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자기소개)

1 개요

[1]

대학 선배가 후배 군기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사용한 군사독재 시절의 악습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그저 재미로 하는 자기소개 형식.

2 역사

기원은 FM의 1번째 항목인 야전 교범. 1988년까지 대학에서 교련(군사훈련) 과목이 필수로 있었고 거기다 군필 예비역 학생까지 더해져서 군풍이 대학 내에 깊숙히 침투해 있었다. 더구나 가장 군대같은 조직력이 필요했던 운동권에서는 더더욱 쉽게 퍼졌고 이 잔재는 대부분 대학 문화라 해서 아직도 뜻없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NL계열 운동권 조직에서 널리 퍼진 바, PD보다 NL이 강세인 우리나라 학생운동 특성에 따라 많은 대학들에서 이러한 형태의 자기소개가 이어져내려오고 있다. 근데 신기하게 여대에서도 FM을 한다. 이 역시 과거 운동권이 여성성을 억압적 차별로 간주하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남성성을 지향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 지금이야 역시 재미로 하는 것이지만.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에 'FM대로 해라'라는 말은 정석대로 소속과 학번을 힘차게 말하라는 뜻이 었고 그게 점점 축소 와전돼서 현재는 이런 특징적인 자기소개 자체를 FM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Field Manual을 말하는거 아닌가?

전통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대학내 군사문화의 잔재였지만, 현재는 군사문화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그냥 반쯤 재미로 쓰는 곳이 많다. 하지만 원래는 신병훈련소에서 일부러 목청이나 형식에 트집잡아서 군기를 잡으려는 것처럼 군기를 잡는 행동이었다는 걸 알고 쓰자.

각 대학에 붙는 FM구호(사실 이건 구호가 아니라 학생회의 이름이다)라는 것도 처음 생길 때는 자치적인 학생회가 부활했다는 의미로 기존의 학도호국단(교직원과 선임된 학생들로 구성, 1985년 폐지)과는 구별하기 위해 스스로 이름을 덧붙인 것인데, 아무리 그렇다지만 알고보면 군대에서 사용하는 각 부대별 경례구호와 별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때 대학 내 군사문화 유습 철폐를 위해 쓰지 말자는 운동까지 있었다. 하지만 재밌다고 그냥 쓰는 듯.

3 형식

형식은 "인사 - 대학교 - 단과대학 (또는 학부) - 학과 (또는 반) - 학번 - 이름 - 인사" 순서로 구호에 맞춰 소개하며, 구호와 구호 사이에는 추임새가 들어간다. 학부제가 시행되는 학과에서는 학과 구호가 반으로 대체되며, 곳에 따라 단과대학 구호는 생략하기도 한다. 의대의 경우엔 학과 구호가 생략되기도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장 정석적인 예를 들자면, (괄호는 추임새)


안녕하십니까! (어이!)
(대학 구호)! (어이!)
(단과대학 구호)! (어이!)
(과 구호)! (어이!)
~하는 (학번)! (어이!)
아! (이름 첫번째 글자) (어이!)
무! (이름 두번째 글자) (어이!)
개! (이름 세번째 글자) (어이!)
내 이름이 뭐라고? (대답)
~하게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한다. 자기 과의 구호는 선배들에게 물어볼 것.

구호는 대학과 과의 특징에 따라 독창적이지만, 대개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서 다들 비슷비슷하다.

일부대학에선 과에 따라 다르지만, 운율상의 문제로 4자로 통일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긴 FM 구호는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공학10반의 "사천만 민중에 대한 굽이치는 사랑과 믿음으로 하나되어 희망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잘나가는 공학 10반"으로 무려 43자를 자랑한다.

