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정치 외교 관련 정보, 투표, 선거
목차
1 개요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합니다. 물론 그들은 자기 이익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기의 정체성에 투표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이 자기 이익과 일치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그쪽으로 투표할 것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조지 레이코프(G.Lakoff),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Don't Think of an Elephant) 中 -
"압제자들의 손에 들린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압제 받는 자들의 마음이다."(The most potent weapon in the hands of the oppressor is the mind of the oppressed.)
- 스티브 비코[1]자서전 中
</blockquote>자신이 속한 사회적 계층에 불리한 정책을 내놓는 세력(정당, 후보)에 하는 투표.
유권자 자신에게, 그리고 넓게는 자신의 가족과 자신이 속한 집단에게 이익을 안겨 주겠다고 하는 세력에게 투표하여 권력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전 세계에 걸쳐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세력에게 투표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유권자들의 투표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이익이 아닌 다른 요소들(신념, 의지, 인간관 등)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을 지지할 자유가 있으며 설령 그것이 어긋났을지라도 유권자의 선택은 존중 받아야한다.
여기가 무슨 부카니스탄이 아닌 이상에야 누굴 찍던 자기 마음이지애초에 유권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해야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비기득권 유권자 A가 친기득권 정당을 지지하는 같은 비기득권 유권자들을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한다면,이는 반기득권 정당을 지지한 기득권층 또한 합리적이지 못한 유권자라고 비난하는 것.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멍청한놈!. 이는 곧 유권자 A는 언젠가 기득권이 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합리적으로반드시 친기득권 정당만을 지지할거라는 뜻이 된다. 전형적인 계급 논리. 투표행위의 본질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의사 반영의 수단이지, 이익 관철의 수단이 아니다. 따라서 계급배반투표는 선악과 우열을 논할 수 없는 중립적인 행위이며, 유권자 고유의 가치관에 의한 작용으로 보아야 한다.계급배반투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지만, 크게 다음과 같은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2 원인
2.1 정보의 부재
정치에 관련해 세부적인 부분에 관심이 없거나 이해를 못하는 경우. 미국에서는 '정보 수준이 낮은 유권자' (Low information voter, LIV)라는 용어로 정의한다.
유권자가 표를 줘야 할 정당 또는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과 정책에 대해 잘 모를 경우 해당 정당/인물이 내세우는 정책이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할지 모르는 상태로 표를 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정책토론회, 선거공보 등)를 마련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가 커질수록 이러한 수단도 그리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더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후보자들의 정책 홍보를 어렵게 하도록 방해하거나 언론에서 특정 후보/정당만 부각시킬 경우 정보의 부재는 극대화된다.정보가 부재한 상태에서 유권자들은 투표 자체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이익과 배치되는 정책을 지지하는 정당/후보자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래에서 설명할 인물/정당 투표 성향이 매우 커지게 된다.
2.2 인물/정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
각 후보자나 정당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인물, 그리고 더 큰 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 각 정당에서 선거철만 되면 학계나 재계, 연예계에서 인물을 영입하려는 것도 이러한 인물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유명인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한 선거 활동에 도움을 주며, 대외적으로는 해당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이라는 입장이 주어진다. 여기에 더해 학연, 지연 등 자신과 인연은 있지만 이익과는 그리 관계가 없는 부분이 투표에 영향을 주기 쉬워진다. 우리가 남이가같은 지역감정 자극 발언도 계급배반투표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2.3 이익 판단의 실수
한 정당이나 후보자는 다양한 분야의 생각이나 정책을 갖고 있고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유권자의 이익과 이어진다. 특정 정당이 100% 특정 세력의 이익만을 보장하거나 손해만을 강요하는 일은 없으며 이익이 있는 정책이 있다면 손해를 끼치는 정책도 있다. 유권자는 그러한 부분을 가려 자신에게 손해보다는 이득을 더 크게 주는 정당과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 이성적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안겨질 이익과 손실에 대한 판단이 정확하지 못할 경우 적은 이득만을 안겨주고 더 큰 손해를 안겨주는 세력을 지지하게 되는 계급배반투표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예를 들어 한 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집값이 오를 기대에 부동산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친재벌, 친부자 성향 정당에 투표하는 것. 기대한 이익이 기대한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현실화가 되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기대한 이익은 미미하거나 아예 배반을 당해 실현이 불가능하고 손실이 더 크게 다가오게 된다.
2.4 자신들의 사회문화적 보수주의 혹은 반지성주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인텔리 중하류층, 중산층, 중상류층들은 서민층, 저소득층에 비해 습득한 지식과 정보량이 많고, 특히 인문사회계열 출신인 경우 대학에서 교양이나 전공[2]수업에서 '비판적 사고'를 접했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중하류층, 중산층, 중상류층 중 일부는 보수정당 대신에 자유주의 성향 혹은 진보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강남좌파 참조)
반면에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은 서민층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대학에서 '비판적 사고' 교육을 접하지 않았을 것이고, 리버럴, 진보 성향의 일부 식자층보다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부모나 연장자, 선배[3]한테 맞아가면서 익힌 위계적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
진보 정당에 투표하자니 가부장주의, 위계적 문화를 중시하는 자신들의 가치관과 충돌하기 때문에 그들의 반지성주의 혹은 보수적 가치관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진보정당이 복지 증진에 나서는 것은 좋지만 호모질이나 조장하는 먹물들이라서 싫다."는 표현이 이런 정서를 대변한다.
