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開天節

22px-Flag_of_South_Korea.svg.png 대한민국의 5대 국경일
삼일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
대한민국법정 공휴일
신정설날연휴삼일절어린이날석가탄신일현충일
광복절추석연휴개천절한글날성탄절일요일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
기타 대한민국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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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2. 백두산 높은 터의 부자요부부
성인의 자취따라 하늘이 텄다
이날이 시월상달의 초사흘이니
이날이 시월상달의 초사흘이니

3. 오래다 멀다해도 줄기는 하나
다시필 단쪽잎에 삼천리곱다
잘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잘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개천절 노래》

대한민국국경일. 대종교에서 시작한 기념일이다. 날짜는 10월 3일로, 한국의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원래는 음력(시헌력) 10월 3일에 기념했다가 지금은 양력 10월 3일로 바꾸었다.

2 상세

뜻은 '하늘이 열린 날'로, 단군을 기념하는 날이다. 정확히는 환웅신시(神市)설립을 기념하는 것이다. 아래에도 나오듯이 '강림'한 분은 환웅이기 때문이다. 하필 10월 3일인 역사적인 이유는 구태여 말하면 없다. 대종교 자체적으로는 경전인 삼일신고의 "한배님이 갑자년 10월 3일 태백산에 강림하여 125년간 교화시대를 지내고 무진년(戊辰年: 서기전 2333) 10월 3일부터 치화(治化)를 시작하였다."라는 문장을 근거로 한다.[1] 대종교 이전에는 10월 3일을 특별히 단군과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조선 후기에 일부 지방에서 음력 10월 3일에 단군에게 제사 지내는 향산제라는 풍속이 있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전통적으로 음력 10월은 특별한 달이다. 음력 10월은 동짓달(음력 11월) 바로 전 달로, 12간지로 따지면 마지막 해(亥)에 해당한다.[2] 한 해의 마지막이면서, 이 즈음이면 농사도 끝나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느낌도 강하다. 이 때는 민간에서도 상달이라 하여 집집마다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데, 현대에 와서도 이 풍속이 아직 살아있다.

조선 왕조 태조실록 1권, 태조 1년(1392년) 8월 11일 경신 2번째기사에서는 "조선의 단군(檀君)은 동방(東方)에서 처음으로 천명(天命)을 받은 임금", "평양부(平壤府)로 하여금 때에 따라 제사를 드리게 할 것입니다."라는 언급이 있다. 조선왕조의 제사예법에서는 상순, 즉 1일부터 10일까지는 존귀한 제사를 드리는 날로, 중순은 사대부, 하순은 그 이하가 제사를 자내도록 했다. 조선왕실 제사예법을 보면 상순에 드리도록 정한 제사가 많다. 또한, 고구려동맹, 동예무천 등 옛 제천 행사도 10월에 열렸다. 위와 같은 사항을 고루 참고하여 나철이 날을 정한 듯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도 중국으로 망명한 대종교와 함께 음력 10월 3일을 명절로 정하여 경축하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에 대한민국 정부는 나라가 어수선하여 아무런 국경일을 제정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1949년에 비로소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법률 제정을 앞두고 당시 문교부에서 음력 10월 3일을 양력으로 환산할 수 있는지 검토하였다. 하지만 심의 결과 환산할 수 없다고 나왔거니와[3] '10월 3일'이라는 날짜 자체가 중요하단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래서 1949년 10월 1일에 법률 53호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이라는 이름으로 국경일로 정했다.[4] 그런데 음력 10월로 했으면 대부분 11월에 걸려 문제가 되지 않았을텐데, 이 때문에 10월에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한글날1991년부터 2012년까지 공휴일에서 빠져 논란이 되었다. 한글날공휴일로 지정된 이후에도 개천절과 한글날 간 간격이 너무 가깝고 한글날크리스마스(다음 공휴일) 간 간격이 멀기 때문에 그대로 음력 10월 3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석가탄신일 설날 추석은 잘도 음력으로 하면서 왜 굳이 양력 환산을 시도했는지 의문이다.[5]

대종교에서는 음력 10월 3일을 기준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나라에서 양력 10월 3일을 국경일로 지정하자 이를 존중하여, 음력 10월 3일과 양력 10월 3일, 양일을 모두 기리기로 하였다.

민족주의 역사관에 따른다면 한민족의 건국절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다. 하지만 개천절이라는 명칭에는, 홍암 나철이 단군 신앙을 '역사적 위인, 민족의 시조'로서만이 아니라 천신(天神)으로도 이해했기 때문에 붙인 호칭이기도 하다.

개천절에는 여느 국경일처럼 정부 주도의 기념식이 열리는데, 다른 국경일과는 달리 국무총리가 참가하는 것이 관행이다.

3 여담

2009년에는 추석과 개천절, 주말이 합쳐지면서 휴일이 짧아지는 것에 더해 최악의 교통대란이 우려된 바 있었다. 하늘이 아닌 지옥이 열릴 뻔 했다. 그리고 실제로 상당히 복잡했으나, 대놓고 전날에 가는 사람들 덕에 고향길은 조금 나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어떨까?

우스갯소리로 천원을 가지고 에 가는 날이라거나, 개가 천번 절하는 날이라거나, 개천에서 목욕하는 날(...) 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농담일 뿐이지만 어디 가서 이딴 되도 않는 개드립들은 하지 말자. 재미없는 건 둘째치고 민족적 패륜으로 취급받아 욕먹을 공산이 크다.

참고로 동독서독이 통일되어 독일이 된 날짜가 바로 1990년 10월 3일이다. 독일인들에게 있어서도 10월 3일은 따지고 보면 개천절인 셈. 또는 통일절.

한편 일본 역시 진무 덴노가 즉위한 날인 2월 11일을 건국 기념일로 삼고 있다. 즉, 한국과 비슷한 개념의 건국일인 셈.

개천절이 대종교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날을 국경일로 삼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석가탄신일이나 성탄절국경일이 아니기 때문에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국경일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 나아가 대종교가 불교기독교에 비해 소수만이 믿는 종교이기 때문에 다른 소수 종교와의 형평성을 맞추어 공휴일에서도 제외해야 한다고도 한다. 다만 국내에서 개천절은 종교적인 날이라기보다는 민족적 명절로 인식되기에, 딱히 큰 논란은 없는 편이다.
  1. 대종교에서는 나철이 삼일신고를 짓지 않고, 어느 이인에게 받았다고 말한다. 물론 역사학계에서는 나철 본인이 지었을 거라고 본다. 이에 대해 나철의 스승인 김윤식의 생일이 10월 3일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일단은 카더라 수준의 이야기.
  2. 즉 동짓달이 자월(子月)이다.
  3. 당장 기준을 무엇으로 정해야 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단기 1년을 기준으로 삼을까?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음력은 1645년에 청나라 순치제가 예수회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반포한 시헌력이다. 그럼 음양력 환산 때에도 시헌력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개천절 날짜의 음-양력 변환이 불가능하단 결과는 타당하다.
  4. 1949년에 지정된 국경일은 4대 국경일(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신정, 식목일, 한글날, 추석, 기독탄신일, 국제연합일이다.
  5. 정부 수립 당시에 정부는 음력이 비과학적인 역법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최대한 안 쓰는 입장이었다. 추석만을 겨우 허용해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정, 석가탄신일 등 음력으로 정하는 국경일이 늘어났다. 역법을 하나만으로 통일하려던 정부와 민간 문화 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