이전의 최장 기록은 가톨릭대학교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 구호인 "태평양의 거센파도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로 18자짜리. 다만 가대는 학부 이름이 이상하게 긴 곳이라 학교 전체적으로 FM 운율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긴 곳은 한동안 이 문서에서 가장 긴 FM 구호로 기록되었던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경제학과-정경 포효반의 구호인 "민족과 민중을 사랑하는 경제 정경 포효반"으로 17자 짜리. 다른 데는 퍼포먼스나, 박자 미스나, 학번 부분의 멘트에서 나가리를 먹지만, 이쪽은 이 긴걸 말하다가 실수하거나 기억을 못 해서 나가리를 먹는다. 사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행정학과-정경 5반의 "민중 민주 깃발들고 전진하는 사랑하는 민주행정 5반" 이 더 길다..

90년대 부산경남 지역 대학 중 """자주민주통일의 새세상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라는 FM을 쓰는 대학이 있었다내가 한총련출범식 가서 봤어 봤다구 아는 분이 추가바람.

과에 따라 FM에 구호에 그 과의 특성이 나타나곤 하는데, 어문계열의 경우 자기가 배우는 언어가 FM에 들어갈수가 있다. 영어나 일어, 중어같은 메이저 외국어는 많은편. 허나, 아직 독어, 불어 FM을 구경했단 얘기는 잘 들려오지 않는다.

과 이외에도 동아리가 인원이 대단위라면 동아리에서도 FM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동아리 FM은 과에서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 다만 동아리가 너무 거대하거나 교내 영향력이 엄청날 경우 과보다도 동아리 앞에 넣는 경우가 존재하긴 한다고 카더라. 가끔 동아리생활과 과생활을 둘다 열심히 하는 애들은 둘다 같이하는 덕에 FM이 짜증날 정도로 길어져 운율맞춰주는 사람들도 지치게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동아리 FM하는 자리에서는 동아리 FM만, 과 FM하는 자리에서는 과 FM만 한다. 이거 헷갈리면 나가리 먹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가 작거나 박자를 놓치면 나가리가 난다. 이 경우 처음부터 다시 외쳐야 하니까 한번에 또랑또랑하게 잘 하는 것이 요령.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퍼포먼스 신경쓰다 나가리 날 수도 있으니 조심. 오히려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나가리 주는 경우도 있다. 결국 선배 맘에 드는게 중요한거다(...)

나가리시 '이번판은 나가립니다, 다음판을 기대하세요. 다음판도 나가리면 소주한병 원샷입니다' 혹은 '다음판도 나가리면 이빨(팔로 들린다는게 문제)목창 뽑아버려요' 혹은 '다음판도 나가리면 야! 이! 씨바알놈아!같은(...) 등의 노래로 다시금 FM을 시킨다.[2] 다른말로 하면 잘 못하면 욕 쳐먹는단 소리.

물론 목소리가 클수록 환영받는다. 그러므로 아무데서나 하면 민폐끼치기 딱 좋다. 제발 술먹고 술집에서 학교 자랑하듯이 하지는 말자. 술집 전세내지 않으면 때로 주인에게서 FM은 자제하라는 부탁이 들어오더라.

이하는 각 대학의 FM 구호. 지면상 단과대나 과의 FM구호는 쓰지 않겠지만 단과대나 학과에도, 심지어는 반에도 FM이 따로 존재하며, 한 학교의 학교 구호가 다른 학교에선 단과대 구호나 심지어는 학과 구호가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학교FM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주관악이었으나 FM이 거의 잘 쓰여지지 않는다. 전술했다시피 두글자로 요약된 형식의 FM은 NL계열 운동권이 선호하는 전통인데 서울대학교는 특히 90년대 중반 이래로 학내에서 NL계열이 힘을 못 썼기 때문이다[3] 다만 공과대학을 비롯한 몇몇 단과대에는 자체 FM이 있는 듯.

2010년대 중후반부 부터는 대부분 학생들이 관심도 없는 편이다. 거기다 자기 학교 FM 구호를 알고 있는 학생도 적은 편이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이게 FM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냥 붙인 말 정도로 격하된 듯. 자세하게 알고 있다 하더라도 학생회의 병크 때문에 듣기 싫다라는 의견도 엄청나게 많은 편. 주로 학내 상황에 관심도 없고 학외 상황에만 몰두하는 학생회의 태도에 이제 신물이 나서 그런듯하다.

