오기보다는 감시와 견제를 통해 황제권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제어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10].
결국, 이 문제에 있어서 왜 적지 않은 독자들이 리히텐라데에게 '하급관료부터 차근차근 출세하여 정점에 이른 관료 사회의 별' 이라거나, '강력한 정국 장악력을 갖춘 유능한 재상' 이라거나, '뛰어난 인망과 처세술' 같은 원작에서는 언급도 되지 않는 이미지를 덧씌우는지는 아주 간단하다. 작중, 해당 상황의 정치적 구도는 역사에서 그대로 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적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11]이고, 그런 역사적 상황에서 리히텐라데와 같은 위치에 있던 인물들이 바로 그런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은하영웅전설은 실제 역사에서 많은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기에, 독자들 역시 자연스럽게 자신이 아는 역사적 지식에 따라 경험적 독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해당 작품 내에서 리히텐라데는 별로 대단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라인하르트파 군벌의 반격 한방에 싹 털려 나가버렸다.(...) 이는, 작가 자신이 리히텐라데라는 인물에게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큰 비중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며, 그 이유는 은하영웅전설이 정치극화라기보다는 우주 전쟁 활극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정치극화라면 라인하르트-리히텐라데 연합에 명분과 정당성을 빼앗기고 군사적으로도 털려버린 문벌대귀족 세력보다 국무상서의 위치에서 옥새를 쥐고 있는 리히텐라데쪽이 더 중간보스에 걸맞는 인물이었겠지만, 대규모 함대전 연출을 중시하는 우주 전쟁 활극에서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할 수 없는 리히텐라데의 숙청은 그냥 막간의 사건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역사에 비추어 보면 강력한 정치적 세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강력한 관료 파벌을 이끄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 보이는 리히텐라데가 맥 없이 숙청되고 다른 관료들도 별 반응 없이 라인하르트를 따르기 시작한 것 역시 이 맥락에서 보면 쉽게 설명된다. 그냥, 작가가 그런 부분에 노력과 분량을 투자하지 않은 것 뿐이다.
4 기타
은하영웅전설 4EX에서 등장
시나리오 1 : 제국재상 / --
통솔 56 운영 100 정보 82 기동 6
공격 4 방어 16 육전 17 공전 9
정치공작 8000(+24) 정보공작 4000(+16) 군사공작 1000(+1)
제국재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황제 바로 밑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황제를 플레이할 수 없으므로 제국을 플레이 할 경우 가장 높은 위치라고 볼 수 있다. [12]어지간한 모든 플레이는 할 수 있기 때문에 무능한 문벌대귀족들 함대를 모두 해체시켜 방위사령관으로 돌린다던지 라인하르트 외의 능력있는 제독들을 기용하여 함대를 꾸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함대전이 재밌는 사람이라면 책상에 앉아 작전입안이나 함대편성만 하는 것이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재미. 답답하면 자신 함대를 꾸려 갈 수는 있지만 다른 능력치들이 워낙 낮아서 플레이하기 힘들다.
카젤느와 함께 운영 100으로 두 진영 원탑이다. 카젤느는 초기 계급이 중장으로 대장으로 플레이 할 경우 자신의 참모로 둘 수 있지만 아쉽게도 리히텐라데는 위치가 위치인지라 전혀 참모로 기용할 수 없다는게 흠.
- ↑ 리히텐라데의 비대한 권력은 어디까지나 황제 프리드리히 4세가 정무에 전혀 관심이 없으니 사실상 행정부를 장악했기에 나온것이다. 당장 로엔그람 왕조만 봐도 라인하르트가 전격적으로 정무를 장악하고 나서자 리히텐라데 같은 위치의 관료가 등장하지 못했다.
- ↑ 또한 라인하르트가 정말로 황실을 전복시킬 야심을 품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지 못한 점도 있다.
- ↑ 이는 문맥상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라인하르트가 이 말을 하자 오베르슈타인은 "괜찮겠습니까"라고 묻는데 여기서 라인하르트가 한 답은 자신이 유년학교에 들어가게 된 나이가 10살이라는 말을 한다. 만약 오베르슈타인이 한 말이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니냐는 뜻일 경우 대답할 말은 명분은 충분히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을 것이다.
- ↑ 즉, 만약 키르히아이스가 죽지 않았고 리히텐라데 공작이 뒷공작을 통해 라인하르트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저런 식으로 숙청되지 않고 잘하면 페크나츠 자작 정도의 대우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작중 힐데가르트 폰 마린돌프가 찔러준 것처럼 이미 라인하르트의 뒤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데다가 저런 식으로 일족이 통째로 숙청되지만 않았을 뿐이지 언젠가 숙청되는 것 자체는 확실했을 것이다.
- ↑ 리히텐라데 입장에서는 라인하르트나 브라운슈바이크나 별 차이 없는 놈들이다. 물론 라인하르트 입장에서도 리히텐라데나 브라운슈바이크나 마찬가지인 놈들이겠지만.
- ↑ 한마디로 리히텐라데 본인이 양성하거나 발굴한 장교가 없다는 말. 반대로 라인하르트는 원수가 되었을때 원수부로 불러온 고급 장교들은 다 그가 발굴한 인물인 거나 마찬가지다.
- ↑ 대표적으로 파렌화이트, 메르카츠, 슈타덴, 오프레서 등.
- ↑ 미터마이어, 로이엔탈, 켄프, 봐렌, 루츠, 케슬러, 비텐펠트, 뮐러, 슈타인메츠, 렌넨캄프 등. 이들은 사실상 라인하르트가 발굴한 인재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라인하르트의 천재성에 심취해 있었고 또, 평민이나 하급 귀족이라서 능력은 있지만 더이상의 출세가 힘든 자신들을 끌어올려 준 은혜에 감사하고 있었다.
- ↑ 명분상 문벌귀족들을 지지하는 자는 립슈타트 동맹에 합류했을 테고 하급귀족이나 평민 출신의 유능한 군인들은 대부분 라인하르트가 발굴한 인재들인 만큼 당연히 라인하르트를 지지했다.
- ↑ 이 부분에서 재미있는 것이, 립슈타트 전역을 원작과 같은 라인하르트의 시점에서 보면 '라인하르트가 재상인 리히텐라데를 끌어들여 명분을 얻고 문벌대귀족을 친 것'이 되지만 리히텐라데의 시점으로 보면 '지나치게 비대해 져서 황권을 위협하는 문벌대귀족 세력을 청산하기 위해 새로 부상하는 소장파 군인 세력에 힘을 실어준 것' 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뒤에 대두하는 소장파 군인들의 신 세력을 억제하는 데 실패하기는 했지만, 어쨌건 통상적인 왕조사의 관점에서 보면 왕조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리히텐라데의 시점으로 쓰여진 역사가 더 일반적이다.
- ↑ 당장 우리 역사에서도 최영이나 정몽주와 이성계및 정도전이 등장한 고려 말의 상황이 이 시기의 은하제국 상황과 몹시 많이 겹친다.
- ↑ 게임내 동맹에서 비슷한 위치라고 할수 있는 욥 트뤼니히트의 경우는 최고평의회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뿐 선택할 수는 없기때문에 사실상 제국, 동맹을 통틀어서 시작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인물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게다가 왜인지 에디트등으로 확인할 경우 리히텐라데의 계급은 국가원수인데 반해 트뤼니히트의 계급은 그냥 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