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이미지는 고가 낙석 형태의 대전차 방호벽.
대한민국 육군 기준 전방[1], 특히 중요 군사 요충지 도로마다 설치된 대전차장애물. 이것 말고도 적의 기동을 저지하고자 대전차호[2]나 도로대화구[3] 등도 있지만 그것들과 달리 고가 낙석형은 민간인들도 오가는 도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보니 민간인 눈에 더 자주 띄이는 편이다.
고가 낙석형의 경우 평시에는 위에서처럼 자동차들이 지나갈 수 있지만, 유사 시 장애물[4]을 떠받드는 두 기둥을 폭약으로 날려버리면[5]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이 도로 쪽으로 쏠려 길막이 된다. 그리고 다리 밑 처럼 된 구조물 양 옆을 폭파하여 천장(?)이 떨어지게끔 만드는 방식도 있다.
다만 이런 구조물로 아군이 얻을 수 있는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침공하는 조선인민군도 이런 상황에 대비한 공병 부대, 중장비 등을 운용해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이를 박살내거나 주변에 평지가 있으면 우회로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 매복 혹은 대기중인 아군 병력[6]이 있다면, 이들이 여기를 쉽사리 넘지 못하게 발을 묶어 이 이상으로 시간을 벌 수는 있다.
휴전선 근방에는 만리장성과 비슷하게 완전히 벽 형태로 된 대전차 방호벽이 존재하며, 고가 낙석형은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시설 중 하나다. 서울의 주요 길목에도 종종 보인다.
유형에 따라 광고를 붙이거나 그림을 칠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위장 및 미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광고판 임대료 때문인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광고나 지역 홍보용 건축물로 보기 십상이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미관뿐만 아니라 방호 효과를 보다 더 확실히 하고자 차선을 줄여놓기도 해 도로 통행 측면에서 불편하고, 전방 군사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종종 민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이러한 민원이 급증해 의정부, 양주 등지(특히 신도시 지역)에서 방호벽 상당수가 철거된 바가 있다.[7] 그리고 은평구 서울 시계에도 방호벽이 있었으나 은평뉴타운 건설로 철거되었다.
한편 지역 한곳이 통채로 대전차방호벽이란 도시전설이 돌던 곳이 있었으니, 바로 1980년대 재개발로 탄생한 서울시 노원구 신시가지 지역이다. 이곳은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동일로를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진짜 많은 정말로 많은 수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상계동, 중계동, 하계동의 동일로 축선을 따라서 지어진 주공 아파트만 해도 16개 단지이며, 그 밖의 민영 아파트도 무지하게 많다. 거기에 양옆의 창동, 월계동, 공릉동 지역도 역시 아파트 숲이다. 노원구 도시계획이란게 사실은 유사시 북한 육군 기갑부대를 저지하기 위해서 동일로 축선을 따라서 아파트 단지를 대전차방호벽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조성한 것이라는게 소문의 핵심이었다. 간혹가다 전시에 이 아파트들을 폭파하면 동일로를 따라 도미노처럼 쓰러지게 되있다는 내용이 부가적으로 덧붙여지기도 했다. 아닌게 아니라 의정부시 축선에서 서울 중심부로 이동하는 주요한 대로 중 하나가 동일로이다[8]다만, 건물을 폭파해 쓰러트려서 길을 가로막는다... 는 건 해당 지역을 본 사람이면 아무도 안 믿는다. 동일로 주변 아파트들이 동일로에 바로 인접한 게 아니기 때문에 폭파해봤자 도로로 쓰러지지 않는다. 아파트에서 도로까지의 거리가 아파트의 높이보다 더 길다.
