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영어: Green Belt, Greenspace(미국식)
프랑스어: Coulée verte

416px-The_Metropolitan_Green_Belt_among_the_green_belts_of_England.svg.png
영국의 그린벨트 지도

640px-Loeuilly_coul%C3%A9e_verte.jpg
프랑스의 그린벨트 안내표지. 한국과 달리 꽤 단순하다.(...)

201505061539241037.jpg
한국의 그린벨트 표지.

1 개요

보통 도시 주변의 녹지를 보존하기 위해 지정한 개발제한구역을 일컫는 말이다. 온실농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영국에서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한 말이라고 한다. 사실 좀만 생각해보면 당연하지만 국가가 강제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에 맞지 않는 악법[1]이라는 비판과 난개발 억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린벨트로 인해 한국의 대다수 대도시권은 하나의 도시처럼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시골로 단절된, 느슨한 형태를 띄고 있다.

2 각 국가별 현황

2.1 한국

파일:구 그린벨트.jpg
2001년 이전의 구 그린벨트 현황

파일:신 그린벨트.png
2001년 이후의 그린벨트 현황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도심 내 녹지면적이 개발난에 휘말려 사라질 것을 우려하여 박정희 정권 시절 관련 법을 만들고 여러 녹지를 개발 제한 구역으로 지정했다.[2] 그린벨트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그레이터 런던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다만 그린벨트가 항상 녹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 그린벨트의 취지가 어반 스프롤[3]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므로 녹지가 아닌 지역에도 그린벨트가 지정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그린벨트를 도입한 것은 도시화 억제를 위한 것 뿐 아니라 안보적인 측면도 있었다. 바로 서울북한이 너무 가깝다는 것. 그래서 그린벨트로 서울의 성장을 억제하고 거점개발방식으로 지방의 대도시를 키우고자 한 것이 1972년 제1차 국토종합계획의 기조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부산 경부축에 성장이 집중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고 그 외의 거점에 대해선 사실상 실패했다.

다만 서울특별시의 경우 시계지역을 그린벨트로 지정함에 따라 도시 연담화가 약간은 억제된 측면이 있다(단, 광명시의 경우는 제외[4]). 부천-서울 시계(고강동-신월동, 역곡동-온수동), 의정부-서울 시계(호원동-도봉동), 성남-서울 시계(복정동-장지동), 안양-서울 시계(석수동-시흥동)처럼 그린벨트 지정 이전부터 주요 교통망이 형성되었던 지역 주변은 그린벨트 대신 '풍치지구'나 '전용주택지구'로 지정해놓았다. 특히 경인선 지역(서울-부천 시계)은 일제강점기부터 시가지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서울시가지와 부천시가지는 그린벨트로 분리되어있지 않다.

개발제한구역법 시행령에서는 개발제한구역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 자연환경 및 생태계를 보호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 확보, 국가보안, 도시의 정체성 및 성장 관리를 위한 경우 등의 기준으로 그 대상을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린벨트 지역 내에서는 건축물의 신축·증축, 용도변경, 토지의 형질변경 및 토지분할 등의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장관, 시·도지사, 시장, 군수 등의 승인 또는 허가를 받아 구역설정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 안에서의 개발행위는 가능하다.

개발제한구역 중 생산녹지는 농경·목축·임업·수산 등의 경제적 목적을 겸하고 있으며,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농장·유원지·임야 및 산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인 개발제한구역 중에는 농가나 넓은 정원을 보유하는 주택·학교 등의 건설물이 점재할 수 있다. 즉, 개발제한구역은 시가지를 구분하는 대상(帶狀)의 공원을 이루고, 또 비상시의 피난로로서 이용된다.

차단녹지는 주택 등을 공장배기가스·소음으로부터 방지하는 동시에 대도시의 시가지가 무제한으로 팽창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도시 외곽에 도시민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설치된다. 한국에서는 1971년 7월 30일 서울특별시 지역을 시작으로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생활환경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안상 도시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도시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제한구역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법을 제정하였다.

