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underwaffe, 기적의 무기
1 개요
밀덕후들의 만년떡밥.
요약하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나치 독일이 사실 대단한 비밀병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게 사용되기도 전에 전쟁이 끝났다는 식이다. 실제로 당시 독일 무기들의 성능이 우수한 편이기도 했고 당시로서는 독특한 무기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구스타프 열차포나 V2 등. 좀 비약이 심하면 '사실 UFO도 나치의 비밀무기라 카더라' 하는 음모론도 있지만 물론 사실이 아니다. 시제품은 커녕 도면 한 장도 제대로 안 나왔다. 나치의 비밀무기 계획 중 태반이 그렇다.
사실 전쟁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이라는 케이스는 세계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케이스고 해서 이게 딱히 놀라운 건 아니다. 덤으로 나치의 비밀무기 운운하는 것들은 알고보면 실전에서 사용되지 않은 무기, 실용화되지 못한 무기, 설계도만 남아있는 병기, 몇 대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 정도로 요약 가능. 그리고 사실은 비밀무기가 아니라 전쟁 당시 이미 실용화 되어있던 무기인 케이스도 매우 흔하다. 그냥 존재 자체가 설레발인 셈이다. 나치의 남극기지에 사실 비밀무기 연구소가 있다는 말도 있고 물론 그런 게 있을 리도 없고 종전 이후 나치의 데이터는 모두 연합군에 넘겨졌기 때문에 비밀무기라고 할만한 것도 다 까발려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견되는 것들 가지고 나치의 비밀병기 운운 하는 이유는 심플하게
- 당시로써는 생각하기 힘든 기술이었다.
- 당시 치고는 디자인이 매우 희한했다.
둘 중 하나인데, 그나마도 사람들이 독일 하면 갖는 일종의 기술적 환상에 기반한 것이지 사실과는 100만 광년 이상의 차이가 있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무기 하면 누가 뭐래도 미국인들의 비행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1]. 디자인도 희한한 데다가 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단기간에 거대한 해군을 구축한 사실에 놀란 영국인들의 설레발이 있었는데[2] 이게 1935년 이후의 급격한 독일군 재무장(실은 겉치레만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에서 보인 독일군의 활약 때문에 한 번 더 증폭된 것이다.[3] 라스트 바탈리온(최후의 부대) 떡밥은 덤이다.
실제 당시 독일의 비밀무기 개발은 이런 테크트리를 통해 이뤄진 것이었다.
- 베르사유 조약으로 주요 군수산업이 작살났다. 그래서 기술자들의 실직이 심했고, 이들 중 대부분은 그냥 해외에 취업해서 국내의 숙련 기술진이 몽땅 날아가 버렸다. 게다가 그나마 바이마르 공화국의 정치적 자유성으로 모여든 과학자들마저 나치가 집권하니 죄다 미국으로 망명크리. [4]
- 그렇게 빈틈이 생긴 것을 근근이 유지하던 중, 1933년 히틀러 집권 이후 갑자기 군수산업 재건 분위기가 들어오면서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연구진을 확충했다. 이 과정에서 무자격자라고 해도 뭔가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자가 있다면 일단 채용하는 경향이 생겼다.
- 여기에 착실한 이론을 받쳐줄 학자들이 줄줄이 외국으로 쫓겨나면서 이론적 기반을 다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결국 실제 실험으로 테스트해 볼 수밖에 없게 됐다.[5]
- 덤으로 독재국가인 독일에서는 히틀러 및 당의 고위 인사가 기술적 가치도 모르면서 그저 자기가 보기에 뭔가 멋있어 보인다거나 아니면 입심 좋은 기술자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퍼붓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미술학도를 꿈꿨던 히틀러의 경우 그저 병기의 독특한 외관(...)이나 몇몇 특성에만 급 감동하는 일이 잦았던 것이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6]
한 줄 요약을 한다면 "무식하면 용감하다" 쯤 된다. (...)
소위 "나치의 비밀병기"라고 언급되는 것들 중 많은 것들이 대전 후반기 독일이 수세에 몰려 연합군 폭격기들에게 폭탄을 두들겨 맞을 때 개발된 것들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V시리즈나 불완전한 제트기, 요상한 페이퍼 플랜들을 보면 " 전쟁에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기지 못하니 비대칭무기나 뭔가 특이한 꼼수로서 난황을 타파하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묻어 있다. 다시 말해서, "제공권을 상실했고 폭격기도 부족해 영국으로 폭격기를 내보낼 수 없다 -> V 시리즈를 만들었다. 기존의 전투기론 연합군의 폭격기를 상대하기가 어렵다 -> 제트전투기를 만든다"라는 식이다. 강력한 영국 해군에 맞서 독일 해군이 비대칭 무기인 잠수함으로 맞서려고 했던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마디로 통상병기로는 승산이 없으니 뭔가 크고 아름다운 무기를 만들어 뒤집어 보겠다는 것.