4 대학별 구호

가천대학교애국경원[4]
가톨릭대학교민주가대
강원대학교애국강원
건국대학교민족건대
경기대학교구국경기
경성대학교애국경성
경희대학교자주경희
고려대학교민족고대
광운대학교해방광운
국민대학교자주국민[5]
단국대학교구국단국[6]
덕성여자대학교민주덕성
동국대학교민족동국
동덕여자대학교민주동덕
동아대학교민족동아
명지대학교구국명지[7]
목포대학교민족목대
부산외국어대학교자주외대
상명대학교해방상명
서강대학교청년서강
서경대학교민족서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민족자주
서울대학교자주관악[8]
서울시립대학교민중시대
성균관대학교민족성대
성신여자대학교자주성신
세종대학교해방세종
숙명여자대학교전진숙명
숭실대학교민족숭실
아주대학교통일아주
연세대학교통일연세[9][10]
영남대학교민족영대
용인대학교민족용인
유니스트제일선도유니스트[11]
이화여자대학교해방이화
인하대학교애국인하[12]
전남대학교민족전대
조선대학교민족조선
중앙대학교의혈중앙
충남대학교민족충대
카이스트민족카이스트[13]
한국외국어대학교애국외대
한국항공대학교구국의 나래
한성대학교불패한성
한신대학교민족한신
한양대학교애국한양
홍익대학교단결홍익

5 바리에이션

변형으로 섹시하게 하는 AM(Adult FM)과, 남들은 딴짓하고 있는데 추임새도 없이 혼자 추임새 다 넣어가면서 외쳐야 하는 SM(Self FM), 온갖 귀여운척을 해가면서 해야 하는 CuteM(Cute FM, 이 경우 CM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등이 있다. 대개는 술자리 벌칙. 술먹고 개가 되어서(혹은 그런 연기) 하는 '개프엠', "안녕하시냐능!"하고 시작하는 덕후엠도 있다.

장애인 흉내를 내면서 하는 JM도 있다는데, 이쪽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알려져도 하면 안 된다 2013년 3월에는 성균관대학교 전전컴 13학번 신입생들이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 학생들과 미팅 중에 이대 학생들에게 JM을 해 보라고 했다는 것이 알려져 대차게 까이고, 기사화도 되었다.[14] 아마 JM의 존재 자체는 이 사건으로 알게 된 사람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아 다행히 보편적인 것은 아닌 모양이다.

6 기타

가능하면 3학년 이상은 시키지 말자. 피곤하다. 근데 시키는건 재밌긴 하다. 하는건 모르겠다.

가끔 대학교 축제때 보면 97학번 선배한테 재롱떨며 FM하는 03학번 선배도 간간히 목격담이 들려온다(...)

이들 학교의 명칭은 FM 구호일 뿐만 아니라 각 대학 총학생회의 공식명칭으로 사용된다. 이는 한총련 시절에서부터 내려오던 전통이나, 한총련의 영향력이 약해진 지금엔 안 그런 학교도 많다. 재미있게도 SKY 순서대로 FM 구호를 나열하면 자주 민족 통일이 된다. 민족만 민주로 바꾸면 바로 그 자민통이다. 이 역시 한총련과 NL계 운동권의 영향으로, 현재까지도 당시 문화의 흔적이 이렇게나마 남아 있는 것이 놀랍다면 놀라운 일이다.

보면 알듯 민족이란 구호는 여기저기서 많이 쓰인다. 그러므로 '민족'을 구호로 쓰는 대학들은 대개 같은 구호를 쓰는 다른 대학을 '민속'이라고 깐다. 가장 많이 당하는게 600년의 전통을 지닌 '민속'성대.(…) 지금은 '민좆'(...)이라는 표현도 쓰인다카더라.

'어둠의 FM'이란 것도 있다. 애국경영, 정의법대 같은 구호들이 부실경영(혹은 매국경영), 살인의대, 비리법대, 밀실행정(혹은 탁상행정), 거품경제, 곡필언론, 밀수국제(혹은 밀수무역), 룸펜문대, 귀축양키영문, 짱께중문, 오덕일문(...) 등으로 변하는 묘하게 무서운 FM. 대개는 비꼬는 의미가 강하다.