1972년 8월에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이 2배로 확대되어 서울의 광화문 네 거리를 중심으로 반지름 30km 이내의 6개 위성도시를 총망라한 68.6km2지역이 개발제한구역이 되었다. 그 밖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도시는 부산광역시·대구광역시·춘천시·청주시·대전광역시·울산광역시(당시 경상남도 울산시, 경상남도 울산군)·창원시(당시 마산시·진해시)·통영시(당시 충무시)·진주시·전주시·광주광역시·여수시·제주시 등 13개 도시이다.

2001년부터 중·소도시 지역은 전면해제되었고[5] 그 이외 지역에서도 부분해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그린벨트 지역 내의 토지 중 종래의 목적으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거나 나대지인 경우는 토지매수청구권이 인정된다.

2.1.1 논란

'자연보호를 빌미로 사유재산권을 심히 침해하는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며 그린벨트 정책 자체를 비판/비난하는 사람도 많다.[6] 특히 그린벨트 지역에서 사는 토박이 입장에서는 조상 대대로 물려져온 땅이 강제로 수용된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집에 데스크 탑이 있는데 국가가 와서는 라디오 청취 프로그램 하나 깔아버리더니 '컴퓨터 중독의 위험이 있으니 이제부터 내가 허가할 때까지 이 컴퓨터로 라디오만 들으렴. 그렇지만 컴퓨터 전기세[7]랑 컴퓨터가 고장날시 수리비[8]는 니가 내렴.' 하고 무책임하게 간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 특히 국내 그린벨트 제도에 비판적인 사람 중 일부는 런던의 그린벨트는 국유지인데 비해, 한국의 그린벨트는 상당수가 사유지라는 점에서 그린벨트의 부당성을 설파하기도 한다.(폐지론자들의 주장)

거기다 군사정권 시절부터 보상조차 거의 없다시피하다보니 그린벨트 지정후 (1)종래의 목적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거나 (2)나대지[9]인 경우는 강제수용 당하는 급으로 고통이 크다고 보아 보상이 없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89헌마214등).[10] 하지만 국토균형개발과 자연보호의 목적을 근거로 공익을 위해 사익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식의 논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그린벨트 제도 자체의 폐지는 아직 요원해보인다.[11]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미비한 보상 제도에 대한 보완은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보상의 문제는 한국의 도시계획 제도의 구조에서 나온다. 현행 법률상 도시계획에서 보상하는 경우는 도시계획시설이나 도시계획사업의 경우에만 해당되는데 개발제한구역은 용도구역으로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용도구역은 보상을 할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국가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 대해 보상을 할 의지도 근거도 없던 것이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서 본래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매수청구를 할 수 있게끔 되어 있기는 하나 구역의 지정에 대한 보상과는 그 성격이 다르고 그 보상 역시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다른 관점으로는 개발가능 토지를 지나치게 제한시켜서 인구밀도를 도시 중심지역으로 지나치게 집중시키는 바람에 아파트 위주의 주택 문화를 양산했다는 비판도 있다. 비슷한 예로 캐나다토론토도 실제 땅덩이나 인구밀도에 비해 그린벨트가 매우 빡빡하여 북미권 교외 이미지랑 걸맞지 않게 아파트가 흔하다. 다만 한국의 경우 아파트 위주의 주택 문화가 꼭 그린벨트 때문만은 아니란 반론도 있는데, 상대적으로 건설가능한 대지가 많은 지방의 경우에도 개발제한구역의 설정여부와는 관계없이 아파트가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채산성이 높은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다보니...

2.2 일본

50년대 그린벨트를 지정하려 했었으나 결국 실질적으로 지정하진 못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패전 이후 지속적으로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사유재산보호에 더 철저한 면이 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당시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쓰나미로 인한 잔해 정리가 지연되는 병크가 있었을 정도.
  • 일본인들은 한국인들과 달리 도시가 녹지로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연담화된 형태를 더 선호한다.[12]
  • 한국과 달리 단독주택에 대한 집착이 대단히 강하다.

이런 일본인들의 취향을 아주 제대로 보여주는 지역이 바로 사이타마로 이 지역의 난개발이 어느 정도인지는 문서 참조.