진보, 리버럴 지지세력 혹은 정당을 '먹물들'이라 부정적으로 보는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반지성주의도 보수정당 투표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2.5 역린
사람은 자신의 이득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지켜내고자 하는, 일종의 역린같은 부분을 갖고 있다. 이 키워드에 해당되는 정치 세력은 자신에게 아무리 유리한 공약을 제시하더라도 표를 주지 않으며, 반대로 자신을 무시하는 정책을 하더라도 표를 주게 된다.
대한민국의 경우 빨갱이, 공산당, 북한, 친일파(2번 항목), 미국같은 키워드가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인데, 6.25 전쟁을 겪은 나라의 현실에서 여전히 이 전쟁을 체험했거나 전쟁 직후의 어려운 시기를 보낸 장년층과 노년층이 많기 때문.[4] 특히 북한에 대한 극렬한 반대를 표방하는 정당은 단 세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거에서 이겼으며 근거가 없는 단순한 의심에 불과하더라도 선거 판세에 치명상을 입을 정도. 미국 역시 기독교 가치관이 강한 보수적인 주를 중심으로 낙태, 동성결혼 같은 것이 비슷한 파괴력을 갖는다. 이런 지역에서는 진보 중심의 민주당이 아닌 보수 중심의 공화당 몰표가 나타난다.
거기에 연평도 포격 이후, 그 당시에 군 복무에 막 겪은 뒤(09년~10년 군번 예비역)나 막 겪으려는 세대들은 위 장년층과 노년층은 능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2.6 현재의 계급과 정치적 지향점에 차이가 있는 경우
높은 지위에 있거나 재산이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자신의 계급에서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에도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일부 사회 지도층은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을 줄이고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버핏세라는 부자증세를 주장한 워렌 버핏.
자기는 그렇게 법이 바뀌어도 피해안가게 준비를 다 해놨기 때문그렇지만 이러한 사례는 일부라고 할 수 있으며, 목적 역시 100% 자신의 정치적인 지향점만을 반영하지도 않는다. 지나친 부의 집중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자신의 권리를 내려 놓는다는 개념은 아니며, 얼핏 보면 계급에 배반되는 것 같은 주장도 내가 덜 얻겠다보다는 내가 더 하겠다라는 것에 가깝다. 자본주의의 돼지들보다는오히려 이들이 진짜 계급에 걸맞는 일을 하는 셈.
2.7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을 경우
그 어느 정당도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할 때 차악을 선택하는 의미로 특정 정당을 찍어 주는 경우가 있다. 특정 정당이 너무 싫지만 상대하는 정당의 무능함이 도를 지나처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아무리 내가 저 정당이 싫어도 저 놈들 보단 저 쪽을 찍어 주는 것이 낫다. 라는 식으로 찍어주는 경우가 해당된다.
3 한국의 경우
대한민국은 조선 후기~일제시대를 통해 한번 완전히 신분제도가 붕괴되고 한국전쟁으로 증거까지 인멸된 상태로 처음부터 쌓은 국가이다. 이때문에 유럽처럼 노동자계층, 귀족계층 같은 구분 자체가 전혀 없이 나이,재산같은 비영구적 가치로 사람들 사이에 수직적 서열을 정하는 사회라 뚜렷한 계급분화가 없기 때문에 계급배반투표가 일어나는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계급배반투표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는 상황에서 지적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은 정치 혐오 사항을 부추기며 의도적으로 유권자가 자신의 계급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과 후보를 알기 어렵도록 한다. 지역감정과 학연, 지연으로 얽매인 현실은 자신의 이익을 크게 침해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 정치 세력을 투표하도록 이끈다. 정치에 무관심해진 유권자는 정치의 판을 바꿈으로서 자신이 얻을 계급적인 이득을 판단하지 못하고 불분명한 환상에 이끌려 표를 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종교 그 자체가 계급배반투표를 부르는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
기독교 정당은 선거판의 물먹는 하마계급배반투표가 반복되면 기존 정치 세력은 유권자를 호갱으로 보고 공약 파기를 밥먹듯이 하거나 아예 극단적인 특정 계급만의 이익을 위한 정책 수립에 나서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막으려면 원칙적으로 모든 정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주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된 유권자들이 경제적으로 불리한 결과를 낳는 기존 정당에 계속 투표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약한 집단에서 대규모 정치 조직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만큼 현실은 시궁창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하위 계급을 대변한다는 노동자, 좌파 정당들이 수권정당으로서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확한 정책적인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문제가 크다.
결정적으로 대한민국은 정부수립 이래 특정한 계급을 주요 지지층으로 하는 계급정당이 권력을 가져본 역사가 없다. 1987년 이전까지 좌파 사상 자체가 금기였으며 좌파나 노동자 정당 역시 90년대에 등장한 후, 현실적 의미있는 득표나 국회의원등의 선출권력을 가져본 건 겨우 2000년대 초부터다. 이후로도 현재까지 한국 정치 지형은 실질적으론 우파정당(새누리계),중도우파정당(민주당계)의 양당체제로 이어져왔다. 때문에 앞서 계급분화가 뚜렷하지않고, 계급의식이 따로 없으며, 특정 계급계층을 주 지지층으로 하는 정당이 없는 한국정치상황에서 애초에 계급배반투표가 불가능하다.
농반진반으로 다들 서민을 자처하고 다들 서민정당을 자처하니 배반할 계급(의식)도 계급정당도 없는 것. . 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부분 서민계층을 자처해 배반할 계급(의식)도 불분명하고, 대한민국 정당은 다들 서민,중소상공인을 위한 정당을 자처해 배반할 계급정당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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