비슷한 예로 전함간의 대전에서 절대 이길수 없다고 생각한 일본은 전쟁 전에는 특형구축함이나 산소 어뢰, 항공모함을 이용한 전술등 당시에는 실험적인 방식에 몰두했다. 전쟁 후기에는 자살공격같은 삽질으로 대응하려했지만...
이는 김정일의 북한이 안고 있는 딜레마와 비슷한 것으로, 대칭전력으론 남한의 상대가 되지 못하니 핵이니 잠수함이니 생화학무기 등에 매달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며 대전 당시 연합군으로서는 "이기고 있는데" 굳이 쓸데없이 이상한 물건들을 내뱉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위에 언급된 것처럼 연합군도 뒤져보면 정신나간 계획이나 페이퍼플랜이 없지는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미국 정도의 경제력은 있어야 당시 기술로 오버테크놀러지일 무기를 소수 엘리트 병기로 썩히지 않고 제식화해서 대량으로 보급할 여력이 있을 것이다. 다만 전황이 유리하니 굳이 기존병기 놔두고 검증안된 물건을 쓸 필요도 없다는 생각으로 시제품만 만들던지 전후의 국제정세를 고려해서 숨긴다던지 했을 뿐이다.
희대의 병크, 우익, 쓰레기애니 감벽의 함대에서는 이러한 비밀무기들이 모두 실전 배치된다(...) 결국 영미 연합군은 나치에 개발살나고 천하무적 일본제국군이 오버테크놀러지 기술로 나치와 대결을 펼친다는 이야기(...)[7]
2 연합군의 비밀(?) 무기
그리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연합군 역시 온갖 해괴망측(...)한 무기들을 계획했고 실험하기도 했다. 이 과정 역시 사실 독일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시기에 미국인들이나 영국인들이 상상하거나 실제 시제품까지 만들었던 물건을 보면 정말 약을 거하게 들이킨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 연합군의 비밀무기가 없는 이유는 전후 실전배치가 되었거나 영 아니다 싶어서 폐기한 이유가 크다. 반면에 나치는 만들다가 만 단계의 무기들이 많았고 그게 비밀무기가 된것.
예를 들면
- 빙하 항공모함 하버쿡#
- 고릴라 특수부대
- 대잠용 물개 부대
- 초음파를 통해서 적을 공격하는 음파병기
- 지뢰밭 돌파용 제트팩
- 바람을 쏘아서[9] 적의 비행기를 공격하는 포
- 비둘기 카미카제
- 소련 개폭탄. 이것은 실제 실행되었으나 이런 저런 문제[10]로 인해 중단됐다.
등등……
그리고 미국은 전쟁 이후에도 계속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는데 온갖 아이디어를 쥐어짜내는거야 새삼스러울게 없지만.
3 관련항목
- ↑ 독일의 비밀무기로 유명한 Ho-229 전익기만 해도 개발 개시 10년여 전에 개발 담당자였던 호르텐 형제가 미국 노스롭 사에 초빙돼 갔다가 거기 사람들이 만든 전익기 글라이더 보고 감동 먹은 결과물이었다.
- ↑ 이 때문에 1928년에 등장한 독일의 도이칠란트급 장갑함 역시 실제 성능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과대평가되었다.
- ↑ 물론 이건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서 가능했던 이야기다. 대표적인게 불가침조약 맺은 상태에서 바르바로사 작전. 물론 그것과 별개로 잘 싸웠다.
- ↑ 독일 수학자들의 큰형님 힐베르트가 남긴 그런 말이 있다. "(유대인이 사라진 이상,) 독일의 과학이요? 그런 거 없습니다.
- ↑ 사실 당시만 해도 수많은 기술이 실제 이론적 뒷받침이 없이 그저 산업 현장의 경험에 의거해서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었으며, 이는 독일만 그런 게 아니었다. 다만 독일은 이런 경향이 유난히 클 수밖에 없었다.
- ↑ 이런 일의 대표격 중 하나가 1945년 2월부터 일부 나치당 고위 간부들이 미친듯이 열광했던 살인광선(...) 발생기로, 이 살인광선 발생기의 주요 부품은 1890년도 이후 생산도 되지 않던 고물이었다... -_-
- ↑ 실제로 미국을 발라버리는 초반부보다 재미나 황당성의 측면에서는 나치와 싸우는 후반부가 더 낫다고 한다.
거의 코미디 수준이지만 - ↑ 하버쿡의 상상도. 좌측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전장 333m)이 아담하게 보일 정도의 초거대 괴물이다. 우측은 미 해군이 운용한 가장 큰 전함인 아이오와급 전함. 가히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크기.
- ↑ 압축공기를 이용해서 포탄을 날리는 형태는 TNT 개발 초기에 여러나라가 시도를 했다. 하지만, 바람 자체를 쏘는 것은 나치 독일이 유일하다.
- ↑ 개가 적 전차 아래로 들어가야하는데 청각 반응 훈련때 당연히 소련 전차를 사용해서 훈련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런 탓에 실전에서 개가 폭탄을 가지고 아군 소련 전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오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