위에 언급 된 민속고대 혹은 민속성대 역시 어둠의 FM으로 분류되며 그외에 학교 이름 자체를 갖고 만드는 서울대학교선데이서울, 포항공과대학교의 비료포대, 연세대학교의 "친박연대" 인하대학교의 "가격인하", 한양대학교의 "지랄한대"[15], 서울시립대학교소녀시대, 야인시대도 있다(...).,
  1. 고려대/연세대 정기전 뒷풀이에서 찍힌 영상으로 보인다. 정기전 뒷풀이에서는 참살이길/신촌의 술집을 교우회에서 아예 전세내기 때문에 상관없으나, 이외 다른 술집에서 저렇게 시끌벅적하게 FM을 하는 건 민폐니까 자제하도록 하자.
  2. 이 대사는 술자리에서 노래를 시킬 때 나간 사람이 노래를 안 하고 있을 때 재촉하는 대사로 쓰이기도 한다. 풀버전은 "야! 이! 씨바알놈아! 씨바알놈아! 얼마나 잘하려고 그 지랄이냐! 얼마나 잘하려고 그 지랄이냐!"
  3. 과거 NL계열 총학생회가 들어설 경우 자주관악 이라고 불렀고, 이런 형식의 FM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PD계열 총학생회에서는 민중해방의 불꽃 이라는 PD적인 FM을 노래까지 지어가면서 밀었다. 하지만 NL은 힘이 계속해서 약해졌고, PD 측 FM은 뭔가 구호로 외치기에는 긴 편이라 점차 잊혀졌다. 다만 FM 형식으로 외치지는 않아도 민중해방의 불꽃이라는 구호 자체는 아직도 서울대 총학생회를 상징하는 구호로 남아있다.
  4. 경원대 시절의 FM이다.
  5. "자주북악" 이라고도 한다.
  6. 천안캠퍼스는 "청년단국"
  7. 정파에 따라 해방명지라고도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구국명지로 자리잡았다.
  8. PD계열 총학생회의 경우는 "민중해방의 불꽃"
  9. 연세대학교의 경우 원래 민주연세였지만 1990년 문익환 목사가 민주보다는 통일이 좋겠다 하여 바꿨다. 그런데 사실 NL계열 운동권 말고는 통일연세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전 기록과 대비되게 2010년에 FM에서는 통일연세가 모두 정착된것을 알 수 있다.
  10.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의 경우 '해방연세'를 2010년까지 써 왔으나 신촌캠퍼스를 따라 통일연세를 쓰자는 이야기가 나와 학관 앞에서 스티커로 간이 투표도 하고 했었다. 당시 학생들 반응은 미적지근 했으나 결국 2011년부터 '통일연세'를 쓰게 되었다. 이 때문에 2010년까지 '통일사학'이라는 FM을 쓰고 있던 역사문화학과가 구호가 겹친다는 이유로 FM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11. 과학기술을 가장 앞에서 선도한다는 의미
  12. FM을 하지 않는 단과대가 많다.
  13. 정확히는 겨레의 자랑, 자주과학의 횃불, 민족카이스트. 신입생 때는 과가 없기 때문에 학교부분이라도 길다. 다만 FM문화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과학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많은 특성상, 고등학교별 개강총회에서 오히려 고등학교 이름으로 FM을 하는 경우는 있기도 하다. 재학생들도 거의 모르고, 이런 링크 정도에서 확인 가능하다. 게다가 1학년은 전부 무학과로 분류되다보니 FM의 소멸에 가속도가 붙은 상태. 선배에게 물어봐도 큰 소리로 자기소개하는 것 이외에는 알려주지 않는(못한)다.
  14. 여담이지만 기사에서 FM을 소개한 내용이 나무위키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15. 다만 한양대 홍보대사 명칭이 '사랑한대'이다. 이것을 비꼬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 하긴 그 동안 홍보는 신경도 안 썼다는 것을 보면 '지랄한대' 소리 들어도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