동일로에 바로 인접한 건물은 주로 상가들인데, 상가들은 대부분 높이가 낮아서 폭파하면 차라리 산산조각이 날 지언정 길에 쓰러져 길을 막지는 못한다. 아니, 생각해보니 그 이전에... 아파트를 폭파해서 도미노처럼 쓰러트릴 수는 있지만, 그 잔해로 도로는 못 막는다. 동일로는 남북방향으로 뻗은 도로인데, 동일로변 아파트들은 남향을 선호하는 한국 주거건축의 특성상 동서 방향으로 길게, 즉 도로와 직각으로 뻗어있다. 아파트를 쓰러트려 봤자 도로 양 옆을 따라 폐허가 늘어서게 될 뿐이지, 아파트가 도로 위로 쓰러지지는 않으니까. 물론 지도를 잘 보면 장애물이 꽤 있긴 한데 이거랑 아파트를 무너뜨려 전격 저지 장애물로 만든다는 주장은 엄연히 별개 이야기다. 일부 건물 등이 경우 동일로 변으로 동향 혹은 서향으로 건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로 최소 4차선 도로인 이 주변 간선 도로를 막는 용도로 건물 발파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런 도시전설은 일산신도시에도 해당된다. 물론 일산은 실제로 실제로 유사시 군사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진지화 개념으로 설계된 곳이긴 한데, 대전차 방호벽은 아니고 시가전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9]흠좀무 덕분에 지금도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선 이 동네를 일산 (아파트)그라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파트=대전차 방호벽 설은 상당히 역사가 긴 도시전설이다. 70년대 한강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때부터 했던 소리가 유사시 아파트들을 폭파해 북한 지상군의 도강과 진격을 막는다(...)는 거였으니 일산 신도시나 노원구 아파트 단지보다도 훨씬 오래된 이야기인 셈. 차이라면 70년대야 북한 지상군의 진격을 막을 수 있느냐 자체가 문제였으니 한강 이북을 상실하더라도 북한군의 도강과 추가 진격을 막자는 이야기가 나온 반면에[10], 90년대 이후에는 경제적-군사적으로 북한을 압도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노원구와 일산의 아파트 단지를 방어거점으로 삼아 서울 진입 자체를 차단한다고 말하게 된 것 정도? 문민정부 출범 이후 1994년 북핵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던 시기에 수도권 방어 대책을 묻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이병태 국방장관이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를 방어벽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발언해 큰 비판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내부적으로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를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해 집값 떨어질까 걱정한 해당 지역 주민의 반감을 사고, 여론이 악화되어 경질 단계까지 가려던 그 순간 김일성 사망으로 비상체제로 돌입하며 위기를 넘겼다.(...)
2010년대 들어 별내신도시의 영향으로 남양주시에 많은 아파트 단지가 세워지고 있다. 덤으로 경기북부권의 아파트 단지들도 의정부시에서부터 동두천시나 포천시 쪽으로 쭉쭉 북상하는 중인데, 지방에서의 상경과 서울 인구 유출에 따른 수도권 인구 증가로 인해 그런 것이다. 최근 대화력전 역량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는 것도 이 점을 반영했기 때문인데 북한의 대규모 군사력을 더 이상 수도권 북방에서 막을 수 없게 되었으니[11] 어쩔 수 없이 비무장지대를 정면으로 틀어막을 수밖에 없게 된 탓이 크다.
미 육군은 1990년대 중후반 M728 CEV가 퇴역하자 M908 HE-OR-T(High Explosive Obstacle Reduction Tank) 120mm 탄을 개발하여 1997년 주한미군에 긴급배치하였다. 당연히도 곳곳에 널려있는 대전차방호벽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였으며, 개발 단계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구조물을 제작하여 실사격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 예외적으로 제55향토보병사단 관할인 구리와 남양주, 제56향토보병사단 관할인 고양시 서울시계 접경지역(나머지 고양시 지역은 제1군단 관할)에도 있는데, 이는 유사시 한강 방어선 전투가 재현될 것에 대비한 듯 하다.
- ↑ 전차용 해자.
- ↑ 화약이나 포 등으로 도로에 큰 구멍을 내는 것으로, 이를 메워서 해결하는 파헤법이라는 돌파 방법이 있다.
- ↑ 네모나게 각진 콘크리트나 커다란 돌덩이 등.
- ↑ 자세히 보면 이걸 위해 기둥 중앙에 구멍이 나 있다.
- ↑ 참호 속에 틀어박혀 소총 및 대전차 로켓으로 무장한 보병, 저격수, 화력을 유도할 포병 관측조 등.
- ↑ 완전히 철거된 건 아니고 지하화(!)해서 땅이 꺼지게 만든 곳도 있다.
도로대화구? - ↑ 노원구 항목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지만, 유일한 대로는 아니다. 한국전쟁때도 북한군의 진격로였던 도봉로-미아로라거나... 아니, 왕복 4차선급 대로 정도는 한두개가 아니라 다 세기도 힘들다. 뭐, 왕복 8차선급 대로에 쭉 뻗은데다가 굴곡도 적은 지형이니 기갑부대의 기동에 제일 유리한 도로 중 하나이긴 하다.
- ↑ 기사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대전차 방호벽과는 멀다. 이런 아파트 숲은 오히려 폭파하지 않고 놔둬도 기계화 부대의 기동이 쉽지 않다. 다른걸 다 떠나서, 건물 안에 대전차무기로 무장한 보병이 숨으면, 건물을 하나하나 다 부수지 않고는 잡아내기가 힘드니까. 그 자체가 훌륭한 시가전 거점이 된다.
- ↑ 이는 강남과 과천 개발의 뒷배경이기도 했다. 1970년대 강남과 과천으로 주요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한게 단순히 땅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 ↑ 예전처럼 시가전을 전제로 했다간 재산피해는 둘째치고 민간인들의 인명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거기에 한국 육군 자체가 시가전에 대한 준비가 그렇게 잘되어있다고는 볼 수 없다. 지금도 한국 육군의 교리는 산악전, 고지전, 방어전 위주로 어떻게 보면 잘 훈련된 1차대전형 군대에 가깝다.