3 트리비아

보통은 도시의 무리한 팽창을 억제하고 환경보호를 위한 것으로 설치되나, 경제학 콘서트에 의하면 개발될 수 있는 땅을 제한하여 도심의 땅값을 올리는데 이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그린벨트가 집값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게 한다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바로 뒷편이 그린벨트일 경우 주말농장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1. 특히나 토지소유주 입장에선 그야말로 철천지원수나 다름없다.
  2. 다만 역사적으로 봤을때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지금의 그린벨트와 유사하게 특정지역을 '금산'이라는 지역으로 지정해놓고 나무를 베는 걸 금하는 법이 있었다. 무분별한 나무베기를 방지하여 비상시에 쓸 목재를 아끼고 산사태가 일어나는걸 방지하자는 목적에서 금산정책을 시행했던 것. 다만 조선 후기 들면서 점점 지켜지지 않게 되었고, 일제시기 들어와서는 민둥산도 보이는 지경에 이른다.
  3. Urban Sprawl. 도시계획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도시화가 도시에서 농촌지역으로 무분별하게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어로 명확한 번역은 없다. 대신 스프롤 현상 문서를 참고하자.
  4. 지금의 광명시 북부 지역은 서울 편입을 염두에 두고 1960년대말부터 서울특별시의 도시계획에 따라 이미 주거지역으로 개발되어 왔기 때문에 광명-서울 시계(광명동-개봉동, 철산동 북부-구로동, 철산동 남부-가산동, 하안동-독산동) 쪽은 애초부터 그린벨트는 커녕 풍치지구로 지정조차 되지도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광명시/서울 편입 문제 참조.
  5. 광역시가 아닌 도시들은 중소도시로 분류되어 해제되었지만, 창원(마산)의 경우에는 대도시로 분류되어 해제되지 않았다. 수원도 입북동은 98%가 그린벨트인데? 대도시로 분류되었나? 수원의 경우 수도권개발제한구역으로 통합적용되기 때문에 창원과는 사정이 다르다. 창원의 경우 그린벨트 지정 지역상 창원권으로 따로 지정되어 있다. 또 광주광역시 남구 대촌동 일대도 아직 그린벨트 영역이 90% 이상이다.(...)
  6. 다만 사회주의라고도 보기 힘든 것이 사회주의는 재산을 국유화시켜 재산의 권리와 동시에 책임도 국가가 지게 되는데, 한국은 재산의 권리(토지에 대한 사용용도 결정 등)는 국가가 가져가지만 재산의 책임(재산의 가치에 대한 세금, 재산의 벌금)은 개인에게 부과한다. 역시 헬조선답군
  7. '전기세=세금'이라고 보면 된다. 컴퓨터도 부품에 따라 소비하는 전기량이 다른 것처럼 그린벨트 땅도 쓰는 용도가 같더라도 내는 세금이 천차만별이다.
  8. 벌금이나 기타 등등.
  9. 지상에 건축물 등이 없는 대지.
  10. 주의할 점은 이때도 헌법23조 1,2항에 반하는 것이지, 3항에 의하여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23조 3항의 범위를 수용 그 자체의 규정으로만 보는 독일식 분리이론에 가까운 헌재의 입장을 독일과 달리 23조 3항에 있는 사용, 제한이란 문구는 왜 무시하는지 비판하는 견해도 유력하다. 먼소리야
  11. 문제는 그린벨트 목적이 과도한 도시 팽창으로 자연훼손 등을 막기 위해 만든 법이지만 상술했듯 국가가 개발하고 싶을땐 해제하여 개발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으며, 실제로 그린벨트의 대부분은 그렇게 풀려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그린벨트를 만든 목적 자체가 도시 팽창을 막거나 지속적인 자연보존과 관리를 위해 이루어진 것인데 도중에 풀어버리면 안한 것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자연보존이란 단어 자체가 그냥 허울좋은 명분에 불과하다고 비판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이 된 것.
  12. 한국에서는 도시 연담화는 행정구역 통합 논의의 아주 좋은 빌미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권의 광명시와 대구권의 경산시. 반면에 일본의 경우 도시가 연담화된 지역에서 통합 논의가 한국에 비해서 덜 나온다. 사이타마도쿄 편입론이 광명시의 서울 편입론에 비해 약한 것도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